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홀몸 노인 100만 명 ‘훌쩍’…해법은?

입력 2014.03.07 (21:23) 수정 2014.03.13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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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배우자나 자녀 없이 홀로사는 이른바 홀몸 노인이 10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홀몸 노인의 자살률은 누군가와 같이 사는 노인보다 세 배나 높다고 합니다.

그만큼 대책 마련이 절실한데요.

먼저 고독한 홀몸 노인의 실태를 남승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1일, 서울 마포의 한 주택.

10년 넘게 홀로 지내온 67살 정모 씨가 간암으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머리 맡엔 장례를 치러 달라는 글과 함께 100만 원이 놓여 있었습니다.

<녹취> 이웃 주민 : "이렇게 (집 주변을) 다니는 것만 알지. 이야기를 하고 뭐를 하겠어? (서로) 모르지 뭐."

지난 5일, 경기도 의정부의 주민센터 옥상에선 79살 정 모 씨가 투신 소동을 벌이다 구조됐습니다.

아내와 사별한 뒤 '너무 외로웠다'고 하소연했습니다.

<녹취> 주민센터 관계자 : "왜 그러시냐고 그러니까, '아이고, 그냥 뭐 살아서 뭐해', 이 얘기만 하시더라고요."

홀몸 노인들을 무엇보다 힘들게 하는 건 극심한 고독감입니다.

<인터뷰> 김동호(홀몸 노인/77세) : "쓸쓸하고 적적하고, 그걸 일일이 말을 못하죠. 혼자 내 마음을 내가 달래고, 막 이런 생각 저런 생각하면 가슴도 콩닥거리고."

노년기에도 여전한 성에 대한 관심도 적잖은 스트레습니다.

이성 교제 등과 관련해 이곳에 걸려오는 고민 상담전화만 해마다 천 건을 넘습니다.

<인터뷰> 서정애(박사/인구보건복지협회) : "자기가 갖고 있는 성적 호기심을 어떻게 나눌 친구라든가, 특히 이성 친구에 대한 욕망이 대단히 강하게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홀로 사는 노인이 우울증에 걸리는 비율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20%가량 높습니다.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시도하는 경우마저 열 명 중 한 명에 이르는 실정입니다.

<기자 멘트>

현재 우리 사회는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우리나라 65살 이상 노인 수는 613만 명, 전체 인구의 12.2%로 고령화 사회를 넘어 고령사회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오는 2018년에는 14%, 2026년에는 21%가 될 것으로 전망돼, 10여 년 뒤면 노인인구 천만 명 시대가 열릴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노인의 삶의 질은 오히려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는데요.

우리나라 노인 5명 가운데 1명은 배우자나 가족 없이 혼자 사는 이른바 홀몸 노인으로, 해마다 천 명 이상은 홀로 죽음을 맞고 있습니다.

인구 10만 명당 노인 자살률을 보면, 우리나라는 지난 10년 새 배 이상 급격히 늘었지만, 같은 기간 OECD 국가들은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노인들의 경우, 빈곤과 지병, 고독감 등이 자살 원인으로 지목되는데, 모두 우울증으로 이어지기 쉬운 요인들입니다.

미국의 연구 결과를 보면 '비만한 노인'의 사망 위험이 평균보다 7% 높은 것에 비해, '고독한 노인'의 사망 위험은 이보다 2배 더 높았습니다.

이 때문에 노인들의 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이웃 공동체를 회복하고 동반자를 찾아주기 위한 사회 전반의 노력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리포트>

도란도란 이야기꽃이 폈습니다.

홀몸 노인들이 서로 말벗이 되어주며 공예품 등을 만들어 파는 노인 사랑방입니다.

<인터뷰> 김윤일(77살) : "쓸데없는 잡념도 안 생기고, 여기 와서 일거리도 좀 있어서 얘기해 가면서 하니까 정말 행복하고 좋아요."

80살 이명우 할아버지는 지난해 여름부터 사귄 여자친구가 삶의 활력소라고 말합니다.

<인터뷰> 이명우(80살) : "사는 게 사는 것 같아 제2인생을 사는 것 같아. 그전에는 외롭게 혼자 살고 그래서 외롭고 쓸쓸했는데 지금 말벗이라도 있고 같이 일을 하니까 얼마나 즐겁고 재미있는지 몰라요."

연애 4년 차 장수커플인 정민자 할머니.

한 때 지병과 외로움에 못 이겨 자살을 시도했던 적도 있지만 이제는 모든 게 달라졌습니다.

<인터뷰> 정민자(76살) : "지금은 살 것 같지. 살맛나지. 지금은 잠도 잘자고 우울증도 없어졌어. (살맛나는 제일 큰 이유가?) 커플을 만났기 때문에."

초고령 사회에 접어든 일본의 경우, 고령자 전문 소개업체만 수십 개에 이를 정도로 노인들의 만남이 활성화 돼있습니다.

결혼정보 시장의 연령대 자체가 변했다는 말이 나올 정돕니다.

<인터뷰> 타테마쯔 키요에(일본 고령자 전문 결혼정보업체 상담사) : "회원 가운데 가장 많은 연령대는 60대로, 자식들이 권유해서 가입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우리 사회도 노인들이 자연스러운 만남을 통해 행복한 노년을 보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다채로운 사회적 서비스를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KBS 뉴스 윤지연입니다.

<앵커 멘트>

이렇게 황혼교제가 활발해지면 황혼 재혼도 늘게되겠죠.

