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현장] ‘재스민 혁명’ 이후 3년…지금 튀니지는?
입력 2013.12.17 (18:02)
수정 2013.12.17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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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오늘로부터 3년 전 북아프리카의 작은 나라 튀니지에서 있었던 한 청년의 분신자살을 기억하십니까?
경찰의 단속으로 생계가 막막해진 한 노점상 청년이 그에 항의해 지방정부 청사앞 에서 분신 자살을 했는데요.
수십년간 철권통치의 독재에 시달리던 중동의 국가들에 민주화 혁명을 가져온 이른바 "중동 재스민 혁명"의 시작이었습니다.
이 분신자살이 튀니지 전국을 뒤흔든 거대한 시민혁명으로 번지면서23년 독재의 벤 알리 정권이 무너지고,이어 이집트와 이웃 중동국가들의 민주화시위를 촉발하며 이른바 "아랍의 봄"을 맞게 되죠.
그로부터 3년이 지났습니다.
하지만 튀니지는 물론 이집트와 리비아, 예멘, 시리아 등 당시 시민혁명을 겪은 나라들은 여전히 혼란 상탭니다.
재스민 혁명 3년, 그 나라들이 어떻게 바뀌어있는지 살펴봅니다.
두바이 연결합니다.
복창현 특파원?
먼저, 현재 올해 초 야권 지도자들이 잇따라 암살되면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혼란이 극에 달했던 튀니지 상황... 지금은 어떻습니까?
<답변> 네, 혁명 이후에도 정정 불안이 계속됐던 튀니지는 현재 여야가 진통 끝에 새로운 과도정부를 세우기로 하고메흐디 조마아 산업부 장관을 새 총리로 선임한 상태입니다.
야권 인사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후세인 아바시(UGTT 노조연합 대표) : "대화와 협상 그리고 투표를 통해 메흐디 조마아를 새 과도 정부의 총리로 선임하게 됐습니다."
무혈 쿠데타로 집권해왔던 벤 알리 전 대통령이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사우디아라비아로 망명하면서 23년간 지속했던 정권도 무너졌는데요.
이후 총선이 치러졌고 온건 이슬람 성향의 엔나흐다당이 제1당을 차지했지만 세속주의 야권 세력과 정치적 견해와 실업 등 경제문제를 놓고 대립각을 세워왔습니다.
그러다 올 초 정국 혼란이 극에 달하면서 집권당과 야권이 협상을 통해 해법을 찾고 있습니다만 이미 깊어진 갈등을 봉합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 그렇군요.
튀니지에 이어 재스민 혁명을 통해 '현대판 파라오'로 불리며 30년간 장기집권한 무바라크를 몰아냈던 이집트도 여전히 혼미한 상태죠?
<답변> 네, 이집트는 무바라크 전 대통령을 축출한 후 지난해 치러진 민주선거로 정권 교체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만 대선을 거쳐 선출된 무슬림형제단 출신의 무르시가 올 여름 군부에 의해 쫓겨나면서 다시 민주주의가 후퇴한 게 아니냐는국제사회의 우려를 사기도 했었죠.
지금까지 무르시 전 대통령의 기반인 이슬람세력과 군부-과도정부 세력 사이의 충돌로 천명 이상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요.
거기에 내년 1월 군부의 권한을 확대한 새 헌법 초안에 대한 국민투표까지 실시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확산 되고 있습니다.
새 헌법 초안 작성에 나섰던 '50인 위원회' 암르 무사 대표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암르 무사('50인 위원회' 대표) : "새 헌법의 모든 조항은 문민 정부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고, 문민 통치로 가기 위한 모든 것을 담고 있습니다."
그러나 새 헌법에는 민간인도 군사 법정에 세울 수 있다는 조항이 포함되면서 본격적으로 시위 탄압에 나서겠다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면서 헌법 작성 과정에 배제됐던 무슬림형제단을 비롯한 친 무르시 세력들 역시 국민투표 거부를 선언하고 반대 운동을 펼치겠다고 밝힌 상황입니다.
새 헌법이 통과되면 이집트 과도정부는 내년 봄 총선, 여름에 대선을 치를 계획이지만 이슬람 세력의 반발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질문> 혁명의 여파로 정권이 바뀐 예멘과 리비아도 아직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답변> 그렇습니다.
