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사냥철, 수렵장 총기 사고…암매장까지
입력 2013.12.05 (08:38)
수정 2013.12.05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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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경북의 한 야산에서 40대 남성이 암매장 된 채 발견됐습니다.
경찰조사 결과 이 남성은 사냥꾼의 총을 맞고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이진성 기자와 이 사건에 대해 자세히 알아봅니다.
사건이 발생한 지 한 달 정도 지났는데 아직 단서를 못 찾고 있다면서요?
<기자 멘트>
네, 지난달 1일 전국의 수렵장 20여 곳이 개장했고요.
사냥 승인을 받은 수렵인은 금까지 만 3천 명 가까이 되는데요.
수렵장이 안전하게 운영된다면야 제가 없겠습니다만 해마다 크고 작은 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사건은 사냥꾼이 잘못을 덮기 위해 시신을 암매장한 것으로 보여 심각성이 더욱 큰데요.
지자체의 허술한 안전 관리도 도마에 오르고 있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5일 경북 청송의 한 마을 뒷산에서 암매장된 남성이 발견됐습니다.
흙과 낙엽으로 덮여 있던 시신은 46살 이 모 씨였는데요.
이 씨는 지난 달 2일 더덕을 캐러 산에 갔다가 실종됐습니다.
<녹취> 故 이00 씨 동료(음성변조) : "(오후) 1시 39분에 통화한 그 기록은 나와요. 그날 회식을 하기로 해서, '빨리 (산에서) 내려와라' 하고 전화를 했는데 2시 7분 돼가면서부터 전화(통화)가 안 됐어요."
이 씨는 결국 그날 회식에 참석하지 않았는데요.
귀가하지도 않았습니다.
<녹취> 故 이00 씨 매형(음성변조) : "(다음날) 회사에서 전화가 왔어요. 출근을 안 해서 전화를 했다고 하는 거예요. 그래서 우리가 바로 신고를 했죠."
이 씨는 경찰이 수색을 시작한 지 3일 만에 결국 시신으로 발견됐습니다.
<녹취> 故 이00 씨 매형(음성변조) : "(시신을) 묻어 놨으니 이건 뭐, 어이가 없지 뭐..."
<녹취> 故 이00 씨 누나(음성변조) : "몰랐죠. 얘가 이렇게 죽을지 몰랐죠. 왜 그랬는지, 사람을 왜 그랬는지..."
그런데, 시신 발견 당시 이 씨는 몸 여러 곳에 총상이 나있었습니다.
<녹취> 故 이00 씨 매형(음성변조) : "옆구리 쪽으로 총알이 튀어 나갔는데 3발이 관통돼 버렸고 6발은 박혀 있었고..."
주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이 씨가 실종되던 날 마을에 여러 발의 총소리가 들렸다고 하는데요.
<녹취> 인근 주민(음성변조) : "총소리 많이 났어요. 그날, 사고 난 날."
<녹취> 인근 주민(음성변조) : "몇 발 들리던데요. 저희 사과밭이 강 가까이 있다 보니까 소리가 선명하게 들리죠."
국과수의 부검 결과, 이 씨는 한 번 총을 쏘면 10개의 탄환이 발사되는 사냥용 산탄총에 맞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인터뷰> 김용태(경감/청송경찰서 수사과) : "그 상황으로 보아 엽사(사냥꾼)들에 의한 오인 사격으로, (이 씨가) 사망하자 시신을 은닉한 것으로 보고..."
이 씨가 숨진 채 발견된 산은 지난달 1일 개장한 수렵장이었습니다.
개장 첫 주 주말이어서 사냥을 하러 온 사람들이 꽤 많았다고 하는데요.
<녹취> 인근 주민(음성변조) : "차가 많이 들어왔어요. 토요일에..."
<녹취> 인근 주민(음성변조) : "아래 콩밭을 매러 가는데 차, 사람, 개가 바글거리고...."
그렇다면 범인은 누굴까요?
사냥을 하러 온 사냥꾼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는데요.
<녹취> 포수(음성변조) : "꿩을 잡는 사람이 한 것이 아니고 이것은 멧돼지 포수가 목에 서 있다가..."
<녹취> 포수(음성변조) : "낙엽이 많이 떨어진 상태였기 때문에 멧돼지가 내려오면 바스락바스락 소리가 나죠. 소리만 듣고 쐈을 수도 있고요."
