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력충전] 갈대, 관광 자원에서 친환경 에너지로

입력 2013.10.18 (08:16) 수정 2013.10.18 (22:1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가을에 피는 꽃 중에 얼핏 보면 꽃 같지 않은 꽃이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이 식물은 보기와는 또 다른 매력과 용도를 숨기고 있는데요.

지금 전국 곳곳에서 억새가 한창이라 합니다.

가을이 깊어가는데 억새 구경 좀 떠나볼까요?

모은희 기자가 안내해주시죠.

<기자 멘트>

바람에 일렁이는 억새 물결은 보기만 해도 황홀해지죠.

지금 전국의 산에는 은빛 억새꽃이 한창인데요.

화려한 단풍과는 다른 특유의 소박함이 가을 억새의 또 다른 매력이 아닐까 합니다.

그런데 억새가 지닌 장점은 이뿐만이 아닌데요.

최근에는 석유를 대신할 에너지원으로, 친환경 소재로도 활용돼서 버릴 거 하나 없는 유용한 자원이 되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가 알지 못했던 억새의 매력에 지금부터 한번 빠져볼까요?

<리포트>

꼬리에 꼬리를 문 등산객들, 가을의 대명사 이것을 만나러 기대감을 안고 산에 오르고 있는데요.

<녹취> "가을 느끼러 왔어요. 이거 보면 무척 행복하고요. 마음이 치유돼요."

<녹취> "바람에 흔들리고 아주 연약하고 예쁜 게 꼭 저 같거든요. 그래서 저를 보러 가요."

꼬박 2시간을 올라 기다렸던 주인공을 만났는데요, 감탄이 절로 나죠?

<녹취> "와~ 저거 봐~"

주인공은 바로 가을 들판을 은빛 물결로 물들인 억새인데요, 가지 끝에 솜털 같은 꽃이 피기 시작한 이곳은 해발 923미터, 경기도 포천의 명성산입니다.

20만 제곱미터의 드넓은 억새밭 장관이 펼쳐지는데요.

<인터뷰> 정귀철(서울시 묵동) : "여기 봐요. 장관 아닙니까. 정말 멋있네요."

<인터뷰> 윤선희(인천광역시 관교동) : "이렇게 멋있는 데 와서 활기를 되찾은 것 같아요."

<녹취> "억수로 좋고 억새 보러 왔다가 억수로 힘들어요."

멋진 풍경 앞에서 가만히 있을 수 없겠죠?

억새밭 곳곳에서는 사진 한 장에 가을추억을 담느라 모두들 여념이 없는데요.

가을 햇살에 반짝이는 억새를 눈앞에 마주하니 몸과 마음이 황홀해 집니다.

<녹취> "가을의 대명사잖아요. 가을의 전령사고. 온 곳에 억새가 풍성하니까 마음이 정말 좋아요."

<녹취> "가슴이 울렁거리고요. 어린 시절로 돌아간 마음이 정말 좋아요. 그리고 지나간 날의 그 임이 생각나거든요."

<녹취> "그 임은 또 누구야?"

<녹취> "누구긴? 있어. 내 가슴 속에."

그래도 지금 옆에 있는 분만큼 더 좋은 사람은 없겠죠?

억새밭에서 추억을 만드시는 모습이 보기 좋네요.

그런데 억새의 매력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우리가 잘 몰랐던 억새가 있다고 하는데요, 거대 억새라고 들어보셨나요?

<인터뷰> 김영민(전라북도 전주시) : "실제로 이렇게 큰 억새는 처음 보는 것 같아요. 굉장히 크고 뭔가 좋은데요."

사람 키보다 훨씬 큰데요, 과연 키가 얼마나 될까요?

<인터뷰> 김주연(연구원/전북대 환경생명연구소) : "2011년도에 식재를 한 것인데요. 약 2년 정도 지났는데 현재 높이는 3m 50cm~3m 70cm 정도 자라고 있습니다."

이 거대억새는 외래종이 아닌, 순수 우리 토종입니다.

이 억새를 수확해 가공 과정을 거치면 바이오 에탄올이 만들어지는데요, 원유를 대체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인터뷰> 명현(교수/전북대 생태조경디자인학과) : "하천의 건강한 생태적인 보전, 바이오매스, 펠릿 이런 여러 가지 대체에너지를 목적으로 단지가 조성이 됐습니다."

거대억새로 대체에너지뿐만 아니라 환경 친화적인 제품도 만들 수 있다는데요.

<인터뷰> 박희준(교수/전북대 주거환경학과) : "억새를 이용해서 친환경 건축자재, 억새 한지, 억새 바이오 플라스틱, 억새를 이용한 식생 포트 등을 만들고 있습니다."

특히 한지는 닥나무 섬유를 거의 다 외국에서 수입해 생산했는데 억새를 섬유화하면 수입 닥나무 대신 사용할 수 있다고 하네요.

억새로 만든 화분도 눈에 띄는데요.