새로 구성된 과도정부 주도 하에 예멘 역시 국가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만 안정화와 국가 재건의 길은 아직 멀게만 느껴집니다.
지난 2011년 살레 대통령이 면책을 조건으로 권력 이양에 합의했습니다.
하지만 이슬람 무장세력과 국제테러 단체인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 지부가 정부 요인 암살을 비롯해 군인과 경찰을 겨냥한 테러를 계속하면서 혼란이 이어지고 있구요.
외교관을 상대로 한 테러와 종파 간 충돌로 인한 자폭 테러도 잦아 민생 경제 회복은 손 쓸 여력조차 없는 상황입니다.
상황이 어렵기는 리비아도 마찬가집니다.
부족 간 갈등이 심한 리비아에서는 이슬람 무장 세력들이 치안 공백 상태에서 저마다 세력을 견고히 다지는 모양샙니다.
올 10월 알리 제이단 총리가 트리폴리의 한 호텔에서 무장단체에 억류됐다 풀려난 소동은 리비아의 혼란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였죠.
또 이와 더불어 지난달 수도 트리폴리에선 무장단체 해체를 요구하는 시위대와 무장세력 간 충돌로 40여 명이 숨지자 정부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알리 총리의 말입니다.
<녹취> 알리 제이단(리비아 총리) : "우리는 리비아 내 모든 무장세력들에게 트리폴리를 떠날 것을 촉구합니다."
원유 등을 둘러싼 이권 다툼으로 각 세력이 아직도 무장하고 있는 만큼 리비아 역시 혼란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질문> 이러다가는 재스민 혁명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국제사회가 개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은데요.
해결책이 없을까요?
<답변> 갈등과 혼란의 하부구조가 변하지 않는 한 중동에서 근본적인 변화를 기대하기란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절대 권력이 쫓겨난 뒤 역설적으로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은 오히려 심해졌고, 그러면서 서민들의 혁명에 대한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면서 아랍의 봄은 오늘날 중대한 기로를 맞고 있는데요.
재스민 혁명이 마무리되기까지 최소 1~2년의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각국들 내부의 갈등이 깊어지면서 민주화가 완전히 자리잡고 정부 정상화가 되기까지 험난한 가시밭길이 예고되고 있습니다.
오늘로부터 3년 전 북아프리카의 작은 나라 튀니지에서 있었던 한 청년의 분신자살을 기억하십니까?
경찰의 단속으로 생계가 막막해진 한 노점상 청년이 그에 항의해 지방정부 청사앞 에서 분신 자살을 했는데요.
수십년간 철권통치의 독재에 시달리던 중동의 국가들에 민주화 혁명을 가져온 이른바 "중동 재스민 혁명"의 시작이었습니다.
이 분신자살이 튀니지 전국을 뒤흔든 거대한 시민혁명으로 번지면서23년 독재의 벤 알리 정권이 무너지고,이어 이집트와 이웃 중동국가들의 민주화시위를 촉발하며 이른바 "아랍의 봄"을 맞게 되죠.
그로부터 3년이 지났습니다.
하지만 튀니지는 물론 이집트와 리비아, 예멘, 시리아 등 당시 시민혁명을 겪은 나라들은 여전히 혼란 상탭니다.
재스민 혁명 3년, 그 나라들이 어떻게 바뀌어있는지 살펴봅니다.
두바이 연결합니다.
복창현 특파원?
먼저, 현재 올해 초 야권 지도자들이 잇따라 암살되면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혼란이 극에 달했던 튀니지 상황... 지금은 어떻습니까?
<답변> 네, 혁명 이후에도 정정 불안이 계속됐던 튀니지는 현재 여야가 진통 끝에 새로운 과도정부를 세우기로 하고메흐디 조마아 산업부 장관을 새 총리로 선임한 상태입니다.
야권 인사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후세인 아바시(UGTT 노조연합 대표) : "대화와 협상 그리고 투표를 통해 메흐디 조마아를 새 과도 정부의 총리로 선임하게 됐습니다."
무혈 쿠데타로 집권해왔던 벤 알리 전 대통령이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사우디아라비아로 망명하면서 23년간 지속했던 정권도 무너졌는데요.