경찰은 사건 당일 군 내 경찰관서에서 총기를 받아간 사냥꾼 170여 명과 다른 지역에서 총기를 받아 이곳에 사냥을 하러 온 120여 명을 집중 조사했지만 단서를 찾지 못했습니다.
벌써 한 달이 됐는데요.
경찰은 CCTV도 분석하고 시신의 산탄 자국을 토대로 탄환의 종류를 조사하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유가족이 분통을 터뜨리는 다른 이유가 더 있다고 합니다.
사고 당시는 마을 사람들이 한창 사과수확을 할 때였다는 겁니다.
<녹취> 故 이00 씨 매형(음성변조) : "11월 중순까지 한창 사과 수확 기간인데 (수렵장 개장을) 늦출 수도 있는데 왜 하필이면 11월에 수렵 허가를 내주느냐..."
게다가 주민들은 마을 근처에 수렵장이 개장됐다는 사실조차 제대로 알지 못했다는데요.
<녹취> 인근 주민(음성변조) : "청송 지역 과수원 절반이 산에 있습니다. 수확을 하는 상황에 왜 총기 (사냥) 허가를 내줘서..."
<녹취> 인근 주민(음성변조) : "사냥을 하라고 하니까 농민들은 어쩔 수 없죠, 뭐. 사람이 죽거나 말거나..."
청송군 측은 뒤늦게 내년부터는 수렵장 개장 시기를 조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녹취> 경북 청송군청 관계자(음성변조) : "안 그래도 다음에는 저희가 (사과 수확 시기를) 고려해서 환경부에 (수렵장) 승인을 받으려고 하거든요. 지금 어차피 해버린 것은 방법이 없잖아요."
수렵장 총기 사고는 지난 2일, 경북 성주에서도 일어났습니다.
땔감을 구하러 부모와 함께 산에 오른 남매가 사냥꾼이 쏜 엽총 유탄에 맞은 겁니다.
<인터뷰> 이재우(경감/성주경찰서 가천파출소) : "꿩이 논 위에서 나니까 꿩을 보고 산탄 1발을 발사했는데 마침 일가족이 산에서 나무를 하고 내려오다가..."
17살인 오빠는 다행히 부상이 가벼웠지만, 13살인 동생은 하반신에 중상을 입어 수술까지 받게 됐습니다.
<녹취> 피해 남매 어머니(음성변조) : "엉덩이 쪽은 깊이 박힌 것이 아니라 어제 제거를 했고, (허벅지 쪽 탄피) 하나는 좀 깊이 박혀서 지금 경과를 보고 있거든요. (수술을) 기다리고 있어요."
경찰은 사냥꾼 곽 모 씨를 불구속 입건하고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는데요.
사건이 일어난 수렵장은 모두 마을 인근에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현행법상 민가에서 100미터 이상만 떨어져 있으면, 수렵장 허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산 바로 옆에 농가가 있는 경우가 많아서 주민들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고 합니다.
<인터뷰> 유태연(수렵장 인근 주민) : "(총을 맞아서) 여기가 찢어졌다는 것 아닙니까? 그날 (사람이) 맞았으면 큰일 났죠."
<인터뷰> 박일선(수렵장 인근 주민) : "걸어오다가 앞에서 (탄환이) 핑 지나갔어요. 아무 것도 모르고 오다가 놀랐죠. 식겁했죠."
수렵장 주변에는 수렵 기간에 입산을 자제해 달라는 안내 현수막이 걸려 있지만, 관리 역시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었습니다.
<녹취> 경북 성주군청 관계자(음성변조) : "강압적으로 전 군민을 산에 못 들어가게 통제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요."
한편에선 필기시험 한 번만으로 수렵 면허를 딸 수 있는 등 사냥꾼에 대한 허술한 교육과 관리 체계가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는데요.
<인터뷰> 김철훈(야생생물관리협회 부회장) : "자동차 운전면허처럼 실기시험이 추가가 돼서 검증된 사람으로 엽사(사냥꾼을)를 배출해야 안전사고를 막을 수 있습니다. 그 다음에 정기적으로 경각심을 줄 수 있는 교육, 사격 실기를 가르쳐서..."
내년 2월 말까지 전국에 허가된 수렵장은 22곳.
야생생물관리협회에 따르면 개장 한 달여 만에 벌써 6건의 총기사고가 일어나 3명이 숨졌는데요.
