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eye] ‘생물 자원 부국’ 미얀마와 상부상조

입력 2014.01.18 (08:56) 수정 2014.01.18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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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기후변화와 환경파괴 등으로 생물자원의 중요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습니다.

생물자원 보유국의 권리를 보장하는 나고야 의정서가 조만간 발효되면, 자원확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생물다양성 핵심지역으로 손꼽히는 미얀마에 국제적인 관심이 몰리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연구진의 생물자원 탐사와 공동연구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나신하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원시 자연과 인간이 조화를 이룬 곳.

미얀마 중부 만달레이 주.

해발 천500여 미터 포파산은 동식물의 천국입니다.

산 자락 초원을 여유롭게 거닐고 있는 사슴들.

미얀마 특산종인 골든디어, 이른바 금사슴입니다.

천 500여 마리만 살아 남은 멸종위기 동물입니다.

산기슭으로 조금만 들어서면 하늘을 가린 원시림과 만날 수 있습니다.

가슴이 노랗고 꼬리가 긴 물까치류, 루퍼스 트리파이가 숨어 있습니다.

칠흑같은 깃털을 뽐내는 검은 새, 검은바람 까마귀입니다.

꼬리 아래쪽이 빨간 새는 레드벤티드불불, 이른바,붉은배 직박구리입니다.

깃 고르기에 열중인 녀석은 할미새 사촌과에 속하는 '라지 쿠쿠쉬라이크'.

앙징맞은 흰꼬리딱새의 모습도 포착됐습니다.

나뭇가지에 매달린 조롱박 모양의 둥지, '바야위버'의 보금자립니다.

조금 굵은 나뭇가지엔 야생벌집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머리 쪽을 곧추 세운 채 침입자를 위협하는 뱀 한마리.

어린 킹코브라와 마주쳤습니다.

세계에선 가장 큰 독사로 3-5미터까지 자라고, 주로 다른 뱀을 잡아 먹습니다.

쥐잡이 뱀의 일종인 레이디에이티드 랫 스네이크입니다.

킹코브라의 먹이가 되기도 합니다.

미얀마는 국제보전협회가 지정한 생물다양성 핵심지역입니다.

조류만 천여 종, 주요 식물은 만 종을 웃돌고 있습니다.

지난 2010년 채택된 생물다양성협약 부속 나고야 의정서가 조만간 발효되면, 생물자원 접근이 더욱 까다로워집니다.

보유국의 이익을 보장하자는 국제적 규범 때문입니다.

<인터뷰> 안문수(국립생물자원관 기획전시부장) : "생물자원부국에 대해선 접근을 강화하고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서 인도네시아라든가 인도라든가 생물자원부국과의 협력도 계속 강화해 나갈 필요성이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1년 국립생물자원관 등을 중심으로 생물자원의 보고인 미얀마 진출을 본격화했습니다.

이듬해 합동연구센터를 현지에 세운 데 이어, 지난해부터는 연구기술을 전수하고 있습니다.

미얀마의 생물자원에 대한 각국의 관심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우리나라는 생물자원의 조사연구 분야에서 가장 앞서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연구원이 새 포획용 그물을 그물을 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생물다양성 국제협력단에서 파견한 조류 전문가입니다.

현지 연구원들에게 조류 연구방법을 전수하는 과정의 하나입니다.

<인터뷰> 한현진(부산시 낙동강 에코센터 연구원) : "현지연구원들이 새 그물을 치는 것에 대해 굉장히 생소해 해서요. 어떤 지역에 따라서 어떤 대상, 종에 따라서 그물을 설치해야 되는지, 위치선정에 대해서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큰부리개개비가 잡혔습니다.

날개를 상하지 않게 최대한 빨리 새를 분리하는 기술이 핵심입니다.

늦은밤 연구실습실.

계통분류 등에 필수적인 연구용 표본 제작기술을 전수하고 있습니다.

