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벽돌 안에서 발견된 시신…누가 왜?

입력 2014.04.30 (08:34) 수정 2014.04.30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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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서울의 한 원룸에서 재력가로 알려진 7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었는데요.

시신이 방 구석에 쌓아놓은 벽돌 안에서 발견된 겁니다.

이승훈 기자 나와 있는데요.

벽돌 안에 시신을 숨기려고 한 건가요?

<기자 멘트>

네, 그렇다고 할 수 있습니다.

쌓여진 벽돌 안에서 시신이 발견된 건데 좀 엽기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숨진 채 발견된 70대 남성은 경기도 파주가 집인 재력가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파주에 사는 노인이 왜 별다른 연고도 없는 서울의 원룸에서 숨진 채 발견됐을까.

사건의 의문점을 따라가 봤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파주에 사는 72살 성 모씨의 행방이 묘연해 진 건 지난 11일 오후였습니다.

지인과의 약속장소에도 나타나지 않고 전화도 끊긴 채 말 그대로 한 순간에 사라져버린 성 씨.

가족과 지인들이 성 씨를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그 어떤 단서도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녹취> 성 모 씨 이웃 주민(음성변조) : "파출소 차 그것도 오고 소방서 차도 오고 그랬어요. 그 옆에 연못 있잖아요. 연못의 물도 펐다고 그래요. 혹시 거기 빠졌나 해서. 그런데 물 퍼도 거기 사람이 안 나오고..."

이 일대에서는 꽤 알려진 재력가라는 성 씨.

집안 곳곳을 뒤지고 주변사람들에게 수차례 연락을 해봤지만 성 씨의 행적은 오리무중이었습니다.

지친 가족들은 경찰에 도움을 청했는데요.

<녹취> 경찰관계자(음성변조) : " 13일 날 우리한테 신고가 접수됐는데요. 10일부터 연락이 안 된다고 연락이 온 거예요. 거기서부터 우리가 사건에 대해서 수사를 하게 된 거예요."

하지만 경찰 역시 뾰족한 방법이 없었습니다.

며칠째 사라진 성 씨의 행방을 밝힐 단서를 찾아 헤매던 경찰.

그러던 경찰은 우연히 성씨와 가깝게 알고 지내던 A씨 모녀를 존재를 알게 됩니다.

A씨 모녀를 유심히 살피던 경찰.

이들에게서 석연치 않은 행적을 발견하게 되고, 성 씨의 실종이 단순 가출이 아니라 범죄에 연루됐을 가능성에 주목합니다.

그리고 얼마 뒤, 경찰은 CCTV 등을 토대로 성 씨가 누군가에 의해 납치됐다는 사실과 성 씨를 태운 차량을 추적하는 데에까지 성공합니다.

<녹취> A씨 이웃 주민(음성변조) : "모르는 남자 여자가 여기 몇 번 왔다 갔다 하고 하더라고. CCTV에 찍혔어."

그렇게 사라진 성 씨의 행방을 쫒아 경찰이 도착한 곳은 서울 서초구의 한 원룸.

형사들은 황급히 방 곳곳을 뒤졌습니다.

하지만 어디에서도 성 씨의 모습은 찾을 수가 없었는데요.

허탈해 하던 찰라, 이상한 점이 하나 발견됩니다.

원룸 방 한 구석에 쌓여져 있던 벽돌과 정원.

혹시나 하는 마음에 벽돌을 치우고 속 안을 살펴본 경찰은 경악했습니다.

바로 사라진 성 씨의 시신이 쌓여진 벽돌 안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 원룸이잖아요. 원룸이니까 방이잖아요. 방 한편에 벽돌로 쌓았어요. 우발적으로 일을 벌였는데 그것을 어떻게 처리를 할까 고민하다가 정원을 꾸미면 되겠다 생각해서 정원으로 위장한 거죠."

