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포착] 불황 속 중고품 인기몰이…이유는?

입력 2013.12.11 (08:16) 수정 2013.12.11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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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오프라인 서점들이 하나둘 문을 닫고 온라인으로 옮겨가는 추세입니다만, 반대로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확장한 서점도 있습니다.

이렇게 흐름을 거스르는 건 다름 아닌 '헌책방'인데요.

여기서도 알 수 있듯이 요즘 '중고'의 인기는 갈수록 더해가고 있다고요, 노태영 기자가 취재했거든요.

어느 정도인가요?

<기자 멘트>

불황이라지만 점점 더 고객이 늘고 있는 곳이 바로 말씀하신 헌책방 등 중고물품 시장입니다.

허리띠 졸라매고 최저가를 찾던 소비자들이 이젠 아예 중고품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기 때문인데요.

사고파는 물건도 다양해져서 젖병 등 예전에는 새것만 고집했던 육아용품들도 요즘에는 중고시장에서 인기리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더욱 활발해지고 다양해진 중고시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중고품 센터. 최근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치솟는 물가 속 비싼 새 제품보다는 저렴한 중고품의 선호도가 더 높아졌기 때문인데요.

<녹취> “천 원이면 거저 주는 거죠. 도자기 같잖아요”

<인터뷰> 이지연(서울시 방이동) : “비싸고 예쁜 물건을 중고로 싸게 사서 쓸 수 있는 장점이 있죠”

새것이나 다름없는 물건이 시중가의 절반도 안 되는 가격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최근엔 고가의 레저용품부터 액세서리, 장식품 등 없는 것이 없을 정도로 취급 물품들이 다양해지면서 중고 거래가 더욱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데요.

<인터뷰> 이용석(중고품 센터 과장) : “(매출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고요. 작년 대비해서 올해 한 10~15% 정도 증가한 것으로 보입니다.”

고장 났거나 흠집이 난 것들은 무료! 운이 좋으면 필요한 물건을 공짜로 얻어 갈 수도 있습니다.

<녹취> “이거 그냥 가져가도 된대”

<녹취> “정말?”

<녹취> “딱 이런 거 필요했었잖아”

버려지고 못 쓰는 물건 취급받던 중고품이 이젠 없어서 못가져가는 신분으로 대접이 크게 달라진 것입니다.

<인터뷰> 권영보(서울시 둔촌동) : “무료 나눔 코너에 제가 필요한 물건이 있어서 공짜로 가져가게 되니까 정말 기분이 좋습니다.”

<인터뷰> 강수영(경기도 용인시) : “잘만 고르면 좋은 물건을 싸게 살 수 있고 저도 책 같은 거 애들 크면서 필요 없는 것들 인터넷 사이트에 올려서 팔기도 하고요.”

온라인 시장의 활성화는 중고시장에도 큰 영향을 줬습니다.

최근 온라인 상 중고품 매출이 급증했는데요, 아이물건은 웬만하면 새 것으로 사는 엄마들도 요즘엔 중고 사이트로 몰리고 있습니다.

이곳에선 아이 옷, 장난감은 기본, 기저귀와 분유 심지어 젖병까지 중고로 거래되고 있는데요, 9개월 된 자녀를 키우고 있는 주부. 집에 있는 육아용품 대부분이 중고입니다

<인터뷰> 유은영(서울시 난곡동) : “중고가 저렴하기도 하고 아기가 쓸지 안 쓸지 모르는 상황에서 큰 거금을 들여서 사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새로 사긴 아까운 아기물건들. 옷, 장난감, 책 등은 천 원대.

유모차는 5만 원에 싸게 구입했는데요. 식기, 턱받이와 같이 아이 입에 직접 닿는 용품들도 중고로 구입했습니다.

<인터뷰> 유은영(서울시 난곡동) : “중고품이라고 해서 지저분하고 안 좋을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엄마들이 중고품이 아니더라도 평소에 쓸 때 깨끗하게 하려고 노력을 하는 제품들이잖아요. 그런 제품들을 중고로 받은 거기 때문에 저도 받으면 바로 사용하는 게 아니라 여러 번 세척, 살균하고 사용하니까 크게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아요.”

사용 기간이 짧은 육아용품!

때문에 요즘 주부들은 아예 살 때부터 재판매를 염두에 두고 깨끗하게 사용한다는데요.

<인터뷰> 유은영(서울시 난곡동) : “아이가 크면 지금 쓰고 있는 제품들이 나중엔 짐이 될 거기 때문에 그런 제품들은 저렴하게 되팔고 나중에 아이에게 필요한 물품을 살 때 보태면 좋을 것 같아요.”

중고 거래 수요가 높아지면서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시장이 거꾸로 확장되는 경우도 생겨났습니다.

사람들로 북적이는 한 대형서점.

이곳은 중고 책만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중고서점인데요.

<인터뷰> 서오현(중고 서점 점장) : “온라인 서점을 먼저 시작했는데요. 고객들의 호응을 확인하고 오프라인 중고 서점을 열었습니다. 현재 열일곱 군데 정도 있고 고객들이 꾸준히 방문해 주고 계십니다.”

