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잔혹한 ‘군대 내 폭력’…파문 확산

입력 2014.08.05 (08:37) 수정 2014.08.05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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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 4월, 육군 28사단 소속 윤 모 일병이 선임병들의 집단폭행과 가혹행위로 숨진 사건을 두고 파문이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장관과 육군참모총장까지 사과했지만 군 수뇌부에 대한 문책론은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군대 내 가혹행위와 병사들의 인권문제에 대해 다시 한번 관심을 기울여야 할텐데요.

이승훈 기자가 사건을 자세히 취재했습니다.

윤 일병에 대한 가혹행위 어느 정도였습니까?

<기자 멘트>

네, 수사일지를 보면 이런 일이 정말 2014년에 벌어진 일이 맞나 싶을 정도인데요, 우리 군이 매맞는 군대를 없애겠다고 공언한게 80년대 말입니다.

지금까지 여러 가지 정책을 내놨습니다만, 폭력이나 가혹행위들은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다는게 이번 사건으로 만천하에 드러났습니다.

오늘 뉴스따라잡기는 군대내에 만연한 폭력 문제를 따라가봤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연천에 있는 28사단 내무반에서 20살 윤 모 일병이 숨진건 지난 4월 6일입니다.

사인은 기도폐쇄에 의한 뇌손상.

음식물에 의해 기도가 막혀 숨진겁니다.

<녹취> 육군 관계자 : "음식을 사서 식사를 하다가 4시 25분에 애가 쓰러진 거죠. 15분 사이에 먹고 그다음에 이제 선임병한테 가슴 등을 폭행 당한 거죠."

선임병들은 왜 윤 일병을 사망에 이를 정도로 잔인하게 폭행한걸까?

고작 내무반 회식을 하는데, 행동이 굼뜨다는게 이유였습니다.

<녹취> 임태훈(소장/군인권센터) : "냉동식품을 같이 먹는데 쩝쩝거린다든지 대답을 빨리 못했다는 이유로..."

더 충격적인 사실은 사건의 수사기록이 공개 되면서 속속 드러납니다.

윤 일병이 사망하기 전부터 지속적인 가혹행위가 있었던 것.

수사 기록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사건의 진상은 이렇습니다.

지난 2월, 28사단으로 배치받은 윤 일병.

윤 일병은 3월초 부터 거의 매일 이유 없는 폭행과 욕설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녹취> 임태훈(소장/군 인권센터) : "대답을 늦게 하면 대답을 늦게 한다고 때리고요. 무릎이 자기들이 때려서 이만큼 부으면 이게 신기하다고 또 막 때리고요. 때리는데 이유가 없어요. 그냥 괴롭히는 거예요."

구타와 가혹행위는 점점 심해졌습니다.

방탄 헬멧을 머리에 씌워놓고 스탠드로 내려치거나, 치약 한 통을 강제로 먹이기도 했습니다.

밤에는 잠도 재우지 않았습니다.

새벽 3시까지 '기마 자세'로 얼차려를 시킨 뒤 잠을 재우지 않는 이른바 ‘취침 통제’가 이루어졌고, 심지어 개 흉내를 내게 하며 바닥에 뱉은 가래침까지 핥아먹게 하는 극악한 인권유린이 벌어졌습니다.

<녹취> 임태훈(소장/군 인권센터) : "인간이 인간에게 할 수 없는 야만성이죠. 70년대 군대에도 이러한 일은 거의 없었습니다. 평소 자기의 폭력행위를 고발할 경우에는 가족들을 찾아가서 위해를 가하겠다는 협박들도 했습니다."

윤 일병을 숨지게 한 날도 선임병들은 음식물을 먹고 있던 윤 일병의 얼굴을 때리고, 입에서 튄 음식물을 핥게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 엎드려 뻗히기를 시킨 뒤 발로 배를 걷어차고, 혼절 상태의 윤일병에게 꾀병을 부리지 말라며 추가 폭력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게다가, 가해자들은 윤 일병이 숨지자 이를 은폐하려고까지 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녹취> 임태훈(소장/군 인권센터) : "나머지 공범들과 함께 범죄 사실을 냉동식품 먹다가 체해서 저렇게 된 것인 마냥 모의했고요. 낌새가 이상하니까 9시에 피해자의 관물대에서 수첩들을 꺼내서 찢어서 소각장 근처로 가서 버렸습니다."

이런 믿을 수 없는 폭행이 이뤄지는 동안 가족들은 꿈에도 이런 사실을 알 수 없었습니다.

가해자들에 의해 면회조차 가로막혔기 때문입니다.

<녹취> 사망 병사 유족 : "(윤 일병이) 사건을 일으킬 수도 있었지만 끝까지 버텼잖아요. 저희도 어떻게든 진실 규명하고..."

