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북한] 북·중 교역 통로, 신의주는 지금…

입력 2014.07.19 (08:06) 수정 2014.07.19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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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 국경도시, 평안북도 신의주입니다.

압록강변에는 외화벌이의 일등 공신인 선박설비공장이 줄줄이 들어서 있습니다. 모래 채취선이 압록강을 오갑니다.

대형 크레인이 건설 자재로 쓸 모래를 바지선에서 퍼 올립니다.

모래와 석탄이 수북이 쌓인 모습도 보입니다.

골재 사업도 북한 외화벌이 기관의 주요 사업 중의 하납니다.

김정은을 우상화하는 표어가 걸린 냉동창고 역시 외화벌이 사업소입니다.

<인터뷰> 김ㅇㅇ (탈북자/신의주 출신) : "생조개가 변하지 않게 냉동 창고에 (보관)했다가 중국에 수출하든가 중국에서 받아온 물건을 여기 에서 또 평양으로 직송하고, 신의주 장마당에 나 가든 그런 역할을 하는 거죠."

강물 위에 떠있는 군부대 부업 선에서 한 남자가 배안을 청소하고 그 뒤로 크고 낡은 선박이 정박된 게 보입니다.

가로수가 서있는 골목길에는 많은 사람들이 바쁘게 걸어 다닙니다.

행인들 사이로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는 아이도 보입니다.

거리를 오가는 대형 트럭과 자동차가 다른 도시에 비해 많아 보입니다.

국경 도시 신의주의 활기찬 모습을 대변하는 듯합니다.

자전거에 짐을 싣고 지나가는 사람들과 물건을 파는 모습도 이곳에선 익숙한 풍경입니다.

<인터뷰> 김ㅇㅇ(탈북자/신의주 출신) : "외화벌이 기관에서 무슨 빵이라든가, 과자라든가 귤이라든가. 식료품 그런 걸 가지고 넘겨받아서 도매로 받아서 시장에 나가는 거죠."

김정은 집권 이후 신의주는 시장화가 더 확산되면서 주민들의 인식도 달라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북한화교 : "예전에 비해서는 많이 변했답니다. 장마당도 많이 풀리고. 아무래도 나이가 젊은 사람(김정은) 이 올라갔으니까 활동이 좀 뛰는 거죠."

압록강 한 편에선 수십 명의 사람들이 강가의 흙을 삽질해 자루에 퍼 담아 쉴 새 없이 강둑으로 옮겨 나릅니다.

강둑 보수 공사에 주민들이 강제 동원된 겁니다.

<인터뷰> 김ㅇㅇ (탈북자/신의주 출신) : "90년대 한 번 공사가 비가 그렇게 많이 와서 둑 이 무너지면서 계속 이렇게 무너지니까 장마 때 는 이렇게 사람들 동원 시켜서 노동을 시키는 거죠."

무더운 날씨 때문인지 주민들은 챙이 달린 모자를 쓰고 반팔, 반바지를 입었지만, 팔과 다리는 온통 진흙 범벅입니다.

작업 도중 장화를 벗고 쉬는 사람들과 어린아이를 업고 나온 여성에서 여전히 고단한 북한 주민들의 삶이 느껴집니다.

압록강대교를 통해 북한 신의주로 들어갔습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게 대교 옆 선박 수리 공장입니다.

크고 작은 수십 척의 선박들이 강변에 자리를 잡고 수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신의주 중심가엔 노란색 외장재를 덧붙인 주택 단지들이 들어서 있습니다.

낡고 오래됐지만 말끔한 외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차도와 인도 모두 쓰레기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깨끗합니다.

도로변의 화분들도 꾸준히 관리를 받는 것처럼 정돈돼 있습니다.

그러나 중심가 차도 곳곳이 패여 있고 인도의 블록도 걷기 불편한 정도로 튀어나와 있습니다.

신의주 청년역 앞입니다.

군복 차림에 군가를 부르며 줄맞춰 걸어가는 이들은 국가 건설 공사에 동원되는 ‘속도전 돌격대’입니다.