기초부터 가르치다보면 실습실에서 새벽을 맞기 일쑤입니다.

새의 특성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연구 표본으로 재현하려면 고도의 집중력과 인내심이 필수입니다.

<인터뷰> 이우신(서울대 산림자원학과 교수) : "미얀마의 환경보전산림부,산림청과 공동으로 여러가지 경제적 이익을 줄 수 있는 유용생물자원 조사분석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불탑의 고향, 바간...

자연과 문명이 만나는 곳.

이국적 풍광을 찾는 방문객이 늘고 있는 곳입니다.

로까난다 야생동물 보호구역.

미얀마 특산 별거북 복원센터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아기 손바닥보다 작은 크기의 새끼 거북부터 어른 손바닥보다 훨씬 큰 어른 거북까지, 나이에 따라 천500여 마리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습니다.

야생에는 불과 500여 마리만 남아 있습니다.

미얀마 별거북은 예전에 흔한 종이었습니다. 그러나 애완용으로 남획되면서 야생에선 거의 자취를 감췄습니다.

인근엔 금사슴 복원세터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금사슴 7마리가 눈을 크게 뜨고 노려보다가, 이리저리 뛰어다닙니다.

극도로 예민한 성격에 인공번식도 쉽지 않습니다.

최근 6마리를 야생에 방사했습니다.

기후변화와 생태계 파괴 등 안팎의 위험이 높아지는 가운데, 생물자원을 지키려는 미얀마 정부의 고심과 노력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포파에서 열린 한-미얀마 국제 학술토론회.

동남아 각국의 전문가들은 물론 미얀마 정부 고위관료들이 참석해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인터뷰> 조윈(미얀마 산림청 부청장) : "우리는 생물다양성의 지속가능성을 지켜야 합니다. 그것은 미얀마 뿐만 아니라 아시아 지역과 한국에서도 매우 중요합니다."

생물자원 부국 미얀마가 우리 곁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미얀마에서 KBS 뉴스 나신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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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eye] ‘생물 자원 부국’ 미얀마와 상부상조
    • 입력 2014-01-18 09:00:44
    • 수정2014-01-18 11:56:58
    특파원 현장보고
<앵커 멘트>

기후변화와 환경파괴 등으로 생물자원의 중요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습니다.

생물자원 보유국의 권리를 보장하는 나고야 의정서가 조만간 발효되면, 자원확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생물다양성 핵심지역으로 손꼽히는 미얀마에 국제적인 관심이 몰리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연구진의 생물자원 탐사와 공동연구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나신하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원시 자연과 인간이 조화를 이룬 곳.

미얀마 중부 만달레이 주.

해발 천500여 미터 포파산은 동식물의 천국입니다.

산 자락 초원을 여유롭게 거닐고 있는 사슴들.

미얀마 특산종인 골든디어, 이른바 금사슴입니다.

천 500여 마리만 살아 남은 멸종위기 동물입니다.

산기슭으로 조금만 들어서면 하늘을 가린 원시림과 만날 수 있습니다.

가슴이 노랗고 꼬리가 긴 물까치류, 루퍼스 트리파이가 숨어 있습니다.

칠흑같은 깃털을 뽐내는 검은 새, 검은바람 까마귀입니다.

꼬리 아래쪽이 빨간 새는 레드벤티드불불, 이른바,붉은배 직박구리입니다.

깃 고르기에 열중인 녀석은 할미새 사촌과에 속하는 '라지 쿠쿠쉬라이크'.

앙징맞은 흰꼬리딱새의 모습도 포착됐습니다.

나뭇가지에 매달린 조롱박 모양의 둥지, '바야위버'의 보금자립니다.

조금 굵은 나뭇가지엔 야생벌집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머리 쪽을 곧추 세운 채 침입자를 위협하는 뱀 한마리.

어린 킹코브라와 마주쳤습니다.

세계에선 가장 큰 독사로 3-5미터까지 자라고, 주로 다른 뱀을 잡아 먹습니다.

