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북한식 ‘미사일 정치경제학’

입력 2014.07.19 (07:49) 수정 2014.07.19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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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통일전망대에서 보이는 금강산 사이로 불빛과 함께 뿌연 연기가 피어오릅니다.

쿵쿵 울리는 소리는 지근에서 울리는 것처럼 생생합니다.

지난 14일 오전, 북한은 또 한 차례 포 사격을 강행했습니다.

강원도 고성 인근 휴전선을 바로 앞에 두고 122mm와 240mm 방사포 100여 발을 동해상에 발사한 것입니다.

바로 다음날, 북한 매체는 발포 장면을 공개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 15일) :“감시소에 오르시어 훈련 진행 계획과 방사포들의 배치상태를 요해(파악)하시고 지적된 화력진지를 신속히 차지할 데 대한 명령을 하달하셨습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전날의 포 사격이 이뤄진 비무장지대 최전방초소를 찾아 직접 지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16일부터 시작된 한-미 해상훈련을 견제하면서 노후한 무기를 소진하려는 행보로 분석됩니다.

<인터뷰> 이정우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 : “순수 군사적인 측면에서 바라본다면 무기라는 것들이 이제 소모품일 경우에는 교환 주기들이 있는데 군사 시설을 가동하고 그러면서, 재가동을 하고 그러면서 기존에 있던 미사일이라든지 포탄들을 소모하는 용도로 쓰일 수도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될 것 같습니다.”

북한이 올해 들어 처음 무력시위를 시작한 것은 지난 2월입니다.

훈련을 명분으로 한 북한의 미사일과 방사포 발사는 한미연합훈련인 키-리졸브에 반발하며 3월 말까지 계속됐습니다.

한동안 잠잠했던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재개한 것은 지난달 26일, KN-09으로 추정되는 신형 방사포 세 발을 쏘면서였습니다.

북한은 한 달이 안 되는 동안 모두 여섯 차례 발사체를 쏘아 올렸습니다.

2012년과 2013년, 각각 4차례에 그치던 발사 횟수가 올해 들어 네 배 이상 늘었습니다.

<인터뷰> 이정우(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 : “경제적으로 북한 인민들이 잘살게 되었다는 것을 정부 차원에서 홍보하기에는 그 수치가 미미한 수준이죠. 그래서 김정은 체제에서는 국가와 당의 강고함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군을 통한 홍보가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지난 13일 새벽에는 개성 북쪽 지역에서 동해상으로 기습 발사가 이뤄졌습니다.

비무장지대에서 불과 20km 떨어진 개성에서 탄도미사일이 발사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녹취> 김민석(국방부 대변인) : "휴전선 가까운 개성 인근에서 이른 새벽에 기습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대남 위협 수위를 높이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녹취> 국방과학원 대변인 성명 (지난 4월 7일) : “동족을 겨냥하거나 남조선 전 지역을 타격하겠다고 한 적이 없다.”

북한은 미사일 발사 훈련이 남한에 대한 위협이 아닌 핵전쟁 위험을 몰고 오는 미국과 군사기지들이 주된 목표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북한의 기습적이고 변칙적인 발사는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비하는 ‘킬-체인’을 무력화시키는 데 목적이 있는 듯 보입니다.

이동형 발사대를 이용해 평안북도와 황해도, 강원도 등 지역을 넘나들며 기습적으로 발사하기 때문에 탐지가 더욱 어려워졌습니다.

<인터뷰> 신인균(자유국방네트워크 대표) : “기존의 미사일 기지만 감시를 하면 된다라고 생각을 했는데. 이번에 황해도 평산, 그리고 개성 인근에서 발사를 이렇게 하면서 기지가 아닌 곳에서도 얼마든지 발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죠. 즉, 한국 너희들이 아무리 킬-체인이다, 뭐다 해봐야 우리 핵 수발 수단을 탐지할 수 없다. 즉, 너희들의 킬-체인은 무력화된 것이다.”

방사포 한 발에 최소 1,500만 원, 단거리미사일에 속하는 스커드-C 미사일이 40억 원 이상, 사거리를 늘린 스커드-D와 개량형인 스커드-ER은 8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거리가 천km를 넘어서는 노동미사일의 경우 한 발에 1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의 경우 자체 조달하는 자재가 많고, 인건비 개념이 없기 때문에 일반적인 기준으로 무기 비용이나 발사 비용을 추산하는 덴 무리가 있다고 전문가는 지적합니다.

