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현장] 교학사 역사교과서 채택 외면…강압 논란

입력 2014.01.07 (15:05) 수정 2014.01.07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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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 한해 치열한 논란을 불러온 고교 한국사 교과서들을 놓고 각 학교가 선정작업을 하고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논란의 중심에 있던 교학사 역사교과서가 채택률이 매우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수준 미달이라 외면을 받은 것이라는 주장과 강압에 의한 채택방해라는 주장이 맞서며 논란은 여전히 진행중입니다.

자세한 내용 취재 기자와 알아봅니다.

이승준 기자!

<질문>
어제 교학사 교과서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던 상산고가 재검토 입장을 밝혔는데, 상산고가 입장을 밝혔습니까?

<답변>
네 오늘 오전에 상산고가 최종입장을 밝혔습니다.

상산고 박삼옥 교장은 교학사 교과서는 선정을 철회하고 지학사 교과서 한 종만 교재로 사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는데요,

박 교장은 철회 배경에 대해서는 "균형 잡힌 역사교육을 위해 복수 교과서를 선정한 취지와 달리 학생, 교사, 학부모에게 불신과 분열을 초래"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외부의 강압에 의한 철회 결정은 아니다. 다만, 결정을 위해 자세히 교과서를 검토"했는데, "역사 왜곡에 대한 논란이 교학사 교과서에 충분히 수정됐으
리라 생각했고, 충분히 검토할 시간이 없어 자세한 내용을 보지 못한 면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상산고가 한발 물러선 것은 어제 동문회가 학교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학사 교과서 선정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진보성향의 시민사회단체도 학교 앞에서 집회를 여는 등 학교를 압박했는데요, 결국 상산고 측은 담당교사 연석회의와 학교운영위원회 자문을 거쳐 선정을 철회한 겁니다.

<질문>
상산고 말고도 다른 학교도 비슷한 경우가 있었죠?

<답변>
네 그렇습니다.

경북 성주고, 성남 분당 영덕여고, 양평 양서고 파주 운정고 등에서는 교학사 선정이 알려진 뒤 학생과 학부모, 지역 시민사회단체의 항의가 잇따르면서 교학사 교과서 채택을 철회하거나 재선정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일부학교에서는 상산고처럼 대자보를 붙이기도 했구요.

또 학부모가 직접 전화를 걸어서 학교에 항의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습니다.

교학사 교과서를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던 서울 창문여고의 경우, 사회단체가 학교앞에서 항의집회를 열자 학교 측이 교학사 교과서 선택은 잘못된 소문이라며 해명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질문>
이런 압박 때문인가요?

교학사 교과서의 채택률이 굉장히 낮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구요?

<답변>
네 그렇습니다.

전국에서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하는 학교가 고작해야 한 두 학교에 그치거나 아예 없을 가능성까지 제기됩니다.

현재까지 17개 전국 시도교육청 가운데 15개 정도가 집계가 됐는데, 상산고와 파주에 있는 한민고 2곳 정도만이 교학사 교과서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상산고가 선정 철회 방침을 밝혔으니까 현재로선 한민고 한 곳만 남은 셈입니다.

3월 개교를 앞둔 한민고는 군인 자녀를 위한 기숙학교인데, 한국사 교과서 선정이 개교전에 이뤄진 만큼 새로 임용된 역사 교사를 중심으로 교과서 선정을 재검토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질문>
그런데 채택률이이렇게 낮은 이유가 뭡니까?

<답변>
물론 학생들이나 동창, 학부모의 반발, 시민사회단체의 항의 등도 한 원인으로 꼽을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시민사회단체들의 압박으로 선정이 취소된 그런 학교들까지 따져봐도 전국적으로 교학사를 선택한 학교는 20여 곳 정도거든요.

전국에 고등학교가 2300여개 정도 된다고 보면 1% 미만 수준입니다.

이렇게 교학사 교과서가 외면받은 원인으로 부실한 검정절차가 꼽힙니다.

8종의 교과서가 국사편찬위원회 검정을 통과한 게 지난해 8월 30일이구요, 최종 승인을 받은 게 12월 10일입니다.

검정을 통과했다는 건 교과서로서의 자격을 갖췄다는 걸로 봐야할 텐데, 검정을 통과한 뒤 석달 넘는 기간 동안 수정한 오류가 무려 8백29건입니다.

특히 교학사 교과서는 2백51건으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교육부의 수정명령 건수도 가장 많았습니다.