쥐잡이 뱀의 일종인 레이디에이티드 랫 스네이크입니다.

킹코브라의 먹이가 되기도 합니다.

미얀마는 국제보전협회가 지정한 생물다양성 핵심지역입니다.

조류만 천여 종, 주요 식물은 만 종을 웃돌고 있습니다.

지난 2010년 채택된 생물다양성협약 부속 나고야 의정서가 조만간 발효되면, 생물자원 접근이 더욱 까다로워집니다.

보유국의 이익을 보장하자는 국제적 규범 때문입니다.

<인터뷰> 안문수(국립생물자원관 기획전시부장) : "생물자원부국에 대해선 접근을 강화하고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서 인도네시아라든가 인도라든가 생물자원부국과의 협력도 계속 강화해 나갈 필요성이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1년 국립생물자원관 등을 중심으로 생물자원의 보고인 미얀마 진출을 본격화했습니다.

이듬해 합동연구센터를 현지에 세운 데 이어, 지난해부터는 연구기술을 전수하고 있습니다.

미얀마의 생물자원에 대한 각국의 관심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우리나라는 생물자원의 조사연구 분야에서 가장 앞서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연구원이 새 포획용 그물을 그물을 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생물다양성 국제협력단에서 파견한 조류 전문가입니다.

현지 연구원들에게 조류 연구방법을 전수하는 과정의 하나입니다.

<인터뷰> 한현진(부산시 낙동강 에코센터 연구원) : "현지연구원들이 새 그물을 치는 것에 대해 굉장히 생소해 해서요. 어떤 지역에 따라서 어떤 대상, 종에 따라서 그물을 설치해야 되는지, 위치선정에 대해서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큰부리개개비가 잡혔습니다.

날개를 상하지 않게 최대한 빨리 새를 분리하는 기술이 핵심입니다.

늦은밤 연구실습실.

계통분류 등에 필수적인 연구용 표본 제작기술을 전수하고 있습니다.

기초부터 가르치다보면 실습실에서 새벽을 맞기 일쑤입니다.

새의 특성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연구 표본으로 재현하려면 고도의 집중력과 인내심이 필수입니다.

<인터뷰> 이우신(서울대 산림자원학과 교수) : "미얀마의 환경보전산림부,산림청과 공동으로 여러가지 경제적 이익을 줄 수 있는 유용생물자원 조사분석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불탑의 고향, 바간...

자연과 문명이 만나는 곳.

이국적 풍광을 찾는 방문객이 늘고 있는 곳입니다.

로까난다 야생동물 보호구역.

미얀마 특산 별거북 복원센터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아기 손바닥보다 작은 크기의 새끼 거북부터 어른 손바닥보다 훨씬 큰 어른 거북까지, 나이에 따라 천500여 마리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습니다.

야생에는 불과 500여 마리만 남아 있습니다.

미얀마 별거북은 예전에 흔한 종이었습니다. 그러나 애완용으로 남획되면서 야생에선 거의 자취를 감췄습니다.

인근엔 금사슴 복원세터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금사슴 7마리가 눈을 크게 뜨고 노려보다가, 이리저리 뛰어다닙니다.

극도로 예민한 성격에 인공번식도 쉽지 않습니다.

최근 6마리를 야생에 방사했습니다.

기후변화와 생태계 파괴 등 안팎의 위험이 높아지는 가운데, 생물자원을 지키려는 미얀마 정부의 고심과 노력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포파에서 열린 한-미얀마 국제 학술토론회.

동남아 각국의 전문가들은 물론 미얀마 정부 고위관료들이 참석해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인터뷰> 조윈(미얀마 산림청 부청장) : "우리는 생물다양성의 지속가능성을 지켜야 합니다. 그것은 미얀마 뿐만 아니라 아시아 지역과 한국에서도 매우 중요합니다."

생물자원 부국 미얀마가 우리 곁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미얀마에서 KBS 뉴스 나신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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