그러나 막대한 비용을 감수하면서까지 무력시위를 계속하는 이유는 지난 1998년, 미사일 개발과 발사를 둔 북미 간 줄다리기 협상을 통해 미뤄볼 수 있습니다.

<녹취> 강인덕(당시 통일부 장관/1998년 9월) : “(북한이) 미 하원 국제관계위원회 보좌관 피터 브록스에게 5억 달러를 요구한 바 있습니다.”

2년간의 협상 끝에 2000년, 북한을 찾은 올브라이트 미 국무부 장관이 ‘미사일 발사 유예’ 조항에 대한 협의를 진행했습니다.

북한은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시험 발사를 중지하는 대신 미국에 해마다 10억 달러 규모의 식량과 석탄 등 현물 지원을 요구했습니다.

북미 간 논의는 부시 대통령의 집권으로 관계가 악화되면서 백지화 됐습니다.

그러나 북미 간 논의처럼 북한이 경제적 부담을 안으면서까지 미사일 발사에 집착하는 덴 ‘미사일 외교’로 얻는 이득이 발사 비용보다 클 것이란 셈법 때문이란 분석입니다.

<인터뷰> 신인균(자유국방네트워크 대표) : “유엔안보리제재결의안 2094호에 의해서 탄도미사일 기술, 탄도미사일 부품으로 전용될 수 있는 물자들 그 모든 것이 통제가 되기 때문에 북한에는 더 이상 만들 수 없다는 핸디캡이 있죠.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최대한 천 발 정도 있다고 예상하는데 그 천 발 중에서 더 채워지지 않는 창고의 천 발 중에서 꺼내 쓰고 있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담보하면서 지금 하고 있는 것이죠.”

북한은 김정은 체제 이전부터 이른바 ‘미사일 외교’를 펼쳐왔는데요.

내부적인 위기 상황을 타개하거나 대외적인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하려고 할 때 ‘미사일 발사’를 무기로 삼은 것입니다.

미사일을 비롯한 무기들은 정치적인 수단으로써의 목적만큼이나 외화벌이의 수단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해왔습니다.

지난해 7월, 파나마운하를 통과하던 북한 청천강호가 파나마 당국에 억류됐습니다.

설탕 포대 밑에서 로켓 추진 수류탄과 58mm 대전차 화기, 전차용 포탄 등이 발견됐습니다.

<녹취> 리카르도 마르티넬리(파나마 대통령) : "(물품이) 매우 정교합니다. 미사일로 보이는데 다른 컨테이너에 뭐가 있는지 모르니까 설탕 포대를 모두 꺼내서 검색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북한과 쿠바는 무기 밀매가 아닌 수리 후 돌려주는 물건이라고 주장했지만, 수리와 정비까지 모두 대북제재 결의 위반이기 때문입니다.

북한 당국이 69만 달러의 벌금을 낸 후 선원 대부분이 풀려났고, 기소 처분된 선장과 나머지 선원 역시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북한의 무기 밀매 의혹은 여전합니다.

북한은 1970년대 이후 무기 수출을 통해 상당한 외화를 벌어들였지만, 대북제재가 시작되면서 무기 수출에 큰 타격을 입게 됐습니다.

경제가 악화된 상황에서 북한은 무기 밀매에 나섰고, 2000년대 이후에도 꾸준히 외화를 벌어들일 수 있었습니다.

<녹취> 조지 리틀(미 국방부 대변인) : “(이 문제뿐만 아니라) 예전부터 북한과 시리아 정권은 여러 정보를 공유해 왔습니다.”

국제사회는 이른바 ‘불량 국가’인 이란과 시리아 등과의 관계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일부 중동 국가에 재래식 무기와 핵개발 기술 등을 제공하고, 달러와 원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터뷰> 김연수(국방대학교 교수) : “이란과는 잘 아시는 것처럼 소위 미사일, 핵미사일 커넥션이 긴밀하게 이뤄지고 있다. 2012년 말 알려진 바에 의하면 북한과 이란 간에 일정한 양의 원유 수출과 관련된 협정이 체결이 됐다고 그래요. 그러니까 북한으로서는 원유 공급선 다변화라고 하는 그 측면을 고민하면서 자연스럽게 이란과의 원유 공급선 다변화를 위한 협력을 모색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봐야 되겠죠.”