이 원룸은 경찰이 용의선상에 올려놨던 A씨 모녀 일행이 사건 당일 빌린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즉시 이들 모녀를 체포해 조사를 벌였습니다.

그리고 이들이 성 씨를 납치해 살해한 뒤 시신을 이곳에 유기한 혐의를 밝혀냈습니다.

<기자 멘트>

실종됐던 재력가는 결국 차가운 벽돌 사이에서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습니다.

피의자는 두 모녀인데요, 하지만, 아무리 노인이라 하더라도 연약한 여성들이 이런 끔찍한 납치 살해극을 벌였다는게 선뜻 믿기지가 않습니다.

이들은 도운 누군가가 더 있었던 걸까요?

<리포트>

경찰은 이 사건의 수사를 좀 더 확대했습니다.

그리고 이 사건의 이면에 무려 9명의 남성과 1명의 여성이 개입됐다는 사실을 밝혀냅니다.

경찰의 수사를 토대로 사건을 재구성하면 이렇습니다.

어느날 어머니 A씨는 평소 가깝게 지내던 성 씨로부터고통을 받고 있다고 주장하며 딸에게 도와달라는 부탁을 했다고 합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어머니가 딸에게 ‘내가 어떤 고통을 겪고 있다'그러니까 ‘네가 힘 있는 애들을 모아서 어떤 사람을 데리고 와라’이렇게 한 거예요."

어머니의 이야기를 듣고 이리저리 사람을 끌어모은 딸.

한꺼번에 모은 사람이 모두 합쳐 10명이나 됐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오늘부터 오늘까지는 몇 명 불렀을 거 아니에요. 그러면 이 사람들이 또 자기 일이 있을 거라고. 그러면 갈 거 아니에요, 그러면 다른 사람 구해야 할 거 아니에요. (그렇게) 릴레이 형식으로 (10명이 된 겁니다.)"

경찰 조사에서 이들은 애초 재력가인 성 씨를 불러 겁만 준 뒤 돈을 받아내려 했던 것뿐이라고 진술했습니다.

<녹취> 납치 공모 피의자(음성변조) : " 처음에 모의할 때는 납치 모의가 아니었고 잡아서 돈만 받고 더 얘기할 게 있으니까 얘기 끝나면 풀어주고 돈 받고 가라. 그거였는데 얘기한 게 좀 달라졌어요."

하지만 일은 이들의 뜻대로 풀리지 않았습니다. 결국 이들은 성 씨를 납치한 뒤 자신들의 아파트로 데려가 감금하기에 이릅니다.

시간이 갈수록 범행의 수위는 높아졌고 모녀의 행동은 더 대담해 졌습니다.

그렇게 사흘이 흐른 지난 14일.

A씨 모녀등은 서초구의 한 원룸을 빌려 성 씨를 옮겼습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결국 성 씨를 살해하고 말았습니다.

사건 뒤 시신을 처리할 방법을 고민하던 이들은 엽기적이게도 베란다로 통하는 구석에 벽돌을 쌓고 정원을 꾸민 뒤 시신을 안에 넣어 숨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 여자들이 진짜로 애들을 시킨 거지. 교사잖아. 여자들이 시킨 거고 남자들은 시키는 대로(한 거예요.)"

하지만 이같은 범행은 유력한 용의자로 모녀를 주시하던 경찰에게 꼬리를 잡히고 말았습니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 모녀는 성씨를 납치한 뒤 카드를 빼앗아 현금 1400만 원을 인출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납치를 공모한 공범들에게도 따로 대가를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터뷰> 납치 공모 피의자 (음성변조) : "따로 일에 들어간 대가를 지불받았습니다. 한 500만 원정도 받은 것 같습니다."

70대 재력가의 목숨을 빼앗은 모녀의 끔찍한 계획.