이번 사건은 군대 안팎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에게도 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녹취> 시민 : "어떻게 인간의 탈을 쓰고 그런 행동을...집단행동을 했다라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분노가 치밀고요."

<녹취> 시민 : "이러면 누가 군대 보내고 싶겠나. 나중에 자식들 낳아도 안 보내고 싶지 이런 생각밖에 안 들어요."

저도 오래전에 군복무를 마쳤습니다만, 군대내에 이런 가혹행위가 존재 한다는게 믿기 힘듭니다.

문제는 이런 폭력이 비단 이 한 부대만의 일이 아니라는 겁니다.

2년 전, 전방부대에서 근무했던 김모 일병은 10여 명의 선임병들에게 구타와 성추행을 당했습니다.

지속적인 인권 유린에, 김 일병은 수 차례 자살을 시도했고, 제대후에도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판정을 받았습니다.

<녹취> 피해 병사 어머니 : "아들이 벌벌 떨면서 엄마 나 좀 구출해달라고...아무도 내 얘기를 알려고 하지 않는다고..."

인터넷 포털 검색만 해봐도, 군대 내 폭행과 가혹행위에 대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제작진이 만난 20대 남성도 군복부 당시 심한 폭력에 시달렸다고 했습니다.

물론 타당한 이유도 없었습니다.

<녹취> 군 폭행 피해자 : "으슥한 창고 같은 데로 간 거예요. 거기서 ‘장난하느냐’ ‘재밌느냐’ ‘전화하러 왔느냐. 군대.’ 이러면서 막 얼굴이랑 배랑 정신없이 맞았어요. 제가 맞아서 어금니가 깨졌어요."

직접적인 폭행뿐 아니라 가혹행위도 행위도 수시로 이루어졌습니다.

<녹취> 군 폭행 피해자 : "배고파 보이는데 이런 식으로 말리면서 한 그릇을 더 떠줘요. 진짜 괜찮다고 진짜 도저히 못 먹겠다고 하면 그때 본색을 드러내서 ‘야 군 생활이 지금 배부르냐고. 살만 하냐고. 쉬우냐고 재밌느냐고’ 이러면 이제 욱여넣는 거죠. 그런 식으로 네 그릇까지 먹어본 적은 있어요."

인권 유린도 다반사였습니다.

<녹취> 군 폭력 피해자 : "흙을 먹으라고 한 적이 있어요 당연히 머뭇머뭇하잖아요. 머뭇머뭇하면‘반항 하냐.’ 이런 식으로 시비 걸면서 (때리고)"

또 다른 군 폭력 피해자는 수시로 집단적인 폭행에 시달렸다고 했습니다.

<녹취> 군 폭력 피해자 : "점호가 끝나기 전에 보일러실, 대개 보일러실 뒤가 어두워요. 그러면 입을 이렇게 틀어막고 소리 못 내게 틀어막고서 거기서 이제 배를 발로 차면서 때리기도 하고 엎드려뻗쳐 시키기도 하고 그런 식으로..."

더 큰 문제는 이런 폭력이 대물림 된다는 겁니다.

윤 일병 사망 사건의 가해자 가운데 일부는 자신도 후임병 시절 비슷한 폭력에 시달렸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녹취> 군 폭행 피해자 : "난 저런 거 수모를 다 당했는데 이러면서 똑같이 하는 거예요. ‘너는 뭔데 이렇게 편하게 하느냐’고. 똑같이 해요. 그게 악순환이 계속되는 거예요. 계속 대물림되는 거예요. 당했던 놈이 나중에 하고 당했던 놈이 또 하고."

국가 인권위의 조사를 보면, 2009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구타와 가혹행위로 수감된 병사만 무려 3만 명에 이릅니다.

지난 4월, 군 당국이 육군을 대상으로 한 병사관리 실태 조사에서도 가혹행위 가담자가 3천 9백 명이나 적발되기도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군대 내에서 폭력사건이 벌어졌을 때 이를 은폐하고 넘어가려는 악습이 더 큰 부조리를 부르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녹취> 정재영(대표/병영인권연대) : "군대에서 무슨 일이 있는지 우리는 알 도리가 없고 그 사람들이 전해주는 보도물 한 장을 통해서만 알 수밖에 없어요. 결국 개방해야 된다는 것이죠. 국민과 함께 하는 국민의 군대가 진정 그러한 군대를 추구한다면 이제 밖으로 나와서 밝은 곳으로 나와서 국민들과 함께 해야 되는 거죠."

국방의 의무가 존재하는 만큼, 병영 문제는 국민적 관심사입니다.