<인터뷰> 박희준(교수/전북대 주거환경학과) : "억새 화분은 그대로 흙에 묻히기 때문에 나중에 자연분해가 되는 환경 친화적인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억새로 만든 화분을 가지고 직접 상추를 심어보았는데요.

환경오염 물질도 없고 억새가 분해되면서 자연 거름이 되니 상추도 더 잘 자라겠죠?

<녹취> "상추가 예쁘게 자랐으면 좋겠어요."

그런가 하면 소박한 억새의 매력에 빠졌다는 한 농가를 찾아가 보았습니다.

집안 곳곳에 억새가 있다고 하는데, 가만히 보니 이 집의 젓가락이 좀 특이하네요.

<인터뷰> 신정호(경상남도 밀양시) : "저희 집에서 쓰는 젓가락은 제가 억새로 만든 억새 젓가락입니다."

수입산 위주인 일회용 나무젓가락은 표백제나 광택제가 사용되지만 억새는 자연 그대로 사용 가능한데요.

억새 젓가락을 쓸 생각, 어떻게 한 거죠?

<녹취> "여보 젓가락이 없어요."

<녹취> "잠깐만 기다려요. 내가 만들어 올게요."

옛날엔 저렇게 풀숲에서 가지를 꺾어 즉석에서 젓가락을 만들기도 했죠.

<녹취> "억새가 단단하네."

생각보다 단단했던 억새, 이렇게 소금물에 삶으면 살균도 되고 햇볕에 말리면 자연스러운 광택도 살아난다고 하네요.

미리 지자체 허가를 얻어서 필요 없게 된 억새들을 베어 활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인터뷰> 신정호(경상남도 밀양시) : "억새 자체가 단단하고 윤기가 있고 천연 코팅이 되어 있어서 아주 예쁩니다."

커피를 젓는 막대로, 과일꽂이로도 사용할 수 있고요, 베개 속으로도 활용되니 버릴 게 하나도 없죠?

억새가 좋아 전국의 억새밭은 다 헤집고 다니며 자료를 모았다고 하니 억새 전문가 다 되셨네요.

뿌리만 남기고 겨울이면 말라버리는 억새 줄기니까, 앞으로 더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보는 것뿐만 아니라 미래의 에너지로, 다양한 친환경 생활 용품으로 변신한 억새.

이만하면 반할 만 하지 않은가요?

이번 주말, 억새꽃이 절정에 이른다고 하니 가을 억새의 매력에 취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활력충전] 갈대, 관광 자원에서 친환경 에너지로
    • 입력 2013-10-18 08:17:31
    • 수정2013-10-18 22:11:59
    아침뉴스타임
<앵커 멘트>

가을에 피는 꽃 중에 얼핏 보면 꽃 같지 않은 꽃이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이 식물은 보기와는 또 다른 매력과 용도를 숨기고 있는데요.

지금 전국 곳곳에서 억새가 한창이라 합니다.

가을이 깊어가는데 억새 구경 좀 떠나볼까요?

모은희 기자가 안내해주시죠.

<기자 멘트>

바람에 일렁이는 억새 물결은 보기만 해도 황홀해지죠.

지금 전국의 산에는 은빛 억새꽃이 한창인데요.

화려한 단풍과는 다른 특유의 소박함이 가을 억새의 또 다른 매력이 아닐까 합니다.

그런데 억새가 지닌 장점은 이뿐만이 아닌데요.

최근에는 석유를 대신할 에너지원으로, 친환경 소재로도 활용돼서 버릴 거 하나 없는 유용한 자원이 되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가 알지 못했던 억새의 매력에 지금부터 한번 빠져볼까요?

<리포트>

꼬리에 꼬리를 문 등산객들, 가을의 대명사 이것을 만나러 기대감을 안고 산에 오르고 있는데요.

<녹취> "가을 느끼러 왔어요. 이거 보면 무척 행복하고요. 마음이 치유돼요."

<녹취> "바람에 흔들리고 아주 연약하고 예쁜 게 꼭 저 같거든요. 그래서 저를 보러 가요."

꼬박 2시간을 올라 기다렸던 주인공을 만났는데요, 감탄이 절로 나죠?

<녹취> "와~ 저거 봐~"

주인공은 바로 가을 들판을 은빛 물결로 물들인 억새인데요, 가지 끝에 솜털 같은 꽃이 피기 시작한 이곳은 해발 923미터, 경기도 포천의 명성산입니다.

20만 제곱미터의 드넓은 억새밭 장관이 펼쳐지는데요.

<인터뷰> 정귀철(서울시 묵동) : "여기 봐요. 장관 아닙니까. 정말 멋있네요."

<인터뷰> 윤선희(인천광역시 관교동) : "이렇게 멋있는 데 와서 활기를 되찾은 것 같아요."

<녹취> "억수로 좋고 억새 보러 왔다가 억수로 힘들어요."

멋진 풍경 앞에서 가만히 있을 수 없겠죠?

