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이모저모] 연어, 차 타고 바다로

입력 2014.08.05 (11:06) 수정 2014.08.05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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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 요즘 이색 풍경이 연출되고 있습니다.

가뭄으로 하천까지 말라 어린 연어들이 태평양으로 헤어쳐 가는 데 어려움을 겪자 사람들이 연어를 트럭으로 실어 나르고 있습니다.

지구촌 이모저모에서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미국 캘리포니아 하천에서 부화한 연어는 6개월가량 성장하면 강물을 따라 하류로 이동해 태평양에 진출합니다.

태평양에서 성체로 자란 연어들은 3년 뒤 다시 강을 거슬러 올라와 알을 낳게 되는데요.

매년 이맘때 떼를 지어 바다로 향하는 연어들을 볼 수 있던 이곳에서 올해는 색다른 풍경이 연출되고 있습니다.

태어난 지 6개월정도 지나, 길이가 고작 몇 센티미터에 불과한 어린 연어들이 트럭에 실립니다.

'강'이 아니라 '고속도로'를 타고 바다로 이동하기 위해섭니다.

캘리포니아 지역에 극심한 가뭄이 계속되면서 연어가 이동하기엔 하천 수량이 턱없이 모자란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하천 유속이 느린 데다 수온도 높아졌습니다.

캘리포니아 어업의 주요 품목인 연어들의 생존과 개체 수가 심각한 위협에 처한 것입니다.

<인터뷰> 그레고리 퍼거슨(캘리포니아 어류·야생동물국) : "가뭄 때문에 유속이 느려져서 연어들이 바다로 헤엄쳐 갈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연어들을 바다에 직접 방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트럭 물탱크에 실려 4백 킬로미터 이상 달려온 어린 연어들이 커다란 파이프를 통해 바닷물로 쏟아져 나옵니다.

한두 시간 동안 그물 안에서 바닷물에 적응한 뒤 깊은 바다로 풀려나는데요.

캘리포니아 주 정부가 어린 연어를 바다로 이동시키는 데 트럭을 동원하는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캘리포니아 중북부 하천에는 수자원 활용을 위해 건설한 댐이나 펌프가 많아 연어 떼 이동철에 종종 트럭을 활용하고는 했는데요.

하지만 2천 7백만 마리나 되는 많은 연어를 트럭으로 이동시키는 건 올해가 처음입니다.

<인터뷰> 카리 버(어업 생물학자) : "현 상황에서 강 하류로 헤엄쳐 와야 하는 연어들은 포식자와 온도 스트레스에 매우 취약합니다."

일각에서는 연어를 트럭에 실어 바다로 옮기는 방안이 연어의 생존 확률을 높일 순 있어도 연어의 회귀 가능성은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연어가 강물을 따라 내려가는 과정을 경험하지 못하면 고향으로 돌아오게 하는 기억도 만들 수 없다는 지적인데요.

그럼에도 관련업 종사자들은 연어를 트럭에 태워 바다로 이동시키는 방안이 현재로서는 최선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지구촌 이모저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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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이모저모] 연어, 차 타고 바다로
    • 입력 2014-08-05 09:58:45
    • 수정2014-08-05 11:2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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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 요즘 이색 풍경이 연출되고 있습니다.

가뭄으로 하천까지 말라 어린 연어들이 태평양으로 헤어쳐 가는 데 어려움을 겪자 사람들이 연어를 트럭으로 실어 나르고 있습니다.

지구촌 이모저모에서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미국 캘리포니아 하천에서 부화한 연어는 6개월가량 성장하면 강물을 따라 하류로 이동해 태평양에 진출합니다.

태평양에서 성체로 자란 연어들은 3년 뒤 다시 강을 거슬러 올라와 알을 낳게 되는데요.

매년 이맘때 떼를 지어 바다로 향하는 연어들을 볼 수 있던 이곳에서 올해는 색다른 풍경이 연출되고 있습니다.

태어난 지 6개월정도 지나, 길이가 고작 몇 센티미터에 불과한 어린 연어들이 트럭에 실립니다.

'강'이 아니라 '고속도로'를 타고 바다로 이동하기 위해섭니다.

캘리포니아 지역에 극심한 가뭄이 계속되면서 연어가 이동하기엔 하천 수량이 턱없이 모자란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하천 유속이 느린 데다 수온도 높아졌습니다.

캘리포니아 어업의 주요 품목인 연어들의 생존과 개체 수가 심각한 위협에 처한 것입니다.

<인터뷰> 그레고리 퍼거슨(캘리포니아 어류·야생동물국) : "가뭄 때문에 유속이 느려져서 연어들이 바다로 헤엄쳐 갈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연어들을 바다에 직접 방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트럭 물탱크에 실려 4백 킬로미터 이상 달려온 어린 연어들이 커다란 파이프를 통해 바닷물로 쏟아져 나옵니다.

한두 시간 동안 그물 안에서 바닷물에 적응한 뒤 깊은 바다로 풀려나는데요.

캘리포니아 주 정부가 어린 연어를 바다로 이동시키는 데 트럭을 동원하는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캘리포니아 중북부 하천에는 수자원 활용을 위해 건설한 댐이나 펌프가 많아 연어 떼 이동철에 종종 트럭을 활용하고는 했는데요.

하지만 2천 7백만 마리나 되는 많은 연어를 트럭으로 이동시키는 건 올해가 처음입니다.

<인터뷰> 카리 버(어업 생물학자) : "현 상황에서 강 하류로 헤엄쳐 와야 하는 연어들은 포식자와 온도 스트레스에 매우 취약합니다."

일각에서는 연어를 트럭에 실어 바다로 옮기는 방안이 연어의 생존 확률을 높일 순 있어도 연어의 회귀 가능성은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연어가 강물을 따라 내려가는 과정을 경험하지 못하면 고향으로 돌아오게 하는 기억도 만들 수 없다는 지적인데요.

그럼에도 관련업 종사자들은 연어를 트럭에 태워 바다로 이동시키는 방안이 현재로서는 최선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지구촌 이모저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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