예방을 위한 안전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경북의 한 야산에서 40대 남성이 암매장 된 채 발견됐습니다.
경찰조사 결과 이 남성은 사냥꾼의 총을 맞고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이진성 기자와 이 사건에 대해 자세히 알아봅니다.
사건이 발생한 지 한 달 정도 지났는데 아직 단서를 못 찾고 있다면서요?
<기자 멘트>
네, 지난달 1일 전국의 수렵장 20여 곳이 개장했고요.
사냥 승인을 받은 수렵인은 금까지 만 3천 명 가까이 되는데요.
수렵장이 안전하게 운영된다면야 제가 없겠습니다만 해마다 크고 작은 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사건은 사냥꾼이 잘못을 덮기 위해 시신을 암매장한 것으로 보여 심각성이 더욱 큰데요.
지자체의 허술한 안전 관리도 도마에 오르고 있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5일 경북 청송의 한 마을 뒷산에서 암매장된 남성이 발견됐습니다.
흙과 낙엽으로 덮여 있던 시신은 46살 이 모 씨였는데요.
이 씨는 지난 달 2일 더덕을 캐러 산에 갔다가 실종됐습니다.
<녹취> 故 이00 씨 동료(음성변조) : "(오후) 1시 39분에 통화한 그 기록은 나와요. 그날 회식을 하기로 해서, '빨리 (산에서) 내려와라' 하고 전화를 했는데 2시 7분 돼가면서부터 전화(통화)가 안 됐어요."
이 씨는 결국 그날 회식에 참석하지 않았는데요.
귀가하지도 않았습니다.
<녹취> 故 이00 씨 매형(음성변조) : "(다음날) 회사에서 전화가 왔어요. 출근을 안 해서 전화를 했다고 하는 거예요. 그래서 우리가 바로 신고를 했죠."
이 씨는 경찰이 수색을 시작한 지 3일 만에 결국 시신으로 발견됐습니다.
<녹취> 故 이00 씨 매형(음성변조) : "(시신을) 묻어 놨으니 이건 뭐, 어이가 없지 뭐..."
<녹취> 故 이00 씨 누나(음성변조) : "몰랐죠. 얘가 이렇게 죽을지 몰랐죠. 왜 그랬는지, 사람을 왜 그랬는지..."
그런데, 시신 발견 당시 이 씨는 몸 여러 곳에 총상이 나있었습니다.
<녹취> 故 이00 씨 매형(음성변조) : "옆구리 쪽으로 총알이 튀어 나갔는데 3발이 관통돼 버렸고 6발은 박혀 있었고..."
주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이 씨가 실종되던 날 마을에 여러 발의 총소리가 들렸다고 하는데요.
<녹취> 인근 주민(음성변조) : "총소리 많이 났어요. 그날, 사고 난 날."
<녹취> 인근 주민(음성변조) : "몇 발 들리던데요. 저희 사과밭이 강 가까이 있다 보니까 소리가 선명하게 들리죠."
국과수의 부검 결과, 이 씨는 한 번 총을 쏘면 10개의 탄환이 발사되는 사냥용 산탄총에 맞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인터뷰> 김용태(경감/청송경찰서 수사과) : "그 상황으로 보아 엽사(사냥꾼)들에 의한 오인 사격으로, (이 씨가) 사망하자 시신을 은닉한 것으로 보고..."
이 씨가 숨진 채 발견된 산은 지난달 1일 개장한 수렵장이었습니다.
개장 첫 주 주말이어서 사냥을 하러 온 사람들이 꽤 많았다고 하는데요.
<녹취> 인근 주민(음성변조) : "차가 많이 들어왔어요. 토요일에..."
<녹취> 인근 주민(음성변조) : "아래 콩밭을 매러 가는데 차, 사람, 개가 바글거리고...."
그렇다면 범인은 누굴까요?
사냥을 하러 온 사냥꾼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는데요.
<녹취> 포수(음성변조) : "꿩을 잡는 사람이 한 것이 아니고 이것은 멧돼지 포수가 목에 서 있다가..."
<녹취> 포수(음성변조) : "낙엽이 많이 떨어진 상태였기 때문에 멧돼지가 내려오면 바스락바스락 소리가 나죠. 소리만 듣고 쐈을 수도 있고요."