만약 시청자 여러분 부모님께서 재혼을 원하신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황혼 재혼 문제, kBS 뉴스 홈페이지에서 여러분 의견을 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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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홀몸 노인 100만 명 ‘훌쩍’…해법은?
    • 입력 2014-03-07 21:26:40
    • 수정2014-03-13 10:2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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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배우자나 자녀 없이 홀로사는 이른바 홀몸 노인이 10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홀몸 노인의 자살률은 누군가와 같이 사는 노인보다 세 배나 높다고 합니다.

그만큼 대책 마련이 절실한데요.

먼저 고독한 홀몸 노인의 실태를 남승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1일, 서울 마포의 한 주택.

10년 넘게 홀로 지내온 67살 정모 씨가 간암으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머리 맡엔 장례를 치러 달라는 글과 함께 100만 원이 놓여 있었습니다.

<녹취> 이웃 주민 : "이렇게 (집 주변을) 다니는 것만 알지. 이야기를 하고 뭐를 하겠어? (서로) 모르지 뭐."

지난 5일, 경기도 의정부의 주민센터 옥상에선 79살 정 모 씨가 투신 소동을 벌이다 구조됐습니다.

아내와 사별한 뒤 '너무 외로웠다'고 하소연했습니다.

<녹취> 주민센터 관계자 : "왜 그러시냐고 그러니까, '아이고, 그냥 뭐 살아서 뭐해', 이 얘기만 하시더라고요."

홀몸 노인들을 무엇보다 힘들게 하는 건 극심한 고독감입니다.

<인터뷰> 김동호(홀몸 노인/77세) : "쓸쓸하고 적적하고, 그걸 일일이 말을 못하죠. 혼자 내 마음을 내가 달래고, 막 이런 생각 저런 생각하면 가슴도 콩닥거리고."

노년기에도 여전한 성에 대한 관심도 적잖은 스트레습니다.

이성 교제 등과 관련해 이곳에 걸려오는 고민 상담전화만 해마다 천 건을 넘습니다.

<인터뷰> 서정애(박사/인구보건복지협회) : "자기가 갖고 있는 성적 호기심을 어떻게 나눌 친구라든가, 특히 이성 친구에 대한 욕망이 대단히 강하게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홀로 사는 노인이 우울증에 걸리는 비율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20%가량 높습니다.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시도하는 경우마저 열 명 중 한 명에 이르는 실정입니다.

<기자 멘트>

현재 우리 사회는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우리나라 65살 이상 노인 수는 613만 명, 전체 인구의 12.2%로 고령화 사회를 넘어 고령사회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오는 2018년에는 14%, 2026년에는 21%가 될 것으로 전망돼, 10여 년 뒤면 노인인구 천만 명 시대가 열릴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노인의 삶의 질은 오히려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는데요.

우리나라 노인 5명 가운데 1명은 배우자나 가족 없이 혼자 사는 이른바 홀몸 노인으로, 해마다 천 명 이상은 홀로 죽음을 맞고 있습니다.

인구 10만 명당 노인 자살률을 보면, 우리나라는 지난 10년 새 배 이상 급격히 늘었지만, 같은 기간 OECD 국가들은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노인들의 경우, 빈곤과 지병, 고독감 등이 자살 원인으로 지목되는데, 모두 우울증으로 이어지기 쉬운 요인들입니다.

미국의 연구 결과를 보면 '비만한 노인'의 사망 위험이 평균보다 7% 높은 것에 비해, '고독한 노인'의 사망 위험은 이보다 2배 더 높았습니다.

이 때문에 노인들의 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이웃 공동체를 회복하고 동반자를 찾아주기 위한 사회 전반의 노력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리포트>

도란도란 이야기꽃이 폈습니다.

홀몸 노인들이 서로 말벗이 되어주며 공예품 등을 만들어 파는 노인 사랑방입니다.

<인터뷰> 김윤일(77살) : "쓸데없는 잡념도 안 생기고, 여기 와서 일거리도 좀 있어서 얘기해 가면서 하니까 정말 행복하고 좋아요."

80살 이명우 할아버지는 지난해 여름부터 사귄 여자친구가 삶의 활력소라고 말합니다.

<인터뷰> 이명우(80살) : "사는 게 사는 것 같아 제2인생을 사는 것 같아. 그전에는 외롭게 혼자 살고 그래서 외롭고 쓸쓸했는데 지금 말벗이라도 있고 같이 일을 하니까 얼마나 즐겁고 재미있는지 몰라요."

연애 4년 차 장수커플인 정민자 할머니.

한 때 지병과 외로움에 못 이겨 자살을 시도했던 적도 있지만 이제는 모든 게 달라졌습니다.

<인터뷰> 정민자(76살) : "지금은 살 것 같지. 살맛나지. 지금은 잠도 잘자고 우울증도 없어졌어. (살맛나는 제일 큰 이유가?) 커플을 만났기 때문에."

초고령 사회에 접어든 일본의 경우, 고령자 전문 소개업체만 수십 개에 이를 정도로 노인들의 만남이 활성화 돼있습니다.

결혼정보 시장의 연령대 자체가 변했다는 말이 나올 정돕니다.

<인터뷰> 타테마쯔 키요에(일본 고령자 전문 결혼정보업체 상담사) : "회원 가운데 가장 많은 연령대는 60대로, 자식들이 권유해서 가입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우리 사회도 노인들이 자연스러운 만남을 통해 행복한 노년을 보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다채로운 사회적 서비스를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KBS 뉴스 윤지연입니다.

<앵커 멘트>

이렇게 황혼교제가 활발해지면 황혼 재혼도 늘게되겠죠.

만약 시청자 여러분 부모님께서 재혼을 원하신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황혼 재혼 문제, kBS 뉴스 홈페이지에서 여러분 의견을 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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