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포트] “7천 년 전 유럽형 인류가 한반도에”

입력 2014.09.11 (21:25) 수정 2014.09.11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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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3년 전쯤 부산 가덕도에서 고대인으로 추정되는 유골 40여 구가 무더기로 발견됐습니다.

최근 한 연구팀이 유전자 분석을 했더니 이 유골들, 7천 년 전쯤의 신석기인들로 확인됐습니다.

발굴 당시 유골의 모습을 보면, 반듯하게 누워있기도 하지만, 태아처럼 팔다리를 굽혀 쭈그리고 있는 특이한 모습인데요.

한반도에서는 발견된 적이 없는 굴장(짱)이라는 장례풍습입니다.

장례와 생김새까지 특이한 이 신석기인들, 과연 어디서 온 걸까요?

박경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주변 지층과 유품으로 봤을 때 이번에 발견된 가덕도 유골들은 7천년 전 이 땅에 살았던 신석기인들로 추정됩니다.

중앙대 연구팀은 1차로 유골 10여구의 유전자를 분석한뒤 전혀 예상 못한 결과를 얻습니다.

이들에게서 현대 한국인들에게는 없는 '유럽형 유전자'를 발견한 겁니다.

유럽 사람들의 특징 유전자가 우리 땅에서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인터뷰> 이광호(중앙대 생명과학과 교수) : "현대 한민족, 현대 유럽인과의 관계를 결정하는 유전적 유형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이런 중요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고..."

또 가덕도 유골들의 독특한 매장방식인 굴장은 독일에서 발견된 매장 방식과 비슷합니다.

이 때문에 한민족의 이동 경로에 대한 그간의 정설과는 다른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아프리카에서 기원한 인류가 중앙아시아 등을 거쳐 한반도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는데, 유럽 민족과의 연관성이 새롭게 나온 겁니다.

<인터뷰> 하랄트 멜러 관장(할레 선사박물관) : "가덕도 신석기 시대 무덤의 발굴이 한국만 아니라 유럽에서의 연구에 좋은 자극을 주고 미래의 합동 연구를 위한 좋은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앞으로 추가 연구가 진행되면 한민족의 기원뿐 아니라 인류의 이동에 대한 비밀을 풀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KBS 뉴스 박경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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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9-11 21:26:34
    • 수정2014-09-11 21:5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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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3년 전쯤 부산 가덕도에서 고대인으로 추정되는 유골 40여 구가 무더기로 발견됐습니다.

최근 한 연구팀이 유전자 분석을 했더니 이 유골들, 7천 년 전쯤의 신석기인들로 확인됐습니다.

발굴 당시 유골의 모습을 보면, 반듯하게 누워있기도 하지만, 태아처럼 팔다리를 굽혀 쭈그리고 있는 특이한 모습인데요.

한반도에서는 발견된 적이 없는 굴장(짱)이라는 장례풍습입니다.

장례와 생김새까지 특이한 이 신석기인들, 과연 어디서 온 걸까요?

박경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주변 지층과 유품으로 봤을 때 이번에 발견된 가덕도 유골들은 7천년 전 이 땅에 살았던 신석기인들로 추정됩니다.

중앙대 연구팀은 1차로 유골 10여구의 유전자를 분석한뒤 전혀 예상 못한 결과를 얻습니다.

이들에게서 현대 한국인들에게는 없는 '유럽형 유전자'를 발견한 겁니다.

유럽 사람들의 특징 유전자가 우리 땅에서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인터뷰> 이광호(중앙대 생명과학과 교수) : "현대 한민족, 현대 유럽인과의 관계를 결정하는 유전적 유형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이런 중요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고..."

또 가덕도 유골들의 독특한 매장방식인 굴장은 독일에서 발견된 매장 방식과 비슷합니다.

이 때문에 한민족의 이동 경로에 대한 그간의 정설과는 다른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아프리카에서 기원한 인류가 중앙아시아 등을 거쳐 한반도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는데, 유럽 민족과의 연관성이 새롭게 나온 겁니다.

<인터뷰> 하랄트 멜러 관장(할레 선사박물관) : "가덕도 신석기 시대 무덤의 발굴이 한국만 아니라 유럽에서의 연구에 좋은 자극을 주고 미래의 합동 연구를 위한 좋은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앞으로 추가 연구가 진행되면 한민족의 기원뿐 아니라 인류의 이동에 대한 비밀을 풀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KBS 뉴스 박경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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