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대립 구도의 한반도, 평화의 바람 불까

입력 2014.08.23 (07:50) 수정 2014.08.23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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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 대한민국.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에 머물면서 전한 메시지는 '평화'와 '화해'였습니다.

<녹취> 프란치스코 교황 :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 첫째로, 또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한 가정을 이루는 이 한민족의 화해를 위하여 드리는 기도입니다."

대립과 갈등으로 얼룩진 남과 북, 평화와 화해의 바람은 한반도에 봄을 불러올 수 있을까요?

지난 19일, 북한 올림픽위원회 대표단 8명이 인천아시안게임 준비를 위해 인천을 찾았습니다.

인천아시안게임에 참가 예정인 북한 선수단은 모두 273명, 지난 13일에 밝힌 352명보다 80명 가까이 줄어든 규모입니다.

북한 대표단은 아시안게임 기념 학술대회에서 기조 강연까지 하며 대회 참가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녹취> 양성호(조선체육대학 학부장/지난 20일) : "올림픽 운동의 발전에 응당한 기여를 하기 위한 시종일관한 의지로부터 출발하여 올림픽 행사들에 적극 참가해 왔습니다."

지난달 17일, 인천아시안게임 북한응원단 참가를 두고 남북 실무접촉이 성사됐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남한의 태도를 문제 삼아 일방적으로 회담 결렬을 선언했습니다.

북한응원단의 아시안게임 참가는 불투명해 보였습니다.

그러나 회담 결렬 사흘 후에도 북한은 선수단의 대회 참가의 뜻을 재차 밝혔고, 김정은 제1위원장은 대회 참가로 남북관계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달 20일) : "우리 선수들이 제17차 아시아경기대회에 참가하는 것은 북남 사이의 관계를 개선하고 불신을 해소하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된다고……."

한미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 훈련을 두고 대남 비방을 계속하면서, 대회 참가엔 적극적인 북한, 대내외 국면전환용이란 분석입니다.

<인터뷰> 유호열(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 "핵 개발한 이후로 국제사회로부터 상당히 고립되어 있는 상황인데요.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이런 국제대회에 참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요, 또 남한에 대해서 자기들의 역량을 또 한 번 선전할 수 있는 그런 기회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좀 적극적으로 나오는 것 같습니다."

북한 올림픽위원회 대표단은 종목별 조 추점에 참가하고, 시설을 돌아보는 등 3일 간의 일정을 마치고 어제 돌아갔습니다. 북한이 인천아시안게임 참가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남북관계에도 변화가 올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해 2월) “북부 지하 핵 시험장에서 제3차 지하 핵 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하였다.”

북한은 지난해 남한의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3차 핵실험을 강행했고,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는 더욱 강화됐습니다.

한미 키리졸브 연합군사훈련까지 시작되자, 북한은 이를 빌미로 ‘정전협정 백지화’를 선언했고 개성공단 가동을 중단시켰습니다.

일곱 차례의 실무회담을 통해 개성공단은 재가동됐지만, 남북 간의 경색은 계속됐습니다.

<녹취> 박근혜 대통령(신년 기자회견/지난 1월 6일) :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으로 첫 단추를 잘 풀어서 남북관계에 새로운 계기를 만들었으면 합니다."

<녹취> 北 신년사 (지난 1월 24일) : "북남 사이의 흩어진 가족. 친척들의 상봉 행사를 진행하자는 것을 남측에 제의했습니다."

새해를 시작하는 남과 북은 ‘이산가족 상봉’을 의제로 관계개선 논의를 이어갔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3년 4개월 만에 이산상봉이 성사됩니다.

그러나 남북 간 화해 무드는 얼마 가지 못했습니다.

한미 군사훈련에 대한 방어라는 명분으로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시작된 것입니다.

지난 2월부터 시작된 북한의 발사체 발사는 모두 17차례, 지난해 발사 회수에 비해 4배 이상 늘었습니다.

위험 수위를 넘나드는 원색적인 대남 비방과 위협 역시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 장용석(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 : "다양한 군사 훈련과 새로운 무기 개발, 그리고 무기 실험, 그런 군사적 긴장 고조에 대한 책임 전가와 명분을 얻는 차원에서 대남․대미 비난을 굉장히 강화하면서 한미 연합 군사 훈련에 대해서도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국민의 61.5%는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 대박론’에 공감을 했는데요, 그러나 북한 김정은 정권에 대한 호감은 더 악화돼, 응답자 4명 가운데 3명이 반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통일 대박을 위해 남북의 만남이 시급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지난 11일, 우리 정부가 북한에 ‘고위급 접촉’을 제안했습니다.

