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이슈] 염수정 추기경 서임…“분열·갈등 치유”

입력 2014.01.13 (23:32) 수정 2014.01.14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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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故 김수환 추기경과 정진석 추기경에 이어, 한국인으로는 통산 세 번째로 염수정 서울대교구장이 추기경에 서임됐습니다.

가톨릭 교회에서 추기경이 어떤 자리이고, 그 역할은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조태흠 기자가 나와있습니다.

조 기자, 추기경하면 몇 년 전 선종하신 김수환 추기경이 먼저 생각나는데요. 가톨릭 교계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답변> 추기경은 가톨릭 교회에서 교황을 보좌하는 최측근 협력자인 동시에 최고위 성직자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교황을 선출할 때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서 하얀 연기가 오르면 선거가 끝나고 새 교황이 탄생했음을 의미하는데요.

교황을 선출하는 이 콘클라베에 참석해서 투표권을 행사하고 또 교황 후보가 되는 사람들이 바로 추기경들입니다.

<인터뷰> 김용해(교수/서강대 신학대학원) : "교황님께서 어떤 특별한 정책을 가지고 사명을 주고 파견할 수 있는 그런 보좌관이라고 할까요? 그렇게 이야기할 수 있겠습니다."

<질문> 추기경은 종신직이죠?

<답변> 예, 故 김수환 추기경도 선종하실 때까지 추기경 직을 유지했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80살이 넘으면 교황 선거권을 가질 수 없습니다.

건강상의 이유로 올바른 결정을 내리지 못할까봐 선거권을 반납하게 돼 있습니다.

우리나라엔 고 김수환 추기경과 정진석 추기경, 그리고 이번에 임명된 염수정 추기경, 이렇게 세 명의 추기경이 배출됐는데요.

정 추기경은 여든을 넘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이번에 서임된 염수정 추기경만 교황 선출권을 갖게 됩니다.

<질문> 우리나라 천주교계의 국제적 위상이 이번 기회로 높아졌다고 할 수 있겠군요.

전세계적으로 추기경은 몇 분이나 계십니까?

<답변> 예, 이번에 서임된 분들을 포함해서 모두 2백18명이 있습니다.

국가별 분포를 좀 보면요.

이탈리아에는 무려 51명이나 있습니다.

바티칸 교황청이 위치한 곳이니까 상징적인 이유가 있고요.

다음으로는 미국으로 모두 19명의 추기경이 있습니다.

아시아에서는 인도가 6명, 필리핀이 4명이고 한국이 홍콩, 레바논과 함께 추기경 2명을 보유한 나라가 됐습니다.

<질문> 각 나라별로 추기경의 수가 다른데, 무슨 기준이 있겠죠?

<답변> 네, 우선 그 나라의 천주교 신자 숫자가 큰 영향을 끼치지만 유일한 잣대는 아닙니다.

국력이나 세계 교회에서의 위상과 역할도 중요한 요소가 되는데요.

그 예로 일본은 천주교 신자의 수가 우리나라의 10분의 1 수준이지만 지금까지 5명의 추기경이 배출됐고

세계 최빈국이라고 할 수 있는 아이티와 부르키나파소에도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배려로 추기경이 임명됐습니다.

우리나라의 추기경이 세 명이 임명 된 것도 많은 박해 속에서도 스스로 신앙을 일궈나간 한국 천주교의 역사, 또 세계 속에서 한국의 위상을 교황청이 인정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정진석 추기경의 말 한 번 들어볼까요?

<녹취> 정진석(추기경) : "교황께서 한국 천주교뿐만 아니라 한국의 국제적 위상을 감안해서 세 번째 추기경을 임명한 것 같습니다."

<질문> 염수정 추기경도 순교자의 후손이시죠?

삼형제가 신부라는 얘기도 있던데요...

<답변> 그렇습니다.

염수정 추기경은 백60년 전 순교자의 4대 손입니다.

염 추기경의 고조할아버지가 순교를 당하셨다는 얘기죠.

경기도 안성에서 1943년에 태어났고, 말씀하신대로 두 동생과 함께 삼형제 사제로 유명합니다.

지난 1970년 사제 서품을 받은 뒤 2012년 서울대교구장에 임명됐고 사제 생활 40여 년만에 마침내 추기경 자리에 올랐습니다.

서임 일성으로 분열과 갈등의 봉합을 강조했는데요.

들어보시겠습니다.

<녹취> 염수정(추기경) : "사랑과 나눔을 실천함으로써 분열과 갈등이 치유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질문> 염수정 추기경이 다소 보수적인 성향이어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조금 다르지 않느냐 이런 얘기도 있어요?

< 답변> 예, 염수정 추기경은 중도 보수적인 성향으로 알려져있습니다.

지난해 정의구현 사제단의 정치 관련 논란이 있었을 때도 사제는 정치 현상에 직접 개입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여러 차례에 걸쳐 사회에서 소외되고 고통받는 이웃을 위해 교회가 앞장서야 한다고 말해왔죠.

이 때문에 교황과 염 추기경의 입장이 다소 다른 게 아니냐 하는 얘기도 나왔던 건데요.

천주교 측은 당시 염 추기경이 사제의 정치참여와 관련한 원론적인 얘기를 한 것일 뿐이지 교황과 다은 입장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염 추기경도 교황이 추구하는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을 위한 교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앞으로 염 추기경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염 추기경의 서임식은 다음달 22일 바티칸에서 거행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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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이슈] 염수정 추기경 서임…“분열·갈등 치유”
    • 입력 2014-01-14 08:51:01
    • 수정2014-01-14 12:0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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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故 김수환 추기경과 정진석 추기경에 이어, 한국인으로는 통산 세 번째로 염수정 서울대교구장이 추기경에 서임됐습니다.

