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확대경] ‘비리 백화점’ 농수축협…피해는 조합원 몫

입력 2013.11.08 (21:21) 수정 2013.11.08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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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농협이나 축협, 수협 같은 협동조합에서 최근 각종 비리가 잇따라 적발되면서 협동조합 자체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고양이한테 생선을 맡긴 격이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비리 근절 대책은 없는지 박상현, 손원혁 기자가 차례로 보도합니다.

<리포트>

작은 섬마을을 발칵 뒤집어 놓은 수협 직원의 조합자금 횡령사건, 피해금액 190억 원은 이 수협 자산의 3분의 2에 육박합니다.

<인터뷰> 박갑철(사량수협 조합장) : "재고, 창고에 재고가 있는 것처럼 하니까 경영에는 문제가 없어서."

지난 7월 경남 고성수협에서는 직원이 고객예금 12억 원을, 전남 남면에서는 면세유 판매대금 1억 4천만 원을 횡령했다 적발됐습니다.

농수축협은 횡령 같은 개인적인 비리에다, 조합의 잇속을 채우려고 도덕적 해이에 빠지면서 잇달아 물의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축협조합장들이 1억 4천만 원이 드는 해외여행을 사료납품 대가로 공짜로 다녀오고, 전남 옥천농협은 묵은 쌀을 햅쌀로 둔갑해 팔아 24억 원을 챙겼습니다.

축협을 포함한 농협 비리는 최근 2년 동안 150건에 1,300억 원, 수협은 최근 6년 동안 37건에 72억 원에 이르고 있습니다.

자체 처리하는 관행을 감안하면 실제는 이보다 훨씬 많습니다.

비리에 따른 피해는 조합원인 농어업인들이 고스란히 지게 됩니다.

KBS 뉴스 박상현입니다.

<리포트>

지금 보시는 것은 전남에서 생산된 기름진 햅쌀, 그리고 남해안의 싱싱한 마른멸치입니다.

대부분 농수축협은 농어민과 도매인들을 통해 이런 농수산물을 사들인 뒤 유통업체에 되파는 경제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많은 현금과 현물을 다루는 경제 사업 한 부서에서 10수 년씩 일하는 직원들도 있어서 비리의 유혹에 쉽게 넘어갈 수 있다는 겁니다.

전국의 농협은 지역 조합과 축협을 합쳐 모두 5천7백여 여 곳, 사업 규모는 300조 원에 달합니다.

수협도 전국 210곳에서 총 40조 원의 사업을 합니다.

이처럼 큰 외형 규모에 비해 비리를 적발할 수 있는 방법은 자체감사나 내부 고발이 전부입니다.

농협의 경우 1년에 한 차례 중앙회가 지역 조합을 감사하는 것이 전부.

감사 담당 직원 한 명이 지역 조합 7곳을 맡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농수축협에 대한 감시와 견제를 내부 감시 기능에만 맡겨 둘 게 아니라 몇 년에 한 번씩이라도 이해관계가 없는 외부 전문기관에 감사를 맡겨야 한다고 말합니다.

또, 강제 순환근무를 통해 비리 개입의 여지를 줄이는 것도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KBS 뉴스 손원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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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11-08 21:18:14
    • 수정2013-11-08 21:54:45
    뉴스 9
<앵커 멘트>

농협이나 축협, 수협 같은 협동조합에서 최근 각종 비리가 잇따라 적발되면서 협동조합 자체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고양이한테 생선을 맡긴 격이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비리 근절 대책은 없는지 박상현, 손원혁 기자가 차례로 보도합니다.

<리포트>

작은 섬마을을 발칵 뒤집어 놓은 수협 직원의 조합자금 횡령사건, 피해금액 190억 원은 이 수협 자산의 3분의 2에 육박합니다.

<인터뷰> 박갑철(사량수협 조합장) : "재고, 창고에 재고가 있는 것처럼 하니까 경영에는 문제가 없어서."

지난 7월 경남 고성수협에서는 직원이 고객예금 12억 원을, 전남 남면에서는 면세유 판매대금 1억 4천만 원을 횡령했다 적발됐습니다.

농수축협은 횡령 같은 개인적인 비리에다, 조합의 잇속을 채우려고 도덕적 해이에 빠지면서 잇달아 물의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축협조합장들이 1억 4천만 원이 드는 해외여행을 사료납품 대가로 공짜로 다녀오고, 전남 옥천농협은 묵은 쌀을 햅쌀로 둔갑해 팔아 24억 원을 챙겼습니다.

축협을 포함한 농협 비리는 최근 2년 동안 150건에 1,300억 원, 수협은 최근 6년 동안 37건에 72억 원에 이르고 있습니다.

자체 처리하는 관행을 감안하면 실제는 이보다 훨씬 많습니다.

비리에 따른 피해는 조합원인 농어업인들이 고스란히 지게 됩니다.

KBS 뉴스 박상현입니다.

<리포트>

지금 보시는 것은 전남에서 생산된 기름진 햅쌀, 그리고 남해안의 싱싱한 마른멸치입니다.

대부분 농수축협은 농어민과 도매인들을 통해 이런 농수산물을 사들인 뒤 유통업체에 되파는 경제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많은 현금과 현물을 다루는 경제 사업 한 부서에서 10수 년씩 일하는 직원들도 있어서 비리의 유혹에 쉽게 넘어갈 수 있다는 겁니다.

전국의 농협은 지역 조합과 축협을 합쳐 모두 5천7백여 여 곳, 사업 규모는 300조 원에 달합니다.

수협도 전국 210곳에서 총 40조 원의 사업을 합니다.

이처럼 큰 외형 규모에 비해 비리를 적발할 수 있는 방법은 자체감사나 내부 고발이 전부입니다.

농협의 경우 1년에 한 차례 중앙회가 지역 조합을 감사하는 것이 전부.

감사 담당 직원 한 명이 지역 조합 7곳을 맡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농수축협에 대한 감시와 견제를 내부 감시 기능에만 맡겨 둘 게 아니라 몇 년에 한 번씩이라도 이해관계가 없는 외부 전문기관에 감사를 맡겨야 한다고 말합니다.

또, 강제 순환근무를 통해 비리 개입의 여지를 줄이는 것도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KBS 뉴스 손원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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