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현장] 치매 가족 ‘끝없는 고통’…안정망은?
입력 2014.01.20 (15:16)
수정 2014.01.20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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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치매에 걸린 부모를 돌보다 지쳐서 결국 함께 목숨을 끊는 비극이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가수 이특 씨의 가족에게도 이런 일이 일어나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는데, 우리 사회는 과연 어떤 안전망이 있는 걸까요. 한승연 기자와 함께 살펴봅니다.
<질문>
한 기자, 연초부터 참 가슴 아픈 소식이었는데, 가수 이특 씨의 부친이 조부모와 함께 목숨을 끊었죠?
<답변>
그렇습니다.
조모가 몇해 전부터 치매를 앓고 있었는데, 지난해부터는 조부도 치매에 걸렸습니다.
여기에 부친이 사업에 실패하면서 경제적 어려움도 컸고요.
그래서 우울증을 보이던 부친이 자신이 돌보던 부모와 함께 목숨을 끊는 극단의 선택을 한 겁니다.
이특 씨는 군복무 중이었죠.
이번 일 뿐만 아니라 지난해 5월에는 노부부가 탄 승용차가 저수지로 돌진하기도 했죠.
여든일곱 남편이 치매를 앓던 아내와 함께 목숨을 끊은 겁니다.
또 8월에는 치매 어머니를 폭행해 숨지게 한 아들이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치매 가정에서 일어난 자살과 살인 사건이 지난 한해 알려진 것만 10건이 넘었습니다.
<질문>
참 가슴아픈 일인데, 우리나라의 지금 치매 환자가 몇 명이나 되기에 이런 일이 계속되는 겁니까?
<답변>
최근 급속히 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늘어난다는 게 더 큰 문제인데요.
그래프를 보면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총 613만 명 정돈데요,
국립중앙치매센터 집계로, 전국의 치매 환자 수가 58만 6천여 명입니다.
그래서 약 9%, 즉 노인 11명 가운데 1명 정도가 치매를 앓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2020년에는 치매 환자가 84만 명을 넘어서면서 노인 10명 가운데 1명이 치매를 앓게 되고, 2050년에는 약 271만 명으로 늘어서, 노인 인구의 15%, 즉 7명 가운데 1명이 치매 환자일 것이라는 게 보건복지부가 추산한 치매 환자 수 전망입니다.
<질문>
참 충격적인데요,
그런데, 이런 예측이 어떻게 해서 나오는 겁니까?
<답변>
네, 전문가들이 지금까지의 추이를 보니까, 최근 5년 동안 65세 이상 노인 인구 수는 17% 정도 늘었는데, 치매 노인 수는 27%가 늘었다, 즉 노인 수도 늘지만 치매 노인 수는 더 급격히 늘고 있다는 거죠.
고령이 될수록 치매 위험이 훨씬 커지는데, 최근에는 초고령 노인도 늘고 있고, 또 예전보다 치매를 빨리 진단하는 사례도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질문>
치매 환자 본인도 참 힘들지만, 옆에서 돌봐야 하는 가족의 고통도 이만저만이 아니겠어요.
<답변>
그렇습니다.
취재진이 전북 전주에 사는 이영태 씨를 찾아가 봤는데요.
치매를 앓는 아내를 17년째 돌보고 있었습니다.
아내가 치매는 물론 뇌졸중까지 겹쳐서 전혀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이었는데요.
이런 아내를 위해서 음식을 만들고, 음악을 들려주고, 이도 닦아주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하루 하루 아내의 상태를 기록하는 일지도 쓰고 있었는데, 이 일지가 천 권이 넘는다고 합니다.
그나마 하루 4시간 정도 요양보호사가 와서 도와주는 게 그나마 다행인데, 그렇다고 해도 옆에 있어야 하니까 그 고통이야 말로 표현할 수 없겠죠.
이영태 씨의 이야기를 들어보시죠.
