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코리아] ‘은퇴 아빠’는 외로워…베이비부머 세대 인간관계는?

입력 2014.10.10 (16:28) 수정 2014.10.10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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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를 통해서 대한민국을 분석해 보는 빅데이터 코리아 시간입니다.

오늘도 철학박사 탁석산 박사님 그리고 유승찬 대표님 두 분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안녕하세요.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그동안 저희들이 쭉 해 왔던 베이비부머 시리즈 마지막으로 결산을 해 볼까 하는데요.

유승찬 대표님 오늘 마지막은 어떤 주제입니까?

-오늘은 베이비부머 세대의 어떤 인간관계.

-인간관계.

-인간관계에 대해서 얘기해 볼까 하는데요.

하버드대학의 조지 베일런트 교수가 약 72년간 추적조사를 해서 행복한 노년을 만드는 가장 중요한 조건이 뭔지 찾아냈는데.

행복의 조건이란 책에 이게 나오는데.

부와 명예나 학벌이 아니라 인간관계다.

-행복은 인간관계에서 비롯되고 거기서 다 끝이 난다.

-그러니까 결혼생활, 금연과 절주, 건강상태 등도 물론 중요하지만 인간관계에 비하면 별 것 아니다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있거든요.

그래서 인간관계란 누구에게나 어려운 거죠, 중요한 만큼.

우리 베이비부머 세대를, 특히 퇴직한 이후의 인간관계는 굉장히 어렵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 먼저 인간관계 관련된 빅데이터,키워드 좀 보시면서 말씀하시죠.

인간관계를 대표하는.

-은퇴설계 이렇게 나오고.

-명예퇴직, 행복.

-쓸쓸한 단어도 많네요.

-쓸쓸.

-쓸쓸하죠.

-쓸쓸하다.

빈곤도 있고요.

이렇게 있는데.

-행복RE.

리스타트 뜻이에요.

다시 행복해지자 이런 얘기죠.

-박사님, 우리가 베이비부머 세대를 이야기하면서 인간관계를 살펴봐야 할 이유 뭐라고 보십니까?

-일이 없어지니까 외롭고 쓸쓸해진 것죠.

일이 있을 때는 외로운지 몰랐던 거죠.

때때로 외로웠던 건데 일이 없어지니까 때때로가 아니라 항상 외로운 거죠.

항상 외로우니까 주변을 둘러보게 되는데 일단 일이 없으면 주변에 보여지는 것은 자연하고 인간이잖아요.

그러니까 산에 가게 되고.

-자연하고 인간...

-산에 가게 되고 그래서 평일에도 많이 산에 가시고 그다음에 보여지는 건 인간이니까 그러면 가까이 있는 사람이 보이는 거죠.

가족이 보이는 거고.

그러니까 인간관계가 중요하구나.

눈을 떠야 되는 건데 그게 마음대로 안 되니까 문제가 되는 거죠.

-그럼 베이비부머의 노년에는 보통의 인간관계가 어떤 모습으로 나타납니까?-그건 고립이죠, 남자의 경우는.

-고립.

-남자 인간관계가 주로 일을 중심으로 형성됐기 때문에 일이 사라지면 그에 수반됐던 인간관계가 동시에 사라진다.

그러니까 남자의 경우 어려운 거죠.

그에 반해 여자는 인간관계에 커다란 변화가 없어요.

일 중심으로 형성된 게 아니었기 때문에.

예를 들면 여자의 경우에는 요즘에는 산후조리원 동기모임도 있다는 거예요.

그건 일이 아니잖아요.

산후조리원에서 이익을 위해서 일하는 게 아니니까.

그런 관계는 평생 유지되니까 다른 것이죠.

-결국 직장에서 은퇴하고 난 이후에 특히 인간관계를 직장 위주로 맺어왔던 남자들이 완전히 변화된 환경 속에서 굉장히 뭔가 소외감, 고립감, 외로움을 느끼게 되는 거군요.

