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 기사] 한국인의 마지막 10년

입력 2013.11.17 (17:21) 수정 2013.11.17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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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자문교수단에서 선정한 주목 이 기사입니다.

경제 성장과 의료 기술 발달로 우리의 평균 수명은 빠른 속도로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수명이 늘어난 만큼 노인들의 삶은 더 행복할까요?

주목 이 기사, 오늘은 노년의 삶과 죽음을 통해 한국인의 모습을 짚어본 조선일보의 기사 소개합니다.

먼저 기사내용을 정리합니다.

<리포트>

조선일보는 지난 4일부터 ‘한국인의 마지막 10년’이라는 기획기사를 연재하고 있다.

우리나라 노인들의 마지막 10년의 삶과 죽음을 통계와 사례를 통해 살펴보고 있는 것.

이 기사는 먼저 한국인이 오래 살게 된 대신 오래 앓는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녹취> 조선일보(11.4) : “10년이 채 안 되는 사이에 남녀 모두 수명이 3년 반 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병원에 안 다니고 건강하게 지내는 기간, 일명 ‘건강 수명’은 그 중에서 1년 반이 채 안 됐다.“

그 결과, 10년 전 한국인은 남녀 모두 3~4년씩 앓고 세상을 떠났는데, 지금은 5~6년씩 앓고 숨을 거둔다.

이는 질환별 환자는 늘고 있지만, 사망자는 줄어든 통계에서도 입증된다.

이 때문에 사망 직전의 치료비용이 평생 의료비의 20~30%를 차지할 정도로 부담이 커졌다.

<녹취> 조선일보(11.7.) : “오래 살고 오래 앓게 됐으니 생활비도, 병원비도 더 필요한데, 우리나라 노인들은 이미 벼랑 끝이다. 다섯 집 중 세 집이 가진 자산을 다 털어도 ‘최소한의 생활비’를 조달하지 못한다.”

그런데도 부담을 덜어줄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다 보니 간병 등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이 증폭된다고 이 기사는 지적한다.

아들의 손에 숨진 뇌종양 말기의 아버지, 숨진 뒤 5년 만에 발견된 할머니의 사례에서 보듯이 노년의 삶을 돌볼 책임을 더 이상 가족에게만 떠넘겨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 기사는 ‘죽음의 질 지수’가 높은 영국과 타이완을 예로 들며, 연명치료에 대한 생각을 바꾸고 호스피스 시설을 확충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앵커 멘트>

젊은 시절의 활기찬 삶 못지않게 중요한 게 노년의 편안한 삶과 죽음입니다.

하지만 정작 우리 개인이나 사회가 인생을 마무리하기 위한 준비는 소홀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기사를 쓴 조선일보 김수혜 기자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질문> 김수혜 기자, 무겁고 어두운 주제인 죽음을 취재 대상으로 삼았는데, 이번 기획은 어떤 계기로 준비하게 됐습니까?

<답변> 요즘 참 오래 산다는 얘기를 많이 합니다.

쉽게 생각하면 전국노래자랑을 진행하는 송해 선생님이 올해 여든여덟이십니다.

송해 선생님 또래는 열다섯 명에 한명이 미수(米壽) 생일상을 받았는데, 가령 개그맨 이경규 씨는 1960년생으로 쉰셋인데, 이분 동갑내기들은 두세 명에 한 명꼴로 88세 생일상을 받게 됩니다.

갈수록 점점 더 오래 살게 되는 건데 수명이 늘어나면서 건강이 받쳐주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니 집집마다 편찮으신 어르신 때문에 걱정하는 일이 많습니다.

주위에 그런 얘기가 굉장히 많으니까 이게 더 이상 미뤄둘 일이 아니 구나 지금 우리사회가 이 문제를 본격적으로 고민할 때가 됐다. 이런 판단이 무르익었던 것 같습니다.

<질문> 기사에 나온 전문가 조언은 좋은 대안이긴 하지만 자식 둔 부모 입장에서 실행에 옮기기가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답변> 가령 자식 조기유학 보낼 돈이 있으면 그 돈으로 부모가 자기 계발하는데 써라 이런 조언들인데요.

한국 중년 부모들이 노후 준비할 시기를 놓치게 되는 주범이 교육비 지출입니다.

가끔 집집마다 들여다보면 특별한 특기가 있거나 목표나 철학이 있어서가 아니라 남들이 하는 대로 따라 가다보니까 도에 넘게 학원비를 쓰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그런 걸 삼가라는 얘깁니다.

100세 시대가 오면 지금 당장은 아이 성적 조금 올리는 것보다 부모가 오랫동안 현역으로 뛸 수 있는 일할 능력을 개발하는 것. 그것도 가정이 오랫동안 편안하게 유지되는데 중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질문> 기사에서 대안으로 가장 많이 얘기하고 있는 게 호스피스 시설 같은 인프라 확충입니다.