경찰은 사건 당일 군 내 경찰관서에서 총기를 받아간 사냥꾼 170여 명과 다른 지역에서 총기를 받아 이곳에 사냥을 하러 온 120여 명을 집중 조사했지만 단서를 찾지 못했습니다.
벌써 한 달이 됐는데요.
경찰은 CCTV도 분석하고 시신의 산탄 자국을 토대로 탄환의 종류를 조사하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유가족이 분통을 터뜨리는 다른 이유가 더 있다고 합니다.
사고 당시는 마을 사람들이 한창 사과수확을 할 때였다는 겁니다.
<녹취> 故 이00 씨 매형(음성변조) : "11월 중순까지 한창 사과 수확 기간인데 (수렵장 개장을) 늦출 수도 있는데 왜 하필이면 11월에 수렵 허가를 내주느냐..."
게다가 주민들은 마을 근처에 수렵장이 개장됐다는 사실조차 제대로 알지 못했다는데요.
<녹취> 인근 주민(음성변조) : "청송 지역 과수원 절반이 산에 있습니다. 수확을 하는 상황에 왜 총기 (사냥) 허가를 내줘서..."
<녹취> 인근 주민(음성변조) : "사냥을 하라고 하니까 농민들은 어쩔 수 없죠, 뭐. 사람이 죽거나 말거나..."
청송군 측은 뒤늦게 내년부터는 수렵장 개장 시기를 조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녹취> 경북 청송군청 관계자(음성변조) : "안 그래도 다음에는 저희가 (사과 수확 시기를) 고려해서 환경부에 (수렵장) 승인을 받으려고 하거든요. 지금 어차피 해버린 것은 방법이 없잖아요."
수렵장 총기 사고는 지난 2일, 경북 성주에서도 일어났습니다.
땔감을 구하러 부모와 함께 산에 오른 남매가 사냥꾼이 쏜 엽총 유탄에 맞은 겁니다.
<인터뷰> 이재우(경감/성주경찰서 가천파출소) : "꿩이 논 위에서 나니까 꿩을 보고 산탄 1발을 발사했는데 마침 일가족이 산에서 나무를 하고 내려오다가..."
17살인 오빠는 다행히 부상이 가벼웠지만, 13살인 동생은 하반신에 중상을 입어 수술까지 받게 됐습니다.
<녹취> 피해 남매 어머니(음성변조) : "엉덩이 쪽은 깊이 박힌 것이 아니라 어제 제거를 했고, (허벅지 쪽 탄피) 하나는 좀 깊이 박혀서 지금 경과를 보고 있거든요. (수술을) 기다리고 있어요."
경찰은 사냥꾼 곽 모 씨를 불구속 입건하고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는데요.
사건이 일어난 수렵장은 모두 마을 인근에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현행법상 민가에서 100미터 이상만 떨어져 있으면, 수렵장 허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산 바로 옆에 농가가 있는 경우가 많아서 주민들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고 합니다.
<인터뷰> 유태연(수렵장 인근 주민) : "(총을 맞아서) 여기가 찢어졌다는 것 아닙니까? 그날 (사람이) 맞았으면 큰일 났죠."
<인터뷰> 박일선(수렵장 인근 주민) : "걸어오다가 앞에서 (탄환이) 핑 지나갔어요. 아무 것도 모르고 오다가 놀랐죠. 식겁했죠."
수렵장 주변에는 수렵 기간에 입산을 자제해 달라는 안내 현수막이 걸려 있지만, 관리 역시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었습니다.
<녹취> 경북 성주군청 관계자(음성변조) : "강압적으로 전 군민을 산에 못 들어가게 통제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요."
한편에선 필기시험 한 번만으로 수렵 면허를 딸 수 있는 등 사냥꾼에 대한 허술한 교육과 관리 체계가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는데요.
<인터뷰> 김철훈(야생생물관리협회 부회장) : "자동차 운전면허처럼 실기시험이 추가가 돼서 검증된 사람으로 엽사(사냥꾼을)를 배출해야 안전사고를 막을 수 있습니다. 그 다음에 정기적으로 경각심을 줄 수 있는 교육, 사격 실기를 가르쳐서..."
내년 2월 말까지 전국에 허가된 수렵장은 22곳.
야생생물관리협회에 따르면 개장 한 달여 만에 벌써 6건의 총기사고가 일어나 3명이 숨졌는데요.