유엔의 대북제재 조치로 공식적인 무기 수출입 판로는 막혔지만, 북한은 여전히 무기 밀매로 해마다 1억에서 5억 달러 사이의 외화를 벌어들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엔 내전이 잦은 아프리카 국가와의 관계에도 정성을 쏟고 있습니다.

만성적인 외화 부족에 시달리는 북한의 입장에서 무기 밀수출은 현금화 할 수 있는 활로인 셈입니다.

<인터뷰> 김연수(국방대학교 교수) : “현물 거래, 실질적인 캐시 거래가 이뤄질 수 있는, 경화 결제가 바로바로 이뤄지는. 그러니까 북한이 필요할 때마다 소위 외화의 수요, 외화의 수요를 충당하기 위한 매우 긴요한 수단일 수가 있다고 하는 거죠. 그런 측면에서 무기 수출이라고 하는 것이 갖는 의미가 있지 않겠느냐.”

‘한미 해상 훈련’이 내일 종료되지만, 북한의 미사일 공세는 쉽게 그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단 한 번도 사전 감지하지 못하면서 우리의 ‘킬-체인’을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정우(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 : “킬 체인이라는 전술이 지금 현재 상황에서는 정확하게 실행되기 힘든 상황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반증이라고 할 수가 있는데요. 대북 첩보 정보 탐지에 관련된 첨단 장비를 보다 더 구축하고, 그것을 해석하고, 그에 따라서 해석된, 해석된 정보에 따라서 우리 군이 북한의 어떤 미사일, 장사정포 움직임에 대해 긴밀하게 대처할 수 있는 보다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종잡을 수 없는 북한의 ‘화전 양면전술’ 속에서 우리 정부는 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은 계속하면서도, 도발엔 단호하게 대응한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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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한반도] 북한식 ‘미사일 정치경제학’
    • 입력 2014-07-19 08:05:53
    • 수정2014-07-19 08:2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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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통일전망대에서 보이는 금강산 사이로 불빛과 함께 뿌연 연기가 피어오릅니다.

쿵쿵 울리는 소리는 지근에서 울리는 것처럼 생생합니다.

지난 14일 오전, 북한은 또 한 차례 포 사격을 강행했습니다.

강원도 고성 인근 휴전선을 바로 앞에 두고 122mm와 240mm 방사포 100여 발을 동해상에 발사한 것입니다.

바로 다음날, 북한 매체는 발포 장면을 공개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 15일) :“감시소에 오르시어 훈련 진행 계획과 방사포들의 배치상태를 요해(파악)하시고 지적된 화력진지를 신속히 차지할 데 대한 명령을 하달하셨습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전날의 포 사격이 이뤄진 비무장지대 최전방초소를 찾아 직접 지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16일부터 시작된 한-미 해상훈련을 견제하면서 노후한 무기를 소진하려는 행보로 분석됩니다.

<인터뷰> 이정우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 : “순수 군사적인 측면에서 바라본다면 무기라는 것들이 이제 소모품일 경우에는 교환 주기들이 있는데 군사 시설을 가동하고 그러면서, 재가동을 하고 그러면서 기존에 있던 미사일이라든지 포탄들을 소모하는 용도로 쓰일 수도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될 것 같습니다.”

북한이 올해 들어 처음 무력시위를 시작한 것은 지난 2월입니다.

훈련을 명분으로 한 북한의 미사일과 방사포 발사는 한미연합훈련인 키-리졸브에 반발하며 3월 말까지 계속됐습니다.

한동안 잠잠했던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재개한 것은 지난달 26일, KN-09으로 추정되는 신형 방사포 세 발을 쏘면서였습니다.

북한은 한 달이 안 되는 동안 모두 여섯 차례 발사체를 쏘아 올렸습니다.

2012년과 2013년, 각각 4차례에 그치던 발사 횟수가 올해 들어 네 배 이상 늘었습니다.

