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이슈] 역대 최고 비용 투자…소치 올림픽이 남긴 것은?

입력 2014.02.25 (18:11) 수정 2014.02.25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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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어제 막을 내린 소치 동계올림픽은 대체로 성공적이었지만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는 산적해 있다는 평갑니다.

특히 막대한 비용으로 치러진 이번 올림픽은 일단 역대 '가장 비싼' 올림픽으로 남게 됐는데요,

이 때문에 올림픽이 끝난 지금, 러시아 정부의 고민이 깊다고 합니다.

국제부 기자와 알아봅니다.

정창화 기자,

<질문>
이번 소치 동계올림픽은 역시 최대 비용이 들어간 올림픽으로 기록됐죠?

<답변>
그렇습니다. 흔히 올림픽을 '돈 먹는 하마'라고 하는데요,

러시아가 소치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투자한 비용은 자그마치 500억 달러, 우리 돈 약 54조 원 정도입니다.

역대 올림픽하고 한 번 비교해 볼까요?

1988년 서울올림픽은 77억 달러였구요,

4년 전 밴쿠버 동계올림픽도 83억 달러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또 2년 전 런던 올림픽도 139억 달러 수준에 그쳤습니다.

올림픽 비용을 획기적으로 늘린게 2008년 베이징 때인데요,

425억 달러가 투입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소치 올림픽이 그 기록마저 갈아치우게 됐죠.

그럼 대체 소치 올림픽 예산은 어디에 그렇게 많이 쓰인 건지 의아해 하실 수도 있을 텐데요,

개막식과 폐막식이 열렸던 소치 올림픽 주경기장 같은 경우, 여러 차례 설계가 변경되면서 공사비가 예상보다 3배나 늘어 우리 돈으로 8천억 원 넘게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도로나 전기 등 사회기반 시설을 짓는 비용이 엄청났습니다.

한 예로 산악 경기가 열리는 경기장들과 빙상 경기가 열리는 경기장들을 잇는 48km 철도 공사에만 6조 원이 넘게 투자됐을 정도입니다.

특히 해발 2천 미터가 넘는 산악 지역에도 경기 시설을 짓다보니 총 공사비가 당초 예상보다 4배 가까이 급증하게 됐죠.

<질문>
그런데 정 기자, 이 시설들의 사후 관리비용도 어마어마하다면서요?

<답변>
그렇습니다.

한 해 관리비용만 2조 원가량 든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요,

모스크바의 붉은 광장보다 넓다는 프레스센터나 대형 하키 경기장 등을 위락단지 등으로 바꾸는데 수천억 원의 추가 비용이 든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습니다.

여기에 도로나 철도 인프라 시설의 유지 비용까지 포함하면 한해 2조 원이 넘을 것이란 전망도 있습니다.

일단 러시아 정부는 올해 G8 정상회담과 F1 자동차대회를 소치에서 개최해 관광수입을 올리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는데요,

하지만 최근 러시아 루블화가 폭락하고 경제 성장률마저 하락하면서 생각대로 될지는 미지숩니다.

<녹취>보리스 넴초프(러시아 전 부총리) : "이번 올림픽은 푸틴 대통령에 의해 저질러진 범죄 행위입니다. 사람들은 그 많은 돈이 어떻게 조달됐는지 알 길이 없어요."

<질문>
이번에 소치를 방문한 많은 취재진이나 선수들에게도 그리 좋은 인상을 남기진 못한 것 같던데요?

<답변>
그렇습니다.

숙박시설이나 편의시설 곳곳에서 크고 작은 소동이 계속됐습니다.

언론인과 선수들이 투숙하는 호텔 객실에 몰래카메라가 설치돼 있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구요,

특히 취재진들은 잇따른 대피 소동과 함께 전력난으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일부 숙소에서는 계속해서 누런 수돗물이 나왔고, 엘리베이터가 갑자기 멈추고 따뜻한 물이 안 나오는 일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안전요원들은 그때마다 문제없다, 괜찮을 거란 말만 되풀이해 대회 내내 불만을 샀는데요,

러시아 정부는 우려했던 테러도 없었고 성공적인 대회였다고 자평했습니다.

