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포트] “고3 영어 교과서, 미국 고2~3학년 수준”

<앵커 멘트>

우리 학생들이 가장 많은 시간 공부하는 과목, 대부분 영어를 꼽을 텐데요.

그럼 학생들이 배우는 영어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요?

영어 문장의 난이도를 나타내는 '렉사일지수'라는 게 있습니다.

문장 속 어휘 수, 단어 난이도와 문장 길이를 평가해 지수를 정합니다.

이 지수를 이용해 우리나라와 미국 영어 교과서를 분석한 결과 우리 고등학교에서 배우는 영어의 난이도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심수련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동화 백설공주의 등장인물이 돼 자연스레 영어를 익힙니다.

처음 접하는 영어는 공부보다는 놀이에 가깝습니다.

<인터뷰> 오현교(초등학생) : "재밌어요. (어떤 부분이요?) 롤플레이(역할극)랑 노래요."

대학 입시를 앞둔 고등학생이 되면 사정은 달라집니다.

외우고 또 외우는 것 외엔 달리 길이 없어 보입니다.

<인터뷰> 이승현(수험생) : "하루에 (단어) 100개 외우고 있어요. 조금이라도 모르면 문장 해석이 안 되는 경우도 있어서..."

영어 교과서 문장 난이도를 렉사일 지수를 이용해 분석한 결과 우리 중학교 1학년 때 미국 유치원 수준에서, 고 3이 되면 미국 고교 수준으로 높아집니다.

미국의 12학년 과정을 6년 만에 배우는 셈입니다.

수능에서 영어는 이보다 더 어려워집니다.

지난해 수능 영어 B형의 빈칸 추론 문제.

미국 하버드대 교수의 기고문 중 일부로 문장 난이도가 미국 주요 신문 수준입니다.

<인터뷰> 이병민(서울대 영어교육과 교수) : "변별을 한다는 측면에서는 좋은 시험이다 말할 수는 있겠죠. 그렇다면 우리 교육을 위해서는 어떤 기여를 했느냐? 그런 부분에서 보면 문제가 많다는 거죠."

영어 교육 본래의 목적관 달리 시험 때문에 어려워진 영어, 전문가들은 수능 영어 절대평가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KBS 뉴스 심수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