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력충전] ‘추억·이야기’ 가득한 봉화로 떠나요!

입력 2013.11.22 (08:43) 수정 2013.11.22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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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일요일 오후께부터 비 소식에 기온이 뚝 떨어질 예정이어서 야외활동하려면 일요일 오전까지 서두르시라고 하는데요.

주말을 앞두고 오늘은 경북 봉화로 갑니다.

'외씨버선길' 이라고, 옛날에 보부상이 다니던 길을 되살려 인기라는데요.

느릿느릿 협곡 열차도 있습니다.

모은희 기자가 소개할 텐데요,

봉화는 예전엔 대표적인 오지 아니었나요?

<기자 멘트>

경북 봉화는 인근에 청량산을 비롯해서 태백산, 소백산 등 큰 산들에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첩첩산중, 옛날에는 접근이 쉽지 않은 곳이었습니다.

한때 오지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교통이 편리해져서 사람들의 발길이 늘고 있는데요.

뻔한 관광지에서 북적북적, 떠들썩한 거 싫으신 분들, 봉화의 고즈넉한 자연에 몸을 맡겨보는 건 어떠세요?

아날로그적 감성이 충만한 봉화 속 시간여행으로 초대합니다.

<리포트>

여기는 청정 자연과 옛 풍경을 고스란히 간직한 경상북도 봉화입니다.

서울에서 3시간이면 도착한다니 오지라는 말도 이젠 옛말이 됐죠?

쌀쌀한 날씨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녹취> 추억과 역사를 체험할 수 있는 길이라고 해서 저희 한 번 찾아와봤습니다.

이 길의 주인은 일명 장돌뱅이라 불리던 조선시대 보부상들이었습니다.

수백 년 전 이맘 때, 보부상들도 낙엽이 깔린 이 길을 오갔다는데요.

<인터뷰> 김미정(외씨버선길 해설사) : "울진장, 흥부장 등에서 간고등어, 소금, 고포 미역, 문어 등을 사와서 봉화 춘양장까지 팔러 다녔던 (보부상들의) 아주 고단한 삶을 그대로 남긴, 또 그대로 담겨있는 그런 길이랍니다. "

4년 전 발견된 보부상 옛길을 중심으로 청송과 영월을 잇는 외씨버선 모양의 길이 탄생했습니다.

특히 봉화 군 내의 8, 9, 10길에는 보부상의 흔적이 많은데요.

가장 어려운 관문으로 알려진 고갯길도 넘게 된다고 해요.

<인터뷰> 서헌수(관광객) : "옛날 보부상들이 등짐을 한 40kg씩 등짐을 지고 넘던, 울고 넘던 고개, 그렇게 힘이 들었다는 고개예요. "

한때 고단한 삶의 현장이었던 길이 관광객들의 트래킹 명소가 됐는데요.

옛 선조들의 발자취를 따라 걸어본 소감은 어떨까요?

<인터뷰> 류명화(관광객) : "그 장거리를 어떻게 다녔을까. 정말 편리한 시대에 사는 것 같아서. "

<인터뷰> 장여진(관광객) : "지금 저는 이렇게 가볍게 와서 다행인데, 옛날 사람들이 그렇게 소금도 짊어지고 생선도 짊어지고 등짐을 지고 오면 정말 힘들 것 같아요. "

산행 중에 만난 반가운 약수로 목을 축여봅니다.

그 옛날, 보부상도 이렇게 갈증을 풀었겠죠?

<녹취> "캬! 정말 좋다!"

은빛 자작나무 숲에, 춘양목 숲까지, 잘 보존된 옛길을 천천히 걷다보면 마치 조선시대에 온 것처럼 수백년 전 삶이 가까이 느껴집니다.

신청만 하면 전문 해설사에게 파란만장한 보부상들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니까요.

생생한 역사 공부와 숲길 체험이 동시에 가능하겠죠?

<인터뷰> 서헌수(관광객) : "자연을 만끽하면서 두루두루 살펴보고 옛날 보부상이 된 것처럼 힘도 들었고 아주 굉장히 즐거웠습니다. "

역사 속을 걸어봤다면 이제는 추억 속으로 들어갈 차례입니다.

작은 시골역에 사람들이 찾아드는데요.

<녹취> "옛날 학창시절로 돌아간 것처럼 기분도 설레고. "

<녹취> "기대되고요. "

<녹취> "협곡열차 빨리 타고 싶어요."

많은 사람들이 여기 모인 까닭은?

바로 협곡열차 때문입니다.

한 달에 3만 명이 찾는 명물인데요.

옛 열차의 낭만이 살아있는 실내 공간, 꼭 70년대로 되돌아간 것 같죠?

협곡열차는 하루 두 번.

27km 정도의 거리를 1시간에 걸쳐 느릿느릿 오가는데요.

차창 밖의 경치에 탄성이 절로 나옵니다.

<녹취> "봐라 진짜 예쁘다, 그렇지?"

KTX보다 열 배는 느리지만요.

덕분에 굽이굽이 펼쳐진 그림 같은 풍경을 만끽할 수 있죠?