그런 어려움이 그러니까 극대화돼서 나타나는 게 인간관계인데 특히 가족 안에서도 뭔가 남자들은 변화가 나타난다 그런 거죠.

이승현 아나운서.

은퇴 이후 남자들의 또는 가족들의 풍속도 준비한 게 있다면서요.

-아마 변화된 풍속도 가장 예민하고 빠르게 반영하는 게 대중문화 속 풍경일 겁니다.

고개 숙인 남자, 왕따가 된 아버지 등등의 이야기가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대중문화 중에서도 텔레비전 속의 우리 아버지들, 가장의 모습은 어떨까요.

화면을 보시죠.

-어, 강재 지금 들어오냐?

-네.

-아이고, 너 또 밤 샌 거야?

요령껏 눈 좀 붙여가며 하랬더니.

-15시간 동안 깨우지 마세요.

-그래도 아침 먹고 자야지.

-피곤해요.

-아들, 또 추석이라고 아빠 보고 싶어서 전화했어?

강아지가 핥다가 잘못 눌렀어?

그래도 아빠는 좋다.

엄마는 어디 있어?

명절이라고 전 부치러 갔어?

골프 치러 갔어.

뭐 그럴 수 있지.

그럼 엄마 오기 전까지 아빠랑 계속 통화할까?

왜왜왜? 급한 일 있어? 개밥 주러 가야 돼?

줘야지, 그래야 개가 또 통화시켜주지.

그려, 그려.

아빠도 사랑해.

어, 아들, 아빠야.

아빠 생일?

뭐 선물로 목걸이 아빠 이름 새겨서 보내준다고?

응.

아빠 이름 뭐냐고?

아빠 이름 박영진이잖아요.

형이 아니라 영진.

팍이라고 쓰면 안 되고 그건 박이라고 써서 보내야지 그래그래.

그래, 아빠도 사랑해.

-그런데 드라마 가족끼리 왜 이래, 개그콘서트 가족의 가장자리라는 코너를 보셨는데 저번에도 갑자기 아버지에게 문자를 보내야 하는데 모르겠는 거예요.

-아버지 전화번호.

-그래서 참 죄송했던 기억도 나고.

아버지가 퇴직을 하신 이후에 어느 날 거실을 열어보면, 거실을 보면 항상 어머니 무릎을 그렇게 베고 소파에 자주 누워계시더라고요.

-아버님이?

-원래는 사이가 좋으셨지만 물론 좋으셨지만 퇴직 이후에 두 분이 가까워지신 걸 느꼈습니다.

-성공한 케이스네요.

매우 성공한 케이스네요.

-부인한테 사랑받을 수 있으면 성공한 케이스인데.

-노력하시는 것 같아요.

-우리 유 대표넘, SNS상에서 떠도는 얘기도 있다면서요.

-많이 비유가 되고 있는데 가령 삼식이는 영식님이 되기 위해 산으로 간다.

삼식이는 하루 세 끼 먹는 거고요.

영식은 하루에 밥을 한 번도 안 먹는 건데.

-그런 얘기를 많이 하죠.

-많이 하죠.

요즘 두식이도 나온다, 두 끼만 먹자 이런 얘기가.

-두 끼만 먹자.

-그런 얘기도 나오고.

은퇴 1년차는 하바드대다.

여기 나오죠.

하루종일 바쁘게는 1년차.

2년차는 하와이대다.

하루 종일 와이프 옆에 붙어 있다.

행복한 케이스죠.

3년차는 동경대.

동네 경로당을 다닌다.

-경로당을 드나든다.

-방콕대는 더 이상 갈 데가 없어서 방에.

-방에 콕 박혀 있다 해서 방콕대인데.

-송호근 서울대 사회학교 교수가 베이비부머들을 인터뷰해서 책을 낸 게 있는데요.

제목이 그들은 소리내어 울지 않는다예요.

제목만 봐도 너무 참 슬프지 않습니까?

-좀 가슴이 찡하네요.