<인터뷰> 이영태(87세/치매환자 남편) : "장기 간병한다는 것은 본인도 어렵지만 간병하는 사람이 굉장히 어려운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여러가지 일이 생기고 하는 것 같은데요. 어려움은 말할 수가 없어요. "
<질문>
네, 얼마나 힘드실까요.
그런데, 앞에서 보니까 요양보호사가 와서 도와주는 그런 제도도 있는데, 많은 도움이 되겠어요.
<답변>
네, 현재 우리나라에는 노인장기요양보험이라는 게 있죠.
국민건강보험 가입자는 자동으로 함께 가입이 돼있습니다.
건강보험료의 6.55%, 전체 소득의 0.5%가 노인장기요양보험의 재원이 됩니다.
그래서, 요양복지사를 집으로 부르거나 노인의료복지 시설에 입소할 때 그 비용의 85%와 80%를 공단에서 지급하는 겁니다.
그런데, 이 노인장기요양보험의 지원을 받으려면 거동이 불편해야 하거든요.
하지만, 치매의 경우 몸은 건강한데, 즉 거동에는 문제가 없는데 인지능력이 나쁜 환자가 많지 않습니까?
그러면 혜택을 못 받는 거죠.
현재 치매 환자가 58만 명 정도인데, 이 가운데 17만6천 명 정도만 노인장기요양보험 수급자니까 나머지 3분의 2는 대상이 아닙니다.
그래서 정부도 이 노인장기요양보험 대상에 치매 특별등급을 만들어서 혜택을 늘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소득의 0.5% 보험요율에서는 한계가 있겠죠.
그래서, 이 요율을 한 0.8%까지 올리자, 이런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연세대 김진수 교수의 이야기를 들어보시죠.
<인터뷰> 김진수(연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치매 노인의 문제는 사실은 고령화하고 소득 양극화에요. 고령화니까 대상자가 워낙 늘고, 그 다음에 양극화는 소득 경제 상황 안 좋고 소득 어려운 사람은 점점 많아지게 되다 보니까 본인 부담도 못하게 되니까 극단적인 생각을 하는 것이거든요. 두 개를 고려해서 조금 여유있는 사람들이 조금 내주면, 그나마 그런 문제들이 아주 극단적인 상태로 안 가고, 치매 노인이나 가족들이 그래도 숨 쉬고 살 수 있으니까... "
<질문>
네, 또 이런 노인장기요양보험 말고 다른 지원대책 같은 건 없나요?
<답변>
네, 정부는 2008년 치매종합관리대책을 발표하고 이후 국가적인 차원에서 치매문제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자치단체 보건소에 가면 치매지원센터 같은 곳이 많이 늘어서 치매 검진 등을 받을 수 있고, 치매 진행을 늦추기 위한 여러 과정들도 마련돼 있습니다.
하지만 서울을 벗어나면 시설이 많이 부족한 형편이고요,
치매환자 주.야간 돌봄센터 등 보조시설 역시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합니다.
<질문>
그렇군요.
이 치매를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개인적인 노력 같은 건 어떤 게 있을까요?
<답변>
치매는 크게 알츠하이머형 치매와 혈관성 치매로 나뉘는데요,
알츠하이머형 치매는 뇌에 독성 물질이 쌓여서 생기는데, 왜 독성물질이 생기는 지 원인을 잘 모르기 때문에 예방이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전체 치매의 30%를 차지하는 혈관성 치매는 일종의 뇌혈관 질환이니까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를 철저히 조절하면 막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가장 좋은 것은 운동입니다.
50대에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는 사람은 65세에 치매에 걸릴 위험이 36%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시를 외우거나 외국어 공부를 시작해서 뇌에 자극을 주는 것도 좋습니다.
일단 치매에 걸렸을 경우에는 완치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하지만, 치매의 진행을 늦출 수 있는 약물은 많이 나와 있고, 과격한 행동을 조절하는 약물도 있습니다.