<녹취> "새벽부터 온다고 힘들었는데 이거 보니까 다 풀렸어요. "

<녹취> "스트레스도 확 풀고, 몸이 솨악 날아간 기분이다. "

이때쯤 빠질 수 없는 것!

<녹취> "이렇게! 이렇게! "

삶은 달걀은 열차에서 먹어야 제맛이죠.

<녹취> "기차 타면 달걀을 삶아 먹었거든요. 꼭 이걸 먹어야 돼요. 그래야 기차 탄 기분이 나요. "

열차가 멈춰선 양원역은 국내 최초의 민자 역사이자, 가장 작은 역으로 꼽히는데요.

시간이 20년 전에 멈춘 것만 같죠?

승객들이 잠시 머무는 동안, 농특산물을 파는 간이역 장터도 펼쳐졌습니다.

<녹취> "우리 이거 싸게 해주면 안돼요? 우리 이거 지금 막차인데."

열차 덕분에 산골마을도 활기를 띠게 됐는데요.

<인터뷰> 정구자(경상남도 사천시) : "중간 중간 간이역에서 이렇게 장도 볼 수 있고, 또 그 지역에 나오는 특산물을 살 수 있는 게 정말 장점인 것 같아요. 정말 좋아요. "

<인터뷰> 이순자(경상북도 봉화군) : "고맙고, 올해 관광객들 이렇게 오니까요. 오지마을이라고 이렇게 오니까 참 좋아요."

주부들이 장 보는 사이, 남자분들은 여기 오셨군요!

토속막걸리의 구수한 맛에 빠져 시간가는 줄 모르는 분들도 있네요.

<녹취> "캬! 이 맛이야!"

<녹취> "열차 곧 출발합니다. 탑승해주세요."

열차의 재촉에 못 이겨 겨우 자리를 뜨는데요.

소박한 정취와 낭만에 젖어있던 주부들도 아쉬운 발걸음을 돌립니다.

추억의 열차여행을 마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시간인데요.

<인터뷰> 유선재(경기도 의왕시) : "자동차 타고 지나갈 때보다 훨씬 멋있고, 여유롭고 풍경도 많이 볼 수 있고. 아이들이랑 같이 오니까 더 좋은 것 같습니다."

<인터뷰> 온봉대(경기도 용인시) : "좋은 풍경을 보니까 옛날에 우리 데이트했던 그 시절이 아주 새록새록 생각이 나고 그리워집니다."

어느덧 성큼 찾아온 초겨울, 아름다운 풍경과 옛길 위에서 따뜻한 추억을 남길 수 있는 봉화로 시간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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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활력충전] ‘추억·이야기’ 가득한 봉화로 떠나요!
    • 입력 2013-11-22 08:23:11
    • 수정2013-11-22 09:2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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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일요일 오후께부터 비 소식에 기온이 뚝 떨어질 예정이어서 야외활동하려면 일요일 오전까지 서두르시라고 하는데요.

주말을 앞두고 오늘은 경북 봉화로 갑니다.

'외씨버선길' 이라고, 옛날에 보부상이 다니던 길을 되살려 인기라는데요.

느릿느릿 협곡 열차도 있습니다.

모은희 기자가 소개할 텐데요,

봉화는 예전엔 대표적인 오지 아니었나요?

<기자 멘트>

경북 봉화는 인근에 청량산을 비롯해서 태백산, 소백산 등 큰 산들에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첩첩산중, 옛날에는 접근이 쉽지 않은 곳이었습니다.

한때 오지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교통이 편리해져서 사람들의 발길이 늘고 있는데요.

뻔한 관광지에서 북적북적, 떠들썩한 거 싫으신 분들, 봉화의 고즈넉한 자연에 몸을 맡겨보는 건 어떠세요?

아날로그적 감성이 충만한 봉화 속 시간여행으로 초대합니다.

<리포트>

여기는 청정 자연과 옛 풍경을 고스란히 간직한 경상북도 봉화입니다.

서울에서 3시간이면 도착한다니 오지라는 말도 이젠 옛말이 됐죠?

쌀쌀한 날씨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녹취> 추억과 역사를 체험할 수 있는 길이라고 해서 저희 한 번 찾아와봤습니다.

이 길의 주인은 일명 장돌뱅이라 불리던 조선시대 보부상들이었습니다.

수백 년 전 이맘 때, 보부상들도 낙엽이 깔린 이 길을 오갔다는데요.

<인터뷰> 김미정(외씨버선길 해설사) : "울진장, 흥부장 등에서 간고등어, 소금, 고포 미역, 문어 등을 사와서 봉화 춘양장까지 팔러 다녔던 (보부상들의) 아주 고단한 삶을 그대로 남긴, 또 그대로 담겨있는 그런 길이랍니다. "

4년 전 발견된 보부상 옛길을 중심으로 청송과 영월을 잇는 외씨버선 모양의 길이 탄생했습니다.

특히 봉화 군 내의 8, 9, 10길에는 보부상의 흔적이 많은데요.

가장 어려운 관문으로 알려진 고갯길도 넘게 된다고 해요.

