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다이어트 전쟁’…국산차는 역주행

입력 2014.09.09 (21:22) 수정 2014.09.09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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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몸매 관리를 위해 다이어트 하는 분들 많으시죠?

최근 유럽과 미국 자동차 업계에서도 군살 빼기가 한창이라고요?

네, 자동차 무게를 조금이라도 줄여서 연비도 높이고 환경 규제도 뚫어보자는 건데요.

하지만, 국산차 업계는 거꾸로 가고 있습니다.

먼저, 정정훈 기자입니다.

<기자 멘트>

자동차 다이어트의 핵심, 바로 차체나 부품을 가벼운 소재로 바꾸는 겁니다.

국내에서 판매중인 3천CC급 아우디 승용차를 볼까요?

차체의 20%가량을 철강 무게의 30% 선에 불과한 알루미늄 소재로 바꿔 이전 모델보다 무게를 80kg이나 줄였습니다.

BMW의 주력상품인 이 2천8백CC 차량도 엔진 크기를 줄이고, 알루미늄과 마그네슘 등 가벼운 신소재를 늘려 75kg를 감량했습니다.

세계적인 자동차 업체들이 이렇게 '살빼기'에 매달리는 이유는 갈수록 심해지는 연비 경쟁과 환경 규제, 이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기 때문인데요.

다른 조건이 같을 경우 차량 무게가 10% 줄어들면 연비가 5%가량 좋아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연비가 좋아지면 온실가스 배출량이 줄어드니까 환경 규제를 통과하는 데도 유리한 거죠.

다이어트 경쟁은 세계 자동차 업계에서 거스를 수 없는 흐름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데요.

국내 자동차 업계는 어떨까요?

이경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기아자동차가 5년 만에 내놓은 신형 '쏘렌토'.

구형보다 64kg 더 무거워지면서 연비가 리터당 0.9킬로미터 줄었습니다.

현대.기아차가 1년 안에 출시한 다른 신차 4종도 하나같이 무게가 늘었습니다.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차체 강판을 보강한데다, 각종 전자장비가 늘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녹취> 현대자동차 관계자 : "안전을 위한 성능 개선 등 차량의 기본기를 충실히 하고...중량 증가로 일부 연비가 하락된 차량들은 엔진 효율 향상 기술로 하락폭을 최소화했습니다."

현대.기아차의 차량 무게가 세계적인 흐름과 달리 늘어난 이유는 알루미늄 등 경량 소재가 아니라 강철로 만든 철판 사용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현대.기아차가 주력 계열사인 현대제철의 매출 감소를 우려해 신소재 사용을 주저하는 게 아니냐는 해외 언론의 분석까지 나왔습니다.

국내 시장의 지배적 사업자인 현대.기아차가 경량화 추세를 거스르다보니 다른 국산차 업체들도 무게 줄이기에는 신경을 덜 쓰는 분위기입니다.

<인터뷰> 김필수(교수/대림대 자동차학과) : "경량화 소재는 기본적인 요건입니다. 선진 기술 수준 100이라고 했을 때 우리나라는 전체적으로 80 정도라 연비, 경량화, 친환경 부분이 아직도 떨어져서 노력이 필요합니다"

갈수록 까다로워지는 환경 규제와 치열한 연비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차량 경량화는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KBS 뉴스 이경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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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동차 ‘다이어트 전쟁’…국산차는 역주행
    • 입력 2014-09-09 21:25:37
    • 수정2014-09-09 22: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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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몸매 관리를 위해 다이어트 하는 분들 많으시죠?

최근 유럽과 미국 자동차 업계에서도 군살 빼기가 한창이라고요?

네, 자동차 무게를 조금이라도 줄여서 연비도 높이고 환경 규제도 뚫어보자는 건데요.

하지만, 국산차 업계는 거꾸로 가고 있습니다.

먼저, 정정훈 기자입니다.

<기자 멘트>

자동차 다이어트의 핵심, 바로 차체나 부품을 가벼운 소재로 바꾸는 겁니다.

국내에서 판매중인 3천CC급 아우디 승용차를 볼까요?

차체의 20%가량을 철강 무게의 30% 선에 불과한 알루미늄 소재로 바꿔 이전 모델보다 무게를 80kg이나 줄였습니다.

BMW의 주력상품인 이 2천8백CC 차량도 엔진 크기를 줄이고, 알루미늄과 마그네슘 등 가벼운 신소재를 늘려 75kg를 감량했습니다.

세계적인 자동차 업체들이 이렇게 '살빼기'에 매달리는 이유는 갈수록 심해지는 연비 경쟁과 환경 규제, 이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기 때문인데요.

다른 조건이 같을 경우 차량 무게가 10% 줄어들면 연비가 5%가량 좋아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연비가 좋아지면 온실가스 배출량이 줄어드니까 환경 규제를 통과하는 데도 유리한 거죠.

다이어트 경쟁은 세계 자동차 업계에서 거스를 수 없는 흐름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데요.

국내 자동차 업계는 어떨까요?

이경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기아자동차가 5년 만에 내놓은 신형 '쏘렌토'.

구형보다 64kg 더 무거워지면서 연비가 리터당 0.9킬로미터 줄었습니다.

현대.기아차가 1년 안에 출시한 다른 신차 4종도 하나같이 무게가 늘었습니다.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차체 강판을 보강한데다, 각종 전자장비가 늘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녹취> 현대자동차 관계자 : "안전을 위한 성능 개선 등 차량의 기본기를 충실히 하고...중량 증가로 일부 연비가 하락된 차량들은 엔진 효율 향상 기술로 하락폭을 최소화했습니다."

현대.기아차의 차량 무게가 세계적인 흐름과 달리 늘어난 이유는 알루미늄 등 경량 소재가 아니라 강철로 만든 철판 사용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현대.기아차가 주력 계열사인 현대제철의 매출 감소를 우려해 신소재 사용을 주저하는 게 아니냐는 해외 언론의 분석까지 나왔습니다.

국내 시장의 지배적 사업자인 현대.기아차가 경량화 추세를 거스르다보니 다른 국산차 업체들도 무게 줄이기에는 신경을 덜 쓰는 분위기입니다.

<인터뷰> 김필수(교수/대림대 자동차학과) : "경량화 소재는 기본적인 요건입니다. 선진 기술 수준 100이라고 했을 때 우리나라는 전체적으로 80 정도라 연비, 경량화, 친환경 부분이 아직도 떨어져서 노력이 필요합니다"

갈수록 까다로워지는 환경 규제와 치열한 연비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차량 경량화는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KBS 뉴스 이경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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