교과서를 선정하는 교사들 입장에는 검정과정에서 걸러졌어야 할 사실오류가 계속 제기되는 상황에서 오류가 가장 많았던 교과서를 선택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질문>
여튼 교학사 교과서 불채택 움직임에 대해서 저자와 보수 진영의 반발이 만만치않죠?

<답변>
네 그렇습니다.

보수성향의 학자들로 이뤄진 현대 사학회는 성명을 내고, 한국사 교과서 채택 학교에 대한 전체주의적 여론 선동 압박은 중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교학사 교과서 저자들은 일부세력이 학교에 집단적인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교학사 측은 교과서를 채택된 정확한 학교 숫자가 확정되야 인쇄에 들어갈 수 있는데 채택부수가 나오지 않아서 인쇄기를 돌리지 못하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습니다.

<질문>
그래서 결국 교육부가 조사를 한다구요? 주로 어떤 부분을 조사한다는 거죠?

<답변>
교육부는 한국사 교과서 선정 결정을 변경한 20개 학교에 대해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정당한 절차에 따라 교과서를 선정하고서 외부 압력에 의해 번복한다면 학교의 자율권을 침해당한 것이 된다며 선정 결정을 번복한 과정을 자세히 살펴보겠다는 건데요,

교육부 관계자는 조사 결과 부당한 압력이 확인될 경우에는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방침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전교조와 야당 의원들은 오히려 교육부의 이런 조치가 외압을 핑계로 교학사 교과사를 구하려는 재량권 남용이라고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질문>
교육부가 별도의 조사를 하겠다고 하고 혹시 이러다가 당장 새학기 교과서 공급에 차질이 생기는 건 아닙니까?

일정이 촉박하죠?

<답변>
네 그렇습니다.

사실 시간이 충분치가 않습니다.

오는 3월 새학기에 수업에 사용하려면, 다음달 말까지는 개별 학교에 인쇄된 교과서가 전달이 돼야 하거든요.

그러려면 각 학교가 최종 선정한 교과서 인쇄가 늦어도 이달말이나 다음달 초에는 시작되야 합니다.

최대한 빨리 교과서 선정을 둘러싼 갈등이 잦아들고 선정작업이 마무리돼야 차질없이 교과서 보급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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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현장] 교학사 역사교과서 채택 외면…강압 논란
    • 입력 2014-01-07 15:07:52
    • 수정2014-01-07 17:3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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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 한해 치열한 논란을 불러온 고교 한국사 교과서들을 놓고 각 학교가 선정작업을 하고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논란의 중심에 있던 교학사 역사교과서가 채택률이 매우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수준 미달이라 외면을 받은 것이라는 주장과 강압에 의한 채택방해라는 주장이 맞서며 논란은 여전히 진행중입니다.

자세한 내용 취재 기자와 알아봅니다.

이승준 기자!

<질문>
어제 교학사 교과서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던 상산고가 재검토 입장을 밝혔는데, 상산고가 입장을 밝혔습니까?

<답변>
네 오늘 오전에 상산고가 최종입장을 밝혔습니다.

상산고 박삼옥 교장은 교학사 교과서는 선정을 철회하고 지학사 교과서 한 종만 교재로 사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는데요,

박 교장은 철회 배경에 대해서는 "균형 잡힌 역사교육을 위해 복수 교과서를 선정한 취지와 달리 학생, 교사, 학부모에게 불신과 분열을 초래"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외부의 강압에 의한 철회 결정은 아니다. 다만, 결정을 위해 자세히 교과서를 검토"했는데, "역사 왜곡에 대한 논란이 교학사 교과서에 충분히 수정됐으
리라 생각했고, 충분히 검토할 시간이 없어 자세한 내용을 보지 못한 면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상산고가 한발 물러선 것은 어제 동문회가 학교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학사 교과서 선정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진보성향의 시민사회단체도 학교 앞에서 집회를 여는 등 학교를 압박했는데요, 결국 상산고 측은 담당교사 연석회의와 학교운영위원회 자문을 거쳐 선정을 철회한 겁니다.

<질문>
상산고 말고도 다른 학교도 비슷한 경우가 있었죠?

<답변>
네 그렇습니다.

경북 성주고, 성남 분당 영덕여고, 양평 양서고 파주 운정고 등에서는 교학사 선정이 알려진 뒤 학생과 학부모, 지역 시민사회단체의 항의가 잇따르면서 교학사 교과서 채택을 철회하거나 재선정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일부학교에서는 상산고처럼 대자보를 붙이기도 했구요.