<인터뷰> 김흥광(NK지식인연대 대표) : "김정은은 김정일 서거 3주기 되는 올해 12월까 지 전국의 도소재지들에 있는 김일성 동상에 다 김정일 동상을 같이 나란히 세우는 개건확장공사 를 한다고 포치가 되어 있습니다. 당원 돌격대, 청년 돌격대, 그리고 인민반들에서 자원 돌격대, 바로 이 엄청 바쁜 시절에 그런 쟁쟁한 인력들을 갖다가 동상 건립에 동원시키고 있죠."

이른 아침, 밀짚모자를 쓴 사람들과 장화를 신은 주민들이 걸음을 재촉합니다.

모두 농촌 지역 총동원에 소집된 인력들입니다.

모내기철마다 모든 노동자들은 농촌 지역에 총동원 되지만, 마땅한 교통편이 없어 아침 일찍부터 걸어가야 합니다.

<녹취> 신의주 출신 탈북자 : "걷는 건 1~2시간은 보통이에요. 교통수단도 없지. 그러니까 걸어갈 수밖에 없어요. 일은 해야 되지, 안 나가면 또 추궁 받고 비판 받지."

북한 당국은 주민들이 농사에 온 힘을 쏟도록 각종 군중집회를 금지하고, 개인적인 여행도 모두 중단시킵니다.

장마당은 아예 오후 6시 이전엔 열 수 없도록 통제합니다.

이 기간엔 자전거에 실린 짐들도 보안원들의 단속 대상이 됩니다.

모두 장마당에 내다 팔 물건으로 간주되기 때문입니다.

김정일 동상 재건현장 앞을 자전거를 타고 지나친 주민들 역시, 단속돼 실랑이를 벌입니다.

거리 한쪽엔 자전거 보관소를 이용해 돈벌이를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시내를 오가는 고급 수입차량은 번호판에 지역명이 없이 번호만 적혀있습니다.

군부에서 사용하는 겁니다.

밀수입된 담배를 모아놓고 장사를 하는 나이든 여성은 각종 수입 담배를 가격 별로 제시하는데, 주로 중국 위안화로 거래된다고 합니다.

<녹취> 북한 상인 : "피스(일본 담배) 있고, US 면세용 있고, 또 있습니다. 시가렛(러시아 담배) 10원, 이거 홍해 10원, 이건 35원."

역 앞엔 암달러상도 공공연하게 존재하는 등 이미 시장은 북한 사회에 깊숙이 들어와 있습니다.

<녹취> "북한 암달러상 100달러 있습니까? 615원입니다."

형형색색 화려한 옷차림의 이 여성들은 평양으로 교육을 받으러 가는 화장품 공장 여직원들입니다.

빨간색 투피스 정장에 빨간색 가방을 메고 굽 있는 구두를 신어 제법 멋을 부렸습니다.

남한에서 인기 있는 등산 배낭 역시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유행입니다.

<인터뷰> 이효주(탈북자) :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이 옷 색깔인데 있잖아요. 북한에서는 저렇게 빨간색 깔, 노란 색깔 이런 옷을 안 입었어요. 지금 사람들이 앞에다 외 국 글자로 쓴 옷도 이렇게 막 오픈하고 다니는 데, 저건 정말 너무 강하게 통제했거든요."

대형 트럭들이 줄지어 서있는 이곳은 신의주 세관 앞입니다.

북중 교역량의 70% 이상이 오가는 신의주였던 만큼 중국과 북한을 오가는 트럭과 무역상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붐볐지만, 지금은 한산한 모습입니다.

<인터뷰> 김흥광(NK지식인연대 대표) : "정말 평상시에 보던 사람보다 훨씬 줄었습니다. 보다 중요한 것은 북․중간의 교역이 바로 보신 것처럼 아주 소홀해졌다는 것. 예전보다는 상당히 침체 돼 있다는 상황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상 기류가 흐르는 북중 관계가 양국의 교역을 주춤하게 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대목입니다.

북한이 최근 외국인들의 신의주 1박 2일 숙박 관광을 허가한 것도 외화벌이를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신의주를 방문한 외국인들이 이용하는 압록강 호텔입니다.

호텔 밖 정원은 조경이 잘돼있고, 나무와 테이블을 갖춘 쉼터도 마련돼 있습니다.

사우나 탈의실엔 화장대와 선풍기, 그리고 운동기구와 체중계가 놓여있습니다.