<녹취> 김의도(통일부 대변인/지난 11일) : “(남북 고위급) 회담 개최 일자는 회담 준비에 필요한 기간을 고려하여 8월 19일을 제시하였으며 북한 측에게 편리한 날짜가 있다면 제시해 줄 것을 요청하였습니다.”

정부는 고위급 접촉에서 추석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을 제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산 상봉 뿐 아니라 의제에 제한을 두지 않고 남북이 관심을 두고 있는 사안에 대해 논의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특히 북한이 '흡수통일' 정책이라고 비난하는 '드레스덴 선언'의 진정성에 대해 적극 설명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박근혜 대통령도 북한과의 대화와 교류를 위해 유연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작지만 실현 가능한 노력부터 함께하자는 이른바 '작은 통일론'이 그것입니다.

<녹취> 박근혜 대통령 : "서로 만나고 소통할 수 있는 작은 통로부터 열어가고, 이 통로를 통해 서로를 이해해 가면서, 사고방식과 생활양식부터 하나로 융합해 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박 대통령은 한반도 생태계를 연결하기 위한 하천과 산림의 공동 관리, 이산가족 상봉과 민생 인프라 협력, 그리고 문화유산 공동 발굴 등을 제안했습니다.

<인터뷰> 유호열(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 "경색된 관계를 풀어가기 위해서는 상호 간의 신뢰가 구축이 돼야 되고, 그렇게 하자면 결국 실천 가능한 부분부터 협력해야 된다, 소통해야 된다. 그러다 보니까 문화라든지 민생 인프라, 이런 부분들, 환경 이런 부분에서 우선적으로 협력하고 거기에서 성과를 내서 보다 더 큰 부분으로 가자"

그러나 우리의 ‘고위급 접촉’ 제의에 북한은 아직 응답하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은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5주기 조화를 전달하는 자리에서 우리의 제안에 대해 불편한 속내를 내비쳤습니다.

<녹취> 김양건 (북한 노동당 대남당당 비서) :"반갑습니다. (오랜만입니다.) "

김양건 대남비서가 조화를 직접 전달하면서 남북관계에 대해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됐습니다.

김양건 비서는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고 합니다.

<인터뷰> 박지원 (국회의원) : "허물어진 남북관계를 새로운 시작을 위해서 무엇인가 실천 가능한 일을 해야 되는데 왜 자꾸 전제조건을 다느냐라고 하면서 북한 핵문제, 그리고 군사훈련, 우리 한국측 언론의 비방에 대해서 불만을 토로하더라고요."

그러나 박지원 의원은 이번 만남에서 북한의 대화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고 전합니다.

<인터뷰> 박지원 (국회의원) :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서 일체 비난을 하지 않고 무엇인가 해보겠다고 하는 의지를 보이고 그래서 저는 남북 고위급 회담에 대해서 을지연습이 끝날 즈음이면 북한에서 어떤 좋은 신호가 오지 않을까 그렇게 조심스럽게 예측을 해봅니다."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던 ‘통일준비위원회’가 지난달 출범했습니다.

지난 8일에는 첫 번째 회의를 시작해 통일의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드레스덴 선언’이나 ‘작은 통일론’까지,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북한은 호응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교류 이전에 ‘5.24조치’ 등 대북제재 해제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녹취>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지난 14일) : “북남 사이의 접촉과 내왕, 협력과 교류의 길을 차단하고 있는 부당한 제도적 장치들을 시급히 철회하여야 한다.”

전문가는 남북관계에서 주도권은 유지하되, 북한과의 대화를 성사시키기 위해선 현실적인 문제들 역시 빼놓을 수 없다고 지적합니다.

<인터뷰>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 : "작은 것부터 시작해서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가려는 구상 자체를 당연히 추진할 필요도 있겠지만,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정말 정치적이고 군사적인 문제까지 한반도 상황을 규정짓는 핵심적인 어떤 문제에 대해서도 과감하게 접근을 하고 이런 것들을 대화와 협력의 틀에서도 한 번 풀어볼 수 있는 구상들을 해나가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지 않나 싶은 생각을 합니다."

“상대에 마음을 열지 못하면 대화가 아니라 독백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우리에게 남긴 말입니다.

우리의 대화 제의가 독백에 그치지 않고 북한이 호응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원칙엔 단호하면서도 유연성 있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북한 역시 남북관계 개선을 구호로만 외칠 것이 아니라, 남한의 정당한 요구를 수용하고 진정한 대화의 장으로 나와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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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한반도] 대립 구도의 한반도, 평화의 바람 불까
    • 입력 2014-08-23 07:54:48
    • 수정2014-08-23 08:3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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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 대한민국.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에 머물면서 전한 메시지는 '평화'와 '화해'였습니다.