<인터뷰> 이정우(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 : “경제적으로 북한 인민들이 잘살게 되었다는 것을 정부 차원에서 홍보하기에는 그 수치가 미미한 수준이죠. 그래서 김정은 체제에서는 국가와 당의 강고함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군을 통한 홍보가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지난 13일 새벽에는 개성 북쪽 지역에서 동해상으로 기습 발사가 이뤄졌습니다.

비무장지대에서 불과 20km 떨어진 개성에서 탄도미사일이 발사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녹취> 김민석(국방부 대변인) : "휴전선 가까운 개성 인근에서 이른 새벽에 기습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대남 위협 수위를 높이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녹취> 국방과학원 대변인 성명 (지난 4월 7일) : “동족을 겨냥하거나 남조선 전 지역을 타격하겠다고 한 적이 없다.”

북한은 미사일 발사 훈련이 남한에 대한 위협이 아닌 핵전쟁 위험을 몰고 오는 미국과 군사기지들이 주된 목표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북한의 기습적이고 변칙적인 발사는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비하는 ‘킬-체인’을 무력화시키는 데 목적이 있는 듯 보입니다.

이동형 발사대를 이용해 평안북도와 황해도, 강원도 등 지역을 넘나들며 기습적으로 발사하기 때문에 탐지가 더욱 어려워졌습니다.

<인터뷰> 신인균(자유국방네트워크 대표) : “기존의 미사일 기지만 감시를 하면 된다라고 생각을 했는데. 이번에 황해도 평산, 그리고 개성 인근에서 발사를 이렇게 하면서 기지가 아닌 곳에서도 얼마든지 발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죠. 즉, 한국 너희들이 아무리 킬-체인이다, 뭐다 해봐야 우리 핵 수발 수단을 탐지할 수 없다. 즉, 너희들의 킬-체인은 무력화된 것이다.”

방사포 한 발에 최소 1,500만 원, 단거리미사일에 속하는 스커드-C 미사일이 40억 원 이상, 사거리를 늘린 스커드-D와 개량형인 스커드-ER은 8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거리가 천km를 넘어서는 노동미사일의 경우 한 발에 1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의 경우 자체 조달하는 자재가 많고, 인건비 개념이 없기 때문에 일반적인 기준으로 무기 비용이나 발사 비용을 추산하는 덴 무리가 있다고 전문가는 지적합니다.

그러나 막대한 비용을 감수하면서까지 무력시위를 계속하는 이유는 지난 1998년, 미사일 개발과 발사를 둔 북미 간 줄다리기 협상을 통해 미뤄볼 수 있습니다.

<녹취> 강인덕(당시 통일부 장관/1998년 9월) : “(북한이) 미 하원 국제관계위원회 보좌관 피터 브록스에게 5억 달러를 요구한 바 있습니다.”

2년간의 협상 끝에 2000년, 북한을 찾은 올브라이트 미 국무부 장관이 ‘미사일 발사 유예’ 조항에 대한 협의를 진행했습니다.

북한은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시험 발사를 중지하는 대신 미국에 해마다 10억 달러 규모의 식량과 석탄 등 현물 지원을 요구했습니다.

북미 간 논의는 부시 대통령의 집권으로 관계가 악화되면서 백지화 됐습니다.

그러나 북미 간 논의처럼 북한이 경제적 부담을 안으면서까지 미사일 발사에 집착하는 덴 ‘미사일 외교’로 얻는 이득이 발사 비용보다 클 것이란 셈법 때문이란 분석입니다.

<인터뷰> 신인균(자유국방네트워크 대표) : “유엔안보리제재결의안 2094호에 의해서 탄도미사일 기술, 탄도미사일 부품으로 전용될 수 있는 물자들 그 모든 것이 통제가 되기 때문에 북한에는 더 이상 만들 수 없다는 핸디캡이 있죠.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최대한 천 발 정도 있다고 예상하는데 그 천 발 중에서 더 채워지지 않는 창고의 천 발 중에서 꺼내 쓰고 있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담보하면서 지금 하고 있는 것이죠.”

북한은 김정은 체제 이전부터 이른바 ‘미사일 외교’를 펼쳐왔는데요.

