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한국인 세 번째 추기경

입력 2014.01.14 (07:34) 수정 2014.01.14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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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섭 해설위원]

또 한 분의 추기경이 탄생했습니다. 염수정 서울대교구장 겸 평양교구장입니다. 고 김수환 추기경과 정진석 추기경에 이은 우리나라의 세 번째 추기경입니다. 정진석 추기경이 서임된 지 불과 8년 만입니다. 염 추기경은 교황 선출권 등 세계 천주교의 주요 사안에 대한 결정권이 있습니다.

이번에 서임된 19명 가운데는 아시아에서 한국과 가톨릭 국가인 필리핀에서만 추기경을 배출했습니다. 염 추기경의 서임은 해외 선교가 활발하고 교황청에 내는 납부금 규모가 여덟 번째로 큰 점도 있다는 분석입니다. 나아가 한반도 평화와 세계 교회에서 더 큰 역할에 대한 기대도 담겨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신임 추기경에 대한 기대가 남다릅니다. 우리 사회에서 종교가 지닌 빛과 소금의 역할을 어떻게 실천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가난한 자와 소외된 자를 위하고 낮은 곳을 지향하는 교회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교황 프란치스코의 가치를 적극적으로 실현한다는 의미도 있을 것입니다. 고 김수환 추기경이 국민의 정신적 지도자로 추앙받았던 것도 교파와 계층을 뛰어넘어 낮은 곳에서 사랑을 실천했던 삶 때문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의 추기경은 천주교회의 지도자이자 동시에 사회적 영향력을 지닌 지도자라는 숙명을 갖고 있습니다. 엄혹했던 독재정권 시절 민주화와 인권을 위해 최선두에서 헌신했습니다. 염 추기경은 정치구조나 사회생활 조직에 직접 개입하는 것은 사목자가 할 일이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사제의 정치 개입에는 선을 그은 것입니다. 대신 보수나 진보에 편향되지 않고 좌와 우, 빈자와 부자, 모두를 크게 아울러야 합니다.

오는 10월에는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123위에 대한 시복식이 열립니다. 또 25년 만에 교황이 방문할 가능성도 있다고 합니다. 염 추기경은 분열과 갈등을 치유하는데 노력하겠다고 했습니다. 우리 사회의 소모적인 이념 갈등이 없어지고 공동체적 가치가 회복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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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한국인 세 번째 추기경
    • 입력 2014-01-14 07:36:05
    • 수정2014-01-14 10: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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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섭 해설위원]

또 한 분의 추기경이 탄생했습니다. 염수정 서울대교구장 겸 평양교구장입니다. 고 김수환 추기경과 정진석 추기경에 이은 우리나라의 세 번째 추기경입니다. 정진석 추기경이 서임된 지 불과 8년 만입니다. 염 추기경은 교황 선출권 등 세계 천주교의 주요 사안에 대한 결정권이 있습니다.

이번에 서임된 19명 가운데는 아시아에서 한국과 가톨릭 국가인 필리핀에서만 추기경을 배출했습니다. 염 추기경의 서임은 해외 선교가 활발하고 교황청에 내는 납부금 규모가 여덟 번째로 큰 점도 있다는 분석입니다. 나아가 한반도 평화와 세계 교회에서 더 큰 역할에 대한 기대도 담겨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신임 추기경에 대한 기대가 남다릅니다. 우리 사회에서 종교가 지닌 빛과 소금의 역할을 어떻게 실천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가난한 자와 소외된 자를 위하고 낮은 곳을 지향하는 교회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교황 프란치스코의 가치를 적극적으로 실현한다는 의미도 있을 것입니다. 고 김수환 추기경이 국민의 정신적 지도자로 추앙받았던 것도 교파와 계층을 뛰어넘어 낮은 곳에서 사랑을 실천했던 삶 때문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의 추기경은 천주교회의 지도자이자 동시에 사회적 영향력을 지닌 지도자라는 숙명을 갖고 있습니다. 엄혹했던 독재정권 시절 민주화와 인권을 위해 최선두에서 헌신했습니다. 염 추기경은 정치구조나 사회생활 조직에 직접 개입하는 것은 사목자가 할 일이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사제의 정치 개입에는 선을 그은 것입니다. 대신 보수나 진보에 편향되지 않고 좌와 우, 빈자와 부자, 모두를 크게 아울러야 합니다.

오는 10월에는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123위에 대한 시복식이 열립니다. 또 25년 만에 교황이 방문할 가능성도 있다고 합니다. 염 추기경은 분열과 갈등을 치유하는데 노력하겠다고 했습니다. 우리 사회의 소모적인 이념 갈등이 없어지고 공동체적 가치가 회복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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