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대통령 통치사료 천여 점 발견

⊙앵커: 지난 68년 박정희 당시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군사 공격을 미국에 요청했던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청와대는 이런 내용을 담은 대미 서한을 포함해서 역대 대통령의 통치사료 1300여 건을 공개했습니다.
보도에 박영환 기자입니다.
⊙기자: 신군부가 위세를 떨치던 80년 5월의 청와대 의전일지입니다.
최규하 대통령의 유가폭등 해결을 위한 중동 순방까지는 자세히 적혀 있습니다.
그러나 5월 17일부터 닷새 동안은 내용이 비어 있습니다.
신 군부가 비상계엄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광주 민주화운동을 진압한 바로 그 시기입니다.
최 대통령은 5월 22일이 돼서야 업무를 재개합니다.
대통령 위에 신군부가 있었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입니다.
지난 68년, 북한은 김신조 남파사건을 일으킨 데 이어 이틀 뒤 동해상에서 미 정보함 푸에블로호를 납치합니다.
한반도에는 전쟁 위협이 고조됩니다.
박정희 대통령은 비밀협상으로 문제를 풀려는 존슨 미국 대통령에게 응분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편지를 보냅니다.
그러나 존슨 대통령은 문제의 심각성은 알지만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다며 완곡한 반대의사를 전해옵니다.
케네디 미국 대통령이 63년 당시 국가재건회의 의장인 박정희의 군정 4년 연장에 반대했던 사실도 서신으로 확인됐습니다.
역대 대통령 기록이 부실한 가운데 오늘 청와대에서 발견된 1300여 점의 문건은 정확한 현대 정치사 복원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KBS뉴스 박영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