이걸 위해 사회적 차원에서, 그리고 정부 차원에서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답변> 우리나라가 그동안 많이 잘 살게 됐습니다만. 이제 인생이 일흔이나 여든에 끝나는 게 아니고, 앞으로 아흔 살도 세상과 작별하는 시기가 아니라 마지막 10년을 시작하는 해, 혹은 마지막 10년의 간주곡에 점점 가까워 질 겁니다.

가족구조가 옛날과 달라졌기 때문에 맞벌이도 하는 집도 많고, 집집마다 자녀 숫자가 적습니다.

옛날처럼 노부모 공양을 자식들이 다 맡아서하기 참 어려워 질 겁니다.

사회적으로 갈등이 더 커지지 않으려면 간병 품앗이 제도도 만들고, 호스피스도 늘리고, 누구나 일흔 여든까지 일할 수 있도록 평생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야 합니다.

다만 전문가들이 한목소리로 말 하는 게 복지로 모든 걸 해결하겠다는 발상이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합니다.

100세 시대라는 건 어떤 제도를 섣불리 도입했다가는 후손들에게 엄청난 부담을 지울 수 있다. 그러니 신중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질문> 기사에서 소개된 실제 사례, 독자들에겐 자기 주변, 혹은 본인의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그만큼 공감도 컸을 것 같은데요?

<답변> 사연 하나하나를 직접 만나 뵙고 삶을 깊이 들여다보고 쓴다. 이런 원칙을 가지고 진행을 했는데요.

가령 뇌 암 걸린 아버지를 목 조른 아들 같은 경우 마지막에 아버지에게 한 말이 ‘아버지 미안해요’입니다.

그리고 백골로 5년 만에 발견된 할머니의 경우 자식이 셋이나 있는데 시신인수를 거부하며 든 이유가 개인사정입니다.

그런 얘기를 들으면 기자가 냉정해야 하는데 냉정하기가 힘들죠. 찡 하죠. 우리 사는 얘기니까.

<질문> 이번 주로 1부가 마무리 되고, 조만간 2부를 연재하겠다고 했죠. 앞으로 나올 내용을 소개해주실 수 없을까요?

<답변> 오래 사는 게 축복이냐 재앙이냐 많이들 물으시는데, 따지는 게 어리석은 일이 아닌가. 축복이 되게 만들어야 된다. 실제로도 그렇게 할 수 있는 대안을 이미 실현하고 있는 사례를 찾아다니고 있습니다. 실망하시지 않게 2부 보여드리겠습니다.

네, 자세한 내용과 설명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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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11-17 17:27:25
    • 수정2013-11-17 17:4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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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자문교수단에서 선정한 주목 이 기사입니다.

경제 성장과 의료 기술 발달로 우리의 평균 수명은 빠른 속도로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수명이 늘어난 만큼 노인들의 삶은 더 행복할까요?

주목 이 기사, 오늘은 노년의 삶과 죽음을 통해 한국인의 모습을 짚어본 조선일보의 기사 소개합니다.

먼저 기사내용을 정리합니다.

<리포트>

조선일보는 지난 4일부터 ‘한국인의 마지막 10년’이라는 기획기사를 연재하고 있다.

우리나라 노인들의 마지막 10년의 삶과 죽음을 통계와 사례를 통해 살펴보고 있는 것.

이 기사는 먼저 한국인이 오래 살게 된 대신 오래 앓는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녹취> 조선일보(11.4) : “10년이 채 안 되는 사이에 남녀 모두 수명이 3년 반 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병원에 안 다니고 건강하게 지내는 기간, 일명 ‘건강 수명’은 그 중에서 1년 반이 채 안 됐다.“

그 결과, 10년 전 한국인은 남녀 모두 3~4년씩 앓고 세상을 떠났는데, 지금은 5~6년씩 앓고 숨을 거둔다.

이는 질환별 환자는 늘고 있지만, 사망자는 줄어든 통계에서도 입증된다.

이 때문에 사망 직전의 치료비용이 평생 의료비의 20~30%를 차지할 정도로 부담이 커졌다.

<녹취> 조선일보(11.7.) : “오래 살고 오래 앓게 됐으니 생활비도, 병원비도 더 필요한데, 우리나라 노인들은 이미 벼랑 끝이다. 다섯 집 중 세 집이 가진 자산을 다 털어도 ‘최소한의 생활비’를 조달하지 못한다.”

그런데도 부담을 덜어줄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다 보니 간병 등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이 증폭된다고 이 기사는 지적한다.

아들의 손에 숨진 뇌종양 말기의 아버지, 숨진 뒤 5년 만에 발견된 할머니의 사례에서 보듯이 노년의 삶을 돌볼 책임을 더 이상 가족에게만 떠넘겨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 기사는 ‘죽음의 질 지수’가 높은 영국과 타이완을 예로 들며, 연명치료에 대한 생각을 바꾸고 호스피스 시설을 확충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앵커 멘트>

젊은 시절의 활기찬 삶 못지않게 중요한 게 노년의 편안한 삶과 죽음입니다.