<녹취> 프란치스코 교황 :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 첫째로, 또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한 가정을 이루는 이 한민족의 화해를 위하여 드리는 기도입니다."

대립과 갈등으로 얼룩진 남과 북, 평화와 화해의 바람은 한반도에 봄을 불러올 수 있을까요?

지난 19일, 북한 올림픽위원회 대표단 8명이 인천아시안게임 준비를 위해 인천을 찾았습니다.

인천아시안게임에 참가 예정인 북한 선수단은 모두 273명, 지난 13일에 밝힌 352명보다 80명 가까이 줄어든 규모입니다.

북한 대표단은 아시안게임 기념 학술대회에서 기조 강연까지 하며 대회 참가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녹취> 양성호(조선체육대학 학부장/지난 20일) : "올림픽 운동의 발전에 응당한 기여를 하기 위한 시종일관한 의지로부터 출발하여 올림픽 행사들에 적극 참가해 왔습니다."

지난달 17일, 인천아시안게임 북한응원단 참가를 두고 남북 실무접촉이 성사됐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남한의 태도를 문제 삼아 일방적으로 회담 결렬을 선언했습니다.

북한응원단의 아시안게임 참가는 불투명해 보였습니다.

그러나 회담 결렬 사흘 후에도 북한은 선수단의 대회 참가의 뜻을 재차 밝혔고, 김정은 제1위원장은 대회 참가로 남북관계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달 20일) : "우리 선수들이 제17차 아시아경기대회에 참가하는 것은 북남 사이의 관계를 개선하고 불신을 해소하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된다고……."

한미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 훈련을 두고 대남 비방을 계속하면서, 대회 참가엔 적극적인 북한, 대내외 국면전환용이란 분석입니다.

<인터뷰> 유호열(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 "핵 개발한 이후로 국제사회로부터 상당히 고립되어 있는 상황인데요.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이런 국제대회에 참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요, 또 남한에 대해서 자기들의 역량을 또 한 번 선전할 수 있는 그런 기회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좀 적극적으로 나오는 것 같습니다."

북한 올림픽위원회 대표단은 종목별 조 추점에 참가하고, 시설을 돌아보는 등 3일 간의 일정을 마치고 어제 돌아갔습니다. 북한이 인천아시안게임 참가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남북관계에도 변화가 올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해 2월) “북부 지하 핵 시험장에서 제3차 지하 핵 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하였다.”

북한은 지난해 남한의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3차 핵실험을 강행했고,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는 더욱 강화됐습니다.

한미 키리졸브 연합군사훈련까지 시작되자, 북한은 이를 빌미로 ‘정전협정 백지화’를 선언했고 개성공단 가동을 중단시켰습니다.

일곱 차례의 실무회담을 통해 개성공단은 재가동됐지만, 남북 간의 경색은 계속됐습니다.

<녹취> 박근혜 대통령(신년 기자회견/지난 1월 6일) :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으로 첫 단추를 잘 풀어서 남북관계에 새로운 계기를 만들었으면 합니다."

<녹취> 北 신년사 (지난 1월 24일) : "북남 사이의 흩어진 가족. 친척들의 상봉 행사를 진행하자는 것을 남측에 제의했습니다."

새해를 시작하는 남과 북은 ‘이산가족 상봉’을 의제로 관계개선 논의를 이어갔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3년 4개월 만에 이산상봉이 성사됩니다.

그러나 남북 간 화해 무드는 얼마 가지 못했습니다.

한미 군사훈련에 대한 방어라는 명분으로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시작된 것입니다.

지난 2월부터 시작된 북한의 발사체 발사는 모두 17차례, 지난해 발사 회수에 비해 4배 이상 늘었습니다.

위험 수위를 넘나드는 원색적인 대남 비방과 위협 역시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 장용석(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 : "다양한 군사 훈련과 새로운 무기 개발, 그리고 무기 실험, 그런 군사적 긴장 고조에 대한 책임 전가와 명분을 얻는 차원에서 대남․대미 비난을 굉장히 강화하면서 한미 연합 군사 훈련에 대해서도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국민의 61.5%는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 대박론’에 공감을 했는데요, 그러나 북한 김정은 정권에 대한 호감은 더 악화돼, 응답자 4명 가운데 3명이 반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통일 대박을 위해 남북의 만남이 시급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지난 11일, 우리 정부가 북한에 ‘고위급 접촉’을 제안했습니다.