-여기서 친밀도에 따른 인간관계망을 분석을 했어요.

그래서 1번이 가족관계 그리고 2번이 친밀한 관계, 3번이 친근한 관계.

친밀한 관계는 친근한 관계보다 조금 더 속내를 털어놓을 수 있는 관계죠.

4번이 공적관계인데 이 관계를 4개로 분류를 해서 이 사람들의 통화량을 분석해 봤더니 공적관계에 70%, 특히 남자들.

-남자들 그렇죠.

-그리고 가족관계는 10% 미만이라는 거예요.

-그러네요.

저도 지금 생각을 해 보니까 전화통과가 거의 뭐 업무적인 일, 공적관계, 회사관계 그쪽에 쏠려 있어요.

-그렇죠.

그만큼 가족을 등한시하고 있다가 은퇴해서 갑자기 가족에 들어가면 가족과의 관계가 좋을 리가 없잖아요.

그전에 소홀히 했으니까.

그것이 퇴직 후에 가족관계가 급격히 외로워지는, 특히 남자들 같은 경우에 그런 경우가 나타날 수 밖에 없는.

이런 분석들을 했는데 아마도 한국에서 직장을 열심히 다닌 사람들.

급격한 이동이 있으면 마치 이민온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고 그래요.

이민은 다른 나라로 가는 거잖아요.

아는 사람도 없고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또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일을 굉장히 열심히 하신 세대잖아요.

일에 거의 모든 인생을 걸었다가 어느 날 갑자기 가족에 들어왔는데 가족과의 관계는 되게 서먹한 관계, 이런 상태로 얘기가 되는 것 같아요.

-베이비부머 주제로 해서 가슴이 서늘한 그런 느낌이 많이 드는데 특히 아까 탁 박사님 말씀하시기를 남자들이 특히 문제다,물론 직장 때문에 그런 얘기도 있지만.

한국 남자들이 특히 인간관계를 잘 맺지 못하는 것 같은 느낌을 많이 주거든요, 여자들보다.

왜 이럴까요.

-기본적으로 남자들은 인간관계를 경쟁으로 파악하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일을 중심으로 해서 인간관계를 맺게 되는데 일이라는 것이 지금 체제 하에서는 경쟁일 수밖에 없다.

그러니까 같이 회사에 들어가도 경쟁해서 살아남아야 되잖아요.

그러니까 뭘 해도 남자는 경쟁을 통해서 인간관계를 맺거든요.

그러니까 경쟁을 통해서 인간관계를 맺게 되면 일이 사라진다는 건 경쟁이 사라진다는 뜻이고 그렇다면 인간관계가 사라진다는 뜻이죠.

그러니까 제가 보기에는 아까 드라마에도 잠깐 나왔지만.

은퇴 다음에 인간관계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 사실은 처음부터 인간관계가 잘못돼 있던 거죠.

처음부터 인간관계가 거의 없었던 거예요.

그런데 그것이 일 때문에 가려져 있었던 거죠.

그런데 은퇴를 하니까 그게 보이는 거죠,원래의 모습이.

그러니까 원래 아버지는 집안에서 가족들한테 말을 건네는 존재가 아니었어요.

한마디로 은퇴 전에도 장롱이었고 은퇴 후에도 장롱인데 왜 은퇴 후에가 문제가 되냐 하면 그전에는 말 없는 장롱이었던 거예요.

그런데 은퇴를 하니까 말이 많은 장롱이 된 거죠, 말을 거는 장롱.

그러니까 가족 입장으로 보면 장롱은 장롱인데 왜 장롱이 말을 걸까, 귀찮게?-왜 말을 걸어, 귀찮게스리.

-거기에 대해서 가족들은 짜증이 나는 거죠.

그런데 아버지 입장으로는 나는 이제 수고하고 돌아와서 내가 너희들한테 말을 거는데 어떻게 안 받아줄 수가 있냐 이런 거죠.