<인터뷰> 서헌수(관광객) : "옛날 보부상들이 등짐을 한 40kg씩 등짐을 지고 넘던, 울고 넘던 고개, 그렇게 힘이 들었다는 고개예요. "

한때 고단한 삶의 현장이었던 길이 관광객들의 트래킹 명소가 됐는데요.

옛 선조들의 발자취를 따라 걸어본 소감은 어떨까요?

<인터뷰> 류명화(관광객) : "그 장거리를 어떻게 다녔을까. 정말 편리한 시대에 사는 것 같아서. "

<인터뷰> 장여진(관광객) : "지금 저는 이렇게 가볍게 와서 다행인데, 옛날 사람들이 그렇게 소금도 짊어지고 생선도 짊어지고 등짐을 지고 오면 정말 힘들 것 같아요. "

산행 중에 만난 반가운 약수로 목을 축여봅니다.

그 옛날, 보부상도 이렇게 갈증을 풀었겠죠?

<녹취> "캬! 정말 좋다!"

은빛 자작나무 숲에, 춘양목 숲까지, 잘 보존된 옛길을 천천히 걷다보면 마치 조선시대에 온 것처럼 수백년 전 삶이 가까이 느껴집니다.

신청만 하면 전문 해설사에게 파란만장한 보부상들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니까요.

생생한 역사 공부와 숲길 체험이 동시에 가능하겠죠?

<인터뷰> 서헌수(관광객) : "자연을 만끽하면서 두루두루 살펴보고 옛날 보부상이 된 것처럼 힘도 들었고 아주 굉장히 즐거웠습니다. "

역사 속을 걸어봤다면 이제는 추억 속으로 들어갈 차례입니다.

작은 시골역에 사람들이 찾아드는데요.

<녹취> "옛날 학창시절로 돌아간 것처럼 기분도 설레고. "

<녹취> "기대되고요. "

<녹취> "협곡열차 빨리 타고 싶어요."

많은 사람들이 여기 모인 까닭은?

바로 협곡열차 때문입니다.

한 달에 3만 명이 찾는 명물인데요.

옛 열차의 낭만이 살아있는 실내 공간, 꼭 70년대로 되돌아간 것 같죠?

협곡열차는 하루 두 번.

27km 정도의 거리를 1시간에 걸쳐 느릿느릿 오가는데요.

차창 밖의 경치에 탄성이 절로 나옵니다.

<녹취> "봐라 진짜 예쁘다, 그렇지?"

KTX보다 열 배는 느리지만요.

덕분에 굽이굽이 펼쳐진 그림 같은 풍경을 만끽할 수 있죠?

<녹취> "새벽부터 온다고 힘들었는데 이거 보니까 다 풀렸어요. "

<녹취> "스트레스도 확 풀고, 몸이 솨악 날아간 기분이다. "

이때쯤 빠질 수 없는 것!

<녹취> "이렇게! 이렇게! "

삶은 달걀은 열차에서 먹어야 제맛이죠.

<녹취> "기차 타면 달걀을 삶아 먹었거든요. 꼭 이걸 먹어야 돼요. 그래야 기차 탄 기분이 나요. "

열차가 멈춰선 양원역은 국내 최초의 민자 역사이자, 가장 작은 역으로 꼽히는데요.

시간이 20년 전에 멈춘 것만 같죠?

승객들이 잠시 머무는 동안, 농특산물을 파는 간이역 장터도 펼쳐졌습니다.

<녹취> "우리 이거 싸게 해주면 안돼요? 우리 이거 지금 막차인데."

열차 덕분에 산골마을도 활기를 띠게 됐는데요.

<인터뷰> 정구자(경상남도 사천시) : "중간 중간 간이역에서 이렇게 장도 볼 수 있고, 또 그 지역에 나오는 특산물을 살 수 있는 게 정말 장점인 것 같아요. 정말 좋아요. "

<인터뷰> 이순자(경상북도 봉화군) : "고맙고, 올해 관광객들 이렇게 오니까요. 오지마을이라고 이렇게 오니까 참 좋아요."

주부들이 장 보는 사이, 남자분들은 여기 오셨군요!

토속막걸리의 구수한 맛에 빠져 시간가는 줄 모르는 분들도 있네요.

<녹취> "캬! 이 맛이야!"

<녹취> "열차 곧 출발합니다. 탑승해주세요."

열차의 재촉에 못 이겨 겨우 자리를 뜨는데요.

소박한 정취와 낭만에 젖어있던 주부들도 아쉬운 발걸음을 돌립니다.

추억의 열차여행을 마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시간인데요.

<인터뷰> 유선재(경기도 의왕시) : "자동차 타고 지나갈 때보다 훨씬 멋있고, 여유롭고 풍경도 많이 볼 수 있고. 아이들이랑 같이 오니까 더 좋은 것 같습니다."

<인터뷰> 온봉대(경기도 용인시) : "좋은 풍경을 보니까 옛날에 우리 데이트했던 그 시절이 아주 새록새록 생각이 나고 그리워집니다."

어느덧 성큼 찾아온 초겨울, 아름다운 풍경과 옛길 위에서 따뜻한 추억을 남길 수 있는 봉화로 시간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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