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정치권 혁신 경쟁, 이번엔 실현되나?

입력 2014.02.10 (21:34) 수정 2014.02.10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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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이 앞다투어 정치 혁신과 특권 내려놓기를 약속하고 있는데요,

지켜보는 국민들은 이런 약속들이 과연 지켜질지 반신반의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동안 숱한 특권 폐지 공약들이 끝내 흐지부지되었기 때문이죠.

지금까지 약속이 실천된 건 의원의 영리 목적 겸직 금지나 의원 연금 폐지 정도에 불과한 사실이 이를 입증하고 있습니다.

먼저 지방 선거를 앞두고 불붙기 시작한 여야의 혁신 경쟁을 김성주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이달 초에 열린 한 국회의원의 출판 기념회.

발디딜 틈 없이 몰려든 사람들이 책값을 봉투에 담아 상자에 집어넣습니다.

이렇게 책을 팔아서 마련한 돈은 선관위에 신고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편법 정치자금 모금이라는 비판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그러자 여야는 이런 출판 기념회를 제한하겠다고 잇따라 선언했습니다.

<녹취> 황우여(새누리당 대표) : "출판기념회를 하면서 정치자금법을 회피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적으로 정비하고..."

<녹취> 김한길(민주당 대표) : "출판기념회의 비용과 수입을 정치자금법에 준하여 선관위에 신고하고..."

무분별한 해외출장 제한, 국회의 회기별 목표 제시, 부정 부패로 인한 재보궐 선거시 원인 제공 정당의 공천 금지 등 여야는 연초부터 개혁안을 경쟁적으로 발표하고 있습니다.

<녹취> 안철수 의원(무소속) : "이번 국회는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 무엇을 이렇게 고치겠다고 목표치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여야는 추가적으로 공천제도 개혁과 계파 탈피 등 당내 개혁안 발표도 준비중이어서 지방선거를 앞둔 혁신 경쟁은 더 속도가 붙을 전망입니다.

국회의원은 기본적으로 차관급 이상의 예우를 받습니다.

또 우선 공무 시에는 항공기와 철도, 선박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출입국 때 지금 보시는 이런 공항 귀빈실을 이용하고, 출입국 수속도 매우 간편합니다.

헌법상의 면책, 불체포 특권이나 정치자금 모금 등은 말할 것도 없죠.

여야는 선거 때만 되면 이런 특권들을 없애겠다고 공언했는데요, 지난 2012년 대선 직전에도 의원 세비를 30퍼센트 줄이겠다고 나란히 약속했습니다.

<녹취> 이한구(당시 새누리당 원내대표) : "의원 세비 30% 삭감을 즉시 실천할 것을 약속하고.."

<녹취> 박지원(당시 민주통합당 원내대표) : "국회의원 세비 30% 삭감안은 의원들의 결정으로 결의되었음을 선포합니다."

하지만 19대 의원 세비가 1억 3천여만 원, 18대 때보다 오히려 20% 늘어났습니다.

불체포와 면책 특권 폐지나 제한도 지금까지 아무런 논의가 없습니다.

반면 의회 선진국들의 경우는 어떨까요?

조금 남은 특권들조차 더 줄이거나 투명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합니다.

지난해 10월, 미 연방정부가 16일간 문을 닫으면서 덩달아 80만 명 넘는 공무원들이 일시 해고됐습니다.

원인을 제공한 의원들은 결국 하나 둘씩 세비 반납을 선언했고, 100명 넘는 의원이 동참했습니다.

<녹취> 제이슨 스미스(미국 하원의원) : "의원이라고 해서 일반 국민들과 다를 수 없습니다. 하원은 물론 상원 의원들도 세비를 받으면 안 됩니다."

미 의회에서 세비 동결이나 반납은 종종 볼 수 있는 풍경입니다.

금융위기가 불어닥친 지난 2009년 이후 4년간 세비가 동결됐고, 한때는 삭감 법안도 제출됐습니다.

활동 경비의 투명성도 더욱 강화되고 있습니다.

미 하원의 경우 해외 출장 땐 한 달 전까지 자금 출처를 제시하고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하며, 분기별로 경비 지출 내역을 보고하고 일반에게 공개토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의회 선진국 영국은 의원들의 특권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기로 유명합니다.

의원은 말할 것도 없고 보좌관들의 특권 남용 여부까지 독립기관이 감시, 공개하는가 하면, 전용 주차장이 따로 없는 만큼 자전거나 전철을 타고 출퇴근하는 의원들을 종종 목격할 수 있습니다.

엄격한 제도와 함께, 자발적으로 특권의식을 내려놓는 인식이 선진국 의회를 지탱하는 밑거름이 되고 있습니다.