네, 한승연 기자 잘 들었습니다.
치매에 걸린 부모를 돌보다 지쳐서 결국 함께 목숨을 끊는 비극이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가수 이특 씨의 가족에게도 이런 일이 일어나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는데, 우리 사회는 과연 어떤 안전망이 있는 걸까요. 한승연 기자와 함께 살펴봅니다.
<질문>
한 기자, 연초부터 참 가슴 아픈 소식이었는데, 가수 이특 씨의 부친이 조부모와 함께 목숨을 끊었죠?
<답변>
그렇습니다.
조모가 몇해 전부터 치매를 앓고 있었는데, 지난해부터는 조부도 치매에 걸렸습니다.
여기에 부친이 사업에 실패하면서 경제적 어려움도 컸고요.
그래서 우울증을 보이던 부친이 자신이 돌보던 부모와 함께 목숨을 끊는 극단의 선택을 한 겁니다.
이특 씨는 군복무 중이었죠.
이번 일 뿐만 아니라 지난해 5월에는 노부부가 탄 승용차가 저수지로 돌진하기도 했죠.
여든일곱 남편이 치매를 앓던 아내와 함께 목숨을 끊은 겁니다.
또 8월에는 치매 어머니를 폭행해 숨지게 한 아들이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치매 가정에서 일어난 자살과 살인 사건이 지난 한해 알려진 것만 10건이 넘었습니다.
<질문>
참 가슴아픈 일인데, 우리나라의 지금 치매 환자가 몇 명이나 되기에 이런 일이 계속되는 겁니까?
<답변>
최근 급속히 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늘어난다는 게 더 큰 문제인데요.
그래프를 보면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총 613만 명 정돈데요,
국립중앙치매센터 집계로, 전국의 치매 환자 수가 58만 6천여 명입니다.
그래서 약 9%, 즉 노인 11명 가운데 1명 정도가 치매를 앓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2020년에는 치매 환자가 84만 명을 넘어서면서 노인 10명 가운데 1명이 치매를 앓게 되고, 2050년에는 약 271만 명으로 늘어서, 노인 인구의 15%, 즉 7명 가운데 1명이 치매 환자일 것이라는 게 보건복지부가 추산한 치매 환자 수 전망입니다.
<질문>
참 충격적인데요,
그런데, 이런 예측이 어떻게 해서 나오는 겁니까?
<답변>
네, 전문가들이 지금까지의 추이를 보니까, 최근 5년 동안 65세 이상 노인 인구 수는 17% 정도 늘었는데, 치매 노인 수는 27%가 늘었다, 즉 노인 수도 늘지만 치매 노인 수는 더 급격히 늘고 있다는 거죠.
고령이 될수록 치매 위험이 훨씬 커지는데, 최근에는 초고령 노인도 늘고 있고, 또 예전보다 치매를 빨리 진단하는 사례도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질문>
치매 환자 본인도 참 힘들지만, 옆에서 돌봐야 하는 가족의 고통도 이만저만이 아니겠어요.
<답변>
그렇습니다.
취재진이 전북 전주에 사는 이영태 씨를 찾아가 봤는데요.
치매를 앓는 아내를 17년째 돌보고 있었습니다.
아내가 치매는 물론 뇌졸중까지 겹쳐서 전혀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이었는데요.
이런 아내를 위해서 음식을 만들고, 음악을 들려주고, 이도 닦아주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하루 하루 아내의 상태를 기록하는 일지도 쓰고 있었는데, 이 일지가 천 권이 넘는다고 합니다.
그나마 하루 4시간 정도 요양보호사가 와서 도와주는 게 그나마 다행인데, 그렇다고 해도 옆에 있어야 하니까 그 고통이야 말로 표현할 수 없겠죠.
이영태 씨의 이야기를 들어보시죠.