이후 총선이 치러졌고 온건 이슬람 성향의 엔나흐다당이 제1당을 차지했지만 세속주의 야권 세력과 정치적 견해와 실업 등 경제문제를 놓고 대립각을 세워왔습니다.
그러다 올 초 정국 혼란이 극에 달하면서 집권당과 야권이 협상을 통해 해법을 찾고 있습니다만 이미 깊어진 갈등을 봉합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 그렇군요.
튀니지에 이어 재스민 혁명을 통해 '현대판 파라오'로 불리며 30년간 장기집권한 무바라크를 몰아냈던 이집트도 여전히 혼미한 상태죠?
<답변> 네, 이집트는 무바라크 전 대통령을 축출한 후 지난해 치러진 민주선거로 정권 교체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만 대선을 거쳐 선출된 무슬림형제단 출신의 무르시가 올 여름 군부에 의해 쫓겨나면서 다시 민주주의가 후퇴한 게 아니냐는국제사회의 우려를 사기도 했었죠.
지금까지 무르시 전 대통령의 기반인 이슬람세력과 군부-과도정부 세력 사이의 충돌로 천명 이상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요.
거기에 내년 1월 군부의 권한을 확대한 새 헌법 초안에 대한 국민투표까지 실시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확산 되고 있습니다.
새 헌법 초안 작성에 나섰던 '50인 위원회' 암르 무사 대표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암르 무사('50인 위원회' 대표) : "새 헌법의 모든 조항은 문민 정부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고, 문민 통치로 가기 위한 모든 것을 담고 있습니다."
그러나 새 헌법에는 민간인도 군사 법정에 세울 수 있다는 조항이 포함되면서 본격적으로 시위 탄압에 나서겠다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면서 헌법 작성 과정에 배제됐던 무슬림형제단을 비롯한 친 무르시 세력들 역시 국민투표 거부를 선언하고 반대 운동을 펼치겠다고 밝힌 상황입니다.
새 헌법이 통과되면 이집트 과도정부는 내년 봄 총선, 여름에 대선을 치를 계획이지만 이슬람 세력의 반발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질문> 혁명의 여파로 정권이 바뀐 예멘과 리비아도 아직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답변> 그렇습니다.
새로 구성된 과도정부 주도 하에 예멘 역시 국가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만 안정화와 국가 재건의 길은 아직 멀게만 느껴집니다.
지난 2011년 살레 대통령이 면책을 조건으로 권력 이양에 합의했습니다.
하지만 이슬람 무장세력과 국제테러 단체인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 지부가 정부 요인 암살을 비롯해 군인과 경찰을 겨냥한 테러를 계속하면서 혼란이 이어지고 있구요.
외교관을 상대로 한 테러와 종파 간 충돌로 인한 자폭 테러도 잦아 민생 경제 회복은 손 쓸 여력조차 없는 상황입니다.
상황이 어렵기는 리비아도 마찬가집니다.
부족 간 갈등이 심한 리비아에서는 이슬람 무장 세력들이 치안 공백 상태에서 저마다 세력을 견고히 다지는 모양샙니다.
올 10월 알리 제이단 총리가 트리폴리의 한 호텔에서 무장단체에 억류됐다 풀려난 소동은 리비아의 혼란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였죠.
또 이와 더불어 지난달 수도 트리폴리에선 무장단체 해체를 요구하는 시위대와 무장세력 간 충돌로 40여 명이 숨지자 정부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알리 총리의 말입니다.
<녹취> 알리 제이단(리비아 총리) : "우리는 리비아 내 모든 무장세력들에게 트리폴리를 떠날 것을 촉구합니다."
원유 등을 둘러싼 이권 다툼으로 각 세력이 아직도 무장하고 있는 만큼 리비아 역시 혼란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질문> 이러다가는 재스민 혁명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국제사회가 개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은데요.
해결책이 없을까요?
<답변> 갈등과 혼란의 하부구조가 변하지 않는 한 중동에서 근본적인 변화를 기대하기란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절대 권력이 쫓겨난 뒤 역설적으로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은 오히려 심해졌고, 그러면서 서민들의 혁명에 대한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면서 아랍의 봄은 오늘날 중대한 기로를 맞고 있는데요.
