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협동조합법’ 시행 1년…지속 가능 모델은?

입력 2013.11.26 (21:26) 수정 2013.11.26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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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메시 선수가 뛰는 바로 이 세계 최정상급 프로 축구팀, FC 바르셀로나는 협동조합입니다.

17만 명 넘는 조합원들이 이 축구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런 협동조합, 우리나라에서도 5명만 모으면 만들 수 있게 법이 시행된 지 곧 1년 됩니다.

그새 3천 개 가까이 협동조합이 생겼습니다.

매일 8개씩 설립된 셈이니까 협동조합 열풍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조합들이 만들어져 어떤 일을 하는지 안다영 기자가 그 현장들을 찾아 봤습니다.

<리포트>

<녹취> "토리! 오랜만이야. 잘 지냈어?"

반려 동물 키우는 사람들이 모이니, 동물병원의 들쭉날쭉 치료비 성토가 쏟아집니다.

<녹취> 오현주(반려동물 주인) : "슬개골(무릎관절) 수술했었는데 어떤 병원은 50만 원인데 저희는 입원비까지 해서 300만 원 나와서."

<녹취> 송인숙(반려동물 주인) : "아파서 병원 데려가면 가격이 다 달라요."

이러다 만든 게 동물 병원 협동조합.

의기투합한 반려동물 주인들과 수의사 등, 조합원은 약 300명입니다.

이 조합은 조합원들이 직접 출자하고 운영하는 동물병원을 내년쯤 국내 최초로 설립할 계획입니다.

<인터뷰> 정경섭(동물병원협동조합원) : "병원비, 약값을 저희가 스스로 결정하게 됩니다. 반려동물들에게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진료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기능이 있을 것이라고..."

수산시장 도매상인들도 조합을 세웠습니다.

유통단계를 줄여 이익을 나누자는 겁니다.

산지 직거래로 어민들도 영입할 계획입니다.

<녹취> 박종문(어민) : "(중간 유통 상인에게서)가격 장난이라든가 로스(양을 속이는) 부분이라든가 장난을 많이 당했었으니까.."

벌써 20-30% 가격 거품을 빼 매출이 5%나 올랐습니다.

<인터뷰> 이인철(노량진수산시장협동조합원) : "유통단계도 한 2단계 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그 이익은 반드시 소비자분들한테까지도 전달이 되는 그런 시스템을 갖고 있습니다."

동네 빵집, 수제화, 귀농과 단체급식, 문화 예술에다 각종 사회적 활동까지, 협동조합은 우리 틈새 경제로 자라나고 있습니다.

<기자 멘트>

KBS 디지털스튜디오에 가상으로 협동조합 마을을 꾸며봤습니다.

주민들의 경제활동이 협동조합을 통해서만 이뤄지는 입니다.

실제 협동조합 도시로 유명한 곳이 이탈리아의 볼로냐인데, 주민들이 모두 조합에 소속돼서 생산과 유통 전 과정에 참여하고 조합끼리 교류도 일상화돼 있습니다.

모든 이익을 주민들이 공유해서 세계적인 금융위기도 거뜬히 이겨냈습니다.

지난 1년간 우리 상황은 어떻게 달라졌을까요?

최근 정부 조사 결과, 설립인가를 받은 조합중 실제 사업을 시작한 곳은 절반을 겨우 넘었고, 평균 월급도 많아야 2백만 원이 안됩니다.

그래도 조합원의 거의 전부가 활동을 계속하겠다는 건데요, 당장은 어려워도 만족도는 높다는 겁니다.

특히 조합원의 85%가 40대 이상, 대표격인 이사장은 60%가 50대 이상입니다.

그만큼 퇴직한 베이비부머들의 새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즉, 새로운 창업과 고용의 생태계가 만들어질 수 있는 겁니다.

한국형 협동조합이 지속할 수 있는 모델은 무엇인지, 그 성공의 조건을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협동조합을 만들 때 가장 큰 걸림돌은 초기 자금 조달입니다.

이 퀵서비스 조합은 출자금은 모았지만, 운영에 턱없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사업 실적이 없어 대출도 사실상 불가능했습니다.

<인터뷰> 임범빈(퀵서비스 협동조합원) : "(협동조합) 사업자 된 지도 8-9개월밖에 안 됐기 때문에 이제 그런걸 기준을 해서도 전혀 은행에서 대출도 안되고."

이 환경미화원 조합은 이 문제를 지자체 등의 도움으로 극복했습니다.

지자체는 청소차 무상 임대를, 지역 신용협동조합은 저리로 자금을 빌려준 겁니다.

<인터뷰> 김춘석(광주어룡신협 이사장) : "육성을 해야 할 협동조합이다 그렇다고 생각된다면 투자를 하거나, 지원을 해주는 그런 방안을 찾고 있습니다."

<녹취> "자본이 튼실해야지만 오래 갈 수 있습니다. 협동조합에서."

설립 초창기인 만큼 재무와 마케팅 등 경영 교육도 필수인데, 아직은 이런 기회가 손에 꼽힐 정돕니다.

<인터뷰> 이철선(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 : "수익 모델을 어떻게 구축하고 자금을 어떻게 갖다 어떻게 조달하는지 그걸 가르쳐줄 경영 컨설팅이 지금 가장 시급합니다."

여기에 조합끼리의 거래와 교류 등 자체 생태계 구축 노력도 성공을 위한 조건으로 꼽힙니다.