군 수뇌부가윤 일병 사망 사건을 방송 뉴스를 통해 알게 됐다는 보도가 그래서 더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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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8-05 08:42:23
    • 수정2014-08-05 16:2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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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육군 28사단 소속 윤 모 일병이 선임병들의 집단폭행과 가혹행위로 숨진 사건을 두고 파문이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장관과 육군참모총장까지 사과했지만 군 수뇌부에 대한 문책론은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군대 내 가혹행위와 병사들의 인권문제에 대해 다시 한번 관심을 기울여야 할텐데요.

이승훈 기자가 사건을 자세히 취재했습니다.

윤 일병에 대한 가혹행위 어느 정도였습니까?

<기자 멘트>

네, 수사일지를 보면 이런 일이 정말 2014년에 벌어진 일이 맞나 싶을 정도인데요, 우리 군이 매맞는 군대를 없애겠다고 공언한게 80년대 말입니다.

지금까지 여러 가지 정책을 내놨습니다만, 폭력이나 가혹행위들은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다는게 이번 사건으로 만천하에 드러났습니다.

오늘 뉴스따라잡기는 군대내에 만연한 폭력 문제를 따라가봤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연천에 있는 28사단 내무반에서 20살 윤 모 일병이 숨진건 지난 4월 6일입니다.

사인은 기도폐쇄에 의한 뇌손상.

음식물에 의해 기도가 막혀 숨진겁니다.

<녹취> 육군 관계자 : "음식을 사서 식사를 하다가 4시 25분에 애가 쓰러진 거죠. 15분 사이에 먹고 그다음에 이제 선임병한테 가슴 등을 폭행 당한 거죠."

선임병들은 왜 윤 일병을 사망에 이를 정도로 잔인하게 폭행한걸까?

고작 내무반 회식을 하는데, 행동이 굼뜨다는게 이유였습니다.

<녹취> 임태훈(소장/군인권센터) : "냉동식품을 같이 먹는데 쩝쩝거린다든지 대답을 빨리 못했다는 이유로..."

더 충격적인 사실은 사건의 수사기록이 공개 되면서 속속 드러납니다.

윤 일병이 사망하기 전부터 지속적인 가혹행위가 있었던 것.

수사 기록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사건의 진상은 이렇습니다.

지난 2월, 28사단으로 배치받은 윤 일병.

윤 일병은 3월초 부터 거의 매일 이유 없는 폭행과 욕설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녹취> 임태훈(소장/군 인권센터) : "대답을 늦게 하면 대답을 늦게 한다고 때리고요. 무릎이 자기들이 때려서 이만큼 부으면 이게 신기하다고 또 막 때리고요. 때리는데 이유가 없어요. 그냥 괴롭히는 거예요."

구타와 가혹행위는 점점 심해졌습니다.

방탄 헬멧을 머리에 씌워놓고 스탠드로 내려치거나, 치약 한 통을 강제로 먹이기도 했습니다.

밤에는 잠도 재우지 않았습니다.

새벽 3시까지 '기마 자세'로 얼차려를 시킨 뒤 잠을 재우지 않는 이른바 ‘취침 통제’가 이루어졌고, 심지어 개 흉내를 내게 하며 바닥에 뱉은 가래침까지 핥아먹게 하는 극악한 인권유린이 벌어졌습니다.

<녹취> 임태훈(소장/군 인권센터) : "인간이 인간에게 할 수 없는 야만성이죠. 70년대 군대에도 이러한 일은 거의 없었습니다. 평소 자기의 폭력행위를 고발할 경우에는 가족들을 찾아가서 위해를 가하겠다는 협박들도 했습니다."

윤 일병을 숨지게 한 날도 선임병들은 음식물을 먹고 있던 윤 일병의 얼굴을 때리고, 입에서 튄 음식물을 핥게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 엎드려 뻗히기를 시킨 뒤 발로 배를 걷어차고, 혼절 상태의 윤일병에게 꾀병을 부리지 말라며 추가 폭력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게다가, 가해자들은 윤 일병이 숨지자 이를 은폐하려고까지 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녹취> 임태훈(소장/군 인권센터) : "나머지 공범들과 함께 범죄 사실을 냉동식품 먹다가 체해서 저렇게 된 것인 마냥 모의했고요. 낌새가 이상하니까 9시에 피해자의 관물대에서 수첩들을 꺼내서 찢어서 소각장 근처로 가서 버렸습니다."

이런 믿을 수 없는 폭행이 이뤄지는 동안 가족들은 꿈에도 이런 사실을 알 수 없었습니다.

가해자들에 의해 면회조차 가로막혔기 때문입니다.

<녹취> 사망 병사 유족 : "(윤 일병이) 사건을 일으킬 수도 있었지만 끝까지 버텼잖아요. 저희도 어떻게든 진실 규명하고..."