재스민 혁명이 마무리되기까지 최소 1~2년의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각국들 내부의 갈등이 깊어지면서 민주화가 완전히 자리잡고 정부 정상화가 되기까지 험난한 가시밭길이 예고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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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3-12-17 18:05:22
- 수정2013-12-17 19:3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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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로부터 3년 전 북아프리카의 작은 나라 튀니지에서 있었던 한 청년의 분신자살을 기억하십니까?
경찰의 단속으로 생계가 막막해진 한 노점상 청년이 그에 항의해 지방정부 청사앞 에서 분신 자살을 했는데요.
수십년간 철권통치의 독재에 시달리던 중동의 국가들에 민주화 혁명을 가져온 이른바 "중동 재스민 혁명"의 시작이었습니다.
이 분신자살이 튀니지 전국을 뒤흔든 거대한 시민혁명으로 번지면서23년 독재의 벤 알리 정권이 무너지고,이어 이집트와 이웃 중동국가들의 민주화시위를 촉발하며 이른바 "아랍의 봄"을 맞게 되죠.
그로부터 3년이 지났습니다.
하지만 튀니지는 물론 이집트와 리비아, 예멘, 시리아 등 당시 시민혁명을 겪은 나라들은 여전히 혼란 상탭니다.
재스민 혁명 3년, 그 나라들이 어떻게 바뀌어있는지 살펴봅니다.
두바이 연결합니다.
복창현 특파원?
먼저, 현재 올해 초 야권 지도자들이 잇따라 암살되면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혼란이 극에 달했던 튀니지 상황... 지금은 어떻습니까?
<답변> 네, 혁명 이후에도 정정 불안이 계속됐던 튀니지는 현재 여야가 진통 끝에 새로운 과도정부를 세우기로 하고메흐디 조마아 산업부 장관을 새 총리로 선임한 상태입니다.
야권 인사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후세인 아바시(UGTT 노조연합 대표) : "대화와 협상 그리고 투표를 통해 메흐디 조마아를 새 과도 정부의 총리로 선임하게 됐습니다."
무혈 쿠데타로 집권해왔던 벤 알리 전 대통령이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사우디아라비아로 망명하면서 23년간 지속했던 정권도 무너졌는데요.
이후 총선이 치러졌고 온건 이슬람 성향의 엔나흐다당이 제1당을 차지했지만 세속주의 야권 세력과 정치적 견해와 실업 등 경제문제를 놓고 대립각을 세워왔습니다.
그러다 올 초 정국 혼란이 극에 달하면서 집권당과 야권이 협상을 통해 해법을 찾고 있습니다만 이미 깊어진 갈등을 봉합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 그렇군요.
튀니지에 이어 재스민 혁명을 통해 '현대판 파라오'로 불리며 30년간 장기집권한 무바라크를 몰아냈던 이집트도 여전히 혼미한 상태죠?
<답변> 네, 이집트는 무바라크 전 대통령을 축출한 후 지난해 치러진 민주선거로 정권 교체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만 대선을 거쳐 선출된 무슬림형제단 출신의 무르시가 올 여름 군부에 의해 쫓겨나면서 다시 민주주의가 후퇴한 게 아니냐는국제사회의 우려를 사기도 했었죠.
지금까지 무르시 전 대통령의 기반인 이슬람세력과 군부-과도정부 세력 사이의 충돌로 천명 이상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요.
거기에 내년 1월 군부의 권한을 확대한 새 헌법 초안에 대한 국민투표까지 실시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확산 되고 있습니다.
새 헌법 초안 작성에 나섰던 '50인 위원회' 암르 무사 대표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암르 무사('50인 위원회' 대표) : "새 헌법의 모든 조항은 문민 정부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고, 문민 통치로 가기 위한 모든 것을 담고 있습니다."
그러나 새 헌법에는 민간인도 군사 법정에 세울 수 있다는 조항이 포함되면서 본격적으로 시위 탄압에 나서겠다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면서 헌법 작성 과정에 배제됐던 무슬림형제단을 비롯한 친 무르시 세력들 역시 국민투표 거부를 선언하고 반대 운동을 펼치겠다고 밝힌 상황입니다.
새 헌법이 통과되면 이집트 과도정부는 내년 봄 총선, 여름에 대선을 치를 계획이지만 이슬람 세력의 반발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질문> 혁명의 여파로 정권이 바뀐 예멘과 리비아도 아직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답변> 그렇습니다.