<녹취> 드미트리 코작(러시아 부총리) : "모든 게 순조롭게 진행됐습니다. 러시아는 7년 전 세계에 했던 약속을 지켰습니다."

<질문>
이제 4년 뒤면 우리나라 평창에서 동계올림픽이 개최되는데, 성공 사례로 꼽히는 도시들을 보고 철저히 대비해야 겠어요?

<답변>
예, 소치 올림픽이 막을 내리면서 이제 평창의 시계가 움직이기 시작했는데요,

활용도가 불확실한 시설에 많은 자금을 쏟아붓기보단 효율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소치의 5분의 1도 안 되는 90억 달러, 우리 돈 약 9조 6천억 원의 예산으로 대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평창이 눈여겨보고 있는 도시는 1932년과 1980년 동계올림픽이 열렸던 미국의 레이크플래시드입니다.

미국과 소련의 결승전이 열렸던 아이스 하키장은 어린 학생들의 차지가 됐고 봅슬레이장과 스키점프대도 일반인이 이용할 수 있습니다.

또 많은 유지비가 드는 개막식장은 과감히 허물었습니다.

<녹취> 존 런딘(올림픽 지역개발국 홍보팀장) : "이곳에 오는 사람들은 개최한 지 30년이 지났지만 올림픽이 살아있다고 느낍니다."

동계 올림픽은 종목 특성상 경기장 건설에 막대한 비용이 드는 반면, 하계 올림픽에 비해 흥행 효과는 크게 떨어집니다.

이른바 '동계올림픽의 저주'로도 불리는데요,

철저한 과거 사례 분석 등으로 지금부터 차분히 지혜를 모아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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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이슈] 역대 최고 비용 투자…소치 올림픽이 남긴 것은?
    • 입력 2014-02-25 19:47:38
    • 수정2014-02-25 21:00:12
    글로벌24
<앵커 멘트>

어제 막을 내린 소치 동계올림픽은 대체로 성공적이었지만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는 산적해 있다는 평갑니다.

특히 막대한 비용으로 치러진 이번 올림픽은 일단 역대 '가장 비싼' 올림픽으로 남게 됐는데요,

이 때문에 올림픽이 끝난 지금, 러시아 정부의 고민이 깊다고 합니다.

국제부 기자와 알아봅니다.

정창화 기자,

<질문>
이번 소치 동계올림픽은 역시 최대 비용이 들어간 올림픽으로 기록됐죠?

<답변>
그렇습니다. 흔히 올림픽을 '돈 먹는 하마'라고 하는데요,

러시아가 소치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투자한 비용은 자그마치 500억 달러, 우리 돈 약 54조 원 정도입니다.

역대 올림픽하고 한 번 비교해 볼까요?

1988년 서울올림픽은 77억 달러였구요,

4년 전 밴쿠버 동계올림픽도 83억 달러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또 2년 전 런던 올림픽도 139억 달러 수준에 그쳤습니다.

올림픽 비용을 획기적으로 늘린게 2008년 베이징 때인데요,

425억 달러가 투입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소치 올림픽이 그 기록마저 갈아치우게 됐죠.

그럼 대체 소치 올림픽 예산은 어디에 그렇게 많이 쓰인 건지 의아해 하실 수도 있을 텐데요,

개막식과 폐막식이 열렸던 소치 올림픽 주경기장 같은 경우, 여러 차례 설계가 변경되면서 공사비가 예상보다 3배나 늘어 우리 돈으로 8천억 원 넘게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도로나 전기 등 사회기반 시설을 짓는 비용이 엄청났습니다.