내부적인 위기 상황을 타개하거나 대외적인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하려고 할 때 ‘미사일 발사’를 무기로 삼은 것입니다.

미사일을 비롯한 무기들은 정치적인 수단으로써의 목적만큼이나 외화벌이의 수단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해왔습니다.

지난해 7월, 파나마운하를 통과하던 북한 청천강호가 파나마 당국에 억류됐습니다.

설탕 포대 밑에서 로켓 추진 수류탄과 58mm 대전차 화기, 전차용 포탄 등이 발견됐습니다.

<녹취> 리카르도 마르티넬리(파나마 대통령) : "(물품이) 매우 정교합니다. 미사일로 보이는데 다른 컨테이너에 뭐가 있는지 모르니까 설탕 포대를 모두 꺼내서 검색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북한과 쿠바는 무기 밀매가 아닌 수리 후 돌려주는 물건이라고 주장했지만, 수리와 정비까지 모두 대북제재 결의 위반이기 때문입니다.

북한 당국이 69만 달러의 벌금을 낸 후 선원 대부분이 풀려났고, 기소 처분된 선장과 나머지 선원 역시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북한의 무기 밀매 의혹은 여전합니다.

북한은 1970년대 이후 무기 수출을 통해 상당한 외화를 벌어들였지만, 대북제재가 시작되면서 무기 수출에 큰 타격을 입게 됐습니다.

경제가 악화된 상황에서 북한은 무기 밀매에 나섰고, 2000년대 이후에도 꾸준히 외화를 벌어들일 수 있었습니다.

<녹취> 조지 리틀(미 국방부 대변인) : “(이 문제뿐만 아니라) 예전부터 북한과 시리아 정권은 여러 정보를 공유해 왔습니다.”

국제사회는 이른바 ‘불량 국가’인 이란과 시리아 등과의 관계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일부 중동 국가에 재래식 무기와 핵개발 기술 등을 제공하고, 달러와 원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터뷰> 김연수(국방대학교 교수) : “이란과는 잘 아시는 것처럼 소위 미사일, 핵미사일 커넥션이 긴밀하게 이뤄지고 있다. 2012년 말 알려진 바에 의하면 북한과 이란 간에 일정한 양의 원유 수출과 관련된 협정이 체결이 됐다고 그래요. 그러니까 북한으로서는 원유 공급선 다변화라고 하는 그 측면을 고민하면서 자연스럽게 이란과의 원유 공급선 다변화를 위한 협력을 모색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봐야 되겠죠.”

유엔의 대북제재 조치로 공식적인 무기 수출입 판로는 막혔지만, 북한은 여전히 무기 밀매로 해마다 1억에서 5억 달러 사이의 외화를 벌어들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엔 내전이 잦은 아프리카 국가와의 관계에도 정성을 쏟고 있습니다.

만성적인 외화 부족에 시달리는 북한의 입장에서 무기 밀수출은 현금화 할 수 있는 활로인 셈입니다.

<인터뷰> 김연수(국방대학교 교수) : “현물 거래, 실질적인 캐시 거래가 이뤄질 수 있는, 경화 결제가 바로바로 이뤄지는. 그러니까 북한이 필요할 때마다 소위 외화의 수요, 외화의 수요를 충당하기 위한 매우 긴요한 수단일 수가 있다고 하는 거죠. 그런 측면에서 무기 수출이라고 하는 것이 갖는 의미가 있지 않겠느냐.”

‘한미 해상 훈련’이 내일 종료되지만, 북한의 미사일 공세는 쉽게 그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단 한 번도 사전 감지하지 못하면서 우리의 ‘킬-체인’을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정우(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 : “킬 체인이라는 전술이 지금 현재 상황에서는 정확하게 실행되기 힘든 상황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반증이라고 할 수가 있는데요. 대북 첩보 정보 탐지에 관련된 첨단 장비를 보다 더 구축하고, 그것을 해석하고, 그에 따라서 해석된, 해석된 정보에 따라서 우리 군이 북한의 어떤 미사일, 장사정포 움직임에 대해 긴밀하게 대처할 수 있는 보다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종잡을 수 없는 북한의 ‘화전 양면전술’ 속에서 우리 정부는 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은 계속하면서도, 도발엔 단호하게 대응한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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