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포착] 환경미화원 되기는 하늘의 별따기?

입력 2013.11.29 (08:17) 수정 2013.11.29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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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요즘 환경미화원이 화제입니다.

사흘 전 채용 시험이 있었는데, 경쟁이 대단했다죠?

네, 10 대 1이 훌쩍 넘었는데요,

3D 업종이라는 건 옛말인 것 같습니다.

노태영 기자와 알아보죠,

왜 그러는 걸까요?

<기자 멘트>

경쟁률 10대 1은 예사구요,

높은 곳은 무려 40대 1의 경쟁률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러다보니 환경미화원 되기가 고시만큼 어렵다 이런 얘기까지 들려오는 실정입니다.

이런 인기의 배경에는 환경미화원들의 처우가 가장 큰 몫을 했습니다.

예순살까지 정년이 보장되는데다 공무원으로서 월급도 안정적으로 지급되기 때문인데요.

대졸자들도 앞다퉈 지원한다는 환경미화원 채용시험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26일 서울의 한 지자체에서 열린 환경미화원 채용시험 현장.

시험을 앞두고 지원자들이 속속 도착하는데요.

<녹취> “호텔에서 근무한 적도 있고 벤처기업에서도 일했습니다.”

<녹취> “주류 회사 다녔어요.”

<녹취> “저는 다른 지역구까지 해서 다섯 번째 도전하는 겁니다.”

이날 모두 6명 채용에 무려 79명이 응시해 13대 1의 경쟁률을 보였습니다.

<녹취> “지금부터 2014년 환경미화원 신규 채용 시험을 시작하겠습니다.”

첫 번째 실기 시험은 30킬로그램짜리 모래마대 오래 들고 서있기.

3분을 버텨야 만점인데요.

하지만 1분을 넘기자마자 팔이 부들부들 떨려옵니다.

젖 먹던 힘까지 쥐어짜 보지만 마대의 무게를 이겨내기가 쉽지않아 보입니다.

이 지원자는 가까스로 성공!

여성 지원자도 눈에 띄는데요.

하지만 시작과 동시에 마대를 놓고 맙니다.

<녹취> "이 시험 보려고 잠깐 준비를 했는데 잘 안 되네요."

<인터뷰> 서홍배(서울시 도봉구청 환경미화원) : "굉장히 가볍고 선뜻 들 수 있을 것 같은데 들지를 못해요. 연습을 많이 해야돼요."

실기시험의 장벽인 모래마대.

대체 얼마나 무거운 건지 알아보기 위해 얼마 전 군복무를 마친 신체 건강한 제작진이 직접 한번 들어봤습니다.

결과는~ 안타깝게도 채 1분을 버티지 못하고 48초만에 마대를 내려 놓습니다.

<녹취> “(무거워요? ) 진짜 무거워요. 장난 아니에요.”

직업의 특성상 무거운 짐을 들어야 할 일이 많기 때문에 환경미화원에게 강한 체력은 필수 요건입니다.

<인터뷰> 김승수(서울시 도봉구청 청소행정과 작업팀장) : “서류 면접은 30점, 실기는 40점, 면접 점수를 30점 이렇게 배분해서 뽑고 있습니다. 체력에서 약간 20대가 강하고 나이가 40세 넘으면 체력에서 약하기 때문에 고른 점수를 분포하기 위해서 (점수를 배분했습니다)."

두 번째 실기시험은 마대 열 자루를 차량에 빨리 싣기입니다.

11초 안에 모두 날라야 만점인데요,

1차 실기를 만회하기 위해 모두 사력을 다하는데요.

체력의 관문부터 바늘구멍이 따로 없습니다.

<녹취> "너무 아쉬워요. 실수를 하니까 너무 안타깝죠."

<녹취> "남들은 어떻게 볼지 모르지만 현시점에서 봤을 때 (직업의) 전망도 있는 것 같고 (떨어지면) 한번쯤 더 도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재수, 삼수까지 등장할 정도로 이제는 고시수준이 돼버린 환경미화원 채용.

60세 정년 보장에 안정된 수익이 알려지면서 더욱 인기를 얻고 있는데요.

갈수록 경쟁률도 치열해지면서 두 자리 경쟁률은 예사!

지자체별로 심한 경우 40대 1의 경쟁률을 보이는 곳까지 등장했습니다.