한 예로 산악 경기가 열리는 경기장들과 빙상 경기가 열리는 경기장들을 잇는 48km 철도 공사에만 6조 원이 넘게 투자됐을 정도입니다.

특히 해발 2천 미터가 넘는 산악 지역에도 경기 시설을 짓다보니 총 공사비가 당초 예상보다 4배 가까이 급증하게 됐죠.

<질문>
그런데 정 기자, 이 시설들의 사후 관리비용도 어마어마하다면서요?

<답변>
그렇습니다.

한 해 관리비용만 2조 원가량 든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요,

모스크바의 붉은 광장보다 넓다는 프레스센터나 대형 하키 경기장 등을 위락단지 등으로 바꾸는데 수천억 원의 추가 비용이 든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습니다.

여기에 도로나 철도 인프라 시설의 유지 비용까지 포함하면 한해 2조 원이 넘을 것이란 전망도 있습니다.

일단 러시아 정부는 올해 G8 정상회담과 F1 자동차대회를 소치에서 개최해 관광수입을 올리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는데요,

하지만 최근 러시아 루블화가 폭락하고 경제 성장률마저 하락하면서 생각대로 될지는 미지숩니다.

<녹취>보리스 넴초프(러시아 전 부총리) : "이번 올림픽은 푸틴 대통령에 의해 저질러진 범죄 행위입니다. 사람들은 그 많은 돈이 어떻게 조달됐는지 알 길이 없어요."

<질문>
이번에 소치를 방문한 많은 취재진이나 선수들에게도 그리 좋은 인상을 남기진 못한 것 같던데요?

<답변>
그렇습니다.

숙박시설이나 편의시설 곳곳에서 크고 작은 소동이 계속됐습니다.

언론인과 선수들이 투숙하는 호텔 객실에 몰래카메라가 설치돼 있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구요,

특히 취재진들은 잇따른 대피 소동과 함께 전력난으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일부 숙소에서는 계속해서 누런 수돗물이 나왔고, 엘리베이터가 갑자기 멈추고 따뜻한 물이 안 나오는 일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안전요원들은 그때마다 문제없다, 괜찮을 거란 말만 되풀이해 대회 내내 불만을 샀는데요,

러시아 정부는 우려했던 테러도 없었고 성공적인 대회였다고 자평했습니다.

<녹취> 드미트리 코작(러시아 부총리) : "모든 게 순조롭게 진행됐습니다. 러시아는 7년 전 세계에 했던 약속을 지켰습니다."

<질문>
이제 4년 뒤면 우리나라 평창에서 동계올림픽이 개최되는데, 성공 사례로 꼽히는 도시들을 보고 철저히 대비해야 겠어요?

<답변>
예, 소치 올림픽이 막을 내리면서 이제 평창의 시계가 움직이기 시작했는데요,

활용도가 불확실한 시설에 많은 자금을 쏟아붓기보단 효율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소치의 5분의 1도 안 되는 90억 달러, 우리 돈 약 9조 6천억 원의 예산으로 대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평창이 눈여겨보고 있는 도시는 1932년과 1980년 동계올림픽이 열렸던 미국의 레이크플래시드입니다.

미국과 소련의 결승전이 열렸던 아이스 하키장은 어린 학생들의 차지가 됐고 봅슬레이장과 스키점프대도 일반인이 이용할 수 있습니다.

또 많은 유지비가 드는 개막식장은 과감히 허물었습니다.

<녹취> 존 런딘(올림픽 지역개발국 홍보팀장) : "이곳에 오는 사람들은 개최한 지 30년이 지났지만 올림픽이 살아있다고 느낍니다."

동계 올림픽은 종목 특성상 경기장 건설에 막대한 비용이 드는 반면, 하계 올림픽에 비해 흥행 효과는 크게 떨어집니다.

이른바 '동계올림픽의 저주'로도 불리는데요,

철저한 과거 사례 분석 등으로 지금부터 차분히 지혜를 모아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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