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송전탑 공사 반대 주민에 ‘돈 봉투’

<앵커 멘트>

경찰이 송전탑 건설을 반대하는 주민들에게 수백만 원이 든 돈 봉투를 돌려 물의를 빚고 있습니다.

경찰청이 감찰에 착수했습니다.

김도훈 기자입니다.

<리포트>

송전탑 건설을 반대하는 청도 삼평리 주민들은 지난 9일 경찰관으로부터 이 지역 경찰서장의 이름이 적힌 돈 봉투를 받았습니다.

적게는 백만 원에서 많게는 5백만 원까지 든 봉투를 막무가내로 쥐어줬습니다.

주민 6명에게 준 돈은 모두 천6백만 원, 이 가운데 2명은 8백만 원을 되돌려줬습니다.

<인터뷰> 청도 삼평리 주민 : "안 한다면서 다시 줬거든. 던져 주니까 다시 방에 던져놓고. 병원비 보태 쓰라고 주더라고 그러고 가데."

이에 대해 경찰이 한전을 대신해 반대 주민 회유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인터뷰> 이보나(청도345kV 송전탑 반대 공동대책위원회 상황실장) : "경찰이 공정한 법집행을 해야 하는 기관임에도 불구하고 일개 기업인 한전 앞잡이 노릇을 하면서 할머니들을 힘들게..."

해당 서장은 한전과 주민 간 대치가 50일 넘게 이어지는 등 갈등이 심해 이를 중재하기 위해 돈을 건넸다고 해명했습니다.

또 이 돈은 자신이 직접 치료비 명목 등으로 한전에 요청해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이현희(청도경찰서장) : "열심히 하려고 하다가 무리하다가 물의를 야기했는데 좀 죄송한 마음이 많다 생각합니다."

경찰청은 서장이 돈 봉투를 건넨 경위에 대해 감찰에 착수했습니다.

KBS 뉴스 김도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