<인터뷰> 이영태(87세/치매환자 남편) : "장기 간병한다는 것은 본인도 어렵지만 간병하는 사람이 굉장히 어려운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여러가지 일이 생기고 하는 것 같은데요. 어려움은 말할 수가 없어요. "
<질문>
네, 얼마나 힘드실까요.
그런데, 앞에서 보니까 요양보호사가 와서 도와주는 그런 제도도 있는데, 많은 도움이 되겠어요.
<답변>
네, 현재 우리나라에는 노인장기요양보험이라는 게 있죠.
국민건강보험 가입자는 자동으로 함께 가입이 돼있습니다.
건강보험료의 6.55%, 전체 소득의 0.5%가 노인장기요양보험의 재원이 됩니다.
그래서, 요양복지사를 집으로 부르거나 노인의료복지 시설에 입소할 때 그 비용의 85%와 80%를 공단에서 지급하는 겁니다.
그런데, 이 노인장기요양보험의 지원을 받으려면 거동이 불편해야 하거든요.
하지만, 치매의 경우 몸은 건강한데, 즉 거동에는 문제가 없는데 인지능력이 나쁜 환자가 많지 않습니까?
그러면 혜택을 못 받는 거죠.
현재 치매 환자가 58만 명 정도인데, 이 가운데 17만6천 명 정도만 노인장기요양보험 수급자니까 나머지 3분의 2는 대상이 아닙니다.
그래서 정부도 이 노인장기요양보험 대상에 치매 특별등급을 만들어서 혜택을 늘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소득의 0.5% 보험요율에서는 한계가 있겠죠.
그래서, 이 요율을 한 0.8%까지 올리자, 이런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연세대 김진수 교수의 이야기를 들어보시죠.
<인터뷰> 김진수(연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치매 노인의 문제는 사실은 고령화하고 소득 양극화에요. 고령화니까 대상자가 워낙 늘고, 그 다음에 양극화는 소득 경제 상황 안 좋고 소득 어려운 사람은 점점 많아지게 되다 보니까 본인 부담도 못하게 되니까 극단적인 생각을 하는 것이거든요. 두 개를 고려해서 조금 여유있는 사람들이 조금 내주면, 그나마 그런 문제들이 아주 극단적인 상태로 안 가고, 치매 노인이나 가족들이 그래도 숨 쉬고 살 수 있으니까... "
<질문>
네, 또 이런 노인장기요양보험 말고 다른 지원대책 같은 건 없나요?
<답변>
네, 정부는 2008년 치매종합관리대책을 발표하고 이후 국가적인 차원에서 치매문제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자치단체 보건소에 가면 치매지원센터 같은 곳이 많이 늘어서 치매 검진 등을 받을 수 있고, 치매 진행을 늦추기 위한 여러 과정들도 마련돼 있습니다.
하지만 서울을 벗어나면 시설이 많이 부족한 형편이고요,
치매환자 주.야간 돌봄센터 등 보조시설 역시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합니다.
<질문>
그렇군요.
이 치매를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개인적인 노력 같은 건 어떤 게 있을까요?
<답변>
치매는 크게 알츠하이머형 치매와 혈관성 치매로 나뉘는데요,
알츠하이머형 치매는 뇌에 독성 물질이 쌓여서 생기는데, 왜 독성물질이 생기는 지 원인을 잘 모르기 때문에 예방이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전체 치매의 30%를 차지하는 혈관성 치매는 일종의 뇌혈관 질환이니까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를 철저히 조절하면 막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가장 좋은 것은 운동입니다.
50대에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는 사람은 65세에 치매에 걸릴 위험이 36%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시를 외우거나 외국어 공부를 시작해서 뇌에 자극을 주는 것도 좋습니다.
일단 치매에 걸렸을 경우에는 완치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하지만, 치매의 진행을 늦출 수 있는 약물은 많이 나와 있고, 과격한 행동을 조절하는 약물도 있습니다.