그러니까 아버지는 원래 장롱이었는데 그걸 뒤늦게 깨닫게 된 건데 그걸 받아들이지 못하는 상태인 거죠.

-대한민국의 수많은 아버지들이 지금 이 프로를 보고 계실 텐데 가슴이 답답하시면서 저희들이 이 토론 후반부에 그럼 어떻게 하면 잘할까 그런 얘기를 해 보겠습니다.

-한 회사에서 아버지 빅데이터 분석을 한 적이 있어요.

아버지는 왜 거실 소파에서 리모컨을 들고 누워 있는가 이런 것들.

-아까 이승현 아나운서의 그래도 어머니 무릎을 베고 누워 계시다고 하니까 정말 부러운데요.

-행복한 케이스인데요.

보통 아버지들이 퇴근해서, 은퇴를 안 했을 때도.

오랜만에 가령 일찍 들어오잖아요, 집에.

그럼 어머니하고 아들하고 딸하고 식탁에서 대화를 하고 있어요.

아버지가 들어와서 탁 던지는 말이 이번 주에 시험 잘 봤냐 이렇게 던져요.

그러면 다 사라져서 자기들 방으로 들어간답니다.

엄마는 안방으로 가고 아이들은 자기 방으로 가는데 아버지는 방이 없는 거예요.

아버지 방은 없는 거죠.

-그러니까 아버지 방은 거실이네요.

-그런데 거실에 있어야 거실에서 누군가 나오기를 기다리는 거예요.

아무도 놀아주지 않으니까.

그러니까 TV를 보고 있어야죠.

그런데 졸리니까 계속 리모콘은 어디로 도망가고 화장실 갈 때라도 거실을 지나가야 되니까.

그래서 그 거실이 그 집안의 플랫폼이라서 거기에서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TV를 보고 있다.

이런 분석을 한 경우가 있습니다.

-이승현 아나운서, 그런데 여성들은 안 그렇죠?-모임이 어마어마하죠.

아마 대표적인 모임 중에 요즘에는 산후조리원이 생기면서 가는 게 또 일상화되면 산후조리원 동기들간의 모임이 몇 년씩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가 해요.

-심지어 산후조리원 모임까지 있다.

-그리고 초등학교 들어가면 1학년 모임, 고등학교 반장 모임 해서 저희 어머니도 중고등학교 때 어머니들과 여행도 다녀오실 정도로 친하게 지내시거든요.

-같은 학부형들 모임들까지.

-그럼요.

쇼핑 모임이며 여러 가지 1 플러스 1을 사러가기 위해서 마트 모임도 생기고 저는 다미모라고 해서 다이어트를 함께하는 미녀들의 모임 이런 걸.

-이승현 씨가 다미모?-만들었는데 항상 다이어트는 못 하고 맛있는 거 먹었던 기억도 납니다.

-미인들은 맞아요.

-그것도...

-알겠습니다.

박사님.

여성들 얘기 들어보면 참 별 모임이 다 있는데 왜 남자들은 이런 모임도 못 만들었을까요.

-기본적으로 좀 다른 것 같아요.

여성들의 인간관계는 공감을 토대로 하거든요.

-공감.

-그러니까 여성들은 상대를 볼 때 그 사람과 무언을 공감할 수 있을까 먼저 생각하는 거죠.

그러니까 공감을 하고 그 공감 속에서 협력도 하고 경쟁도 하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언제나 그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요.

그러니까 어디를 가게 만드는 거죠.

-그러면 여성들이 사회적 능력이 남성보다 뛰어나네요.

-그럼요, 당연하죠.

그건 너무나 당연한 건데.

-그게 너무나 당연한 겁니까?

-왜냐하면 여성이 집안의 주인인 거예요,사실은.

그러니까 이런 거죠.

여성이 주인인데 남편이 밖에 나가서 돈을 벌어온 것뿐인데 남편은 거꾸로 생각하는 거죠.

내가 가장인데 가족들을 먹여살린다.

사실은 거꾸로 된 거거든요.