화장대 위엔 각종 화장품들과 헤어드라이기, 코카콜라 캔으로 만든 재떨이가 비치돼있고, 꽃병에 장미 한 송이를 꽂아놓았습니다.

입장료 3달러인 사우나엔 샤워시설과 목욕용품들도 구비돼있지만 시설은 꽤 낡아 보입니다.

<녹취> 신의주 출신 : "탈북자 세수 비누 하나 가지고 썼는데 지금은 샴푸도 생기고. 바디샤워도 있고. 그래도 그때보다는 내부 시설도, 구조도 많이 변한 것 같은데요."

북한은 외자 유치와 국제 사회의 고립을 탈피하기 위해 접경지역 개방 확대에 나섰지만, 신의주 주민들에 대한 통제는 강화됐습니다.

오후 5시 이후, 압록강변 통행금지 조치엔 도강 방지 외에, 숨은 의도가 있습니다.

<인터뷰> 김흥광 (NK지식인연대 대표) : "다섯 시 이후부터는 네온사온들이 정말 불야성을 이루기 시작하죠. 그런 모습들이 어두컴컴한 신의주 시민들이 봤을 때는 정말로 부러움과 경탄을 자아낼 수 있죠. 이런 대비되는 중국과 북한의 상황을 주민들에게 보여주는 게 너무 부담스러우니까."

북한 당국의 억압에도 불구하고, 신의주 주민들은 강 너머 중국 단둥의 놀라운 발전을 지켜보면서 부러움을 금치 못한다고 합니다.

<녹취> 신의주 출신 탈북자 : "(신의주에) 서 있으면 (단둥이) 다 보여요. 출항 을 할 때 중국 쪽을 보면 불도 켜 있고, 정말 그 사람들이 노는 게 많이 보였어요. 저쪽에 한 번 가봤으면 하는 생각도 있었고. 좀 많이 부러워했어요. 중국 사람들을."

외부세계와의 접촉과 왕래가 늘어나면서 더 이상 북한 당국은 주민들의 눈과 귀를 막을 수 없게 됐습니다.

변화와 고립의 갈림길에 선 북한.

접경지대 신의주에 부는 변화의 바람이 북한의 미래를 가늠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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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로즈업 북한] 북·중 교역 통로, 신의주는 지금…
    • 입력 2014-07-19 08:05:53
    • 수정2014-07-19 08:28:07
    남북의 창
북중 국경도시, 평안북도 신의주입니다.

압록강변에는 외화벌이의 일등 공신인 선박설비공장이 줄줄이 들어서 있습니다. 모래 채취선이 압록강을 오갑니다.

대형 크레인이 건설 자재로 쓸 모래를 바지선에서 퍼 올립니다.

모래와 석탄이 수북이 쌓인 모습도 보입니다.

골재 사업도 북한 외화벌이 기관의 주요 사업 중의 하납니다.

김정은을 우상화하는 표어가 걸린 냉동창고 역시 외화벌이 사업소입니다.

<인터뷰> 김ㅇㅇ (탈북자/신의주 출신) : "생조개가 변하지 않게 냉동 창고에 (보관)했다가 중국에 수출하든가 중국에서 받아온 물건을 여기 에서 또 평양으로 직송하고, 신의주 장마당에 나 가든 그런 역할을 하는 거죠."

강물 위에 떠있는 군부대 부업 선에서 한 남자가 배안을 청소하고 그 뒤로 크고 낡은 선박이 정박된 게 보입니다.

가로수가 서있는 골목길에는 많은 사람들이 바쁘게 걸어 다닙니다.

행인들 사이로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는 아이도 보입니다.

거리를 오가는 대형 트럭과 자동차가 다른 도시에 비해 많아 보입니다.

국경 도시 신의주의 활기찬 모습을 대변하는 듯합니다.

자전거에 짐을 싣고 지나가는 사람들과 물건을 파는 모습도 이곳에선 익숙한 풍경입니다.

<인터뷰> 김ㅇㅇ(탈북자/신의주 출신) : "외화벌이 기관에서 무슨 빵이라든가, 과자라든가 귤이라든가. 식료품 그런 걸 가지고 넘겨받아서 도매로 받아서 시장에 나가는 거죠."

