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특진·병실비 줄인다

입력 2014.02.12 (07:37) 수정 2014.02.12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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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제 해설위원]

병원 신세를 져본 환자치고 원하지 않은 ‘특진’을 경험하지 않은 사람은 드물 겁니다. 강요당한 1, 2인 병실 입원도 늘 불만입니다. 의료비 부담의 원인으로 꼽히던 선택 진료와 상급병실료, 간병비 등 이른바 3대 비급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안이 나왔습니다.

보건복지부가 어제 대통령에게 보고한 비급여 개선 방안의 핵심은 보험료 혜택 없는 의료 서비스를 최대한 축소하겠다는 겁니다. 먼저 선택 진료에 따른 환자 부담을 3년 내에 64% 낮추기로 했습니다. 특진 의사는 2016년까지 3분 1로 줄입니다. 지금은 병원마다 특진 의사를 80%까지 둘 수 있어서 말만 ‘선택’일 뿐 전액 본인 부담인 특진을 할 수 밖에 없는 구좁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병실은 6인실에서 4인실로 확대 됩니다. 추가 부담 없는 일반 병실 비율을 늘린다는 얘깁니다. 간병 서비스는 우선 간호사 등을 활용한 시범 사업을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개선안은 의료비가 줄어드는 만큼 환영할 일이지만 재정 문제가 과젭니다. 당장은 병원 손실 부분입니다. 선택 진료와 상급 병실료 차액이 전체 진료 수입의 10% 이상인 병원을 설득하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병원들은 제도 개선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손실을 어떻게 100% 보전해 줄지 의문을 제기합니다. 의료서비스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비슷한 값이면 큰 병원으로 가겠다는 수요가 커져 대형병원 쏠림 현상도 예상됩니다. 간병제도는 간호사 인력난을 어떻게 해소할지가 관건입니다.

정부 대책은 우리의 왜곡된 의료 서비스 체계를 바로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방향임에 틀림없습니다. 다만, 여러 이해 당사자가 얽혀 있고 보험료 인상으로 국민 부담이 늘어날 수 있는 만큼 폭넓은 의견을 들어 더욱 세밀하게 다듬을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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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특진·병실비 줄인다
    • 입력 2014-02-12 07:40:59
    • 수정2014-02-12 08:4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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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제 해설위원]

병원 신세를 져본 환자치고 원하지 않은 ‘특진’을 경험하지 않은 사람은 드물 겁니다. 강요당한 1, 2인 병실 입원도 늘 불만입니다. 의료비 부담의 원인으로 꼽히던 선택 진료와 상급병실료, 간병비 등 이른바 3대 비급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안이 나왔습니다.

보건복지부가 어제 대통령에게 보고한 비급여 개선 방안의 핵심은 보험료 혜택 없는 의료 서비스를 최대한 축소하겠다는 겁니다. 먼저 선택 진료에 따른 환자 부담을 3년 내에 64% 낮추기로 했습니다. 특진 의사는 2016년까지 3분 1로 줄입니다. 지금은 병원마다 특진 의사를 80%까지 둘 수 있어서 말만 ‘선택’일 뿐 전액 본인 부담인 특진을 할 수 밖에 없는 구좁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병실은 6인실에서 4인실로 확대 됩니다. 추가 부담 없는 일반 병실 비율을 늘린다는 얘깁니다. 간병 서비스는 우선 간호사 등을 활용한 시범 사업을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개선안은 의료비가 줄어드는 만큼 환영할 일이지만 재정 문제가 과젭니다. 당장은 병원 손실 부분입니다. 선택 진료와 상급 병실료 차액이 전체 진료 수입의 10% 이상인 병원을 설득하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병원들은 제도 개선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손실을 어떻게 100% 보전해 줄지 의문을 제기합니다. 의료서비스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비슷한 값이면 큰 병원으로 가겠다는 수요가 커져 대형병원 쏠림 현상도 예상됩니다. 간병제도는 간호사 인력난을 어떻게 해소할지가 관건입니다.

정부 대책은 우리의 왜곡된 의료 서비스 체계를 바로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방향임에 틀림없습니다. 다만, 여러 이해 당사자가 얽혀 있고 보험료 인상으로 국민 부담이 늘어날 수 있는 만큼 폭넓은 의견을 들어 더욱 세밀하게 다듬을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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