“동양그룹 사태 알고도 방치”…‘뒷북’ 금감원

<앵커 멘트>

금융감독원이 동양그룹 기업어음 판매의 문제점을 이미 지난해에 적발하고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왜 여태껏 방치했느냐는 피해자들의 목소리가 높아질 것 같습니다.

김준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8월 금감원은 2주간 동양증권을 검사한 결과, 불완전판매 혐의를 언급했습니다.

파는 어음이 어떤 것인지 밝히고 고객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이런 절차를 충분히 거치지 않고, 100% 동양 계열사 기업어음을 6천4백억 원어치, 만 6천여 건이나 팔았다는 겁니다.

중징계가 예고됐지만 지난 달까지도 채권과 어음을 판 동양증권의 불완전 판매 의혹은 계속돼 왔습니다.

<녹취> 동양 피해자(지난 8월 투자) : "처음에 구입할 때부터 전화가 왔었거든요. 추천상품이라고 해서 구입하게 됐죠."

특히 이미 지난 4월 증권사가 자기 계열사의 투기등급 채권을 팔지 못하도록 규정이 개정된 상황이었습니다.

문제는 동양측이 시행 연기를 요구했고 금융위가 받아들였다는 겁니다.

<인터뷰> 이종걸(의원/국회 정무위원회) : "일개 기업인 동양그룹의 일방적인 요구에 의해서 시행 시기를 6개월 연장해줬습니다. 그것에 대한 조사나 검증의 흔적도 없이..."

게다가 검사 종료 1년이 넘도록 금감원은 제재를 확정하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박석곤(금융감독원 검사기획팀장) : "지적 사항에 대한 법률적 쟁점이 첨예하여 외부 법무법인 등으로부터 의견을 듣는 등 검토 과정에서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습니다."

다음주 금융위와 금감원 국감에서도 왜 제재가 늦어졌는지, 바뀐 규정 시행이 미뤄진 배경은 뭔지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입니다.

KBS 뉴스 김준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