예방을 위한 안전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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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 따라잡기] 사냥철, 수렵장 총기 사고…암매장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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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3-12-05 08:45:20
- 수정2013-12-05 09:37:17

<앵커 멘트>
경북의 한 야산에서 40대 남성이 암매장 된 채 발견됐습니다.
경찰조사 결과 이 남성은 사냥꾼의 총을 맞고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이진성 기자와 이 사건에 대해 자세히 알아봅니다.
사건이 발생한 지 한 달 정도 지났는데 아직 단서를 못 찾고 있다면서요?
<기자 멘트>
네, 지난달 1일 전국의 수렵장 20여 곳이 개장했고요.
사냥 승인을 받은 수렵인은 금까지 만 3천 명 가까이 되는데요.
수렵장이 안전하게 운영된다면야 제가 없겠습니다만 해마다 크고 작은 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사건은 사냥꾼이 잘못을 덮기 위해 시신을 암매장한 것으로 보여 심각성이 더욱 큰데요.
지자체의 허술한 안전 관리도 도마에 오르고 있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5일 경북 청송의 한 마을 뒷산에서 암매장된 남성이 발견됐습니다.
흙과 낙엽으로 덮여 있던 시신은 46살 이 모 씨였는데요.
이 씨는 지난 달 2일 더덕을 캐러 산에 갔다가 실종됐습니다.
<녹취> 故 이00 씨 동료(음성변조) : "(오후) 1시 39분에 통화한 그 기록은 나와요. 그날 회식을 하기로 해서, '빨리 (산에서) 내려와라' 하고 전화를 했는데 2시 7분 돼가면서부터 전화(통화)가 안 됐어요."
이 씨는 결국 그날 회식에 참석하지 않았는데요.
귀가하지도 않았습니다.
<녹취> 故 이00 씨 매형(음성변조) : "(다음날) 회사에서 전화가 왔어요. 출근을 안 해서 전화를 했다고 하는 거예요. 그래서 우리가 바로 신고를 했죠."
이 씨는 경찰이 수색을 시작한 지 3일 만에 결국 시신으로 발견됐습니다.
<녹취> 故 이00 씨 매형(음성변조) : "(시신을) 묻어 놨으니 이건 뭐, 어이가 없지 뭐..."
<녹취> 故 이00 씨 누나(음성변조) : "몰랐죠. 얘가 이렇게 죽을지 몰랐죠. 왜 그랬는지, 사람을 왜 그랬는지..."
그런데, 시신 발견 당시 이 씨는 몸 여러 곳에 총상이 나있었습니다.
<녹취> 故 이00 씨 매형(음성변조) : "옆구리 쪽으로 총알이 튀어 나갔는데 3발이 관통돼 버렸고 6발은 박혀 있었고..."
주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이 씨가 실종되던 날 마을에 여러 발의 총소리가 들렸다고 하는데요.
<녹취> 인근 주민(음성변조) : "총소리 많이 났어요. 그날, 사고 난 날."
<녹취> 인근 주민(음성변조) : "몇 발 들리던데요. 저희 사과밭이 강 가까이 있다 보니까 소리가 선명하게 들리죠."
국과수의 부검 결과, 이 씨는 한 번 총을 쏘면 10개의 탄환이 발사되는 사냥용 산탄총에 맞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인터뷰> 김용태(경감/청송경찰서 수사과) : "그 상황으로 보아 엽사(사냥꾼)들에 의한 오인 사격으로, (이 씨가) 사망하자 시신을 은닉한 것으로 보고..."
이 씨가 숨진 채 발견된 산은 지난달 1일 개장한 수렵장이었습니다.
개장 첫 주 주말이어서 사냥을 하러 온 사람들이 꽤 많았다고 하는데요.
<녹취> 인근 주민(음성변조) : "차가 많이 들어왔어요. 토요일에..."
<녹취> 인근 주민(음성변조) : "아래 콩밭을 매러 가는데 차, 사람, 개가 바글거리고...."
그렇다면 범인은 누굴까요?
사냥을 하러 온 사냥꾼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는데요.
<녹취> 포수(음성변조) : "꿩을 잡는 사람이 한 것이 아니고 이것은 멧돼지 포수가 목에 서 있다가..."
<녹취> 포수(음성변조) : "낙엽이 많이 떨어진 상태였기 때문에 멧돼지가 내려오면 바스락바스락 소리가 나죠. 소리만 듣고 쐈을 수도 있고요."