새로 구성된 과도정부 주도 하에 예멘 역시 국가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만 안정화와 국가 재건의 길은 아직 멀게만 느껴집니다.
지난 2011년 살레 대통령이 면책을 조건으로 권력 이양에 합의했습니다.
하지만 이슬람 무장세력과 국제테러 단체인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 지부가 정부 요인 암살을 비롯해 군인과 경찰을 겨냥한 테러를 계속하면서 혼란이 이어지고 있구요.
외교관을 상대로 한 테러와 종파 간 충돌로 인한 자폭 테러도 잦아 민생 경제 회복은 손 쓸 여력조차 없는 상황입니다.
상황이 어렵기는 리비아도 마찬가집니다.
부족 간 갈등이 심한 리비아에서는 이슬람 무장 세력들이 치안 공백 상태에서 저마다 세력을 견고히 다지는 모양샙니다.
올 10월 알리 제이단 총리가 트리폴리의 한 호텔에서 무장단체에 억류됐다 풀려난 소동은 리비아의 혼란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였죠.
또 이와 더불어 지난달 수도 트리폴리에선 무장단체 해체를 요구하는 시위대와 무장세력 간 충돌로 40여 명이 숨지자 정부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알리 총리의 말입니다.
<녹취> 알리 제이단(리비아 총리) : "우리는 리비아 내 모든 무장세력들에게 트리폴리를 떠날 것을 촉구합니다."
원유 등을 둘러싼 이권 다툼으로 각 세력이 아직도 무장하고 있는 만큼 리비아 역시 혼란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질문> 이러다가는 재스민 혁명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국제사회가 개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은데요.
해결책이 없을까요?
<답변> 갈등과 혼란의 하부구조가 변하지 않는 한 중동에서 근본적인 변화를 기대하기란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절대 권력이 쫓겨난 뒤 역설적으로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은 오히려 심해졌고, 그러면서 서민들의 혁명에 대한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면서 아랍의 봄은 오늘날 중대한 기로를 맞고 있는데요.
재스민 혁명이 마무리되기까지 최소 1~2년의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각국들 내부의 갈등이 깊어지면서 민주화가 완전히 자리잡고 정부 정상화가 되기까지 험난한 가시밭길이 예고되고 있습니다.
오늘로부터 3년 전 북아프리카의 작은 나라 튀니지에서 있었던 한 청년의 분신자살을 기억하십니까?
경찰의 단속으로 생계가 막막해진 한 노점상 청년이 그에 항의해 지방정부 청사앞 에서 분신 자살을 했는데요.
수십년간 철권통치의 독재에 시달리던 중동의 국가들에 민주화 혁명을 가져온 이른바 "중동 재스민 혁명"의 시작이었습니다.
이 분신자살이 튀니지 전국을 뒤흔든 거대한 시민혁명으로 번지면서23년 독재의 벤 알리 정권이 무너지고,이어 이집트와 이웃 중동국가들의 민주화시위를 촉발하며 이른바 "아랍의 봄"을 맞게 되죠.
그로부터 3년이 지났습니다.
하지만 튀니지는 물론 이집트와 리비아, 예멘, 시리아 등 당시 시민혁명을 겪은 나라들은 여전히 혼란 상탭니다.
재스민 혁명 3년, 그 나라들이 어떻게 바뀌어있는지 살펴봅니다.
두바이 연결합니다.
복창현 특파원?
먼저, 현재 올해 초 야권 지도자들이 잇따라 암살되면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혼란이 극에 달했던 튀니지 상황... 지금은 어떻습니까?
<답변> 네, 혁명 이후에도 정정 불안이 계속됐던 튀니지는 현재 여야가 진통 끝에 새로운 과도정부를 세우기로 하고메흐디 조마아 산업부 장관을 새 총리로 선임한 상태입니다.
야권 인사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후세인 아바시(UGTT 노조연합 대표) : "대화와 협상 그리고 투표를 통해 메흐디 조마아를 새 과도 정부의 총리로 선임하게 됐습니다."
무혈 쿠데타로 집권해왔던 벤 알리 전 대통령이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사우디아라비아로 망명하면서 23년간 지속했던 정권도 무너졌는데요.
이후 총선이 치러졌고 온건 이슬람 성향의 엔나흐다당이 제1당을 차지했지만 세속주의 야권 세력과 정치적 견해와 실업 등 경제문제를 놓고 대립각을 세워왔습니다.
