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이모저모] 세계 최대 호두나무 숲

입력 2013.10.18 (11:06) 수정 2013.10.18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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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유라시아 대륙 한복판에 위치한 키르기스스탄 남부에는 세계 최대의 야생 호두나무 숲이 있는데요.

해마다 이맘때 이 지역 주민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호두 수확에 나선다고 합니다.

지구촌 이모저모에서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엄청난 양의 호두가 바닥에 깔려있습니다.

이렇게 호두를 손에 얻기까지의 과정은 보기보다 쉽지 않습니다.

먼저, 안전 장치 하나 없이 맨몸으로 높은 호두 나무에 올라가야 합니다.

그리고 꼭대기에서 나무를 세차게 흔들어 호두를 떨어뜨립니다.

바닥에 떨어진 호두를 빠짐없이 주운 후 갓 수확한 호두는 일일이 겉껍질을 벗겨내 말려야 합니다.

이곳의 호두 나무 숲은 서울시 면적의 4분의 1이 넘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데요.

우리나라 한해 호두 생산량보다 많은 천 5백여 톤의 호두가 매년 이곳에서 수확됩니다.

한 달 정도 지속되는 호두 수확철이 되면 마을 주민 만 3천여 명은 가족 단위로 숲에 들어와 야영을 하며 호두 수확에만 매달립니다.

1킬로그램당 최대 2달러를 벌 수 있는 중요한 수입원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아무 데서나 호두를 딸 수 있는 건 아닙니다.

호두나무 숲은 국가의 소유로 산림부에 일정 비용을 지불하고 임대받은 구역에서만 호두를 수확할 수 있는데요.

<인터뷰> 아훈보에프(호두 수확 가족) : “조부모 때부터 이 땅을 사용해왔어요. 우리도 같은 방식으로 이용하고 후손에 남기고 싶어요.”

땅을 배정받은 사람들은 그나마 운이 좋은 경우인데요.

땅을 배정 못 받은 사람들은 나무에 올라 가지를 흔들어 주고 보수를 받습니다.

그런데 해마다 2~3명은 나무에서 떨어져 사망할 정도로 이 작업은 사고 위험이 높습니다.

<인터뷰> 아라브보에프(호두 수확 일꾼) : “정말 위험하죠. 높은 나무에 오르는 게 쉽지는 않거든요. 하지만 자식들을 키워야 하니까 알라신에게 우리를 보호해달라고 청하면서 작업을 합니다.”

그런데 호두나무 숲이 대단히 줄어들고 있습니다.

숲 주변에서 가축 방목이 늘면서 땅을 잠식하고 있습니다.

또 난방을 위해 불법으로 몰래 나무를 베어가는 일도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샴싱프(아르슬란봅 산림담당관) : “옛 소련 연방 시절보다 가축의 수가 증가해 나무를 해치고 있어요. 사람들이 수확에만 치중하고 씨앗을 남기지 않는 것도 문제입니다. 남겨두면 더 많은 나무가 자랄 수 있는 데도요.”

해당 자치 단체와 주민들은 호두나무 숲을 관광 자원으로까지 활용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기 시작했습니다.

지구촌 이모저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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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10-18 11:06:08
    • 수정2013-10-18 11:39:36
    지구촌뉴스
<앵커 멘트>

유라시아 대륙 한복판에 위치한 키르기스스탄 남부에는 세계 최대의 야생 호두나무 숲이 있는데요.

해마다 이맘때 이 지역 주민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호두 수확에 나선다고 합니다.

지구촌 이모저모에서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엄청난 양의 호두가 바닥에 깔려있습니다.

이렇게 호두를 손에 얻기까지의 과정은 보기보다 쉽지 않습니다.

먼저, 안전 장치 하나 없이 맨몸으로 높은 호두 나무에 올라가야 합니다.

그리고 꼭대기에서 나무를 세차게 흔들어 호두를 떨어뜨립니다.

바닥에 떨어진 호두를 빠짐없이 주운 후 갓 수확한 호두는 일일이 겉껍질을 벗겨내 말려야 합니다.

이곳의 호두 나무 숲은 서울시 면적의 4분의 1이 넘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데요.

우리나라 한해 호두 생산량보다 많은 천 5백여 톤의 호두가 매년 이곳에서 수확됩니다.

한 달 정도 지속되는 호두 수확철이 되면 마을 주민 만 3천여 명은 가족 단위로 숲에 들어와 야영을 하며 호두 수확에만 매달립니다.

1킬로그램당 최대 2달러를 벌 수 있는 중요한 수입원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아무 데서나 호두를 딸 수 있는 건 아닙니다.

호두나무 숲은 국가의 소유로 산림부에 일정 비용을 지불하고 임대받은 구역에서만 호두를 수확할 수 있는데요.

<인터뷰> 아훈보에프(호두 수확 가족) : “조부모 때부터 이 땅을 사용해왔어요. 우리도 같은 방식으로 이용하고 후손에 남기고 싶어요.”

땅을 배정받은 사람들은 그나마 운이 좋은 경우인데요.

땅을 배정 못 받은 사람들은 나무에 올라 가지를 흔들어 주고 보수를 받습니다.

그런데 해마다 2~3명은 나무에서 떨어져 사망할 정도로 이 작업은 사고 위험이 높습니다.

<인터뷰> 아라브보에프(호두 수확 일꾼) : “정말 위험하죠. 높은 나무에 오르는 게 쉽지는 않거든요. 하지만 자식들을 키워야 하니까 알라신에게 우리를 보호해달라고 청하면서 작업을 합니다.”

그런데 호두나무 숲이 대단히 줄어들고 있습니다.

숲 주변에서 가축 방목이 늘면서 땅을 잠식하고 있습니다.

또 난방을 위해 불법으로 몰래 나무를 베어가는 일도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샴싱프(아르슬란봅 산림담당관) : “옛 소련 연방 시절보다 가축의 수가 증가해 나무를 해치고 있어요. 사람들이 수확에만 치중하고 씨앗을 남기지 않는 것도 문제입니다. 남겨두면 더 많은 나무가 자랄 수 있는 데도요.”

해당 자치 단체와 주민들은 호두나무 숲을 관광 자원으로까지 활용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기 시작했습니다.

지구촌 이모저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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