경찰은 사건 당일 군 내 경찰관서에서 총기를 받아간 사냥꾼 170여 명과 다른 지역에서 총기를 받아 이곳에 사냥을 하러 온 120여 명을 집중 조사했지만 단서를 찾지 못했습니다.
벌써 한 달이 됐는데요.
경찰은 CCTV도 분석하고 시신의 산탄 자국을 토대로 탄환의 종류를 조사하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유가족이 분통을 터뜨리는 다른 이유가 더 있다고 합니다.
사고 당시는 마을 사람들이 한창 사과수확을 할 때였다는 겁니다.
<녹취> 故 이00 씨 매형(음성변조) : "11월 중순까지 한창 사과 수확 기간인데 (수렵장 개장을) 늦출 수도 있는데 왜 하필이면 11월에 수렵 허가를 내주느냐..."
게다가 주민들은 마을 근처에 수렵장이 개장됐다는 사실조차 제대로 알지 못했다는데요.
<녹취> 인근 주민(음성변조) : "청송 지역 과수원 절반이 산에 있습니다. 수확을 하는 상황에 왜 총기 (사냥) 허가를 내줘서..."
<녹취> 인근 주민(음성변조) : "사냥을 하라고 하니까 농민들은 어쩔 수 없죠, 뭐. 사람이 죽거나 말거나..."
청송군 측은 뒤늦게 내년부터는 수렵장 개장 시기를 조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녹취> 경북 청송군청 관계자(음성변조) : "안 그래도 다음에는 저희가 (사과 수확 시기를) 고려해서 환경부에 (수렵장) 승인을 받으려고 하거든요. 지금 어차피 해버린 것은 방법이 없잖아요."
수렵장 총기 사고는 지난 2일, 경북 성주에서도 일어났습니다.
땔감을 구하러 부모와 함께 산에 오른 남매가 사냥꾼이 쏜 엽총 유탄에 맞은 겁니다.
<인터뷰> 이재우(경감/성주경찰서 가천파출소) : "꿩이 논 위에서 나니까 꿩을 보고 산탄 1발을 발사했는데 마침 일가족이 산에서 나무를 하고 내려오다가..."
17살인 오빠는 다행히 부상이 가벼웠지만, 13살인 동생은 하반신에 중상을 입어 수술까지 받게 됐습니다.
<녹취> 피해 남매 어머니(음성변조) : "엉덩이 쪽은 깊이 박힌 것이 아니라 어제 제거를 했고, (허벅지 쪽 탄피) 하나는 좀 깊이 박혀서 지금 경과를 보고 있거든요. (수술을) 기다리고 있어요."
경찰은 사냥꾼 곽 모 씨를 불구속 입건하고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는데요.
사건이 일어난 수렵장은 모두 마을 인근에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현행법상 민가에서 100미터 이상만 떨어져 있으면, 수렵장 허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산 바로 옆에 농가가 있는 경우가 많아서 주민들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고 합니다.
<인터뷰> 유태연(수렵장 인근 주민) : "(총을 맞아서) 여기가 찢어졌다는 것 아닙니까? 그날 (사람이) 맞았으면 큰일 났죠."
<인터뷰> 박일선(수렵장 인근 주민) : "걸어오다가 앞에서 (탄환이) 핑 지나갔어요. 아무 것도 모르고 오다가 놀랐죠. 식겁했죠."
수렵장 주변에는 수렵 기간에 입산을 자제해 달라는 안내 현수막이 걸려 있지만, 관리 역시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었습니다.
<녹취> 경북 성주군청 관계자(음성변조) : "강압적으로 전 군민을 산에 못 들어가게 통제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요."
한편에선 필기시험 한 번만으로 수렵 면허를 딸 수 있는 등 사냥꾼에 대한 허술한 교육과 관리 체계가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는데요.
<인터뷰> 김철훈(야생생물관리협회 부회장) : "자동차 운전면허처럼 실기시험이 추가가 돼서 검증된 사람으로 엽사(사냥꾼을)를 배출해야 안전사고를 막을 수 있습니다. 그 다음에 정기적으로 경각심을 줄 수 있는 교육, 사격 실기를 가르쳐서..."
내년 2월 말까지 전국에 허가된 수렵장은 22곳.
야생생물관리협회에 따르면 개장 한 달여 만에 벌써 6건의 총기사고가 일어나 3명이 숨졌는데요.
