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이슈] 서방 vs 러시아…소리 없는 전쟁

입력 2014.08.07 (18:07) 수정 2014.08.07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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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녹취> 버락 오바마(미국 대통령/지난 3월) : "오늘 아침 저는 우크라이나의 영토 주권을 침범한 데 책임있는 개인들과 단체들에 대해 제재를 인가하는 행정 명령에 서명했습니다."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 이후 미국이 유럽이 러시아에 대한 정치·경제적인 제재 카드를 꺼낸 지 다섯 달째입니다.

특히 유럽연합 28개 회원국은 러시아 경제의 근간인 3대 핵심 산업을 정조준했는데요.

여기에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반격의 칼을 빼들면서 서방국가들과 러시아 사이에 신 냉전구도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국제부 정창화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질문>
예상했던 대로 푸틴 대통령이 결국 반격에 나섰네요?

<답변>
그렇습니다. 서방의 경제 제재에 맞서기 위한 대책 마련을 지시했는데요,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전략으로 맞서는 모습입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5일, 남부 보로네슈 주 주지사와 면담하는 자리에서 서방 제재에 대한 내각의 대응책 마련을 지시했는데요,

현 상황에서 자국 생산자들의 이익을 보호하는 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푸틴(러시아 대통령) : "경제를 압박하는 정치적 행동은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우리 정부는 이와 관련해 서방의 제재에 대응할 몇 가지 보복조치를 이미 준비해 뒀습니다."

<질문>
어떤 보복 조치들이 나올지 궁금한데요...

서구 식품에 대한 수입은 이미 금지시켰다고요?

<답변>
그렇습니다.

이런 것들은 눈에 보이는 제재가 아니죠.

그래서 이미 총성없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렇게 외신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측은 현재 갈등을 빚고 있는 우크라이나는 물론이고 그리스와 폴란드 등의 일부 식품에 대해 수입을 금지했습니다.

독성물질 함유와 박테리아 오염, 위생 규정 위반 등을 이유로 들었는데요.

구체적 품목으로는 우크라이나의 우유와 치즈, 그리스의 배, 세르비아 자두, 스페인의 육류와 폴란드의 과일, 미국산 닭고기와 캐나다의 돼지고기 등이 금수 조치 대상입니다.

러시아에 진출한 서방의 패스트푸드 브랜드들은 이미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맥도날드가 쓰는 치즈에 항생제가 쓰인 의혹이 있다며 러시아 당국이 조사에 착수했고, 곧 버거킹과 KFC 등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 수출길이 막힌 나라들에선 웃지못할 국민운동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 중 폴란드가 눈에 띄는데요, 사과 재배 농가를 돕기 위한 '하루에 사과 한 개씩 먹기' 운동이 화제입니다.

<녹취> 라도미르 슈멜다(폴란드 정치인) : "우리가 푸틴의 정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보여주고 우리 농민에 대한 지원을 보여주기 위해 사과를 들고 거리로 나왔습니다."

<질문>
가장 유력한 러시아의 보복조치는, 러시아 영공진입 전면금지로 보이죠?

<답변>
그렇습니다.

현재 러시아가 고려중인 보복 조치 가운데 국제사회의 우려가 가장 큰 부분입니다.

아시아로 향하는 유럽 항공기가 시베리아 영공을 통과하지 못하게 제안하는 조치인데요.

이 방안이 실현되면 시베리아를 통해 한국과 중국, 일본을 오가는 유럽 항공기의 경로가 바뀔 수 있습니다.

이렇게 우회로를 거치게 되면 무려 4천km를 우회해야 하는데요.

유럽 항공사들의 경우, 한 번 운항에 많게는 3천만 원 정도의 추가 비용을 감당해야 합니다.

<질문>
푸틴 대통령이 이렇게 강경대응에 나서는 이유도 궁금하거든요?

EU와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이 대체 어떤 제재를 가하고 있는 겁니까?

<답변>
그동안 미국과 유럽의 러시아 제재는 주로 우크라이나 사태에 직접 관련이 있는 인사들이나 기관에 한정돼 왔는데요.

말레이 여객기 격추 사건을 계기로 강도가 더 심해지고 있습니다.

러시아에 대한 주요 제재를 보실까요?