또 학부모가 직접 전화를 걸어서 학교에 항의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습니다.

교학사 교과서를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던 서울 창문여고의 경우, 사회단체가 학교앞에서 항의집회를 열자 학교 측이 교학사 교과서 선택은 잘못된 소문이라며 해명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질문>
이런 압박 때문인가요?

교학사 교과서의 채택률이 굉장히 낮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구요?

<답변>
네 그렇습니다.

전국에서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하는 학교가 고작해야 한 두 학교에 그치거나 아예 없을 가능성까지 제기됩니다.

현재까지 17개 전국 시도교육청 가운데 15개 정도가 집계가 됐는데, 상산고와 파주에 있는 한민고 2곳 정도만이 교학사 교과서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상산고가 선정 철회 방침을 밝혔으니까 현재로선 한민고 한 곳만 남은 셈입니다.

3월 개교를 앞둔 한민고는 군인 자녀를 위한 기숙학교인데, 한국사 교과서 선정이 개교전에 이뤄진 만큼 새로 임용된 역사 교사를 중심으로 교과서 선정을 재검토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질문>
그런데 채택률이이렇게 낮은 이유가 뭡니까?

<답변>
물론 학생들이나 동창, 학부모의 반발, 시민사회단체의 항의 등도 한 원인으로 꼽을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시민사회단체들의 압박으로 선정이 취소된 그런 학교들까지 따져봐도 전국적으로 교학사를 선택한 학교는 20여 곳 정도거든요.

전국에 고등학교가 2300여개 정도 된다고 보면 1% 미만 수준입니다.

이렇게 교학사 교과서가 외면받은 원인으로 부실한 검정절차가 꼽힙니다.

8종의 교과서가 국사편찬위원회 검정을 통과한 게 지난해 8월 30일이구요, 최종 승인을 받은 게 12월 10일입니다.

검정을 통과했다는 건 교과서로서의 자격을 갖췄다는 걸로 봐야할 텐데, 검정을 통과한 뒤 석달 넘는 기간 동안 수정한 오류가 무려 8백29건입니다.

특히 교학사 교과서는 2백51건으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교육부의 수정명령 건수도 가장 많았습니다.

교과서를 선정하는 교사들 입장에는 검정과정에서 걸러졌어야 할 사실오류가 계속 제기되는 상황에서 오류가 가장 많았던 교과서를 선택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질문>
여튼 교학사 교과서 불채택 움직임에 대해서 저자와 보수 진영의 반발이 만만치않죠?

<답변>
네 그렇습니다.

보수성향의 학자들로 이뤄진 현대 사학회는 성명을 내고, 한국사 교과서 채택 학교에 대한 전체주의적 여론 선동 압박은 중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교학사 교과서 저자들은 일부세력이 학교에 집단적인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교학사 측은 교과서를 채택된 정확한 학교 숫자가 확정되야 인쇄에 들어갈 수 있는데 채택부수가 나오지 않아서 인쇄기를 돌리지 못하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습니다.

<질문>
그래서 결국 교육부가 조사를 한다구요? 주로 어떤 부분을 조사한다는 거죠?

<답변>
교육부는 한국사 교과서 선정 결정을 변경한 20개 학교에 대해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정당한 절차에 따라 교과서를 선정하고서 외부 압력에 의해 번복한다면 학교의 자율권을 침해당한 것이 된다며 선정 결정을 번복한 과정을 자세히 살펴보겠다는 건데요,

교육부 관계자는 조사 결과 부당한 압력이 확인될 경우에는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방침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전교조와 야당 의원들은 오히려 교육부의 이런 조치가 외압을 핑계로 교학사 교과사를 구하려는 재량권 남용이라고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질문>
교육부가 별도의 조사를 하겠다고 하고 혹시 이러다가 당장 새학기 교과서 공급에 차질이 생기는 건 아닙니까?

일정이 촉박하죠?

<답변>
네 그렇습니다.

사실 시간이 충분치가 않습니다.

오는 3월 새학기에 수업에 사용하려면, 다음달 말까지는 개별 학교에 인쇄된 교과서가 전달이 돼야 하거든요.

그러려면 각 학교가 최종 선정한 교과서 인쇄가 늦어도 이달말이나 다음달 초에는 시작되야 합니다.

최대한 빨리 교과서 선정을 둘러싼 갈등이 잦아들고 선정작업이 마무리돼야 차질없이 교과서 보급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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