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가 부도 위기 모면…초단기 미봉책 논란

입력 2013.10.17 (21:12) 수정 2013.10.17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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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미국 정치권의 예산전쟁이 극적으로 일단락됐습니다.

이 만평처럼 미국경제, 사실상 세계경제를 긴장시켰던 '파국 열차'가 달려오는데, 책임 떠넘기기로 일관하던 민주당과 공화당이 막판에 손을 잡은 것입니다.

정부 파산시점, 4시간 전에 민주당이 다수인 상원, 1시간 반전 공화당이 다수인 하원을 통과해 가까스로 오바마 대통령이 서명했습니다.

합의 내용을 볼까요?

먼저, 국가 부채문제는 내년 2월 7일까지 긴급조치로 재원을 마련하도록 했습니다.

연방정부 예산지출은 일단 내년 1월 15일까지 연장했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 1일부터 문을 닫았던 연방정부 기관이 정상화되고, 일시해고 상태였던 공무원들도 업무에 복귀합니다.

그러나 이번 합의는 오바마케어 등 핵심쟁점을 피한 채 시한만 몇 달 연장한 미봉책이어서 논란은 여전합니다.

미국 정치권의 극한대치를 감안하면 정국불안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입니다.

워싱턴 김성진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새 회계연도 시작을 열흘 앞두고 본격화한 미국 정치권의 예산 협상은 말그대로 전쟁이었습니다.

공화당이 다수인 하원에서 예산안을 넘기면 민주당이 다수인 상원에서 다른 안을 통과 시키고, 하원은 다시 이를 되돌렸습니다.

벼량끝 전술의 양대 축인 대통령과 하원의장은 협상 타결 후에도 공방을 이어갔습니다.

<녹취> 오바마(미국 대통령) : "앞으로는 몰아가기식 정치는 없기를 희망합니다. 위기를 조장해 정치하는 습관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녹취> 베이너(미 하원의장(공화당)) : "오바마케어 저지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잘 싸웠지만 이기지는 못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국정운영에 심각한 손상을, 베이너 의장은 리더십에 큰 상처를 입었습니다.

두 사람 모두 목소리가 큰 소수 강경노선에 휘둘려 타협정치에 실패한 결괍니다.

<녹취> 데이비드 거건(정치 분석가) : "신뢰가 사라지고 점차 그 자리에 증오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앞으로 3개월 후면 다시 예산전쟁과 국가 부도 위기가 재연될 거란 분석이 많습니다.

내년엔 중간선거와 맞물려 공방이 보다 격화될 수도 있습니다.

국가 신용등급을 강등시키겠다는 신용평가기관의 경고에도 대치를 이어간 미국 정치권.

막판 극적 타결로 파국은 면했지만 유효기간 석달짜리 초단기 미봉책은 내년 초 또 한번의 갈등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기자 멘트>

바로 이 숫자.

일, 십, 백, 천, 만.

16조 9천억 달러를 뜻하는 수친데요.

미국 국가 부채의 심각성을 알리는 이른바 부채시곕니다.

1인당 5만 3천5백여 달러로 우리 돈 5600만 원 정도의 빚을 지고 있습니다.

미국의 국가 부채는 10여 년 전, 클린턴 대통령 때 만해도 5조 7천억 달러에 불과했는데, 부시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세배 가까이 늘어났습니다.

이렇게 빚이 많다 보니 월가 은행들도 미국 국채 거래를 꺼립니다.

미국 국채는 더 이상 안전자산이 아니다.

달러화의 기축통화 지위도 흔들린다는 평이 나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권은 미국 경제의 가장 큰 위험요인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진짜 위기는 내년 초에 온다는 경고도 나옵니다.

최근 APEC회의 때 오바마 대통령은 예산 때문에 불참했죠.

대신 중국의 무대가 됐다는 평입니다.

