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력충전] 태백산맥의 무대, 이야기가 있는 ‘벌교’

입력 2013.12.13 (08:44) 수정 2013.12.14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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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겨울에 놓칠 수 없는 진미라면 '꼬막'이 있고요,

'꼬막'하면 벌교인데요,

그런데 벌교를 가볼 만한 이유가 또 있습니다.

여러분, 소설 태백산맥 아시죠?

이 태백산맥의 배경이 벌교데요,

요즘 '정글만리'라는 소설로 다시금 그 존재감을 각인시킨 조정래 작가가 극찬한 바로 그곳입니다.

네, 모은희 기자의 안내를 받아 떠나볼게요.

<기자 멘트>

저도 태백산맥을 읽은 지가 20년이 다 돼서 내용이 많이 가물가물했는데, 이번에 벌교 여행을 통해서 책 속의 재미와 감동을 다시금 떠올리게 됐어요.

반나절 정도 벌교읍내를 걸으면 소설 속 배경지를 차분히 다 돌아볼 수 있고요.

곳곳에 남아 있는 일제시대의 흔적도 아직까지 찾아볼 수 있습니다.

벌교까지 갔으면, 음식은 단연 꼬막이죠.

추운 겨울에 쫄깃한 맛이 더 일품이니까 놓치지 마세요.

벌교로 출발합니다!

<리포트>

드넓은 갯벌 위로 떠오르는 태양.

아름다운 풍광이 인상적인 벌교에 발을 디뎠습니다.

일제시대, 전남 내륙의 풍부한 농산물을 수탈 당했던 교통 요충지가 바로 벌교인데요.

옛 흔적이 고스란히 담긴 까닭에 문학기행을 찾는 사람도 많다고 합니다.

시작점은 이곳, 태백산맥 문학관인데요.

취재했던 자료부터 육필원고까지, 7백 점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조정래 작가의 태백산맥은 4부작, 총 10권으로 구성된 작품인데요.

분단의 비극을 조명해 큰 화제가 됐습니다.

<인터뷰> 김옥자 (태백산맥 문학관 해설사) : "태백산맥에서 다루고 있는 배경을 보면 1948년 여순사건에서부터 1953년 분단이 고착화된 그 시대까지를 다루고 있습니다."

6년간 일일이 손으로 써낸 16,500매의 원고는 사람 키를 훌쩍 뛰어넘네요.

<인터뷰> 김용철 (관광객) : "굉장히 오랜 기간 준비를 해서 10권짜리 소설을 썼겠구나 하는 그런 생각이 드니까 다시 한 번 보면 내용이 좀 더 새로울 것 같아요."

태백산맥의 애독자들은 감회가 남다른데요.

<인터뷰> 조성희 (관광객) : "그 책을 통해서 이쪽 지역의 정서라든가 아픔이라든가 삶의 모습들에 대해 굉장히 가슴 깊이 감동을 받았던 것 같아요. 사진에 나와 있는 거리라든가 그런 곳을 다시 한 번 답사해보고 싶어요."

그렇다면 이번엔 소설의 무대 속으로 직접 들어가 볼까요?

벌교 읍내엔 대하소설 태백산맥의 흔적들이 생생하게 보존돼 있는데요.

소설 속에 등장했던 현부자네 집, 2층 누각이 달린 독특한 대문을 보러오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인터뷰> 강가희 (관광객) : "태백산맥을 읽고 나서 한 번 와보고 싶어서 왔어요. (현부자네 집은) 일본식 건축 형식이 섞여 있는데 그게 좀 특이하게 느껴지고요. 그 시대상을 잘 알 수 있는 건물이라서 굉장히 좋은 것 같아요."

주인공 염상구가 기차 올 때까지 버티기 담력 시합을 했던 철다리.

그리고 소설 속 남도여관!

원래는 보성여관에 도착했습니다.

일제 시대에는 호화숙박시설이었다고 하는데요,

지금도 숙박이 가능하대요.

특이할 것 같죠?

<인터뷰> 김성천 (보성여관 관리인) : "예전 1935년에 옛날 일본식 가옥 형태로 지어진 여관인데요. 그때를 복원해서 지금 저희가 숙박동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녹취> "이쪽은 저희 보성여관 전시실이에요."

옛 기억을 그대로 간직한 여관에서는요.

작가가 되어 소설을 원고지에 옮겨보는 태백산맥 필사 체험을 할 수 있고요.

남도의 구성진 소리를 가까이에서 직접 들을 수도 있습니다.

단순한 여관이 아니라 문화시설이죠.

<인터뷰> 한혜란 (관광객) : "와보니까 태백산맥의 무대가 됐다고, 이런 문화적인 공간이 있다는 게 정말 새로워요."