정부는 다음달 판로 개척 지원 등을 담은 개선책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KBS 뉴스 이해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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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협동조합법’ 시행 1년…지속 가능 모델은?
    • 입력 2013-11-26 21:30:36
    • 수정2013-11-26 22: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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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메시 선수가 뛰는 바로 이 세계 최정상급 프로 축구팀, FC 바르셀로나는 협동조합입니다.

17만 명 넘는 조합원들이 이 축구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런 협동조합, 우리나라에서도 5명만 모으면 만들 수 있게 법이 시행된 지 곧 1년 됩니다.

그새 3천 개 가까이 협동조합이 생겼습니다.

매일 8개씩 설립된 셈이니까 협동조합 열풍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조합들이 만들어져 어떤 일을 하는지 안다영 기자가 그 현장들을 찾아 봤습니다.

<리포트>

<녹취> "토리! 오랜만이야. 잘 지냈어?"

반려 동물 키우는 사람들이 모이니, 동물병원의 들쭉날쭉 치료비 성토가 쏟아집니다.

<녹취> 오현주(반려동물 주인) : "슬개골(무릎관절) 수술했었는데 어떤 병원은 50만 원인데 저희는 입원비까지 해서 300만 원 나와서."

<녹취> 송인숙(반려동물 주인) : "아파서 병원 데려가면 가격이 다 달라요."

이러다 만든 게 동물 병원 협동조합.

의기투합한 반려동물 주인들과 수의사 등, 조합원은 약 300명입니다.

이 조합은 조합원들이 직접 출자하고 운영하는 동물병원을 내년쯤 국내 최초로 설립할 계획입니다.

<인터뷰> 정경섭(동물병원협동조합원) : "병원비, 약값을 저희가 스스로 결정하게 됩니다. 반려동물들에게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진료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기능이 있을 것이라고..."

수산시장 도매상인들도 조합을 세웠습니다.

유통단계를 줄여 이익을 나누자는 겁니다.

산지 직거래로 어민들도 영입할 계획입니다.

<녹취> 박종문(어민) : "(중간 유통 상인에게서)가격 장난이라든가 로스(양을 속이는) 부분이라든가 장난을 많이 당했었으니까.."

벌써 20-30% 가격 거품을 빼 매출이 5%나 올랐습니다.

<인터뷰> 이인철(노량진수산시장협동조합원) : "유통단계도 한 2단계 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그 이익은 반드시 소비자분들한테까지도 전달이 되는 그런 시스템을 갖고 있습니다."

동네 빵집, 수제화, 귀농과 단체급식, 문화 예술에다 각종 사회적 활동까지, 협동조합은 우리 틈새 경제로 자라나고 있습니다.

<기자 멘트>

KBS 디지털스튜디오에 가상으로 협동조합 마을을 꾸며봤습니다.

주민들의 경제활동이 협동조합을 통해서만 이뤄지는 입니다.

실제 협동조합 도시로 유명한 곳이 이탈리아의 볼로냐인데, 주민들이 모두 조합에 소속돼서 생산과 유통 전 과정에 참여하고 조합끼리 교류도 일상화돼 있습니다.

모든 이익을 주민들이 공유해서 세계적인 금융위기도 거뜬히 이겨냈습니다.

지난 1년간 우리 상황은 어떻게 달라졌을까요?

최근 정부 조사 결과, 설립인가를 받은 조합중 실제 사업을 시작한 곳은 절반을 겨우 넘었고, 평균 월급도 많아야 2백만 원이 안됩니다.

그래도 조합원의 거의 전부가 활동을 계속하겠다는 건데요, 당장은 어려워도 만족도는 높다는 겁니다.

특히 조합원의 85%가 40대 이상, 대표격인 이사장은 60%가 50대 이상입니다.

그만큼 퇴직한 베이비부머들의 새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즉, 새로운 창업과 고용의 생태계가 만들어질 수 있는 겁니다.

한국형 협동조합이 지속할 수 있는 모델은 무엇인지, 그 성공의 조건을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협동조합을 만들 때 가장 큰 걸림돌은 초기 자금 조달입니다.

이 퀵서비스 조합은 출자금은 모았지만, 운영에 턱없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사업 실적이 없어 대출도 사실상 불가능했습니다.

<인터뷰> 임범빈(퀵서비스 협동조합원) : "(협동조합) 사업자 된 지도 8-9개월밖에 안 됐기 때문에 이제 그런걸 기준을 해서도 전혀 은행에서 대출도 안되고."

이 환경미화원 조합은 이 문제를 지자체 등의 도움으로 극복했습니다.

지자체는 청소차 무상 임대를, 지역 신용협동조합은 저리로 자금을 빌려준 겁니다.

<인터뷰> 김춘석(광주어룡신협 이사장) : "육성을 해야 할 협동조합이다 그렇다고 생각된다면 투자를 하거나, 지원을 해주는 그런 방안을 찾고 있습니다."

<녹취> "자본이 튼실해야지만 오래 갈 수 있습니다. 협동조합에서."

설립 초창기인 만큼 재무와 마케팅 등 경영 교육도 필수인데, 아직은 이런 기회가 손에 꼽힐 정돕니다.

<인터뷰> 이철선(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 : "수익 모델을 어떻게 구축하고 자금을 어떻게 갖다 어떻게 조달하는지 그걸 가르쳐줄 경영 컨설팅이 지금 가장 시급합니다."

여기에 조합끼리의 거래와 교류 등 자체 생태계 구축 노력도 성공을 위한 조건으로 꼽힙니다.

정부는 다음달 판로 개척 지원 등을 담은 개선책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KBS 뉴스 이해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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