워싱턴에서 KBS 뉴스 이주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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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2-10 21:40:11
    • 수정2014-02-10 22:5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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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이 앞다투어 정치 혁신과 특권 내려놓기를 약속하고 있는데요,

지켜보는 국민들은 이런 약속들이 과연 지켜질지 반신반의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동안 숱한 특권 폐지 공약들이 끝내 흐지부지되었기 때문이죠.

지금까지 약속이 실천된 건 의원의 영리 목적 겸직 금지나 의원 연금 폐지 정도에 불과한 사실이 이를 입증하고 있습니다.

먼저 지방 선거를 앞두고 불붙기 시작한 여야의 혁신 경쟁을 김성주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이달 초에 열린 한 국회의원의 출판 기념회.

발디딜 틈 없이 몰려든 사람들이 책값을 봉투에 담아 상자에 집어넣습니다.

이렇게 책을 팔아서 마련한 돈은 선관위에 신고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편법 정치자금 모금이라는 비판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그러자 여야는 이런 출판 기념회를 제한하겠다고 잇따라 선언했습니다.

<녹취> 황우여(새누리당 대표) : "출판기념회를 하면서 정치자금법을 회피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적으로 정비하고..."

<녹취> 김한길(민주당 대표) : "출판기념회의 비용과 수입을 정치자금법에 준하여 선관위에 신고하고..."

무분별한 해외출장 제한, 국회의 회기별 목표 제시, 부정 부패로 인한 재보궐 선거시 원인 제공 정당의 공천 금지 등 여야는 연초부터 개혁안을 경쟁적으로 발표하고 있습니다.

<녹취> 안철수 의원(무소속) : "이번 국회는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 무엇을 이렇게 고치겠다고 목표치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여야는 추가적으로 공천제도 개혁과 계파 탈피 등 당내 개혁안 발표도 준비중이어서 지방선거를 앞둔 혁신 경쟁은 더 속도가 붙을 전망입니다.

국회의원은 기본적으로 차관급 이상의 예우를 받습니다.

또 우선 공무 시에는 항공기와 철도, 선박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출입국 때 지금 보시는 이런 공항 귀빈실을 이용하고, 출입국 수속도 매우 간편합니다.

헌법상의 면책, 불체포 특권이나 정치자금 모금 등은 말할 것도 없죠.

여야는 선거 때만 되면 이런 특권들을 없애겠다고 공언했는데요, 지난 2012년 대선 직전에도 의원 세비를 30퍼센트 줄이겠다고 나란히 약속했습니다.

<녹취> 이한구(당시 새누리당 원내대표) : "의원 세비 30% 삭감을 즉시 실천할 것을 약속하고.."

<녹취> 박지원(당시 민주통합당 원내대표) : "국회의원 세비 30% 삭감안은 의원들의 결정으로 결의되었음을 선포합니다."

하지만 19대 의원 세비가 1억 3천여만 원, 18대 때보다 오히려 20% 늘어났습니다.

불체포와 면책 특권 폐지나 제한도 지금까지 아무런 논의가 없습니다.

반면 의회 선진국들의 경우는 어떨까요?

조금 남은 특권들조차 더 줄이거나 투명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합니다.

지난해 10월, 미 연방정부가 16일간 문을 닫으면서 덩달아 80만 명 넘는 공무원들이 일시 해고됐습니다.

원인을 제공한 의원들은 결국 하나 둘씩 세비 반납을 선언했고, 100명 넘는 의원이 동참했습니다.

<녹취> 제이슨 스미스(미국 하원의원) : "의원이라고 해서 일반 국민들과 다를 수 없습니다. 하원은 물론 상원 의원들도 세비를 받으면 안 됩니다."

미 의회에서 세비 동결이나 반납은 종종 볼 수 있는 풍경입니다.

금융위기가 불어닥친 지난 2009년 이후 4년간 세비가 동결됐고, 한때는 삭감 법안도 제출됐습니다.

활동 경비의 투명성도 더욱 강화되고 있습니다.

미 하원의 경우 해외 출장 땐 한 달 전까지 자금 출처를 제시하고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하며, 분기별로 경비 지출 내역을 보고하고 일반에게 공개토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의회 선진국 영국은 의원들의 특권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기로 유명합니다.

의원은 말할 것도 없고 보좌관들의 특권 남용 여부까지 독립기관이 감시, 공개하는가 하면, 전용 주차장이 따로 없는 만큼 자전거나 전철을 타고 출퇴근하는 의원들을 종종 목격할 수 있습니다.

엄격한 제도와 함께, 자발적으로 특권의식을 내려놓는 인식이 선진국 의회를 지탱하는 밑거름이 되고 있습니다.

워싱턴에서 KBS 뉴스 이주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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