<녹취> 김의도(통일부 대변인/지난 11일) : “(남북 고위급) 회담 개최 일자는 회담 준비에 필요한 기간을 고려하여 8월 19일을 제시하였으며 북한 측에게 편리한 날짜가 있다면 제시해 줄 것을 요청하였습니다.”

정부는 고위급 접촉에서 추석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을 제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산 상봉 뿐 아니라 의제에 제한을 두지 않고 남북이 관심을 두고 있는 사안에 대해 논의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특히 북한이 '흡수통일' 정책이라고 비난하는 '드레스덴 선언'의 진정성에 대해 적극 설명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박근혜 대통령도 북한과의 대화와 교류를 위해 유연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작지만 실현 가능한 노력부터 함께하자는 이른바 '작은 통일론'이 그것입니다.

<녹취> 박근혜 대통령 : "서로 만나고 소통할 수 있는 작은 통로부터 열어가고, 이 통로를 통해 서로를 이해해 가면서, 사고방식과 생활양식부터 하나로 융합해 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박 대통령은 한반도 생태계를 연결하기 위한 하천과 산림의 공동 관리, 이산가족 상봉과 민생 인프라 협력, 그리고 문화유산 공동 발굴 등을 제안했습니다.

<인터뷰> 유호열(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 "경색된 관계를 풀어가기 위해서는 상호 간의 신뢰가 구축이 돼야 되고, 그렇게 하자면 결국 실천 가능한 부분부터 협력해야 된다, 소통해야 된다. 그러다 보니까 문화라든지 민생 인프라, 이런 부분들, 환경 이런 부분에서 우선적으로 협력하고 거기에서 성과를 내서 보다 더 큰 부분으로 가자"

그러나 우리의 ‘고위급 접촉’ 제의에 북한은 아직 응답하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은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5주기 조화를 전달하는 자리에서 우리의 제안에 대해 불편한 속내를 내비쳤습니다.

<녹취> 김양건 (북한 노동당 대남당당 비서) :"반갑습니다. (오랜만입니다.) "

김양건 대남비서가 조화를 직접 전달하면서 남북관계에 대해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됐습니다.

김양건 비서는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고 합니다.

<인터뷰> 박지원 (국회의원) : "허물어진 남북관계를 새로운 시작을 위해서 무엇인가 실천 가능한 일을 해야 되는데 왜 자꾸 전제조건을 다느냐라고 하면서 북한 핵문제, 그리고 군사훈련, 우리 한국측 언론의 비방에 대해서 불만을 토로하더라고요."

그러나 박지원 의원은 이번 만남에서 북한의 대화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고 전합니다.

<인터뷰> 박지원 (국회의원) :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서 일체 비난을 하지 않고 무엇인가 해보겠다고 하는 의지를 보이고 그래서 저는 남북 고위급 회담에 대해서 을지연습이 끝날 즈음이면 북한에서 어떤 좋은 신호가 오지 않을까 그렇게 조심스럽게 예측을 해봅니다."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던 ‘통일준비위원회’가 지난달 출범했습니다.

지난 8일에는 첫 번째 회의를 시작해 통일의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드레스덴 선언’이나 ‘작은 통일론’까지,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북한은 호응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교류 이전에 ‘5.24조치’ 등 대북제재 해제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녹취>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지난 14일) : “북남 사이의 접촉과 내왕, 협력과 교류의 길을 차단하고 있는 부당한 제도적 장치들을 시급히 철회하여야 한다.”

전문가는 남북관계에서 주도권은 유지하되, 북한과의 대화를 성사시키기 위해선 현실적인 문제들 역시 빼놓을 수 없다고 지적합니다.

<인터뷰>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 : "작은 것부터 시작해서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가려는 구상 자체를 당연히 추진할 필요도 있겠지만,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정말 정치적이고 군사적인 문제까지 한반도 상황을 규정짓는 핵심적인 어떤 문제에 대해서도 과감하게 접근을 하고 이런 것들을 대화와 협력의 틀에서도 한 번 풀어볼 수 있는 구상들을 해나가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지 않나 싶은 생각을 합니다."

“상대에 마음을 열지 못하면 대화가 아니라 독백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우리에게 남긴 말입니다.

우리의 대화 제의가 독백에 그치지 않고 북한이 호응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원칙엔 단호하면서도 유연성 있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북한 역시 남북관계 개선을 구호로만 외칠 것이 아니라, 남한의 정당한 요구를 수용하고 진정한 대화의 장으로 나와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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