그러다 올 초 정국 혼란이 극에 달하면서 집권당과 야권이 협상을 통해 해법을 찾고 있습니다만 이미 깊어진 갈등을 봉합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 그렇군요.
튀니지에 이어 재스민 혁명을 통해 '현대판 파라오'로 불리며 30년간 장기집권한 무바라크를 몰아냈던 이집트도 여전히 혼미한 상태죠?
<답변> 네, 이집트는 무바라크 전 대통령을 축출한 후 지난해 치러진 민주선거로 정권 교체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만 대선을 거쳐 선출된 무슬림형제단 출신의 무르시가 올 여름 군부에 의해 쫓겨나면서 다시 민주주의가 후퇴한 게 아니냐는국제사회의 우려를 사기도 했었죠.
지금까지 무르시 전 대통령의 기반인 이슬람세력과 군부-과도정부 세력 사이의 충돌로 천명 이상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요.
거기에 내년 1월 군부의 권한을 확대한 새 헌법 초안에 대한 국민투표까지 실시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확산 되고 있습니다.
새 헌법 초안 작성에 나섰던 '50인 위원회' 암르 무사 대표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암르 무사('50인 위원회' 대표) : "새 헌법의 모든 조항은 문민 정부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고, 문민 통치로 가기 위한 모든 것을 담고 있습니다."
그러나 새 헌법에는 민간인도 군사 법정에 세울 수 있다는 조항이 포함되면서 본격적으로 시위 탄압에 나서겠다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면서 헌법 작성 과정에 배제됐던 무슬림형제단을 비롯한 친 무르시 세력들 역시 국민투표 거부를 선언하고 반대 운동을 펼치겠다고 밝힌 상황입니다.
새 헌법이 통과되면 이집트 과도정부는 내년 봄 총선, 여름에 대선을 치를 계획이지만 이슬람 세력의 반발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질문> 혁명의 여파로 정권이 바뀐 예멘과 리비아도 아직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답변> 그렇습니다.
새로 구성된 과도정부 주도 하에 예멘 역시 국가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만 안정화와 국가 재건의 길은 아직 멀게만 느껴집니다.
지난 2011년 살레 대통령이 면책을 조건으로 권력 이양에 합의했습니다.
하지만 이슬람 무장세력과 국제테러 단체인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 지부가 정부 요인 암살을 비롯해 군인과 경찰을 겨냥한 테러를 계속하면서 혼란이 이어지고 있구요.
외교관을 상대로 한 테러와 종파 간 충돌로 인한 자폭 테러도 잦아 민생 경제 회복은 손 쓸 여력조차 없는 상황입니다.
상황이 어렵기는 리비아도 마찬가집니다.
부족 간 갈등이 심한 리비아에서는 이슬람 무장 세력들이 치안 공백 상태에서 저마다 세력을 견고히 다지는 모양샙니다.
올 10월 알리 제이단 총리가 트리폴리의 한 호텔에서 무장단체에 억류됐다 풀려난 소동은 리비아의 혼란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였죠.
또 이와 더불어 지난달 수도 트리폴리에선 무장단체 해체를 요구하는 시위대와 무장세력 간 충돌로 40여 명이 숨지자 정부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알리 총리의 말입니다.
<녹취> 알리 제이단(리비아 총리) : "우리는 리비아 내 모든 무장세력들에게 트리폴리를 떠날 것을 촉구합니다."
원유 등을 둘러싼 이권 다툼으로 각 세력이 아직도 무장하고 있는 만큼 리비아 역시 혼란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질문> 이러다가는 재스민 혁명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국제사회가 개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은데요.
해결책이 없을까요?
<답변> 갈등과 혼란의 하부구조가 변하지 않는 한 중동에서 근본적인 변화를 기대하기란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절대 권력이 쫓겨난 뒤 역설적으로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은 오히려 심해졌고, 그러면서 서민들의 혁명에 대한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면서 아랍의 봄은 오늘날 중대한 기로를 맞고 있는데요.
재스민 혁명이 마무리되기까지 최소 1~2년의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각국들 내부의 갈등이 깊어지면서 민주화가 완전히 자리잡고 정부 정상화가 되기까지 험난한 가시밭길이 예고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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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창현 기자 changhyu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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