네, 한승연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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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4-01-20 15:19:25
- 수정2014-01-20 17:18:16

<앵커 멘트>
치매에 걸린 부모를 돌보다 지쳐서 결국 함께 목숨을 끊는 비극이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가수 이특 씨의 가족에게도 이런 일이 일어나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는데, 우리 사회는 과연 어떤 안전망이 있는 걸까요. 한승연 기자와 함께 살펴봅니다.
<질문>
한 기자, 연초부터 참 가슴 아픈 소식이었는데, 가수 이특 씨의 부친이 조부모와 함께 목숨을 끊었죠?
<답변>
그렇습니다.
조모가 몇해 전부터 치매를 앓고 있었는데, 지난해부터는 조부도 치매에 걸렸습니다.
여기에 부친이 사업에 실패하면서 경제적 어려움도 컸고요.
그래서 우울증을 보이던 부친이 자신이 돌보던 부모와 함께 목숨을 끊는 극단의 선택을 한 겁니다.
이특 씨는 군복무 중이었죠.
이번 일 뿐만 아니라 지난해 5월에는 노부부가 탄 승용차가 저수지로 돌진하기도 했죠.
여든일곱 남편이 치매를 앓던 아내와 함께 목숨을 끊은 겁니다.
또 8월에는 치매 어머니를 폭행해 숨지게 한 아들이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치매 가정에서 일어난 자살과 살인 사건이 지난 한해 알려진 것만 10건이 넘었습니다.
<질문>
참 가슴아픈 일인데, 우리나라의 지금 치매 환자가 몇 명이나 되기에 이런 일이 계속되는 겁니까?
<답변>
최근 급속히 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늘어난다는 게 더 큰 문제인데요.
그래프를 보면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총 613만 명 정돈데요,
국립중앙치매센터 집계로, 전국의 치매 환자 수가 58만 6천여 명입니다.
그래서 약 9%, 즉 노인 11명 가운데 1명 정도가 치매를 앓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2020년에는 치매 환자가 84만 명을 넘어서면서 노인 10명 가운데 1명이 치매를 앓게 되고, 2050년에는 약 271만 명으로 늘어서, 노인 인구의 15%, 즉 7명 가운데 1명이 치매 환자일 것이라는 게 보건복지부가 추산한 치매 환자 수 전망입니다.
<질문>
참 충격적인데요,
그런데, 이런 예측이 어떻게 해서 나오는 겁니까?
<답변>
네, 전문가들이 지금까지의 추이를 보니까, 최근 5년 동안 65세 이상 노인 인구 수는 17% 정도 늘었는데, 치매 노인 수는 27%가 늘었다, 즉 노인 수도 늘지만 치매 노인 수는 더 급격히 늘고 있다는 거죠.
고령이 될수록 치매 위험이 훨씬 커지는데, 최근에는 초고령 노인도 늘고 있고, 또 예전보다 치매를 빨리 진단하는 사례도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질문>
치매 환자 본인도 참 힘들지만, 옆에서 돌봐야 하는 가족의 고통도 이만저만이 아니겠어요.
<답변>
그렇습니다.
취재진이 전북 전주에 사는 이영태 씨를 찾아가 봤는데요.
치매를 앓는 아내를 17년째 돌보고 있었습니다.
아내가 치매는 물론 뇌졸중까지 겹쳐서 전혀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이었는데요.
이런 아내를 위해서 음식을 만들고, 음악을 들려주고, 이도 닦아주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하루 하루 아내의 상태를 기록하는 일지도 쓰고 있었는데, 이 일지가 천 권이 넘는다고 합니다.
그나마 하루 4시간 정도 요양보호사가 와서 도와주는 게 그나마 다행인데, 그렇다고 해도 옆에 있어야 하니까 그 고통이야 말로 표현할 수 없겠죠.
이영태 씨의 이야기를 들어보시죠.