그러니까 여성들은 공감을 토대로 해서 인간관계를 형성하기 때문에 일과는 관계가 없어요.

그러니까 퇴직에 영향을 적게 받고.

그다음에 이 인간관계가 서로에게 도움이 되죠.

왜냐하면 공감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아픔을 나눌 수가 있잖아요.

기쁨도 나눌 수가 있고.

남자들은 혼자서 경쟁을 하기 때문에 나눌 대상이 없는 거죠.

-그런 주변에 아버지, 베이비부머 세대인 친구들이 많으니까 얘기를 해 보면 이렇게 자녀들한테 특히 표현을 하지 못하는 이유가 아버지의 아버지, 할아버지 세대에서 그런 자상하게 대하시는 법을 배우지 못해서 오히려 저희 아버지도 어머니께는 상당히 자상하시지만 저희한테는 좀 엄격하신 편이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좀 스키즈 세대, 낀 세대가 된 것 같아서 안타까운 마음도 듭니다.

-베이비부머 세대 안타까운 측면이 많이 있죠, 그렇죠?-그렇죠.

-전통적인 유교사회고 산업사회인데 그 사이에 끼다 보니까 급격히 변한 사회 속에서.

-그것도 있고 아까 말씀하셨지만 DNA상으로도 남자들이 작은 것에서 가치를 발견하는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집니다.

작은 데서 가치를 발견하지 못하니까 그런 작은 모임들을 만들어내기가 어렵고 가령 취미생활을 해도 등산을 해도 높은 산을 정복해야 되는.

그러니까 마라톤을 하면 마라톤에 중독되고 이런 경향들.

승부욕, 경쟁사회에서 자란 승부욕 그러면서 작은 것, 사사로운 것들의 가치들을 잘 캐치하지 못하는 이런 성격들을 갖고 있는 것 같아요.

-우리 탁 박사님 얘기를 쭉 들어보면 말씀을 들어보면 최근에 많이 빚어지고 있는 황혼이혼 문제 같은 경우도 바로 그런 것들이 원인이 돼서 빚어진 게 아닌가 싶은데.

이승현 아나운서 최근에 많이 늘어난 통계 혹시 좀 있습니까?

-1993년과 2010년을 비교한 자료가 있는데요.

숫자로 한번 보시죠.

93년에는 8.

6%로 낮았어요.

-황혼이혼이.

-그런데 2010년에 27.

3%인데 이게 어느 정도냐면 혼인 지속기간이 4년 이하인 신혼 이혼의 비준을 추월한 수준입니다, 황혼이혼이.

-그러네요.

-25%가 신혼이혼이었는데 27%가 황혼이혼인 거죠.

-이제 일본의 경우에 우리가 요즘 이런 얘기 많이 씁니다.

뭐냐면 젖은 낙엽처럼 딱 붙어서 절대로 움직이지 못하게 하겠다.

우리 남자들끼리 스스로 비하해서 쓰는 얘기기도 한데.

또는 여성들이 남자들을 남편들을 가지고 대형 쓰레기다 이런 얘기도 한다고 하는데 사실은 일본에서 이런 표현이 먼저 나왔고 고령화사회를 우리보다 빨리 겪었기 때문에 일본은 그럼 이런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고 있는가 궁금한데.

-일본 같은 경우에 1953년인가.

오즈 야스지로란 영화감독이 있는데 그 감독이 동경미학이라는 유명한 영화를 만들었어요.

그 영화가 전형적인 가족드라마거든요.

그런데 그 드라마는 우리의 입장에서 보면 굉장히 충격적인데요.

부모와 자식간이 사실은 서로 다른 개인이다라는 걸 보여줘요.

그러니까 우리처럼 끈끈한 정이라든가 이런 게 전혀 없어요.

서로에게 겉으로 형식적으로는 잘 대하지만 사실은 남으로 대하는.

그런데 그 영화에서 희망이 남아 있는 건 그래도 부부간은 아주 애틋해요.