하지만 정작 우리 개인이나 사회가 인생을 마무리하기 위한 준비는 소홀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기사를 쓴 조선일보 김수혜 기자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질문> 김수혜 기자, 무겁고 어두운 주제인 죽음을 취재 대상으로 삼았는데, 이번 기획은 어떤 계기로 준비하게 됐습니까?

<답변> 요즘 참 오래 산다는 얘기를 많이 합니다.

쉽게 생각하면 전국노래자랑을 진행하는 송해 선생님이 올해 여든여덟이십니다.

송해 선생님 또래는 열다섯 명에 한명이 미수(米壽) 생일상을 받았는데, 가령 개그맨 이경규 씨는 1960년생으로 쉰셋인데, 이분 동갑내기들은 두세 명에 한 명꼴로 88세 생일상을 받게 됩니다.

갈수록 점점 더 오래 살게 되는 건데 수명이 늘어나면서 건강이 받쳐주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니 집집마다 편찮으신 어르신 때문에 걱정하는 일이 많습니다.

주위에 그런 얘기가 굉장히 많으니까 이게 더 이상 미뤄둘 일이 아니 구나 지금 우리사회가 이 문제를 본격적으로 고민할 때가 됐다. 이런 판단이 무르익었던 것 같습니다.

<질문> 기사에 나온 전문가 조언은 좋은 대안이긴 하지만 자식 둔 부모 입장에서 실행에 옮기기가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답변> 가령 자식 조기유학 보낼 돈이 있으면 그 돈으로 부모가 자기 계발하는데 써라 이런 조언들인데요.

한국 중년 부모들이 노후 준비할 시기를 놓치게 되는 주범이 교육비 지출입니다.

가끔 집집마다 들여다보면 특별한 특기가 있거나 목표나 철학이 있어서가 아니라 남들이 하는 대로 따라 가다보니까 도에 넘게 학원비를 쓰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그런 걸 삼가라는 얘깁니다.

100세 시대가 오면 지금 당장은 아이 성적 조금 올리는 것보다 부모가 오랫동안 현역으로 뛸 수 있는 일할 능력을 개발하는 것. 그것도 가정이 오랫동안 편안하게 유지되는데 중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질문> 기사에서 대안으로 가장 많이 얘기하고 있는 게 호스피스 시설 같은 인프라 확충입니다.

이걸 위해 사회적 차원에서, 그리고 정부 차원에서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답변> 우리나라가 그동안 많이 잘 살게 됐습니다만. 이제 인생이 일흔이나 여든에 끝나는 게 아니고, 앞으로 아흔 살도 세상과 작별하는 시기가 아니라 마지막 10년을 시작하는 해, 혹은 마지막 10년의 간주곡에 점점 가까워 질 겁니다.

가족구조가 옛날과 달라졌기 때문에 맞벌이도 하는 집도 많고, 집집마다 자녀 숫자가 적습니다.

옛날처럼 노부모 공양을 자식들이 다 맡아서하기 참 어려워 질 겁니다.

사회적으로 갈등이 더 커지지 않으려면 간병 품앗이 제도도 만들고, 호스피스도 늘리고, 누구나 일흔 여든까지 일할 수 있도록 평생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야 합니다.

다만 전문가들이 한목소리로 말 하는 게 복지로 모든 걸 해결하겠다는 발상이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합니다.

100세 시대라는 건 어떤 제도를 섣불리 도입했다가는 후손들에게 엄청난 부담을 지울 수 있다. 그러니 신중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질문> 기사에서 소개된 실제 사례, 독자들에겐 자기 주변, 혹은 본인의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그만큼 공감도 컸을 것 같은데요?

<답변> 사연 하나하나를 직접 만나 뵙고 삶을 깊이 들여다보고 쓴다. 이런 원칙을 가지고 진행을 했는데요.

가령 뇌 암 걸린 아버지를 목 조른 아들 같은 경우 마지막에 아버지에게 한 말이 ‘아버지 미안해요’입니다.

그리고 백골로 5년 만에 발견된 할머니의 경우 자식이 셋이나 있는데 시신인수를 거부하며 든 이유가 개인사정입니다.

그런 얘기를 들으면 기자가 냉정해야 하는데 냉정하기가 힘들죠. 찡 하죠. 우리 사는 얘기니까.

<질문> 이번 주로 1부가 마무리 되고, 조만간 2부를 연재하겠다고 했죠. 앞으로 나올 내용을 소개해주실 수 없을까요?

<답변> 오래 사는 게 축복이냐 재앙이냐 많이들 물으시는데, 따지는 게 어리석은 일이 아닌가. 축복이 되게 만들어야 된다. 실제로도 그렇게 할 수 있는 대안을 이미 실현하고 있는 사례를 찾아다니고 있습니다. 실망하시지 않게 2부 보여드리겠습니다.

네, 자세한 내용과 설명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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