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포트] ‘부모 부양’ 갈등이 참극으로…해법은?

입력 2014.06.12 (21:22) 수정 2014.06.12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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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언니 우리 엄마 모시기가 그러게 싫었어요? 그러는 아가씨는 그동안 뭐하다가 이제 오세요."

나이 든 어머니의 부양을 놓고 가족 간 불화를 다룬 드라마의 한 장면입니다.

부모 부양 문제, 통계청이 조사해 보니까 부모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최근 10년 새 두 배 넘게 늘었는데요.

반면, 가족이 모셔야 한다는 응답은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이렇게 인식이 크게 바뀌면서 부모 부양을 둘러싼 가족 간 갈등도 늘고 있습니다.

박원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9일 경기도의 한 아파트.

50대 남성이 여동생과 말다툼을 벌이다 흉기를 휘둘렀습니다.

70대 노모를 부양하는 문제를 두고 다툰겁니다.

끝내 여동생은 숨졌고, 이 남성은 구속됐습니다.

<녹취> 아파트 경비원 (음성변조) : "어머니를 여기서 모시는데, 동생이 '(병원에서) 왜 퇴원시켰냐'고 싸움이 났다고 하더라고. 그래 가지고 홧김에..."

2년 전에도 팔순 노모 부양 문제를 놓고 60대 남매가 다투던 중 오빠가 여동생에게 황산을 뿌리기도 했습니다.

부모 부양을 둘러 싸고 가족 간에 갈등을 겪다가 법률 상담을 받는 경우도 해마다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한 상담기관의 집계 결과, 지난 2010년 예순 건이던 상담 건수는 3년 만에 배 이상 늘었습니다.

<인터뷰> 곽배희(가정법률상담소장) : "왜 나만 (부모를) 부양하려 하느냐, 다른 사람들도 똑같이 부양했으면 좋겠다. 그런 형제, 자매들 사이에 갈등과 마찰로 오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며 65살 넘은 아들,딸이 부모를 모셔야 하는, 이른바 '노-노 부양'이 늘면서 이런 갈등이 증폭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연명(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가족의 (부모) 부양 기능. 부양 의식은 뭐 급격히 약화되는데, 그 약화된 부양 의식을 대체할 만한 다른 공적인 책임있는 정책과 제도들이 완비가 안되다 보니까."

국내 65살 이상 인구는 내년엔 6백60만 명을 넘어서, 전체 인구의 13%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KBS 뉴스 박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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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6-12 21:23:23
    • 수정2014-06-12 22: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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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언니 우리 엄마 모시기가 그러게 싫었어요? 그러는 아가씨는 그동안 뭐하다가 이제 오세요."

나이 든 어머니의 부양을 놓고 가족 간 불화를 다룬 드라마의 한 장면입니다.

부모 부양 문제, 통계청이 조사해 보니까 부모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최근 10년 새 두 배 넘게 늘었는데요.

반면, 가족이 모셔야 한다는 응답은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이렇게 인식이 크게 바뀌면서 부모 부양을 둘러싼 가족 간 갈등도 늘고 있습니다.

박원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9일 경기도의 한 아파트.

50대 남성이 여동생과 말다툼을 벌이다 흉기를 휘둘렀습니다.

70대 노모를 부양하는 문제를 두고 다툰겁니다.

끝내 여동생은 숨졌고, 이 남성은 구속됐습니다.

<녹취> 아파트 경비원 (음성변조) : "어머니를 여기서 모시는데, 동생이 '(병원에서) 왜 퇴원시켰냐'고 싸움이 났다고 하더라고. 그래 가지고 홧김에..."

2년 전에도 팔순 노모 부양 문제를 놓고 60대 남매가 다투던 중 오빠가 여동생에게 황산을 뿌리기도 했습니다.

부모 부양을 둘러 싸고 가족 간에 갈등을 겪다가 법률 상담을 받는 경우도 해마다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한 상담기관의 집계 결과, 지난 2010년 예순 건이던 상담 건수는 3년 만에 배 이상 늘었습니다.

<인터뷰> 곽배희(가정법률상담소장) : "왜 나만 (부모를) 부양하려 하느냐, 다른 사람들도 똑같이 부양했으면 좋겠다. 그런 형제, 자매들 사이에 갈등과 마찰로 오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며 65살 넘은 아들,딸이 부모를 모셔야 하는, 이른바 '노-노 부양'이 늘면서 이런 갈등이 증폭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연명(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가족의 (부모) 부양 기능. 부양 의식은 뭐 급격히 약화되는데, 그 약화된 부양 의식을 대체할 만한 다른 공적인 책임있는 정책과 제도들이 완비가 안되다 보니까."

국내 65살 이상 인구는 내년엔 6백60만 명을 넘어서, 전체 인구의 13%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KBS 뉴스 박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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