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도박 확산, 패가망신의 지름길

⊙앵커: 인터넷을 통한 도박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경찰에 적발된 상습 인터넷 도박자 2700여 명 가운데는 대학교수 등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수두룩했습니다.
이경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신용카드로 6만원만 결제하면 이용할 수 있는 인터넷 도박사이트입니다.
대학 교수에서부터 기업체 고위간부 그리고 사립학교 이사장까지 무려 2700여 명이 이 사이트를 찾았다가 돈을 잃었습니다.
처음에 몇 만원에서 시작한 도박이 중독성이 더해져 1억 6000여 만원을 날린 사람까지 생겼습니다.
⊙인터넷 도박 용의자: 카지노는 멀어서 가기 힘들지만, 인터넷은 접속하면 언제나 할 수 있으니까...
⊙기자: 인터넷 카지노가 등장한 것은 지난 95년부터입니다.
해를 더해가면서 이용자가 늘어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450여 개 사이트에 접속 인구도 2000만명이 넘습니다.
이러다 보니 한국인들을 위한 전용 서비스까지 등장했습니다.
실제 이번에 적발된 사이트도 접속부터 이용 방법까지 모두가 한글입니다.
그러나 우리 경찰이 이런 사이트를 단속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강승수(서울시경 사이버 수사대장): 도박사이트가 외국에 서버를 두고 있고 도박자금의 유통 경로가 외국이기 때문에 적발하기가 어렵습니다.
⊙기자: 특히 결제 수단이 신용카드라는 점도 인터넷 도박 확산을 부추기는 요인입니다.
지갑에서 실제로 돈이 나가지 않다 보니 돈을 잃는다는 생각이 없기 때문입니다.
인터넷 도박의 경우 실제 도박에 비해 범죄라는 인식이 약한 것도 확산 이유입니다.
⊙박철수(서울 중부경찰서 강력반장): 신용카드를 이용하여 칩을 구입하여 돈을 걸어 놓고 하기 때문에 도박죄로 처벌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기자: 이러다 보니 그 피해가 실제 도박의 피해를 넘어서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신용철(강북삼성병원 정신과): 도박으로부터 약간 거리가 있었던 가정주부라든가 청소년까지도 쉽게 빠질 수 있는 요소가 되기 때문에 뭔가 대책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기자: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할 수 있는 인터넷 도박이 우리 사회에 확산되면서 귀중한 외화가 유출되는 것은 물론 소중한 가정까지 파괴되고 있습니다.
KBS뉴스 이경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