더욱 놀라운 건 지원자들 가운데 4년제 대졸 이상의 고학력자들이 해마다 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인터뷰> 우동근(서울시 도봉구청 청소행정과 과장) : “6명 모집에 79명이 응시했습니다. 그 중에서 37명이 대졸자로써 총 47.8%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작년보다 18% 상승했고 앞으로도 더 많은 대졸자들이 응시를 할 것 같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이 우리 사회의 심각한 고용불안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인터뷰> 이병훈(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 “우리 사회에서는 정년 때까지 일자리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지 않죠. 퇴직하고 나서도 자영업이라든가 또 다른 비정규직 일자리를 전전하는 형태가 되다 보니까 일자리의 성격이나 질보다는 안정성을 최우선시하면서 그러면서 아무래도 환경미화원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는 거죠."

현재 인천에서 환경미화원으로 일하고 있는 이대철 씨.

올해 35살인 그는 대학 졸업 후 여러 직업을 전전하다, 환경미화원이 됐습니다.

<인터뷰> 이대철(환경미화원) : “여러 가지 많이 해봤죠. 자동차 정비도 해보고, 보험도 해보고 과일 장사도 해보고, 국수 장사도 해보고 많이 했었는데, 결론적으로 안정적이지도 않고 또 가족하고 지낼 시간이 아예 없더라고요."

처음 일을 시작할 때만 해도 단순히 안정된 수익이 목표였지만, 지금은 일에 대한 만족감까지 높아졌습니다.

<인터뷰> 이대철(환경미화원) : “남을 도와주는 서비스 직업이라고 할까요 새벽에 나와서 시민들 출근하기 전에 길을 쓸어놓고 뒤를 돌아봤을 때 길거리가 깨끗하잖아요. 그럴 때 보람을 느껴요."

<녹취> “다녀왔습니다.”

<녹취> “수고했어. 어서 오게.”

27살에 결혼해 두 아이를 둔 이대철 씨.

생활이 안정되면서 가족의 불안도 없어졌습니다.

<인터뷰> 엄기범(장인) : "구청에 들어가서 일을 하니까 안정감이 있고 튼튼한 직장이라고 생각해요."

<인터뷰> 이대철(환경미화원) : "제가 이 일을 해서가 아니라 보람도 느끼고 괜찮은 직업 같아요. 그래서 (주변 사람들한테) 적극 추천해주고 한번 도전해 보라고 말하고 있어요."

한때는 기피업종으로 불렸던 환경미화원.

시대의 변화 속에 이제는 사회의 당당한 인기업종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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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제포착] 환경미화원 되기는 하늘의 별따기?
    • 입력 2013-11-29 08:19:41
    • 수정2013-11-29 08:5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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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요즘 환경미화원이 화제입니다.

사흘 전 채용 시험이 있었는데, 경쟁이 대단했다죠?

네, 10 대 1이 훌쩍 넘었는데요,

3D 업종이라는 건 옛말인 것 같습니다.

노태영 기자와 알아보죠,

왜 그러는 걸까요?

<기자 멘트>

경쟁률 10대 1은 예사구요,

높은 곳은 무려 40대 1의 경쟁률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러다보니 환경미화원 되기가 고시만큼 어렵다 이런 얘기까지 들려오는 실정입니다.

이런 인기의 배경에는 환경미화원들의 처우가 가장 큰 몫을 했습니다.

예순살까지 정년이 보장되는데다 공무원으로서 월급도 안정적으로 지급되기 때문인데요.

대졸자들도 앞다퉈 지원한다는 환경미화원 채용시험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26일 서울의 한 지자체에서 열린 환경미화원 채용시험 현장.

시험을 앞두고 지원자들이 속속 도착하는데요.

<녹취> “호텔에서 근무한 적도 있고 벤처기업에서도 일했습니다.”

<녹취> “주류 회사 다녔어요.”

<녹취> “저는 다른 지역구까지 해서 다섯 번째 도전하는 겁니다.”

이날 모두 6명 채용에 무려 79명이 응시해 13대 1의 경쟁률을 보였습니다.

<녹취> “지금부터 2014년 환경미화원 신규 채용 시험을 시작하겠습니다.”

첫 번째 실기 시험은 30킬로그램짜리 모래마대 오래 들고 서있기.

3분을 버텨야 만점인데요.

하지만 1분을 넘기자마자 팔이 부들부들 떨려옵니다.

젖 먹던 힘까지 쥐어짜 보지만 마대의 무게를 이겨내기가 쉽지않아 보입니다.

이 지원자는 가까스로 성공!

여성 지원자도 눈에 띄는데요.

하지만 시작과 동시에 마대를 놓고 맙니다.

<녹취> "이 시험 보려고 잠깐 준비를 했는데 잘 안 되네요."