<인터뷰> 이영태(87세/치매환자 남편) : "장기 간병한다는 것은 본인도 어렵지만 간병하는 사람이 굉장히 어려운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여러가지 일이 생기고 하는 것 같은데요. 어려움은 말할 수가 없어요. "
<질문>
네, 얼마나 힘드실까요.
그런데, 앞에서 보니까 요양보호사가 와서 도와주는 그런 제도도 있는데, 많은 도움이 되겠어요.
<답변>
네, 현재 우리나라에는 노인장기요양보험이라는 게 있죠.
국민건강보험 가입자는 자동으로 함께 가입이 돼있습니다.
건강보험료의 6.55%, 전체 소득의 0.5%가 노인장기요양보험의 재원이 됩니다.
그래서, 요양복지사를 집으로 부르거나 노인의료복지 시설에 입소할 때 그 비용의 85%와 80%를 공단에서 지급하는 겁니다.
그런데, 이 노인장기요양보험의 지원을 받으려면 거동이 불편해야 하거든요.
하지만, 치매의 경우 몸은 건강한데, 즉 거동에는 문제가 없는데 인지능력이 나쁜 환자가 많지 않습니까?
그러면 혜택을 못 받는 거죠.
현재 치매 환자가 58만 명 정도인데, 이 가운데 17만6천 명 정도만 노인장기요양보험 수급자니까 나머지 3분의 2는 대상이 아닙니다.
그래서 정부도 이 노인장기요양보험 대상에 치매 특별등급을 만들어서 혜택을 늘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소득의 0.5% 보험요율에서는 한계가 있겠죠.
그래서, 이 요율을 한 0.8%까지 올리자, 이런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연세대 김진수 교수의 이야기를 들어보시죠.
<인터뷰> 김진수(연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치매 노인의 문제는 사실은 고령화하고 소득 양극화에요. 고령화니까 대상자가 워낙 늘고, 그 다음에 양극화는 소득 경제 상황 안 좋고 소득 어려운 사람은 점점 많아지게 되다 보니까 본인 부담도 못하게 되니까 극단적인 생각을 하는 것이거든요. 두 개를 고려해서 조금 여유있는 사람들이 조금 내주면, 그나마 그런 문제들이 아주 극단적인 상태로 안 가고, 치매 노인이나 가족들이 그래도 숨 쉬고 살 수 있으니까... "
<질문>
네, 또 이런 노인장기요양보험 말고 다른 지원대책 같은 건 없나요?
<답변>
네, 정부는 2008년 치매종합관리대책을 발표하고 이후 국가적인 차원에서 치매문제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자치단체 보건소에 가면 치매지원센터 같은 곳이 많이 늘어서 치매 검진 등을 받을 수 있고, 치매 진행을 늦추기 위한 여러 과정들도 마련돼 있습니다.
하지만 서울을 벗어나면 시설이 많이 부족한 형편이고요,
치매환자 주.야간 돌봄센터 등 보조시설 역시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합니다.
<질문>
그렇군요.
이 치매를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개인적인 노력 같은 건 어떤 게 있을까요?
<답변>
치매는 크게 알츠하이머형 치매와 혈관성 치매로 나뉘는데요,
알츠하이머형 치매는 뇌에 독성 물질이 쌓여서 생기는데, 왜 독성물질이 생기는 지 원인을 잘 모르기 때문에 예방이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전체 치매의 30%를 차지하는 혈관성 치매는 일종의 뇌혈관 질환이니까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를 철저히 조절하면 막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가장 좋은 것은 운동입니다.
50대에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는 사람은 65세에 치매에 걸릴 위험이 36%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시를 외우거나 외국어 공부를 시작해서 뇌에 자극을 주는 것도 좋습니다.
일단 치매에 걸렸을 경우에는 완치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하지만, 치매의 진행을 늦출 수 있는 약물은 많이 나와 있고, 과격한 행동을 조절하는 약물도 있습니다.