중고책방이지만 일반 대형 서점 못지 않습니다. 도서 검색대를 마련하고, 장르별로 일목요연하게 분류하는 등 편의를 제공했는데요.

신간 도서, 문제집, 만화책 등 기존 헌책방보다 더 다양하고 많은 책들이 구비돼 있습니다.

이젠 더이상 시중에 판매되지 않는 책들도 찾아볼 수 있는데요.

<인터뷰> 이용주(서울시 개포동) : “천 원이에요. 98년도 책을 어떻게 천 원에... 구할 수도 없는데 천 원에 사는 게 말이 안 되잖아요”

만 원짜리 소설책이 단 돈 4천 원! 이뿐 아니라 잘 살펴보면 3분의 1가격에 때 안탄 새 것 같은 책을 구할 수 있는데요.

그래서 더더욱 소비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허영진(서울시 대치동) : “아무래도 오프라인 매장은 눈으로 직접 보기 때문에 찢어져 있거나 낙서가 있거나 그런 책 상태를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으니까.”

주머니사정 어려운 젊은이들은 먼지 쌓인 책들을 꺼내놓기 시작했는데요.

이곳에 하루 들어오는 책만 천여 권 이상! 보관 상태에 따라 등급별로 가격이 책정 됩니다.

<녹취> “이 책은 최상으로 해드리고요. 세 권은 상으로 매입해드릴게요”

값싸고 질 좋은 물건으로 거래 만족도도 높아지는 추세.

경제적 부담도 덜었습니다.

<인터뷰> 최우진(서울시 방배동) : “만 3천 원 정도 절약한 거잖아요. 앞으로 읽고 싶은 책들 여기에 들러서 더 살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인터뷰> 김희수(전라북도 전주시) : “요즘 경기도 안 좋고, 돈 벌기도 힘들고 해서 중고품으로 좀 마이너스를 메우면 되지 않을까.”

<인터뷰> 허경옥(성신여대 생활문화소비자학과 교수) : “중고 시장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가 더 늘 것 같고요. 환경이라든가 지속 가능한 소비에 대한 관심도 늘기 때문에 버리지 않고 돌아가면서 쓴다는 것 자체가 진정한 의미의 소비자의 역할이라는 인식이 높아져요. 중고 시장은 계속 활성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불황을 이겨내는 합리적인 소비!

다양한 중고거래를 통한 실속형 소비문화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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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제포착] 불황 속 중고품 인기몰이…이유는?
    • 입력 2013-12-11 08:20:59
    • 수정2013-12-11 09: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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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오프라인 서점들이 하나둘 문을 닫고 온라인으로 옮겨가는 추세입니다만, 반대로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확장한 서점도 있습니다.

이렇게 흐름을 거스르는 건 다름 아닌 '헌책방'인데요.

여기서도 알 수 있듯이 요즘 '중고'의 인기는 갈수록 더해가고 있다고요, 노태영 기자가 취재했거든요.

어느 정도인가요?

<기자 멘트>

불황이라지만 점점 더 고객이 늘고 있는 곳이 바로 말씀하신 헌책방 등 중고물품 시장입니다.

허리띠 졸라매고 최저가를 찾던 소비자들이 이젠 아예 중고품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기 때문인데요.

사고파는 물건도 다양해져서 젖병 등 예전에는 새것만 고집했던 육아용품들도 요즘에는 중고시장에서 인기리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더욱 활발해지고 다양해진 중고시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중고품 센터. 최근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치솟는 물가 속 비싼 새 제품보다는 저렴한 중고품의 선호도가 더 높아졌기 때문인데요.

<녹취> “천 원이면 거저 주는 거죠. 도자기 같잖아요”

<인터뷰> 이지연(서울시 방이동) : “비싸고 예쁜 물건을 중고로 싸게 사서 쓸 수 있는 장점이 있죠”

새것이나 다름없는 물건이 시중가의 절반도 안 되는 가격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최근엔 고가의 레저용품부터 액세서리, 장식품 등 없는 것이 없을 정도로 취급 물품들이 다양해지면서 중고 거래가 더욱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데요.

<인터뷰> 이용석(중고품 센터 과장) : “(매출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고요. 작년 대비해서 올해 한 10~15% 정도 증가한 것으로 보입니다.”

고장 났거나 흠집이 난 것들은 무료! 운이 좋으면 필요한 물건을 공짜로 얻어 갈 수도 있습니다.

<녹취> “이거 그냥 가져가도 된대”

<녹취> “정말?”

<녹취> “딱 이런 거 필요했었잖아”

버려지고 못 쓰는 물건 취급받던 중고품이 이젠 없어서 못가져가는 신분으로 대접이 크게 달라진 것입니다.

<인터뷰> 권영보(서울시 둔촌동) : “무료 나눔 코너에 제가 필요한 물건이 있어서 공짜로 가져가게 되니까 정말 기분이 좋습니다.”