경찰은 A씨 모녀와 사건에 가담한 공범을 살인과 살인교사 등의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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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벽돌 안에서 발견된 시신…누가 왜?
    • 입력 2014-04-30 08:35:24
    • 수정2014-04-30 10:20:53
    아침뉴스타임
<앵커 멘트>

서울의 한 원룸에서 재력가로 알려진 7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었는데요.

시신이 방 구석에 쌓아놓은 벽돌 안에서 발견된 겁니다.

이승훈 기자 나와 있는데요.

벽돌 안에 시신을 숨기려고 한 건가요?

<기자 멘트>

네, 그렇다고 할 수 있습니다.

쌓여진 벽돌 안에서 시신이 발견된 건데 좀 엽기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숨진 채 발견된 70대 남성은 경기도 파주가 집인 재력가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파주에 사는 노인이 왜 별다른 연고도 없는 서울의 원룸에서 숨진 채 발견됐을까.

사건의 의문점을 따라가 봤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파주에 사는 72살 성 모씨의 행방이 묘연해 진 건 지난 11일 오후였습니다.

지인과의 약속장소에도 나타나지 않고 전화도 끊긴 채 말 그대로 한 순간에 사라져버린 성 씨.

가족과 지인들이 성 씨를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그 어떤 단서도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녹취> 성 모 씨 이웃 주민(음성변조) : "파출소 차 그것도 오고 소방서 차도 오고 그랬어요. 그 옆에 연못 있잖아요. 연못의 물도 펐다고 그래요. 혹시 거기 빠졌나 해서. 그런데 물 퍼도 거기 사람이 안 나오고..."

이 일대에서는 꽤 알려진 재력가라는 성 씨.

집안 곳곳을 뒤지고 주변사람들에게 수차례 연락을 해봤지만 성 씨의 행적은 오리무중이었습니다.

지친 가족들은 경찰에 도움을 청했는데요.

<녹취> 경찰관계자(음성변조) : " 13일 날 우리한테 신고가 접수됐는데요. 10일부터 연락이 안 된다고 연락이 온 거예요. 거기서부터 우리가 사건에 대해서 수사를 하게 된 거예요."

하지만 경찰 역시 뾰족한 방법이 없었습니다.

며칠째 사라진 성 씨의 행방을 밝힐 단서를 찾아 헤매던 경찰.

그러던 경찰은 우연히 성씨와 가깝게 알고 지내던 A씨 모녀를 존재를 알게 됩니다.

A씨 모녀를 유심히 살피던 경찰.

이들에게서 석연치 않은 행적을 발견하게 되고, 성 씨의 실종이 단순 가출이 아니라 범죄에 연루됐을 가능성에 주목합니다.

그리고 얼마 뒤, 경찰은 CCTV 등을 토대로 성 씨가 누군가에 의해 납치됐다는 사실과 성 씨를 태운 차량을 추적하는 데에까지 성공합니다.

<녹취> A씨 이웃 주민(음성변조) : "모르는 남자 여자가 여기 몇 번 왔다 갔다 하고 하더라고. CCTV에 찍혔어."

그렇게 사라진 성 씨의 행방을 쫒아 경찰이 도착한 곳은 서울 서초구의 한 원룸.

형사들은 황급히 방 곳곳을 뒤졌습니다.

하지만 어디에서도 성 씨의 모습은 찾을 수가 없었는데요.

허탈해 하던 찰라, 이상한 점이 하나 발견됩니다.

원룸 방 한 구석에 쌓여져 있던 벽돌과 정원.

혹시나 하는 마음에 벽돌을 치우고 속 안을 살펴본 경찰은 경악했습니다.

바로 사라진 성 씨의 시신이 쌓여진 벽돌 안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 원룸이잖아요. 원룸이니까 방이잖아요. 방 한편에 벽돌로 쌓았어요. 우발적으로 일을 벌였는데 그것을 어떻게 처리를 할까 고민하다가 정원을 꾸미면 되겠다 생각해서 정원으로 위장한 거죠."