소설 태백산맥 덕분에 더 유명해진 벌교 명물, 또 하나 있죠?

바로 ‘꼬막’인데요.

갯벌에서 ‘뻘배’를 타고 꼬막 채취하는 모습, 많이 보셨을 거예요.

갯벌에서 나는 것은 ‘참꼬막’인데요.

새꼬막과 비교해보면 껍질에 파인 골 수가 다르죠.

추운 겨울인 요즘에는 참꼬막대신 바다에서 그물로 잡아오는 새꼬막 채취가 한창입니다.

<녹취> "막 잡아서 온 싱싱한 새꼬막이에요."

벌교 꼬막은 산란기가 끝난 10월부터 초봄까지, 오동통하게 살이 오르기 때문에요.

찬바람이 불면 벌교어민들의 손발이 바빠진다고 합니다.

밤새 잡은 싱싱한 꼬막을 옮겨 선별해내는 작업이 이어지는데요.

<녹취> "이 싱싱한 꼬막을 해먹지요. 이게 살아있는 거예요."

벌교에서는 주먹자랑 하지 말라는 말이 있죠?

힘의 원천이 바로 꼬막이라고 합니다.

꼬막은 주로 삶아 먹는데요.

특별한 요령이 있나요?

<녹취> "이 쪽, 저 쪽 돌리면 꼬막이 잘 안 삶아져요. 달라붙어요. 이렇게 한 쪽으로만 꼬막을 돌려줘야…"

벌교 토박이분께 제대로 된 벌교식 꼬막요리를 부탁드려봤습니다.

찰지고 쫀득쫀득한 벌교 꼬막이라면 어떤 요리라도 다 맛있겠죠?

푸짐한 꼬막 한 상이 차려졌는데요.

숙회는 기본, 전에, 무침까지, 군침도네요.

단백질과 아미노산이 풍부해서 겨울철 몸보신에도 그만이라고 합니다.

향긋한 바다 향, 다들 맛있게 드시죠?

<녹취> "벌교가 입 안으로 들어왔어요. 꼬막이 정말 맛있어요."

벌교의 맛을 한가득 품고 돌아갈 수 있겠네요.

최고의 꼬막과 최고의 문학이 함께 한 벌교 여행 어떠셨나요?

잊혀졌던 태백산맥의 감동과 쫄깃한 맛 기행이 반기는 벌교로 지금 떠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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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활력충전] 태백산맥의 무대, 이야기가 있는 ‘벌교’
    • 입력 2013-12-13 08:49:14
    • 수정2013-12-14 15: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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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놓칠 수 없는 진미라면 '꼬막'이 있고요,

'꼬막'하면 벌교인데요,

그런데 벌교를 가볼 만한 이유가 또 있습니다.

여러분, 소설 태백산맥 아시죠?

이 태백산맥의 배경이 벌교데요,

요즘 '정글만리'라는 소설로 다시금 그 존재감을 각인시킨 조정래 작가가 극찬한 바로 그곳입니다.

네, 모은희 기자의 안내를 받아 떠나볼게요.

<기자 멘트>

저도 태백산맥을 읽은 지가 20년이 다 돼서 내용이 많이 가물가물했는데, 이번에 벌교 여행을 통해서 책 속의 재미와 감동을 다시금 떠올리게 됐어요.

반나절 정도 벌교읍내를 걸으면 소설 속 배경지를 차분히 다 돌아볼 수 있고요.

곳곳에 남아 있는 일제시대의 흔적도 아직까지 찾아볼 수 있습니다.

벌교까지 갔으면, 음식은 단연 꼬막이죠.

추운 겨울에 쫄깃한 맛이 더 일품이니까 놓치지 마세요.

벌교로 출발합니다!

<리포트>

드넓은 갯벌 위로 떠오르는 태양.

아름다운 풍광이 인상적인 벌교에 발을 디뎠습니다.

일제시대, 전남 내륙의 풍부한 농산물을 수탈 당했던 교통 요충지가 바로 벌교인데요.

옛 흔적이 고스란히 담긴 까닭에 문학기행을 찾는 사람도 많다고 합니다.

시작점은 이곳, 태백산맥 문학관인데요.

취재했던 자료부터 육필원고까지, 7백 점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조정래 작가의 태백산맥은 4부작, 총 10권으로 구성된 작품인데요.

분단의 비극을 조명해 큰 화제가 됐습니다.

<인터뷰> 김옥자 (태백산맥 문학관 해설사) : "태백산맥에서 다루고 있는 배경을 보면 1948년 여순사건에서부터 1953년 분단이 고착화된 그 시대까지를 다루고 있습니다."

6년간 일일이 손으로 써낸 16,500매의 원고는 사람 키를 훌쩍 뛰어넘네요.