중국의 관영 신화통신은 이제 새로운 기축 통화 도입이 필요하다며 미국 중심의 세계를 바꾸자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진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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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국가 부도 위기 모면…초단기 미봉책 논란
    • 입력 2013-10-17 21:15:00
    • 수정2013-10-17 22: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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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치권의 예산전쟁이 극적으로 일단락됐습니다.

이 만평처럼 미국경제, 사실상 세계경제를 긴장시켰던 '파국 열차'가 달려오는데, 책임 떠넘기기로 일관하던 민주당과 공화당이 막판에 손을 잡은 것입니다.

정부 파산시점, 4시간 전에 민주당이 다수인 상원, 1시간 반전 공화당이 다수인 하원을 통과해 가까스로 오바마 대통령이 서명했습니다.

합의 내용을 볼까요?

먼저, 국가 부채문제는 내년 2월 7일까지 긴급조치로 재원을 마련하도록 했습니다.

연방정부 예산지출은 일단 내년 1월 15일까지 연장했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 1일부터 문을 닫았던 연방정부 기관이 정상화되고, 일시해고 상태였던 공무원들도 업무에 복귀합니다.

그러나 이번 합의는 오바마케어 등 핵심쟁점을 피한 채 시한만 몇 달 연장한 미봉책이어서 논란은 여전합니다.

미국 정치권의 극한대치를 감안하면 정국불안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입니다.

워싱턴 김성진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새 회계연도 시작을 열흘 앞두고 본격화한 미국 정치권의 예산 협상은 말그대로 전쟁이었습니다.

공화당이 다수인 하원에서 예산안을 넘기면 민주당이 다수인 상원에서 다른 안을 통과 시키고, 하원은 다시 이를 되돌렸습니다.

벼량끝 전술의 양대 축인 대통령과 하원의장은 협상 타결 후에도 공방을 이어갔습니다.

<녹취> 오바마(미국 대통령) : "앞으로는 몰아가기식 정치는 없기를 희망합니다. 위기를 조장해 정치하는 습관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녹취> 베이너(미 하원의장(공화당)) : "오바마케어 저지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잘 싸웠지만 이기지는 못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국정운영에 심각한 손상을, 베이너 의장은 리더십에 큰 상처를 입었습니다.

두 사람 모두 목소리가 큰 소수 강경노선에 휘둘려 타협정치에 실패한 결괍니다.

<녹취> 데이비드 거건(정치 분석가) : "신뢰가 사라지고 점차 그 자리에 증오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앞으로 3개월 후면 다시 예산전쟁과 국가 부도 위기가 재연될 거란 분석이 많습니다.

내년엔 중간선거와 맞물려 공방이 보다 격화될 수도 있습니다.

국가 신용등급을 강등시키겠다는 신용평가기관의 경고에도 대치를 이어간 미국 정치권.

막판 극적 타결로 파국은 면했지만 유효기간 석달짜리 초단기 미봉책은 내년 초 또 한번의 갈등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기자 멘트>

바로 이 숫자.

일, 십, 백, 천, 만.

16조 9천억 달러를 뜻하는 수친데요.

미국 국가 부채의 심각성을 알리는 이른바 부채시곕니다.

1인당 5만 3천5백여 달러로 우리 돈 5600만 원 정도의 빚을 지고 있습니다.

미국의 국가 부채는 10여 년 전, 클린턴 대통령 때 만해도 5조 7천억 달러에 불과했는데, 부시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세배 가까이 늘어났습니다.

이렇게 빚이 많다 보니 월가 은행들도 미국 국채 거래를 꺼립니다.

미국 국채는 더 이상 안전자산이 아니다.

달러화의 기축통화 지위도 흔들린다는 평이 나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권은 미국 경제의 가장 큰 위험요인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진짜 위기는 내년 초에 온다는 경고도 나옵니다.

최근 APEC회의 때 오바마 대통령은 예산 때문에 불참했죠.

대신 중국의 무대가 됐다는 평입니다.

중국의 관영 신화통신은 이제 새로운 기축 통화 도입이 필요하다며 미국 중심의 세계를 바꾸자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진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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