이 원룸은 경찰이 용의선상에 올려놨던 A씨 모녀 일행이 사건 당일 빌린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즉시 이들 모녀를 체포해 조사를 벌였습니다.

그리고 이들이 성 씨를 납치해 살해한 뒤 시신을 이곳에 유기한 혐의를 밝혀냈습니다.

<기자 멘트>

실종됐던 재력가는 결국 차가운 벽돌 사이에서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습니다.

피의자는 두 모녀인데요, 하지만, 아무리 노인이라 하더라도 연약한 여성들이 이런 끔찍한 납치 살해극을 벌였다는게 선뜻 믿기지가 않습니다.

이들은 도운 누군가가 더 있었던 걸까요?

<리포트>

경찰은 이 사건의 수사를 좀 더 확대했습니다.

그리고 이 사건의 이면에 무려 9명의 남성과 1명의 여성이 개입됐다는 사실을 밝혀냅니다.

경찰의 수사를 토대로 사건을 재구성하면 이렇습니다.

어느날 어머니 A씨는 평소 가깝게 지내던 성 씨로부터고통을 받고 있다고 주장하며 딸에게 도와달라는 부탁을 했다고 합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어머니가 딸에게 ‘내가 어떤 고통을 겪고 있다'그러니까 ‘네가 힘 있는 애들을 모아서 어떤 사람을 데리고 와라’이렇게 한 거예요."

어머니의 이야기를 듣고 이리저리 사람을 끌어모은 딸.

한꺼번에 모은 사람이 모두 합쳐 10명이나 됐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오늘부터 오늘까지는 몇 명 불렀을 거 아니에요. 그러면 이 사람들이 또 자기 일이 있을 거라고. 그러면 갈 거 아니에요, 그러면 다른 사람 구해야 할 거 아니에요. (그렇게) 릴레이 형식으로 (10명이 된 겁니다.)"

경찰 조사에서 이들은 애초 재력가인 성 씨를 불러 겁만 준 뒤 돈을 받아내려 했던 것뿐이라고 진술했습니다.

<녹취> 납치 공모 피의자(음성변조) : " 처음에 모의할 때는 납치 모의가 아니었고 잡아서 돈만 받고 더 얘기할 게 있으니까 얘기 끝나면 풀어주고 돈 받고 가라. 그거였는데 얘기한 게 좀 달라졌어요."

하지만 일은 이들의 뜻대로 풀리지 않았습니다. 결국 이들은 성 씨를 납치한 뒤 자신들의 아파트로 데려가 감금하기에 이릅니다.

시간이 갈수록 범행의 수위는 높아졌고 모녀의 행동은 더 대담해 졌습니다.

그렇게 사흘이 흐른 지난 14일.

A씨 모녀등은 서초구의 한 원룸을 빌려 성 씨를 옮겼습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결국 성 씨를 살해하고 말았습니다.

사건 뒤 시신을 처리할 방법을 고민하던 이들은 엽기적이게도 베란다로 통하는 구석에 벽돌을 쌓고 정원을 꾸민 뒤 시신을 안에 넣어 숨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 여자들이 진짜로 애들을 시킨 거지. 교사잖아. 여자들이 시킨 거고 남자들은 시키는 대로(한 거예요.)"

하지만 이같은 범행은 유력한 용의자로 모녀를 주시하던 경찰에게 꼬리를 잡히고 말았습니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 모녀는 성씨를 납치한 뒤 카드를 빼앗아 현금 1400만 원을 인출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납치를 공모한 공범들에게도 따로 대가를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터뷰> 납치 공모 피의자 (음성변조) : "따로 일에 들어간 대가를 지불받았습니다. 한 500만 원정도 받은 것 같습니다."

70대 재력가의 목숨을 빼앗은 모녀의 끔찍한 계획.

경찰은 A씨 모녀와 사건에 가담한 공범을 살인과 살인교사 등의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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