예방을 위한 안전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경북의 한 야산에서 40대 남성이 암매장 된 채 발견됐습니다.
경찰조사 결과 이 남성은 사냥꾼의 총을 맞고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이진성 기자와 이 사건에 대해 자세히 알아봅니다.
사건이 발생한 지 한 달 정도 지났는데 아직 단서를 못 찾고 있다면서요?
<기자 멘트>
네, 지난달 1일 전국의 수렵장 20여 곳이 개장했고요.
사냥 승인을 받은 수렵인은 금까지 만 3천 명 가까이 되는데요.
수렵장이 안전하게 운영된다면야 제가 없겠습니다만 해마다 크고 작은 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사건은 사냥꾼이 잘못을 덮기 위해 시신을 암매장한 것으로 보여 심각성이 더욱 큰데요.
지자체의 허술한 안전 관리도 도마에 오르고 있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5일 경북 청송의 한 마을 뒷산에서 암매장된 남성이 발견됐습니다.
흙과 낙엽으로 덮여 있던 시신은 46살 이 모 씨였는데요.
이 씨는 지난 달 2일 더덕을 캐러 산에 갔다가 실종됐습니다.
<녹취> 故 이00 씨 동료(음성변조) : "(오후) 1시 39분에 통화한 그 기록은 나와요. 그날 회식을 하기로 해서, '빨리 (산에서) 내려와라' 하고 전화를 했는데 2시 7분 돼가면서부터 전화(통화)가 안 됐어요."
이 씨는 결국 그날 회식에 참석하지 않았는데요.
귀가하지도 않았습니다.
<녹취> 故 이00 씨 매형(음성변조) : "(다음날) 회사에서 전화가 왔어요. 출근을 안 해서 전화를 했다고 하는 거예요. 그래서 우리가 바로 신고를 했죠."
이 씨는 경찰이 수색을 시작한 지 3일 만에 결국 시신으로 발견됐습니다.
<녹취> 故 이00 씨 매형(음성변조) : "(시신을) 묻어 놨으니 이건 뭐, 어이가 없지 뭐..."
<녹취> 故 이00 씨 누나(음성변조) : "몰랐죠. 얘가 이렇게 죽을지 몰랐죠. 왜 그랬는지, 사람을 왜 그랬는지..."
그런데, 시신 발견 당시 이 씨는 몸 여러 곳에 총상이 나있었습니다.
<녹취> 故 이00 씨 매형(음성변조) : "옆구리 쪽으로 총알이 튀어 나갔는데 3발이 관통돼 버렸고 6발은 박혀 있었고..."
주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이 씨가 실종되던 날 마을에 여러 발의 총소리가 들렸다고 하는데요.
<녹취> 인근 주민(음성변조) : "총소리 많이 났어요. 그날, 사고 난 날."
<녹취> 인근 주민(음성변조) : "몇 발 들리던데요. 저희 사과밭이 강 가까이 있다 보니까 소리가 선명하게 들리죠."
국과수의 부검 결과, 이 씨는 한 번 총을 쏘면 10개의 탄환이 발사되는 사냥용 산탄총에 맞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인터뷰> 김용태(경감/청송경찰서 수사과) : "그 상황으로 보아 엽사(사냥꾼)들에 의한 오인 사격으로, (이 씨가) 사망하자 시신을 은닉한 것으로 보고..."
이 씨가 숨진 채 발견된 산은 지난달 1일 개장한 수렵장이었습니다.
개장 첫 주 주말이어서 사냥을 하러 온 사람들이 꽤 많았다고 하는데요.
<녹취> 인근 주민(음성변조) : "차가 많이 들어왔어요. 토요일에..."
<녹취> 인근 주민(음성변조) : "아래 콩밭을 매러 가는데 차, 사람, 개가 바글거리고...."
그렇다면 범인은 누굴까요?
사냥을 하러 온 사냥꾼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는데요.
<녹취> 포수(음성변조) : "꿩을 잡는 사람이 한 것이 아니고 이것은 멧돼지 포수가 목에 서 있다가..."
<녹취> 포수(음성변조) : "낙엽이 많이 떨어진 상태였기 때문에 멧돼지가 내려오면 바스락바스락 소리가 나죠. 소리만 듣고 쐈을 수도 있고요."