김정은 집권 이후 신의주는 시장화가 더 확산되면서 주민들의 인식도 달라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북한화교 : "예전에 비해서는 많이 변했답니다. 장마당도 많이 풀리고. 아무래도 나이가 젊은 사람(김정은) 이 올라갔으니까 활동이 좀 뛰는 거죠."

압록강 한 편에선 수십 명의 사람들이 강가의 흙을 삽질해 자루에 퍼 담아 쉴 새 없이 강둑으로 옮겨 나릅니다.

강둑 보수 공사에 주민들이 강제 동원된 겁니다.

<인터뷰> 김ㅇㅇ (탈북자/신의주 출신) : "90년대 한 번 공사가 비가 그렇게 많이 와서 둑 이 무너지면서 계속 이렇게 무너지니까 장마 때 는 이렇게 사람들 동원 시켜서 노동을 시키는 거죠."

무더운 날씨 때문인지 주민들은 챙이 달린 모자를 쓰고 반팔, 반바지를 입었지만, 팔과 다리는 온통 진흙 범벅입니다.

작업 도중 장화를 벗고 쉬는 사람들과 어린아이를 업고 나온 여성에서 여전히 고단한 북한 주민들의 삶이 느껴집니다.

압록강대교를 통해 북한 신의주로 들어갔습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게 대교 옆 선박 수리 공장입니다.

크고 작은 수십 척의 선박들이 강변에 자리를 잡고 수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신의주 중심가엔 노란색 외장재를 덧붙인 주택 단지들이 들어서 있습니다.

낡고 오래됐지만 말끔한 외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차도와 인도 모두 쓰레기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깨끗합니다.

도로변의 화분들도 꾸준히 관리를 받는 것처럼 정돈돼 있습니다.

그러나 중심가 차도 곳곳이 패여 있고 인도의 블록도 걷기 불편한 정도로 튀어나와 있습니다.

신의주 청년역 앞입니다.

군복 차림에 군가를 부르며 줄맞춰 걸어가는 이들은 국가 건설 공사에 동원되는 ‘속도전 돌격대’입니다.

<인터뷰> 김흥광(NK지식인연대 대표) : "김정은은 김정일 서거 3주기 되는 올해 12월까 지 전국의 도소재지들에 있는 김일성 동상에 다 김정일 동상을 같이 나란히 세우는 개건확장공사 를 한다고 포치가 되어 있습니다. 당원 돌격대, 청년 돌격대, 그리고 인민반들에서 자원 돌격대, 바로 이 엄청 바쁜 시절에 그런 쟁쟁한 인력들을 갖다가 동상 건립에 동원시키고 있죠."

이른 아침, 밀짚모자를 쓴 사람들과 장화를 신은 주민들이 걸음을 재촉합니다.

모두 농촌 지역 총동원에 소집된 인력들입니다.

모내기철마다 모든 노동자들은 농촌 지역에 총동원 되지만, 마땅한 교통편이 없어 아침 일찍부터 걸어가야 합니다.

<녹취> 신의주 출신 탈북자 : "걷는 건 1~2시간은 보통이에요. 교통수단도 없지. 그러니까 걸어갈 수밖에 없어요. 일은 해야 되지, 안 나가면 또 추궁 받고 비판 받지."

북한 당국은 주민들이 농사에 온 힘을 쏟도록 각종 군중집회를 금지하고, 개인적인 여행도 모두 중단시킵니다.

장마당은 아예 오후 6시 이전엔 열 수 없도록 통제합니다.

이 기간엔 자전거에 실린 짐들도 보안원들의 단속 대상이 됩니다.

모두 장마당에 내다 팔 물건으로 간주되기 때문입니다.

김정일 동상 재건현장 앞을 자전거를 타고 지나친 주민들 역시, 단속돼 실랑이를 벌입니다.

거리 한쪽엔 자전거 보관소를 이용해 돈벌이를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시내를 오가는 고급 수입차량은 번호판에 지역명이 없이 번호만 적혀있습니다.

군부에서 사용하는 겁니다.

밀수입된 담배를 모아놓고 장사를 하는 나이든 여성은 각종 수입 담배를 가격 별로 제시하는데, 주로 중국 위안화로 거래된다고 합니다.

<녹취> 북한 상인 : "피스(일본 담배) 있고, US 면세용 있고, 또 있습니다. 시가렛(러시아 담배) 10원, 이거 홍해 10원, 이건 35원."

