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포트] 가습기 살균제 피해 판정·지원 기준 모호

입력 2014.04.01 (21:38) 수정 2014.04.01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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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가습기 살균제로 숨진 사람만 백 명이 넘은 가운데 정부가 최근 살균제 폐 손상 조사 결과를 내놨습니다.

정부는 살균제 때문에 폐손상이 확실한 건 백스물일곱 명. 가능성이 높은 건 마흔한 명이라고 발표했습니다.

가능성이 낮거나 거의 없다는 판정은 전체 51.5%로 백여든여섯 명에 이릅니다. 이 중엔 사망자도 스물일곱 명 포함됐습니다.

사건 발생 2년 7개월 만에 나온 이 결과를 토대로 정부의 지원범위가 결정되는데요.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정성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2년 넘게 한 집에서 두 아이와 가습기를 써 온 홍모씨.

최근 정부 조사결과를 받고 억장이 무너졌습니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세사람 모두 폐질환이 생겼는데도 6살 둘째만 폐손상을 인정받은 겁니다.

10살 첫째는 가능성 거의 없음, 자신은 가능성 낮음 판정을 받았습니다.

<녹취> 홍OO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 "큰 애는 더 많이 썼었고 그 전부터, 크게 확 밖으로 나오지 않았을 뿐이지. 아픈 폐를 가지고 평생 살아야 하잖아요."

최주완 씨는 부인이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한 뒤 폐렴으로 숨졌지만, 앞서 간 수술을 받았다는 이유로 '가능성 낮음' 판정을 받았습니다.

<녹취> 최주완(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족) : "질병이 있는 사람들은 살균제에 노출됐을때 더 치명적이라는 걸 고려 않고..."

정부의 피해 인정 판정이 엇갈린 건 폐손상으로만 국한했기 때문입니다.

정부 지원안도 논란입니다.

지원은 간병비를 제외한 의료비와 장례비로 한정했습니다.

<인터뷰> "언제까지 엄마 품에서 살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나중에 혼자가 됐을 때 혼자 살아갈 능력이 될 수 있게끔..."

정부는 내일 환경보건위원회를 열어 지원 범위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그러나, 지나치게 협소한 기준으로 조사를 진행해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의 고통을 외면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KBS 뉴스 정성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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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리포트] 가습기 살균제 피해 판정·지원 기준 모호
    • 입력 2014-04-01 21:39:37
    • 수정2014-04-01 22:0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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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가습기 살균제로 숨진 사람만 백 명이 넘은 가운데 정부가 최근 살균제 폐 손상 조사 결과를 내놨습니다.

정부는 살균제 때문에 폐손상이 확실한 건 백스물일곱 명. 가능성이 높은 건 마흔한 명이라고 발표했습니다.

가능성이 낮거나 거의 없다는 판정은 전체 51.5%로 백여든여섯 명에 이릅니다. 이 중엔 사망자도 스물일곱 명 포함됐습니다.

사건 발생 2년 7개월 만에 나온 이 결과를 토대로 정부의 지원범위가 결정되는데요.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정성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2년 넘게 한 집에서 두 아이와 가습기를 써 온 홍모씨.

최근 정부 조사결과를 받고 억장이 무너졌습니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세사람 모두 폐질환이 생겼는데도 6살 둘째만 폐손상을 인정받은 겁니다.

10살 첫째는 가능성 거의 없음, 자신은 가능성 낮음 판정을 받았습니다.

<녹취> 홍OO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 "큰 애는 더 많이 썼었고 그 전부터, 크게 확 밖으로 나오지 않았을 뿐이지. 아픈 폐를 가지고 평생 살아야 하잖아요."

최주완 씨는 부인이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한 뒤 폐렴으로 숨졌지만, 앞서 간 수술을 받았다는 이유로 '가능성 낮음' 판정을 받았습니다.

<녹취> 최주완(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족) : "질병이 있는 사람들은 살균제에 노출됐을때 더 치명적이라는 걸 고려 않고..."

정부의 피해 인정 판정이 엇갈린 건 폐손상으로만 국한했기 때문입니다.

정부 지원안도 논란입니다.

지원은 간병비를 제외한 의료비와 장례비로 한정했습니다.

<인터뷰> "언제까지 엄마 품에서 살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나중에 혼자가 됐을 때 혼자 살아갈 능력이 될 수 있게끔..."

정부는 내일 환경보건위원회를 열어 지원 범위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그러나, 지나치게 협소한 기준으로 조사를 진행해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의 고통을 외면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KBS 뉴스 정성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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