<인터뷰> 서홍배(서울시 도봉구청 환경미화원) : "굉장히 가볍고 선뜻 들 수 있을 것 같은데 들지를 못해요. 연습을 많이 해야돼요."

실기시험의 장벽인 모래마대.

대체 얼마나 무거운 건지 알아보기 위해 얼마 전 군복무를 마친 신체 건강한 제작진이 직접 한번 들어봤습니다.

결과는~ 안타깝게도 채 1분을 버티지 못하고 48초만에 마대를 내려 놓습니다.

<녹취> “(무거워요? ) 진짜 무거워요. 장난 아니에요.”

직업의 특성상 무거운 짐을 들어야 할 일이 많기 때문에 환경미화원에게 강한 체력은 필수 요건입니다.

<인터뷰> 김승수(서울시 도봉구청 청소행정과 작업팀장) : “서류 면접은 30점, 실기는 40점, 면접 점수를 30점 이렇게 배분해서 뽑고 있습니다. 체력에서 약간 20대가 강하고 나이가 40세 넘으면 체력에서 약하기 때문에 고른 점수를 분포하기 위해서 (점수를 배분했습니다)."

두 번째 실기시험은 마대 열 자루를 차량에 빨리 싣기입니다.

11초 안에 모두 날라야 만점인데요,

1차 실기를 만회하기 위해 모두 사력을 다하는데요.

체력의 관문부터 바늘구멍이 따로 없습니다.

<녹취> "너무 아쉬워요. 실수를 하니까 너무 안타깝죠."

<녹취> "남들은 어떻게 볼지 모르지만 현시점에서 봤을 때 (직업의) 전망도 있는 것 같고 (떨어지면) 한번쯤 더 도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재수, 삼수까지 등장할 정도로 이제는 고시수준이 돼버린 환경미화원 채용.

60세 정년 보장에 안정된 수익이 알려지면서 더욱 인기를 얻고 있는데요.

갈수록 경쟁률도 치열해지면서 두 자리 경쟁률은 예사!

지자체별로 심한 경우 40대 1의 경쟁률을 보이는 곳까지 등장했습니다.

더욱 놀라운 건 지원자들 가운데 4년제 대졸 이상의 고학력자들이 해마다 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인터뷰> 우동근(서울시 도봉구청 청소행정과 과장) : “6명 모집에 79명이 응시했습니다. 그 중에서 37명이 대졸자로써 총 47.8%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작년보다 18% 상승했고 앞으로도 더 많은 대졸자들이 응시를 할 것 같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이 우리 사회의 심각한 고용불안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인터뷰> 이병훈(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 “우리 사회에서는 정년 때까지 일자리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지 않죠. 퇴직하고 나서도 자영업이라든가 또 다른 비정규직 일자리를 전전하는 형태가 되다 보니까 일자리의 성격이나 질보다는 안정성을 최우선시하면서 그러면서 아무래도 환경미화원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는 거죠."

현재 인천에서 환경미화원으로 일하고 있는 이대철 씨.

올해 35살인 그는 대학 졸업 후 여러 직업을 전전하다, 환경미화원이 됐습니다.

<인터뷰> 이대철(환경미화원) : “여러 가지 많이 해봤죠. 자동차 정비도 해보고, 보험도 해보고 과일 장사도 해보고, 국수 장사도 해보고 많이 했었는데, 결론적으로 안정적이지도 않고 또 가족하고 지낼 시간이 아예 없더라고요."

처음 일을 시작할 때만 해도 단순히 안정된 수익이 목표였지만, 지금은 일에 대한 만족감까지 높아졌습니다.

<인터뷰> 이대철(환경미화원) : “남을 도와주는 서비스 직업이라고 할까요 새벽에 나와서 시민들 출근하기 전에 길을 쓸어놓고 뒤를 돌아봤을 때 길거리가 깨끗하잖아요. 그럴 때 보람을 느껴요."

<녹취> “다녀왔습니다.”

<녹취> “수고했어. 어서 오게.”

27살에 결혼해 두 아이를 둔 이대철 씨.

생활이 안정되면서 가족의 불안도 없어졌습니다.

<인터뷰> 엄기범(장인) : "구청에 들어가서 일을 하니까 안정감이 있고 튼튼한 직장이라고 생각해요."

<인터뷰> 이대철(환경미화원) : "제가 이 일을 해서가 아니라 보람도 느끼고 괜찮은 직업 같아요. 그래서 (주변 사람들한테) 적극 추천해주고 한번 도전해 보라고 말하고 있어요."

한때는 기피업종으로 불렸던 환경미화원.

시대의 변화 속에 이제는 사회의 당당한 인기업종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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