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이모저모] 영국 템스강 백조는 몇 마리?

입력 2014.07.18 (11:07) 수정 2014.07.18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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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영국에는 매년 이맘 때 백조의 개체 수를 조사하는 이색 전통이 있습니다.

왕실 소유인 백조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하는데요.

지구촌 이모저모에서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런던 시내를 가로질러 유유히 흐르는 템스강...

많은 사람들이 빨간색이나 감색 상의에 하얀 바지로 제복을 맞춰 입고 열심히 노를 젓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보트 경주 대회라도 열린 걸까요?

사실은 매년 7월 셋째 주에 시작되는 '스완 어핑(swan upping)' 이라는 연례 행사 풍경인데요.

템스강에 있는 백조의 개체 수를 조사하는 것을 말합니다.

강물에 있는 백조들을 육지로 끌어올려 몸무게 등을 조사하고 표식을 한 뒤 다시 안전하게 강에 놓아주는 것을 반복합니다.

관광객들은 물론 이 전통에 익숙한 지역 주민들까지 전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바라봅니다.

<인터뷰> 이브린 패트릭(호주 관광객) : "멋지네요. 특별한 광경이고요. 호주에 가서 이 얘기를 하면 아마 믿지 않을 거예요."

백조 개체 수 조사 전통은 12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템스강변에 있는 모든 백조는 영국 왕실의 소유로 간주됐는데요.

특히 새끼 백조는 주로 연회나 축제 때 식용으로 애용됐습니다.

이 때문에 과거 백조 개체 수 조사는 요리 재료로 쓰일 백조를 살찌우기 위한 목적이 컸습니다.

하지만 현대에 와서 이 전통의 목적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특별한 부상은 없는지 영양 상태는 적절한지 등 백조의 건강 상태를 살피고, 개체 수를 보호하기 위한 행사로 자리매김했는데요.

백조를 잡아먹는 건 이제 불법입니다.

특히 소유권 표시가 없는 '혹백조'는 여전히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소유로, 무단으로 소유하거나 취식하는 게 엄격히 금지돼 있습니다.

지난해 여름에는 윈저성 근처에서 사람이 구워 먹다 남은 백조가 발견돼 영국 경찰이 수사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데이비드 바버(백조 개체 수 조사 담당자) : "이 전통은 백조 보호와 교육 목적이 큽니다. 우리는 이번주 내내 선버리에서 애빙던까지 템스강의 127킬로미터를 돌아다니게 됩니다."

지난해에는 템스강변에 있는 백조 가족이 37.

새끼 백조가 107마리 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올해는 사나운 개들의 공격이 잦았던 데다, 많은 비로 템스강에 홍수가 발생했던 만큼, 새끼 백조의 수가 상당히 줄지 않았을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또 백조들이 낚싯바늘이나 그물에 걸려 부상을 입는 사례도 점점 증가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데이비드 바버(백조 개체수 조사 담당자) : "백조 사냥이나 개들의 공격이 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올해 개체수가 약간 줄어들었을 거라는 느낌이 듭니다."

5일간 이어진 개체수 조사가 끝나면 관련 당국은 백조들을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연구하는 과정에 돌입합니다.

지구촌 이모저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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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이모저모] 영국 템스강 백조는 몇 마리?
    • 입력 2014-07-18 10:39:38
    • 수정2014-07-18 11:21:06
    지구촌뉴스
<앵커 멘트>

영국에는 매년 이맘 때 백조의 개체 수를 조사하는 이색 전통이 있습니다.

왕실 소유인 백조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하는데요.

지구촌 이모저모에서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런던 시내를 가로질러 유유히 흐르는 템스강...

많은 사람들이 빨간색이나 감색 상의에 하얀 바지로 제복을 맞춰 입고 열심히 노를 젓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보트 경주 대회라도 열린 걸까요?

사실은 매년 7월 셋째 주에 시작되는 '스완 어핑(swan upping)' 이라는 연례 행사 풍경인데요.

템스강에 있는 백조의 개체 수를 조사하는 것을 말합니다.

강물에 있는 백조들을 육지로 끌어올려 몸무게 등을 조사하고 표식을 한 뒤 다시 안전하게 강에 놓아주는 것을 반복합니다.

관광객들은 물론 이 전통에 익숙한 지역 주민들까지 전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바라봅니다.

<인터뷰> 이브린 패트릭(호주 관광객) : "멋지네요. 특별한 광경이고요. 호주에 가서 이 얘기를 하면 아마 믿지 않을 거예요."

백조 개체 수 조사 전통은 12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템스강변에 있는 모든 백조는 영국 왕실의 소유로 간주됐는데요.

특히 새끼 백조는 주로 연회나 축제 때 식용으로 애용됐습니다.

이 때문에 과거 백조 개체 수 조사는 요리 재료로 쓰일 백조를 살찌우기 위한 목적이 컸습니다.

하지만 현대에 와서 이 전통의 목적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특별한 부상은 없는지 영양 상태는 적절한지 등 백조의 건강 상태를 살피고, 개체 수를 보호하기 위한 행사로 자리매김했는데요.

백조를 잡아먹는 건 이제 불법입니다.

특히 소유권 표시가 없는 '혹백조'는 여전히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소유로, 무단으로 소유하거나 취식하는 게 엄격히 금지돼 있습니다.

지난해 여름에는 윈저성 근처에서 사람이 구워 먹다 남은 백조가 발견돼 영국 경찰이 수사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데이비드 바버(백조 개체 수 조사 담당자) : "이 전통은 백조 보호와 교육 목적이 큽니다. 우리는 이번주 내내 선버리에서 애빙던까지 템스강의 127킬로미터를 돌아다니게 됩니다."

지난해에는 템스강변에 있는 백조 가족이 37.

새끼 백조가 107마리 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올해는 사나운 개들의 공격이 잦았던 데다, 많은 비로 템스강에 홍수가 발생했던 만큼, 새끼 백조의 수가 상당히 줄지 않았을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또 백조들이 낚싯바늘이나 그물에 걸려 부상을 입는 사례도 점점 증가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데이비드 바버(백조 개체수 조사 담당자) : "백조 사냥이나 개들의 공격이 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올해 개체수가 약간 줄어들었을 거라는 느낌이 듭니다."

5일간 이어진 개체수 조사가 끝나면 관련 당국은 백조들을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연구하는 과정에 돌입합니다.

지구촌 이모저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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