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포트] “증거 위조, 국정원 관계자가 주도”

입력 2014.03.31 (21:16) 수정 2014.03.31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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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공무원 간첩사건 증거 위조 의혹이 불거진지 45일 만에 검찰이 국정원 대공수사팀 김모 과장과 협조자 김모 씨 등 두 명을 재판에 넘겼습니다.

이들에게는 모해증거위조와 가짜 중국문서를 만든 사문서 위조 등의 형법상의 혐의가 적용된 반면, 논란이 됐던 국가보안법상 날조 혐의는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또 국정원 관계자들은 단순히 속은 게 아니라 위조에 적극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승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유우성씨 간첩혐의에 무죄가 선고된 1심 판결 직후인 지난해 9월.

국정원 김모 과장은 협조자 김 모씨를 통해 비공식 경로로 유우성 씨의 출입국 기록을 입수합니다.

담당 검사는 문서 발급처인 허룽시공안국의 '발급사실 확인서'가 필요하다고 주선양 총영사관에 요청합니다.

이 때부터 구속된 김 과장과 자살을 시도했다 입원 중인 권 과장이 증거 위조를 공모하기 시작합니다.

선양총영사관 명의로 출입국기록 발급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문서를 허룽시공안국에 보낸 다음, 공안 책임자가 이 문서를 받지 못하도록 중간에서 가로챕니다.

그런 다음 협조자가 제공한 가짜 '발급사실 확인서'를 선양총영사관에 보냅니다.

제3의 장소에서 보내면서도 허룽시공안국에서 보낸 것처럼 가장하기 위해 팩스 발신번호를 고칠 수 있는 시스템을 활용했습니다.

이를 받은 선양총영사관 이모 영사는 가짜 '발급 사실확인서'를 진짜라고 허위공증해 검찰에 제출합니다.

위조 의혹이 불거지기 하루 전인 2월 13일까지도 김 과장 등은 위조 작업을 벌인 것으로 검찰조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협조자 김씨가 "간첩혐의를 입증하려면 가짜로 만드는 방법밖에 없다"고 하자 김 과장은 "문제될리 없다"고 한 대목은 국정원 관계자가 위조를 주도했다는 방증입니다.

이에 대해 국정원은 검찰의 공소 사실에 무리한 점이 많다며 재판 과정에서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데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KBS 뉴스 이승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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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리포트] “증거 위조, 국정원 관계자가 주도”
    • 입력 2014-03-31 21:17:14
    • 수정2014-03-31 22: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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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공무원 간첩사건 증거 위조 의혹이 불거진지 45일 만에 검찰이 국정원 대공수사팀 김모 과장과 협조자 김모 씨 등 두 명을 재판에 넘겼습니다.

이들에게는 모해증거위조와 가짜 중국문서를 만든 사문서 위조 등의 형법상의 혐의가 적용된 반면, 논란이 됐던 국가보안법상 날조 혐의는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또 국정원 관계자들은 단순히 속은 게 아니라 위조에 적극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승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유우성씨 간첩혐의에 무죄가 선고된 1심 판결 직후인 지난해 9월.

국정원 김모 과장은 협조자 김 모씨를 통해 비공식 경로로 유우성 씨의 출입국 기록을 입수합니다.

담당 검사는 문서 발급처인 허룽시공안국의 '발급사실 확인서'가 필요하다고 주선양 총영사관에 요청합니다.

이 때부터 구속된 김 과장과 자살을 시도했다 입원 중인 권 과장이 증거 위조를 공모하기 시작합니다.

선양총영사관 명의로 출입국기록 발급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문서를 허룽시공안국에 보낸 다음, 공안 책임자가 이 문서를 받지 못하도록 중간에서 가로챕니다.

그런 다음 협조자가 제공한 가짜 '발급사실 확인서'를 선양총영사관에 보냅니다.

제3의 장소에서 보내면서도 허룽시공안국에서 보낸 것처럼 가장하기 위해 팩스 발신번호를 고칠 수 있는 시스템을 활용했습니다.

이를 받은 선양총영사관 이모 영사는 가짜 '발급 사실확인서'를 진짜라고 허위공증해 검찰에 제출합니다.

위조 의혹이 불거지기 하루 전인 2월 13일까지도 김 과장 등은 위조 작업을 벌인 것으로 검찰조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협조자 김씨가 "간첩혐의를 입증하려면 가짜로 만드는 방법밖에 없다"고 하자 김 과장은 "문제될리 없다"고 한 대목은 국정원 관계자가 위조를 주도했다는 방증입니다.

이에 대해 국정원은 검찰의 공소 사실에 무리한 점이 많다며 재판 과정에서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데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KBS 뉴스 이승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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