<인터뷰> 강수영(경기도 용인시) : “잘만 고르면 좋은 물건을 싸게 살 수 있고 저도 책 같은 거 애들 크면서 필요 없는 것들 인터넷 사이트에 올려서 팔기도 하고요.”

온라인 시장의 활성화는 중고시장에도 큰 영향을 줬습니다.

최근 온라인 상 중고품 매출이 급증했는데요, 아이물건은 웬만하면 새 것으로 사는 엄마들도 요즘엔 중고 사이트로 몰리고 있습니다.

이곳에선 아이 옷, 장난감은 기본, 기저귀와 분유 심지어 젖병까지 중고로 거래되고 있는데요, 9개월 된 자녀를 키우고 있는 주부. 집에 있는 육아용품 대부분이 중고입니다

<인터뷰> 유은영(서울시 난곡동) : “중고가 저렴하기도 하고 아기가 쓸지 안 쓸지 모르는 상황에서 큰 거금을 들여서 사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새로 사긴 아까운 아기물건들. 옷, 장난감, 책 등은 천 원대.

유모차는 5만 원에 싸게 구입했는데요. 식기, 턱받이와 같이 아이 입에 직접 닿는 용품들도 중고로 구입했습니다.

<인터뷰> 유은영(서울시 난곡동) : “중고품이라고 해서 지저분하고 안 좋을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엄마들이 중고품이 아니더라도 평소에 쓸 때 깨끗하게 하려고 노력을 하는 제품들이잖아요. 그런 제품들을 중고로 받은 거기 때문에 저도 받으면 바로 사용하는 게 아니라 여러 번 세척, 살균하고 사용하니까 크게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아요.”

사용 기간이 짧은 육아용품!

때문에 요즘 주부들은 아예 살 때부터 재판매를 염두에 두고 깨끗하게 사용한다는데요.

<인터뷰> 유은영(서울시 난곡동) : “아이가 크면 지금 쓰고 있는 제품들이 나중엔 짐이 될 거기 때문에 그런 제품들은 저렴하게 되팔고 나중에 아이에게 필요한 물품을 살 때 보태면 좋을 것 같아요.”

중고 거래 수요가 높아지면서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시장이 거꾸로 확장되는 경우도 생겨났습니다.

사람들로 북적이는 한 대형서점.

이곳은 중고 책만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중고서점인데요.

<인터뷰> 서오현(중고 서점 점장) : “온라인 서점을 먼저 시작했는데요. 고객들의 호응을 확인하고 오프라인 중고 서점을 열었습니다. 현재 열일곱 군데 정도 있고 고객들이 꾸준히 방문해 주고 계십니다.”

중고책방이지만 일반 대형 서점 못지 않습니다. 도서 검색대를 마련하고, 장르별로 일목요연하게 분류하는 등 편의를 제공했는데요.

신간 도서, 문제집, 만화책 등 기존 헌책방보다 더 다양하고 많은 책들이 구비돼 있습니다.

이젠 더이상 시중에 판매되지 않는 책들도 찾아볼 수 있는데요.

<인터뷰> 이용주(서울시 개포동) : “천 원이에요. 98년도 책을 어떻게 천 원에... 구할 수도 없는데 천 원에 사는 게 말이 안 되잖아요”

만 원짜리 소설책이 단 돈 4천 원! 이뿐 아니라 잘 살펴보면 3분의 1가격에 때 안탄 새 것 같은 책을 구할 수 있는데요.

그래서 더더욱 소비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허영진(서울시 대치동) : “아무래도 오프라인 매장은 눈으로 직접 보기 때문에 찢어져 있거나 낙서가 있거나 그런 책 상태를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으니까.”

주머니사정 어려운 젊은이들은 먼지 쌓인 책들을 꺼내놓기 시작했는데요.

이곳에 하루 들어오는 책만 천여 권 이상! 보관 상태에 따라 등급별로 가격이 책정 됩니다.

<녹취> “이 책은 최상으로 해드리고요. 세 권은 상으로 매입해드릴게요”

값싸고 질 좋은 물건으로 거래 만족도도 높아지는 추세.

경제적 부담도 덜었습니다.

<인터뷰> 최우진(서울시 방배동) : “만 3천 원 정도 절약한 거잖아요. 앞으로 읽고 싶은 책들 여기에 들러서 더 살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인터뷰> 김희수(전라북도 전주시) : “요즘 경기도 안 좋고, 돈 벌기도 힘들고 해서 중고품으로 좀 마이너스를 메우면 되지 않을까.”

<인터뷰> 허경옥(성신여대 생활문화소비자학과 교수) : “중고 시장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가 더 늘 것 같고요. 환경이라든가 지속 가능한 소비에 대한 관심도 늘기 때문에 버리지 않고 돌아가면서 쓴다는 것 자체가 진정한 의미의 소비자의 역할이라는 인식이 높아져요. 중고 시장은 계속 활성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불황을 이겨내는 합리적인 소비!

다양한 중고거래를 통한 실속형 소비문화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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