역 앞엔 암달러상도 공공연하게 존재하는 등 이미 시장은 북한 사회에 깊숙이 들어와 있습니다.

<녹취> "북한 암달러상 100달러 있습니까? 615원입니다."

형형색색 화려한 옷차림의 이 여성들은 평양으로 교육을 받으러 가는 화장품 공장 여직원들입니다.

빨간색 투피스 정장에 빨간색 가방을 메고 굽 있는 구두를 신어 제법 멋을 부렸습니다.

남한에서 인기 있는 등산 배낭 역시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유행입니다.

<인터뷰> 이효주(탈북자) :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이 옷 색깔인데 있잖아요. 북한에서는 저렇게 빨간색 깔, 노란 색깔 이런 옷을 안 입었어요. 지금 사람들이 앞에다 외 국 글자로 쓴 옷도 이렇게 막 오픈하고 다니는 데, 저건 정말 너무 강하게 통제했거든요."

대형 트럭들이 줄지어 서있는 이곳은 신의주 세관 앞입니다.

북중 교역량의 70% 이상이 오가는 신의주였던 만큼 중국과 북한을 오가는 트럭과 무역상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붐볐지만, 지금은 한산한 모습입니다.

<인터뷰> 김흥광(NK지식인연대 대표) : "정말 평상시에 보던 사람보다 훨씬 줄었습니다. 보다 중요한 것은 북․중간의 교역이 바로 보신 것처럼 아주 소홀해졌다는 것. 예전보다는 상당히 침체 돼 있다는 상황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상 기류가 흐르는 북중 관계가 양국의 교역을 주춤하게 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대목입니다.

북한이 최근 외국인들의 신의주 1박 2일 숙박 관광을 허가한 것도 외화벌이를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신의주를 방문한 외국인들이 이용하는 압록강 호텔입니다.

호텔 밖 정원은 조경이 잘돼있고, 나무와 테이블을 갖춘 쉼터도 마련돼 있습니다.

사우나 탈의실엔 화장대와 선풍기, 그리고 운동기구와 체중계가 놓여있습니다.

화장대 위엔 각종 화장품들과 헤어드라이기, 코카콜라 캔으로 만든 재떨이가 비치돼있고, 꽃병에 장미 한 송이를 꽂아놓았습니다.

입장료 3달러인 사우나엔 샤워시설과 목욕용품들도 구비돼있지만 시설은 꽤 낡아 보입니다.

<녹취> 신의주 출신 : "탈북자 세수 비누 하나 가지고 썼는데 지금은 샴푸도 생기고. 바디샤워도 있고. 그래도 그때보다는 내부 시설도, 구조도 많이 변한 것 같은데요."

북한은 외자 유치와 국제 사회의 고립을 탈피하기 위해 접경지역 개방 확대에 나섰지만, 신의주 주민들에 대한 통제는 강화됐습니다.

오후 5시 이후, 압록강변 통행금지 조치엔 도강 방지 외에, 숨은 의도가 있습니다.

<인터뷰> 김흥광 (NK지식인연대 대표) : "다섯 시 이후부터는 네온사온들이 정말 불야성을 이루기 시작하죠. 그런 모습들이 어두컴컴한 신의주 시민들이 봤을 때는 정말로 부러움과 경탄을 자아낼 수 있죠. 이런 대비되는 중국과 북한의 상황을 주민들에게 보여주는 게 너무 부담스러우니까."

북한 당국의 억압에도 불구하고, 신의주 주민들은 강 너머 중국 단둥의 놀라운 발전을 지켜보면서 부러움을 금치 못한다고 합니다.

<녹취> 신의주 출신 탈북자 : "(신의주에) 서 있으면 (단둥이) 다 보여요. 출항 을 할 때 중국 쪽을 보면 불도 켜 있고, 정말 그 사람들이 노는 게 많이 보였어요. 저쪽에 한 번 가봤으면 하는 생각도 있었고. 좀 많이 부러워했어요. 중국 사람들을."

외부세계와의 접촉과 왕래가 늘어나면서 더 이상 북한 당국은 주민들의 눈과 귀를 막을 수 없게 됐습니다.

변화와 고립의 갈림길에 선 북한.

접경지대 신의주에 부는 변화의 바람이 북한의 미래를 가늠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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