가톨릭 교회에서 추기경이 어떤 자리이고, 그 역할은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조태흠 기자가 나와있습니다.

조 기자, 추기경하면 몇 년 전 선종하신 김수환 추기경이 먼저 생각나는데요. 가톨릭 교계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답변> 추기경은 가톨릭 교회에서 교황을 보좌하는 최측근 협력자인 동시에 최고위 성직자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교황을 선출할 때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서 하얀 연기가 오르면 선거가 끝나고 새 교황이 탄생했음을 의미하는데요.

교황을 선출하는 이 콘클라베에 참석해서 투표권을 행사하고 또 교황 후보가 되는 사람들이 바로 추기경들입니다.

<인터뷰> 김용해(교수/서강대 신학대학원) : "교황님께서 어떤 특별한 정책을 가지고 사명을 주고 파견할 수 있는 그런 보좌관이라고 할까요? 그렇게 이야기할 수 있겠습니다."

<질문> 추기경은 종신직이죠?

<답변> 예, 故 김수환 추기경도 선종하실 때까지 추기경 직을 유지했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80살이 넘으면 교황 선거권을 가질 수 없습니다.

건강상의 이유로 올바른 결정을 내리지 못할까봐 선거권을 반납하게 돼 있습니다.

우리나라엔 고 김수환 추기경과 정진석 추기경, 그리고 이번에 임명된 염수정 추기경, 이렇게 세 명의 추기경이 배출됐는데요.

정 추기경은 여든을 넘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이번에 서임된 염수정 추기경만 교황 선출권을 갖게 됩니다.

<질문> 우리나라 천주교계의 국제적 위상이 이번 기회로 높아졌다고 할 수 있겠군요.

전세계적으로 추기경은 몇 분이나 계십니까?

<답변> 예, 이번에 서임된 분들을 포함해서 모두 2백18명이 있습니다.

국가별 분포를 좀 보면요.

이탈리아에는 무려 51명이나 있습니다.

바티칸 교황청이 위치한 곳이니까 상징적인 이유가 있고요.

다음으로는 미국으로 모두 19명의 추기경이 있습니다.

아시아에서는 인도가 6명, 필리핀이 4명이고 한국이 홍콩, 레바논과 함께 추기경 2명을 보유한 나라가 됐습니다.

<질문> 각 나라별로 추기경의 수가 다른데, 무슨 기준이 있겠죠?

<답변> 네, 우선 그 나라의 천주교 신자 숫자가 큰 영향을 끼치지만 유일한 잣대는 아닙니다.

국력이나 세계 교회에서의 위상과 역할도 중요한 요소가 되는데요.

그 예로 일본은 천주교 신자의 수가 우리나라의 10분의 1 수준이지만 지금까지 5명의 추기경이 배출됐고

세계 최빈국이라고 할 수 있는 아이티와 부르키나파소에도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배려로 추기경이 임명됐습니다.

우리나라의 추기경이 세 명이 임명 된 것도 많은 박해 속에서도 스스로 신앙을 일궈나간 한국 천주교의 역사, 또 세계 속에서 한국의 위상을 교황청이 인정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정진석 추기경의 말 한 번 들어볼까요?

<녹취> 정진석(추기경) : "교황께서 한국 천주교뿐만 아니라 한국의 국제적 위상을 감안해서 세 번째 추기경을 임명한 것 같습니다."

<질문> 염수정 추기경도 순교자의 후손이시죠?

삼형제가 신부라는 얘기도 있던데요...

<답변> 그렇습니다.

염수정 추기경은 백60년 전 순교자의 4대 손입니다.

염 추기경의 고조할아버지가 순교를 당하셨다는 얘기죠.

경기도 안성에서 1943년에 태어났고, 말씀하신대로 두 동생과 함께 삼형제 사제로 유명합니다.

지난 1970년 사제 서품을 받은 뒤 2012년 서울대교구장에 임명됐고 사제 생활 40여 년만에 마침내 추기경 자리에 올랐습니다.

서임 일성으로 분열과 갈등의 봉합을 강조했는데요.

들어보시겠습니다.

<녹취> 염수정(추기경) : "사랑과 나눔을 실천함으로써 분열과 갈등이 치유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질문> 염수정 추기경이 다소 보수적인 성향이어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조금 다르지 않느냐 이런 얘기도 있어요?

< 답변> 예, 염수정 추기경은 중도 보수적인 성향으로 알려져있습니다.

지난해 정의구현 사제단의 정치 관련 논란이 있었을 때도 사제는 정치 현상에 직접 개입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여러 차례에 걸쳐 사회에서 소외되고 고통받는 이웃을 위해 교회가 앞장서야 한다고 말해왔죠.

이 때문에 교황과 염 추기경의 입장이 다소 다른 게 아니냐 하는 얘기도 나왔던 건데요.

천주교 측은 당시 염 추기경이 사제의 정치참여와 관련한 원론적인 얘기를 한 것일 뿐이지 교황과 다은 입장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염 추기경도 교황이 추구하는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을 위한 교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앞으로 염 추기경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염 추기경의 서임식은 다음달 22일 바티칸에서 거행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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