이번 사건은 군대 안팎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에게도 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녹취> 시민 : "어떻게 인간의 탈을 쓰고 그런 행동을...집단행동을 했다라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분노가 치밀고요."

<녹취> 시민 : "이러면 누가 군대 보내고 싶겠나. 나중에 자식들 낳아도 안 보내고 싶지 이런 생각밖에 안 들어요."

저도 오래전에 군복무를 마쳤습니다만, 군대내에 이런 가혹행위가 존재 한다는게 믿기 힘듭니다.

문제는 이런 폭력이 비단 이 한 부대만의 일이 아니라는 겁니다.

2년 전, 전방부대에서 근무했던 김모 일병은 10여 명의 선임병들에게 구타와 성추행을 당했습니다.

지속적인 인권 유린에, 김 일병은 수 차례 자살을 시도했고, 제대후에도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판정을 받았습니다.

<녹취> 피해 병사 어머니 : "아들이 벌벌 떨면서 엄마 나 좀 구출해달라고...아무도 내 얘기를 알려고 하지 않는다고..."

인터넷 포털 검색만 해봐도, 군대 내 폭행과 가혹행위에 대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제작진이 만난 20대 남성도 군복부 당시 심한 폭력에 시달렸다고 했습니다.

물론 타당한 이유도 없었습니다.

<녹취> 군 폭행 피해자 : "으슥한 창고 같은 데로 간 거예요. 거기서 ‘장난하느냐’ ‘재밌느냐’ ‘전화하러 왔느냐. 군대.’ 이러면서 막 얼굴이랑 배랑 정신없이 맞았어요. 제가 맞아서 어금니가 깨졌어요."

직접적인 폭행뿐 아니라 가혹행위도 행위도 수시로 이루어졌습니다.

<녹취> 군 폭행 피해자 : "배고파 보이는데 이런 식으로 말리면서 한 그릇을 더 떠줘요. 진짜 괜찮다고 진짜 도저히 못 먹겠다고 하면 그때 본색을 드러내서 ‘야 군 생활이 지금 배부르냐고. 살만 하냐고. 쉬우냐고 재밌느냐고’ 이러면 이제 욱여넣는 거죠. 그런 식으로 네 그릇까지 먹어본 적은 있어요."

인권 유린도 다반사였습니다.

<녹취> 군 폭력 피해자 : "흙을 먹으라고 한 적이 있어요 당연히 머뭇머뭇하잖아요. 머뭇머뭇하면‘반항 하냐.’ 이런 식으로 시비 걸면서 (때리고)"

또 다른 군 폭력 피해자는 수시로 집단적인 폭행에 시달렸다고 했습니다.

<녹취> 군 폭력 피해자 : "점호가 끝나기 전에 보일러실, 대개 보일러실 뒤가 어두워요. 그러면 입을 이렇게 틀어막고 소리 못 내게 틀어막고서 거기서 이제 배를 발로 차면서 때리기도 하고 엎드려뻗쳐 시키기도 하고 그런 식으로..."

더 큰 문제는 이런 폭력이 대물림 된다는 겁니다.

윤 일병 사망 사건의 가해자 가운데 일부는 자신도 후임병 시절 비슷한 폭력에 시달렸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녹취> 군 폭행 피해자 : "난 저런 거 수모를 다 당했는데 이러면서 똑같이 하는 거예요. ‘너는 뭔데 이렇게 편하게 하느냐’고. 똑같이 해요. 그게 악순환이 계속되는 거예요. 계속 대물림되는 거예요. 당했던 놈이 나중에 하고 당했던 놈이 또 하고."

국가 인권위의 조사를 보면, 2009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구타와 가혹행위로 수감된 병사만 무려 3만 명에 이릅니다.

지난 4월, 군 당국이 육군을 대상으로 한 병사관리 실태 조사에서도 가혹행위 가담자가 3천 9백 명이나 적발되기도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군대 내에서 폭력사건이 벌어졌을 때 이를 은폐하고 넘어가려는 악습이 더 큰 부조리를 부르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녹취> 정재영(대표/병영인권연대) : "군대에서 무슨 일이 있는지 우리는 알 도리가 없고 그 사람들이 전해주는 보도물 한 장을 통해서만 알 수밖에 없어요. 결국 개방해야 된다는 것이죠. 국민과 함께 하는 국민의 군대가 진정 그러한 군대를 추구한다면 이제 밖으로 나와서 밝은 곳으로 나와서 국민들과 함께 해야 되는 거죠."

국방의 의무가 존재하는 만큼, 병영 문제는 국민적 관심사입니다.

군 수뇌부가윤 일병 사망 사건을 방송 뉴스를 통해 알게 됐다는 보도가 그래서 더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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