억새밭 곳곳에서는 사진 한 장에 가을추억을 담느라 모두들 여념이 없는데요.

가을 햇살에 반짝이는 억새를 눈앞에 마주하니 몸과 마음이 황홀해 집니다.

<녹취> "가을의 대명사잖아요. 가을의 전령사고. 온 곳에 억새가 풍성하니까 마음이 정말 좋아요."

<녹취> "가슴이 울렁거리고요. 어린 시절로 돌아간 마음이 정말 좋아요. 그리고 지나간 날의 그 임이 생각나거든요."

<녹취> "그 임은 또 누구야?"

<녹취> "누구긴? 있어. 내 가슴 속에."

그래도 지금 옆에 있는 분만큼 더 좋은 사람은 없겠죠?

억새밭에서 추억을 만드시는 모습이 보기 좋네요.

그런데 억새의 매력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우리가 잘 몰랐던 억새가 있다고 하는데요, 거대 억새라고 들어보셨나요?

<인터뷰> 김영민(전라북도 전주시) : "실제로 이렇게 큰 억새는 처음 보는 것 같아요. 굉장히 크고 뭔가 좋은데요."

사람 키보다 훨씬 큰데요, 과연 키가 얼마나 될까요?

<인터뷰> 김주연(연구원/전북대 환경생명연구소) : "2011년도에 식재를 한 것인데요. 약 2년 정도 지났는데 현재 높이는 3m 50cm~3m 70cm 정도 자라고 있습니다."

이 거대억새는 외래종이 아닌, 순수 우리 토종입니다.

이 억새를 수확해 가공 과정을 거치면 바이오 에탄올이 만들어지는데요, 원유를 대체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인터뷰> 명현(교수/전북대 생태조경디자인학과) : "하천의 건강한 생태적인 보전, 바이오매스, 펠릿 이런 여러 가지 대체에너지를 목적으로 단지가 조성이 됐습니다."

거대억새로 대체에너지뿐만 아니라 환경 친화적인 제품도 만들 수 있다는데요.

<인터뷰> 박희준(교수/전북대 주거환경학과) : "억새를 이용해서 친환경 건축자재, 억새 한지, 억새 바이오 플라스틱, 억새를 이용한 식생 포트 등을 만들고 있습니다."

특히 한지는 닥나무 섬유를 거의 다 외국에서 수입해 생산했는데 억새를 섬유화하면 수입 닥나무 대신 사용할 수 있다고 하네요.

억새로 만든 화분도 눈에 띄는데요.

<인터뷰> 박희준(교수/전북대 주거환경학과) : "억새 화분은 그대로 흙에 묻히기 때문에 나중에 자연분해가 되는 환경 친화적인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억새로 만든 화분을 가지고 직접 상추를 심어보았는데요.

환경오염 물질도 없고 억새가 분해되면서 자연 거름이 되니 상추도 더 잘 자라겠죠?

<녹취> "상추가 예쁘게 자랐으면 좋겠어요."

그런가 하면 소박한 억새의 매력에 빠졌다는 한 농가를 찾아가 보았습니다.

집안 곳곳에 억새가 있다고 하는데, 가만히 보니 이 집의 젓가락이 좀 특이하네요.

<인터뷰> 신정호(경상남도 밀양시) : "저희 집에서 쓰는 젓가락은 제가 억새로 만든 억새 젓가락입니다."

수입산 위주인 일회용 나무젓가락은 표백제나 광택제가 사용되지만 억새는 자연 그대로 사용 가능한데요.

억새 젓가락을 쓸 생각, 어떻게 한 거죠?

<녹취> "여보 젓가락이 없어요."

<녹취> "잠깐만 기다려요. 내가 만들어 올게요."

옛날엔 저렇게 풀숲에서 가지를 꺾어 즉석에서 젓가락을 만들기도 했죠.

<녹취> "억새가 단단하네."

생각보다 단단했던 억새, 이렇게 소금물에 삶으면 살균도 되고 햇볕에 말리면 자연스러운 광택도 살아난다고 하네요.

미리 지자체 허가를 얻어서 필요 없게 된 억새들을 베어 활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인터뷰> 신정호(경상남도 밀양시) : "억새 자체가 단단하고 윤기가 있고 천연 코팅이 되어 있어서 아주 예쁩니다."

커피를 젓는 막대로, 과일꽂이로도 사용할 수 있고요, 베개 속으로도 활용되니 버릴 게 하나도 없죠?

억새가 좋아 전국의 억새밭은 다 헤집고 다니며 자료를 모았다고 하니 억새 전문가 다 되셨네요.

뿌리만 남기고 겨울이면 말라버리는 억새 줄기니까, 앞으로 더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보는 것뿐만 아니라 미래의 에너지로, 다양한 친환경 생활 용품으로 변신한 억새.

이만하면 반할 만 하지 않은가요?

이번 주말, 억새꽃이 절정에 이른다고 하니 가을 억새의 매력에 취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