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확대경] 연구진, 유전자 분석해 ‘고래의 비밀’ 풀어

입력 2013.11.25 (21:34) 수정 2013.11.25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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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가장 덩치가 큰 포유류인 고래는 6천만 년 전에 육지에서 바다로 터전을 옮긴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고래는 아가미도 없는데 한 시간 이상 잠수할 수 있다고 하네요?

이 비밀을 풀기 위해 국내 연구진이 고래의 유전자 지도를 세계 최초로 완성했는데요.

동물의 유전체 분석 과정과 그 의미를 정연욱, 박경호 기자가 차례로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매끈한 피부와 유선형 몸체, 퇴화된 앞발 대신 발달한 지느러미까지.

고래는 어류의 외형을 갖췄지만 호흡에 필요한 아가미가 없어 어류로 분류되지 않습니다.

폐로 호흡하는 포유류인 고래가 어떻게 바다에 살 수 있을까.

국내 연구진이 동해에 서식하는 밍크 고래의 유전자를 분석해 이 수수께끼를 풀었습니다.

고래의 근육 조직에서 추출한 2만여 개의 유전자를 분석해 유전자 지도를 만들어봤더니, 오랜 바다 생활로 미각과 후각, 시각과 관련된 유전자는 퇴화했습니다.

반면 적은 양의 산소로도 오랜 시간 잠수할 수 있도록 해주는 유전자는 발달했습니다.

<인터뷰> 임형순(해양과학기술원) : "(저산소 같은) 다양한 스트레스에 관련된 유전자들이 개수가 늘어나거나 진화적으로 조금 더 발달된 형태로 변이가 됐다고 저희가 확인했습니다."

고래는 인간과 가장 유사한 유전자를 가진 바다생물이기 때문에 이번 결과가 인간의 질병 연구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특히 저산소증과 심혈관 질환 치료에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인터뷰> 조윤성 : "신약 개발이라든지 치료, 질병의 메카니즘 이런 것들을 연구하는 후속 연구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국내 연구진 주도로 고등동물의 유전자 지도를 완성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연구결과는 유전학 분야 유명 학술지인 네이처 제네틱스에 실렸습니다.

<기자 멘트>

미국의 유명 여배우 안젤리나 졸리입니다.

유전자 분석결과 유방암과 관련된 BRCA 유전의 이상이 발견돼 유방암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을 받고 유방을 절제해 화제가 됐는데요, 유방암이 발생을 미리 알 수 있었던 것은 2만 5천 개가 넘는 유전자를 모두 분석해 만든 유전자 지도 덕분입니다.

인간에 이어 지난 10년 동안 침팬지와 호랑이, 판다 등 고등동물 80여 종의 유전자 지도가 만들어졌습니다.

과학자들은 왜 동물의 유전자 지도를 만들려고 하는 걸까요?

동아프리카에 사는 두더지쥐입니다.

쥐 과에 속하지만 평균 수명이 30년에 이르고 암도 걸리지 않습니다.

이 두더지쥐와 일반쥐의 유전자를 비교 분석해보면 암을 정복하는 단서를 찾을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애완동물인 개는 340여 종, 고양이는 180여 종의 질병을 인간과 공유합니다.

개나 고양이의 유전자와 인간 유전자의 차이를 연구하면 많은 질병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과학자들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모든 생명체의 유전자 지도를 만드는 작업은 생명의 신비와 생로병사의 비밀을 푸는 열쇠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박경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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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확대경] 연구진, 유전자 분석해 ‘고래의 비밀’ 풀어
    • 입력 2013-11-25 21:36:03
    • 수정2013-11-25 22: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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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덩치가 큰 포유류인 고래는 6천만 년 전에 육지에서 바다로 터전을 옮긴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고래는 아가미도 없는데 한 시간 이상 잠수할 수 있다고 하네요?

이 비밀을 풀기 위해 국내 연구진이 고래의 유전자 지도를 세계 최초로 완성했는데요.

동물의 유전체 분석 과정과 그 의미를 정연욱, 박경호 기자가 차례로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매끈한 피부와 유선형 몸체, 퇴화된 앞발 대신 발달한 지느러미까지.

고래는 어류의 외형을 갖췄지만 호흡에 필요한 아가미가 없어 어류로 분류되지 않습니다.

폐로 호흡하는 포유류인 고래가 어떻게 바다에 살 수 있을까.

국내 연구진이 동해에 서식하는 밍크 고래의 유전자를 분석해 이 수수께끼를 풀었습니다.

고래의 근육 조직에서 추출한 2만여 개의 유전자를 분석해 유전자 지도를 만들어봤더니, 오랜 바다 생활로 미각과 후각, 시각과 관련된 유전자는 퇴화했습니다.

반면 적은 양의 산소로도 오랜 시간 잠수할 수 있도록 해주는 유전자는 발달했습니다.

<인터뷰> 임형순(해양과학기술원) : "(저산소 같은) 다양한 스트레스에 관련된 유전자들이 개수가 늘어나거나 진화적으로 조금 더 발달된 형태로 변이가 됐다고 저희가 확인했습니다."

고래는 인간과 가장 유사한 유전자를 가진 바다생물이기 때문에 이번 결과가 인간의 질병 연구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특히 저산소증과 심혈관 질환 치료에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인터뷰> 조윤성 : "신약 개발이라든지 치료, 질병의 메카니즘 이런 것들을 연구하는 후속 연구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국내 연구진 주도로 고등동물의 유전자 지도를 완성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연구결과는 유전학 분야 유명 학술지인 네이처 제네틱스에 실렸습니다.

<기자 멘트>

미국의 유명 여배우 안젤리나 졸리입니다.

유전자 분석결과 유방암과 관련된 BRCA 유전의 이상이 발견돼 유방암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을 받고 유방을 절제해 화제가 됐는데요, 유방암이 발생을 미리 알 수 있었던 것은 2만 5천 개가 넘는 유전자를 모두 분석해 만든 유전자 지도 덕분입니다.

인간에 이어 지난 10년 동안 침팬지와 호랑이, 판다 등 고등동물 80여 종의 유전자 지도가 만들어졌습니다.

과학자들은 왜 동물의 유전자 지도를 만들려고 하는 걸까요?

동아프리카에 사는 두더지쥐입니다.

쥐 과에 속하지만 평균 수명이 30년에 이르고 암도 걸리지 않습니다.

이 두더지쥐와 일반쥐의 유전자를 비교 분석해보면 암을 정복하는 단서를 찾을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애완동물인 개는 340여 종, 고양이는 180여 종의 질병을 인간과 공유합니다.

개나 고양이의 유전자와 인간 유전자의 차이를 연구하면 많은 질병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과학자들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모든 생명체의 유전자 지도를 만드는 작업은 생명의 신비와 생로병사의 비밀을 푸는 열쇠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박경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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