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서대필’ 강기훈 22년 만에 재심서 무죄

입력 2014.02.13 (17:04) 수정 2014.02.13 (17:4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지난 1991년 이른바 강기훈 유서 대필 사건 기억하십니까?

당시 동료의 유서를 대필해주면서 분신 자살을 부추긴 세력으로 몰려 억울하게 감옥살이를 한 강기훈 씨가 22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홍석우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서울고법 형사10부는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 동료 간부였던 김기설씨의 유서를 대신 쓰고 자살을 방조한 혐의로 감옥살이를 한 50살 강기훈 씨의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유죄의 근거가 된 지난 1991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필적 감정은 신빙성이 없다며 이같이 판결했습니다.

이로써 강 씨는 1992년 7월 확정 판결이 내려진 뒤 22년 만에 누명을 벗었습니다.

이 사건의 발단은 지난 1991년 5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강씨의 동료였던 김기설씨가 노태우 정권 퇴진을 외치며 서강대 본관 옥상에서 몸에 불을 붙이고 투신자살합니다.

당시 검찰은 김씨의 유언장 필적과 강 씨의 필적이 비슷하다며 강 씨에게 유서를 대필해주면서까지 자살을 부추겼다는 혐의를 적용합니다.

자살 방조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강씨는 이듬해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만기 복역했습니다.

하지만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지난 2007년 11월 진실 규명 결정을 내리면서 반전은 시작됐습니다.

국과수가 위원회의 의뢰를 받아 필적을 재감정했는데 김씨가 스스로 유서를 작성한 뒤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인다는 결과를 보내왔기 때문입니다.

강씨는 2012년 10월 대법원의 재심 개시 결정으로 오늘까지 다시 재판을 받아왔습니다.

오늘 판결뒤 대법원서 다시 다툴수도 있지만 90년대를 상징하는 공안 사건이 22년 만에 사실 판단이 나왔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홍석우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유서대필’ 강기훈 22년 만에 재심서 무죄
    • 입력 2014-02-13 17:07:21
    • 수정2014-02-13 17:46:59
    뉴스 5
<앵커 멘트>

지난 1991년 이른바 강기훈 유서 대필 사건 기억하십니까?

당시 동료의 유서를 대필해주면서 분신 자살을 부추긴 세력으로 몰려 억울하게 감옥살이를 한 강기훈 씨가 22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홍석우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서울고법 형사10부는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 동료 간부였던 김기설씨의 유서를 대신 쓰고 자살을 방조한 혐의로 감옥살이를 한 50살 강기훈 씨의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유죄의 근거가 된 지난 1991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필적 감정은 신빙성이 없다며 이같이 판결했습니다.

이로써 강 씨는 1992년 7월 확정 판결이 내려진 뒤 22년 만에 누명을 벗었습니다.

이 사건의 발단은 지난 1991년 5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강씨의 동료였던 김기설씨가 노태우 정권 퇴진을 외치며 서강대 본관 옥상에서 몸에 불을 붙이고 투신자살합니다.

당시 검찰은 김씨의 유언장 필적과 강 씨의 필적이 비슷하다며 강 씨에게 유서를 대필해주면서까지 자살을 부추겼다는 혐의를 적용합니다.

자살 방조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강씨는 이듬해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만기 복역했습니다.

하지만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지난 2007년 11월 진실 규명 결정을 내리면서 반전은 시작됐습니다.

국과수가 위원회의 의뢰를 받아 필적을 재감정했는데 김씨가 스스로 유서를 작성한 뒤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인다는 결과를 보내왔기 때문입니다.

강씨는 2012년 10월 대법원의 재심 개시 결정으로 오늘까지 다시 재판을 받아왔습니다.

오늘 판결뒤 대법원서 다시 다툴수도 있지만 90년대를 상징하는 공안 사건이 22년 만에 사실 판단이 나왔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홍석우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