네, 한승연 기자 잘 들었습니다.
치매에 걸린 부모를 돌보다 지쳐서 결국 함께 목숨을 끊는 비극이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가수 이특 씨의 가족에게도 이런 일이 일어나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는데, 우리 사회는 과연 어떤 안전망이 있는 걸까요. 한승연 기자와 함께 살펴봅니다.
<질문>
한 기자, 연초부터 참 가슴 아픈 소식이었는데, 가수 이특 씨의 부친이 조부모와 함께 목숨을 끊었죠?
<답변>
그렇습니다.
조모가 몇해 전부터 치매를 앓고 있었는데, 지난해부터는 조부도 치매에 걸렸습니다.
여기에 부친이 사업에 실패하면서 경제적 어려움도 컸고요.
그래서 우울증을 보이던 부친이 자신이 돌보던 부모와 함께 목숨을 끊는 극단의 선택을 한 겁니다.
이특 씨는 군복무 중이었죠.
이번 일 뿐만 아니라 지난해 5월에는 노부부가 탄 승용차가 저수지로 돌진하기도 했죠.
여든일곱 남편이 치매를 앓던 아내와 함께 목숨을 끊은 겁니다.
또 8월에는 치매 어머니를 폭행해 숨지게 한 아들이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치매 가정에서 일어난 자살과 살인 사건이 지난 한해 알려진 것만 10건이 넘었습니다.
<질문>
참 가슴아픈 일인데, 우리나라의 지금 치매 환자가 몇 명이나 되기에 이런 일이 계속되는 겁니까?
<답변>
최근 급속히 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늘어난다는 게 더 큰 문제인데요.
그래프를 보면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총 613만 명 정돈데요,
국립중앙치매센터 집계로, 전국의 치매 환자 수가 58만 6천여 명입니다.
그래서 약 9%, 즉 노인 11명 가운데 1명 정도가 치매를 앓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2020년에는 치매 환자가 84만 명을 넘어서면서 노인 10명 가운데 1명이 치매를 앓게 되고, 2050년에는 약 271만 명으로 늘어서, 노인 인구의 15%, 즉 7명 가운데 1명이 치매 환자일 것이라는 게 보건복지부가 추산한 치매 환자 수 전망입니다.
<질문>
참 충격적인데요,
그런데, 이런 예측이 어떻게 해서 나오는 겁니까?
<답변>
네, 전문가들이 지금까지의 추이를 보니까, 최근 5년 동안 65세 이상 노인 인구 수는 17% 정도 늘었는데, 치매 노인 수는 27%가 늘었다, 즉 노인 수도 늘지만 치매 노인 수는 더 급격히 늘고 있다는 거죠.
고령이 될수록 치매 위험이 훨씬 커지는데, 최근에는 초고령 노인도 늘고 있고, 또 예전보다 치매를 빨리 진단하는 사례도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질문>
치매 환자 본인도 참 힘들지만, 옆에서 돌봐야 하는 가족의 고통도 이만저만이 아니겠어요.
<답변>
그렇습니다.
취재진이 전북 전주에 사는 이영태 씨를 찾아가 봤는데요.
치매를 앓는 아내를 17년째 돌보고 있었습니다.
아내가 치매는 물론 뇌졸중까지 겹쳐서 전혀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이었는데요.
이런 아내를 위해서 음식을 만들고, 음악을 들려주고, 이도 닦아주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하루 하루 아내의 상태를 기록하는 일지도 쓰고 있었는데, 이 일지가 천 권이 넘는다고 합니다.
그나마 하루 4시간 정도 요양보호사가 와서 도와주는 게 그나마 다행인데, 그렇다고 해도 옆에 있어야 하니까 그 고통이야 말로 표현할 수 없겠죠.
이영태 씨의 이야기를 들어보시죠.