<인터뷰> 김용철 (관광객) : "굉장히 오랜 기간 준비를 해서 10권짜리 소설을 썼겠구나 하는 그런 생각이 드니까 다시 한 번 보면 내용이 좀 더 새로울 것 같아요."

태백산맥의 애독자들은 감회가 남다른데요.

<인터뷰> 조성희 (관광객) : "그 책을 통해서 이쪽 지역의 정서라든가 아픔이라든가 삶의 모습들에 대해 굉장히 가슴 깊이 감동을 받았던 것 같아요. 사진에 나와 있는 거리라든가 그런 곳을 다시 한 번 답사해보고 싶어요."

그렇다면 이번엔 소설의 무대 속으로 직접 들어가 볼까요?

벌교 읍내엔 대하소설 태백산맥의 흔적들이 생생하게 보존돼 있는데요.

소설 속에 등장했던 현부자네 집, 2층 누각이 달린 독특한 대문을 보러오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인터뷰> 강가희 (관광객) : "태백산맥을 읽고 나서 한 번 와보고 싶어서 왔어요. (현부자네 집은) 일본식 건축 형식이 섞여 있는데 그게 좀 특이하게 느껴지고요. 그 시대상을 잘 알 수 있는 건물이라서 굉장히 좋은 것 같아요."

주인공 염상구가 기차 올 때까지 버티기 담력 시합을 했던 철다리.

그리고 소설 속 남도여관!

원래는 보성여관에 도착했습니다.

일제 시대에는 호화숙박시설이었다고 하는데요,

지금도 숙박이 가능하대요.

특이할 것 같죠?

<인터뷰> 김성천 (보성여관 관리인) : "예전 1935년에 옛날 일본식 가옥 형태로 지어진 여관인데요. 그때를 복원해서 지금 저희가 숙박동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녹취> "이쪽은 저희 보성여관 전시실이에요."

옛 기억을 그대로 간직한 여관에서는요.

작가가 되어 소설을 원고지에 옮겨보는 태백산맥 필사 체험을 할 수 있고요.

남도의 구성진 소리를 가까이에서 직접 들을 수도 있습니다.

단순한 여관이 아니라 문화시설이죠.

<인터뷰> 한혜란 (관광객) : "와보니까 태백산맥의 무대가 됐다고, 이런 문화적인 공간이 있다는 게 정말 새로워요."

소설 태백산맥 덕분에 더 유명해진 벌교 명물, 또 하나 있죠?

바로 ‘꼬막’인데요.

갯벌에서 ‘뻘배’를 타고 꼬막 채취하는 모습, 많이 보셨을 거예요.

갯벌에서 나는 것은 ‘참꼬막’인데요.

새꼬막과 비교해보면 껍질에 파인 골 수가 다르죠.

추운 겨울인 요즘에는 참꼬막대신 바다에서 그물로 잡아오는 새꼬막 채취가 한창입니다.

<녹취> "막 잡아서 온 싱싱한 새꼬막이에요."

벌교 꼬막은 산란기가 끝난 10월부터 초봄까지, 오동통하게 살이 오르기 때문에요.

찬바람이 불면 벌교어민들의 손발이 바빠진다고 합니다.

밤새 잡은 싱싱한 꼬막을 옮겨 선별해내는 작업이 이어지는데요.

<녹취> "이 싱싱한 꼬막을 해먹지요. 이게 살아있는 거예요."

벌교에서는 주먹자랑 하지 말라는 말이 있죠?

힘의 원천이 바로 꼬막이라고 합니다.

꼬막은 주로 삶아 먹는데요.

특별한 요령이 있나요?

<녹취> "이 쪽, 저 쪽 돌리면 꼬막이 잘 안 삶아져요. 달라붙어요. 이렇게 한 쪽으로만 꼬막을 돌려줘야…"

벌교 토박이분께 제대로 된 벌교식 꼬막요리를 부탁드려봤습니다.

찰지고 쫀득쫀득한 벌교 꼬막이라면 어떤 요리라도 다 맛있겠죠?

푸짐한 꼬막 한 상이 차려졌는데요.

숙회는 기본, 전에, 무침까지, 군침도네요.

단백질과 아미노산이 풍부해서 겨울철 몸보신에도 그만이라고 합니다.

향긋한 바다 향, 다들 맛있게 드시죠?

<녹취> "벌교가 입 안으로 들어왔어요. 꼬막이 정말 맛있어요."

벌교의 맛을 한가득 품고 돌아갈 수 있겠네요.

최고의 꼬막과 최고의 문학이 함께 한 벌교 여행 어떠셨나요?

잊혀졌던 태백산맥의 감동과 쫄깃한 맛 기행이 반기는 벌교로 지금 떠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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