러시아 국영은행과 민영 뱅크오브모스크바, 농업은행 등은 유럽 자본시장에서 주식과 채권을 발행할 수 없게 됐고요.

에너지 관련 기술 수출도 전면 금지됐습니다.

이게 무슨 의미냐 하면 러시아가 자랑하는 석유 탐사와 정유, 가스 설비산업 수출길이 막힌 겁니다.

거기다 무기 수출은 물론이고, 군용으로 쓰일 수 있는 기계와 전자장비 수출도 차단됐거든요.

러시아 입장에선 상당한 타격인 셈이죠.

<질문>
그런데 이런 경제 제재의 효과에 대해서 전문가들의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면서요?

<답변>
그렇습니다.

가장 큰 변수가 중국인데요, 중국이 참여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러시아의 수출길이 열려 있는 상탭니다.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단 얘기죠.

지금까지 표면적으론 드러난 러시아의 타격은 여행사 4곳의 파산 소식입니다.

러시아에서 긴급 구호기관이 나서 일부 관광객을 귀국시켰지만 아직 만 6천명 정도가 해외에서 발이 묶여 있는 상태입니다.

서방국가들은 이제 러시아 제재 효과가 서서히 드러날 것이고, 세계 경제에도 파장을 몰고 올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녹취> 크리스 웨퍼(경제 분석가) : "추가 제재 조치는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끼치게 될 겁니다. 경제성장률도 마찬가지구요. 또 러시아인들은 생각보다 빨리 그 효과를 체감하게 될 겁니다."

하지만 러시아 전문가들은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충분히 버틸 여력이 있다는 겁니다.

<녹취> 알렉세이 디베야토브(러시아 자산운용사 관계자) : "현재로서는 큰 불확실성이 있는 회사들만 영향을 받고, 정확한 거래를 하는 기업들은 오히려 구속에서 벗어날 겁니다."

지금 러시아와 서방 사이의 갈등 국면은 미소 냉전 시대 이후 최대 위기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동부 국경에서는 군사적 긴장도 고조되고 있는데요,

대립과 갈등을 벗어난 해법을 찾는 데 국제사회의 노력이 절실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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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이슈] 서방 vs 러시아…소리 없는 전쟁
    • 입력 2014-08-07 17:53:26
    • 수정2014-08-07 18:59:30
    글로벌24
<앵커 멘트>

<녹취> 버락 오바마(미국 대통령/지난 3월) : "오늘 아침 저는 우크라이나의 영토 주권을 침범한 데 책임있는 개인들과 단체들에 대해 제재를 인가하는 행정 명령에 서명했습니다."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 이후 미국이 유럽이 러시아에 대한 정치·경제적인 제재 카드를 꺼낸 지 다섯 달째입니다.

특히 유럽연합 28개 회원국은 러시아 경제의 근간인 3대 핵심 산업을 정조준했는데요.

여기에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반격의 칼을 빼들면서 서방국가들과 러시아 사이에 신 냉전구도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국제부 정창화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질문>
예상했던 대로 푸틴 대통령이 결국 반격에 나섰네요?

<답변>
그렇습니다. 서방의 경제 제재에 맞서기 위한 대책 마련을 지시했는데요,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전략으로 맞서는 모습입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5일, 남부 보로네슈 주 주지사와 면담하는 자리에서 서방 제재에 대한 내각의 대응책 마련을 지시했는데요,

현 상황에서 자국 생산자들의 이익을 보호하는 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푸틴(러시아 대통령) : "경제를 압박하는 정치적 행동은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우리 정부는 이와 관련해 서방의 제재에 대응할 몇 가지 보복조치를 이미 준비해 뒀습니다."

<질문>
어떤 보복 조치들이 나올지 궁금한데요...

서구 식품에 대한 수입은 이미 금지시켰다고요?

<답변>
그렇습니다.

이런 것들은 눈에 보이는 제재가 아니죠.

그래서 이미 총성없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렇게 외신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측은 현재 갈등을 빚고 있는 우크라이나는 물론이고 그리스와 폴란드 등의 일부 식품에 대해 수입을 금지했습니다.

독성물질 함유와 박테리아 오염, 위생 규정 위반 등을 이유로 들었는데요.

