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포트] 10원 속에 구리 40원…‘동전 사냥꾼’ 기승

입력 2014.02.22 (21:28) 수정 2014.02.22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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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혹시 10원짜리 동전 갖고 계십니까?

공중전화가 거의 사라지고 물건 값도 대부분 100원 단위이다보니 요즘 10원은 구경조차하기 어렵습니다.

100개를 발행하면 5개만 은행에 돌아올 정도로 회수율이 낮아서, 마트와 백화점은 거스름돈을 구하기 위해 '동전 특별팀'까지 운영하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사라진 10원 동전은 어디로 갔을까요?

구형 동전은 크기도 크고 구리 함량이 65%나 돼 구리값만 40원이 넘는다고 합니다.

이렇다보니 10원짜리 동전을 녹여 구리를 추출하는 이른바 '동전 사냥꾼'이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이슬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고철 재가공업체 내부가 하얀 수증기로 가득합니다.

10원짜리 동전을 녹여 만든 황동을 찬물로 식히는 작업입니다.

이 업체는 2012년 7월부터 최근까지 10원짜리 동전 5천만 개를 녹여 황동 파이프와 밸브 등을 만들어오다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인터뷰> 김장기(경기 양주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 : "장비철값이 비싸다 보니 (10원짜리)동전을 녹여 이익을 취했습니다."

동전 5천만 개는 전국을 돌며 구형 10원짜리를 몰아오는 수거업자들을 통해 확보했습니다.

수거 업자들은 2만 5천 원을 주고 은행에서 사들인 10원짜리 동전 10kg을 고물상에 5만 원을 받고 넘겼습니다.

10원짜리 1개를 20원에 넘겨준 셈, 고물상은 여기에 3원씩을 붙여 재가공업체에 납품했습니다.

재가공업체로선 10원짜리 동전을 23원에 구입한 셈이지만 원래 황동 보다 5% 이상 저렴해 동전을 선호했습니다.

<녹취> 동전 취급 고물상(음성변조) : "아는 사이다 보니까 '형님 한 번만 받아주세요..' 하니까... 솔직히 죄인지 아닌지도 모르고 (동전을) 받을 때도 있었고요."

경찰은 고철 재가공업체 대표와 동전 수거업자, 고물상 등 13명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습니다.

2006년 동전을 녹여 구리팔찌와 목걸이를 만든 사건 이후 10원짜리의 크기와 구리비율을 줄였지만 '구형 동전 사냥'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슬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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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리포트] 10원 속에 구리 40원…‘동전 사냥꾼’ 기승
    • 입력 2014-02-22 21:29:20
    • 수정2014-02-22 21:5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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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혹시 10원짜리 동전 갖고 계십니까?

공중전화가 거의 사라지고 물건 값도 대부분 100원 단위이다보니 요즘 10원은 구경조차하기 어렵습니다.

100개를 발행하면 5개만 은행에 돌아올 정도로 회수율이 낮아서, 마트와 백화점은 거스름돈을 구하기 위해 '동전 특별팀'까지 운영하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사라진 10원 동전은 어디로 갔을까요?

구형 동전은 크기도 크고 구리 함량이 65%나 돼 구리값만 40원이 넘는다고 합니다.

이렇다보니 10원짜리 동전을 녹여 구리를 추출하는 이른바 '동전 사냥꾼'이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이슬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고철 재가공업체 내부가 하얀 수증기로 가득합니다.

10원짜리 동전을 녹여 만든 황동을 찬물로 식히는 작업입니다.

이 업체는 2012년 7월부터 최근까지 10원짜리 동전 5천만 개를 녹여 황동 파이프와 밸브 등을 만들어오다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인터뷰> 김장기(경기 양주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 : "장비철값이 비싸다 보니 (10원짜리)동전을 녹여 이익을 취했습니다."

동전 5천만 개는 전국을 돌며 구형 10원짜리를 몰아오는 수거업자들을 통해 확보했습니다.

수거 업자들은 2만 5천 원을 주고 은행에서 사들인 10원짜리 동전 10kg을 고물상에 5만 원을 받고 넘겼습니다.

10원짜리 1개를 20원에 넘겨준 셈, 고물상은 여기에 3원씩을 붙여 재가공업체에 납품했습니다.

재가공업체로선 10원짜리 동전을 23원에 구입한 셈이지만 원래 황동 보다 5% 이상 저렴해 동전을 선호했습니다.

<녹취> 동전 취급 고물상(음성변조) : "아는 사이다 보니까 '형님 한 번만 받아주세요..' 하니까... 솔직히 죄인지 아닌지도 모르고 (동전을) 받을 때도 있었고요."

경찰은 고철 재가공업체 대표와 동전 수거업자, 고물상 등 13명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습니다.

2006년 동전을 녹여 구리팔찌와 목걸이를 만든 사건 이후 10원짜리의 크기와 구리비율을 줄였지만 '구형 동전 사냥'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슬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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