경찰은 사건 당일 군 내 경찰관서에서 총기를 받아간 사냥꾼 170여 명과 다른 지역에서 총기를 받아 이곳에 사냥을 하러 온 120여 명을 집중 조사했지만 단서를 찾지 못했습니다.
벌써 한 달이 됐는데요.
경찰은 CCTV도 분석하고 시신의 산탄 자국을 토대로 탄환의 종류를 조사하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유가족이 분통을 터뜨리는 다른 이유가 더 있다고 합니다.
사고 당시는 마을 사람들이 한창 사과수확을 할 때였다는 겁니다.
<녹취> 故 이00 씨 매형(음성변조) : "11월 중순까지 한창 사과 수확 기간인데 (수렵장 개장을) 늦출 수도 있는데 왜 하필이면 11월에 수렵 허가를 내주느냐..."
게다가 주민들은 마을 근처에 수렵장이 개장됐다는 사실조차 제대로 알지 못했다는데요.
<녹취> 인근 주민(음성변조) : "청송 지역 과수원 절반이 산에 있습니다. 수확을 하는 상황에 왜 총기 (사냥) 허가를 내줘서..."
<녹취> 인근 주민(음성변조) : "사냥을 하라고 하니까 농민들은 어쩔 수 없죠, 뭐. 사람이 죽거나 말거나..."
청송군 측은 뒤늦게 내년부터는 수렵장 개장 시기를 조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녹취> 경북 청송군청 관계자(음성변조) : "안 그래도 다음에는 저희가 (사과 수확 시기를) 고려해서 환경부에 (수렵장) 승인을 받으려고 하거든요. 지금 어차피 해버린 것은 방법이 없잖아요."
수렵장 총기 사고는 지난 2일, 경북 성주에서도 일어났습니다.
땔감을 구하러 부모와 함께 산에 오른 남매가 사냥꾼이 쏜 엽총 유탄에 맞은 겁니다.
<인터뷰> 이재우(경감/성주경찰서 가천파출소) : "꿩이 논 위에서 나니까 꿩을 보고 산탄 1발을 발사했는데 마침 일가족이 산에서 나무를 하고 내려오다가..."
17살인 오빠는 다행히 부상이 가벼웠지만, 13살인 동생은 하반신에 중상을 입어 수술까지 받게 됐습니다.
<녹취> 피해 남매 어머니(음성변조) : "엉덩이 쪽은 깊이 박힌 것이 아니라 어제 제거를 했고, (허벅지 쪽 탄피) 하나는 좀 깊이 박혀서 지금 경과를 보고 있거든요. (수술을) 기다리고 있어요."
경찰은 사냥꾼 곽 모 씨를 불구속 입건하고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는데요.
사건이 일어난 수렵장은 모두 마을 인근에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현행법상 민가에서 100미터 이상만 떨어져 있으면, 수렵장 허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산 바로 옆에 농가가 있는 경우가 많아서 주민들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고 합니다.
<인터뷰> 유태연(수렵장 인근 주민) : "(총을 맞아서) 여기가 찢어졌다는 것 아닙니까? 그날 (사람이) 맞았으면 큰일 났죠."
<인터뷰> 박일선(수렵장 인근 주민) : "걸어오다가 앞에서 (탄환이) 핑 지나갔어요. 아무 것도 모르고 오다가 놀랐죠. 식겁했죠."
수렵장 주변에는 수렵 기간에 입산을 자제해 달라는 안내 현수막이 걸려 있지만, 관리 역시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었습니다.
<녹취> 경북 성주군청 관계자(음성변조) : "강압적으로 전 군민을 산에 못 들어가게 통제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요."
한편에선 필기시험 한 번만으로 수렵 면허를 딸 수 있는 등 사냥꾼에 대한 허술한 교육과 관리 체계가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는데요.
<인터뷰> 김철훈(야생생물관리협회 부회장) : "자동차 운전면허처럼 실기시험이 추가가 돼서 검증된 사람으로 엽사(사냥꾼을)를 배출해야 안전사고를 막을 수 있습니다. 그 다음에 정기적으로 경각심을 줄 수 있는 교육, 사격 실기를 가르쳐서..."
내년 2월 말까지 전국에 허가된 수렵장은 22곳.
야생생물관리협회에 따르면 개장 한 달여 만에 벌써 6건의 총기사고가 일어나 3명이 숨졌는데요.
예방을 위한 안전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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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성 기자 e-gij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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