구체적 품목으로는 우크라이나의 우유와 치즈, 그리스의 배, 세르비아 자두, 스페인의 육류와 폴란드의 과일, 미국산 닭고기와 캐나다의 돼지고기 등이 금수 조치 대상입니다.

러시아에 진출한 서방의 패스트푸드 브랜드들은 이미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맥도날드가 쓰는 치즈에 항생제가 쓰인 의혹이 있다며 러시아 당국이 조사에 착수했고, 곧 버거킹과 KFC 등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 수출길이 막힌 나라들에선 웃지못할 국민운동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 중 폴란드가 눈에 띄는데요, 사과 재배 농가를 돕기 위한 '하루에 사과 한 개씩 먹기' 운동이 화제입니다.

<녹취> 라도미르 슈멜다(폴란드 정치인) : "우리가 푸틴의 정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보여주고 우리 농민에 대한 지원을 보여주기 위해 사과를 들고 거리로 나왔습니다."

<질문>
가장 유력한 러시아의 보복조치는, 러시아 영공진입 전면금지로 보이죠?

<답변>
그렇습니다.

현재 러시아가 고려중인 보복 조치 가운데 국제사회의 우려가 가장 큰 부분입니다.

아시아로 향하는 유럽 항공기가 시베리아 영공을 통과하지 못하게 제안하는 조치인데요.

이 방안이 실현되면 시베리아를 통해 한국과 중국, 일본을 오가는 유럽 항공기의 경로가 바뀔 수 있습니다.

이렇게 우회로를 거치게 되면 무려 4천km를 우회해야 하는데요.

유럽 항공사들의 경우, 한 번 운항에 많게는 3천만 원 정도의 추가 비용을 감당해야 합니다.

<질문>
푸틴 대통령이 이렇게 강경대응에 나서는 이유도 궁금하거든요?

EU와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이 대체 어떤 제재를 가하고 있는 겁니까?

<답변>
그동안 미국과 유럽의 러시아 제재는 주로 우크라이나 사태에 직접 관련이 있는 인사들이나 기관에 한정돼 왔는데요.

말레이 여객기 격추 사건을 계기로 강도가 더 심해지고 있습니다.

러시아에 대한 주요 제재를 보실까요?

러시아 국영은행과 민영 뱅크오브모스크바, 농업은행 등은 유럽 자본시장에서 주식과 채권을 발행할 수 없게 됐고요.

에너지 관련 기술 수출도 전면 금지됐습니다.

이게 무슨 의미냐 하면 러시아가 자랑하는 석유 탐사와 정유, 가스 설비산업 수출길이 막힌 겁니다.

거기다 무기 수출은 물론이고, 군용으로 쓰일 수 있는 기계와 전자장비 수출도 차단됐거든요.

러시아 입장에선 상당한 타격인 셈이죠.

<질문>
그런데 이런 경제 제재의 효과에 대해서 전문가들의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면서요?

<답변>
그렇습니다.

가장 큰 변수가 중국인데요, 중국이 참여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러시아의 수출길이 열려 있는 상탭니다.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단 얘기죠.

지금까지 표면적으론 드러난 러시아의 타격은 여행사 4곳의 파산 소식입니다.

러시아에서 긴급 구호기관이 나서 일부 관광객을 귀국시켰지만 아직 만 6천명 정도가 해외에서 발이 묶여 있는 상태입니다.

서방국가들은 이제 러시아 제재 효과가 서서히 드러날 것이고, 세계 경제에도 파장을 몰고 올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녹취> 크리스 웨퍼(경제 분석가) : "추가 제재 조치는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끼치게 될 겁니다. 경제성장률도 마찬가지구요. 또 러시아인들은 생각보다 빨리 그 효과를 체감하게 될 겁니다."

하지만 러시아 전문가들은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충분히 버틸 여력이 있다는 겁니다.

<녹취> 알렉세이 디베야토브(러시아 자산운용사 관계자) : "현재로서는 큰 불확실성이 있는 회사들만 영향을 받고, 정확한 거래를 하는 기업들은 오히려 구속에서 벗어날 겁니다."

지금 러시아와 서방 사이의 갈등 국면은 미소 냉전 시대 이후 최대 위기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동부 국경에서는 군사적 긴장도 고조되고 있는데요,

대립과 갈등을 벗어난 해법을 찾는 데 국제사회의 노력이 절실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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