<인터뷰> 이영태(87세/치매환자 남편) : "장기 간병한다는 것은 본인도 어렵지만 간병하는 사람이 굉장히 어려운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여러가지 일이 생기고 하는 것 같은데요. 어려움은 말할 수가 없어요. "
<질문>
네, 얼마나 힘드실까요.
그런데, 앞에서 보니까 요양보호사가 와서 도와주는 그런 제도도 있는데, 많은 도움이 되겠어요.
<답변>
네, 현재 우리나라에는 노인장기요양보험이라는 게 있죠.
국민건강보험 가입자는 자동으로 함께 가입이 돼있습니다.
건강보험료의 6.55%, 전체 소득의 0.5%가 노인장기요양보험의 재원이 됩니다.
그래서, 요양복지사를 집으로 부르거나 노인의료복지 시설에 입소할 때 그 비용의 85%와 80%를 공단에서 지급하는 겁니다.
그런데, 이 노인장기요양보험의 지원을 받으려면 거동이 불편해야 하거든요.
하지만, 치매의 경우 몸은 건강한데, 즉 거동에는 문제가 없는데 인지능력이 나쁜 환자가 많지 않습니까?
그러면 혜택을 못 받는 거죠.
현재 치매 환자가 58만 명 정도인데, 이 가운데 17만6천 명 정도만 노인장기요양보험 수급자니까 나머지 3분의 2는 대상이 아닙니다.
그래서 정부도 이 노인장기요양보험 대상에 치매 특별등급을 만들어서 혜택을 늘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소득의 0.5% 보험요율에서는 한계가 있겠죠.
그래서, 이 요율을 한 0.8%까지 올리자, 이런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연세대 김진수 교수의 이야기를 들어보시죠.
<인터뷰> 김진수(연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치매 노인의 문제는 사실은 고령화하고 소득 양극화에요. 고령화니까 대상자가 워낙 늘고, 그 다음에 양극화는 소득 경제 상황 안 좋고 소득 어려운 사람은 점점 많아지게 되다 보니까 본인 부담도 못하게 되니까 극단적인 생각을 하는 것이거든요. 두 개를 고려해서 조금 여유있는 사람들이 조금 내주면, 그나마 그런 문제들이 아주 극단적인 상태로 안 가고, 치매 노인이나 가족들이 그래도 숨 쉬고 살 수 있으니까... "
<질문>
네, 또 이런 노인장기요양보험 말고 다른 지원대책 같은 건 없나요?
<답변>
네, 정부는 2008년 치매종합관리대책을 발표하고 이후 국가적인 차원에서 치매문제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자치단체 보건소에 가면 치매지원센터 같은 곳이 많이 늘어서 치매 검진 등을 받을 수 있고, 치매 진행을 늦추기 위한 여러 과정들도 마련돼 있습니다.
하지만 서울을 벗어나면 시설이 많이 부족한 형편이고요,
치매환자 주.야간 돌봄센터 등 보조시설 역시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합니다.
<질문>
그렇군요.
이 치매를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개인적인 노력 같은 건 어떤 게 있을까요?
<답변>
치매는 크게 알츠하이머형 치매와 혈관성 치매로 나뉘는데요,
알츠하이머형 치매는 뇌에 독성 물질이 쌓여서 생기는데, 왜 독성물질이 생기는 지 원인을 잘 모르기 때문에 예방이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전체 치매의 30%를 차지하는 혈관성 치매는 일종의 뇌혈관 질환이니까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를 철저히 조절하면 막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가장 좋은 것은 운동입니다.
50대에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는 사람은 65세에 치매에 걸릴 위험이 36%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시를 외우거나 외국어 공부를 시작해서 뇌에 자극을 주는 것도 좋습니다.
일단 치매에 걸렸을 경우에는 완치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하지만, 치매의 진행을 늦출 수 있는 약물은 많이 나와 있고, 과격한 행동을 조절하는 약물도 있습니다.
네, 한승연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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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연 기자 hanspond@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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