그런데 요즘에 일본사회는 어떻게 됐냐면 그것마저 깨진 거죠.

일본 사회가 황혼이혼이 엄청나게 증가하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일본도 역시 파편화된 사회로 가고 있다.

더 이상 가정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이혼도 증가하고 자기 취향도 강해지는데 그 반대 급부는 외로움이죠.

그러니까 일본도 지금 가족을 회복하기 위해서 무지하게 애쓰고 있는 단계에 있죠.

-대안을 우리가 모색, 생각을 해 봐야 될 시간인데 이승현 아나운서.

-호남대 한혜경 교수가 베이비붐 세대 은퇴자 300여 명을 인터뷰해서 책을 만들었는데요.

남자가 은퇴할 때 후회하는 25가지.

어떤 내용이 있을까요.

동료와 후배들에게 좀 더 친절했였다면.

또 스스로를 돈 버는 기계로 만들지 않았다면 이런 후회를 한다고 하네요.

-남자들이 은퇴한 남성들이 후회하는 거 2가지 얘기해 주신 거고 또 어떤 게 있어요.

-자식에 대한 투자 상한선을 정했다면.

아내와 함께 노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면.

여자들처럼 사는 법을 배웠다면.

또 감정을 전하는 법을 미리 배웠다면.

이런 후회들을 한다고 하는데.

더 늦기 전에 이런 후회들 만들지 않는 방향으로 살아가면 더 좋겠죠.

-유 대표팀, 탁 박사님.

우리가 남자들이 후회하는 것 얘기를 들어봤는데 이런 후회하기 전에 이승현 아나운서도 있지만 후회하기 전에 어떻게 하면 이런 후회를 하지 않도록 해야 되는가 또 생각해야 되고 또 하나.

이미 이런 단계에 들어섰을 때 우리가 인간관계를 어떻게 회복을 하고 또 어떤 소외감, 고립감을 해소할 수 있게 여생을 정말 노후를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는지 한말씀씩 부탁드립니다.

-일단 베이비부머 세대뿐 아니라 현대사회의 핵심 시대정신 중 하나가 공감능력이잖아요.

공감능력을 키우지 않고는 외로워질 수밖에 없는 거죠.

-아까 여성들의 공감능력이 높다 그랬는데.

-남성들의 공감능력이 높아져야 사회 전체도 건강해지고 지금처럼 수직적인 관계가 계속 유지되기는 굉장히 어렵잖아요, 시대가.

그리고 최근 젊은이들, 베이비부머 세대 자녀들도 옛날처럼 스트롱한 그러니까 아주 강한 유대감보다는 좀 느슨한 관계들을 선호하고 있거든요.

그런 경향이 굉장히 뚜렷해요.

그래서 젊은 사람일수록 협업을 잘한다 이런 얘기를 많이 하죠.

그러니까 그런 것들.

가족관계도 너무 강하니까 깨지는 거거든요.

일상적으로 소통하면서 공감능력을 키워가면 그런 외로움도 덜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그렇군요.

-제 생각에는 은퇴하신 분들은 자기 잘못을 솔직하게 가족들한테 고백을 해요.

그게 없으면 시작이 안 되거든요.

잘못이 뭐냐하면 일이 인생의 전부인 줄 알았다.

그 일이란 건 인생의 전부일 뿐인데 내가 잘못 했다.

내 인생이 잘못됐다.

그러니까 내가 많은 잘못을 저질렀다.

-장롱으로 살아온 게 잘못이었다.

-잘못됐다.

솔직하게 그걸 가족들한테 얘기해야 돼요.

그런데 나는 그런 마음을 감추고서 얘기하지만 절대 안 먹히죠.

그러니까 일단은 잘못했다.

내가 잘못 생각한 것이다.

내 인생이 이런 면에서 잘못됐으니까 앞으로 내가 잘살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얘기를 하면 당연히 도와줄 거라고 생각해요.

-그렇죠.

가족들이 같이 나와서 그야말로 소통하고 공감하면 많이 좋아지겠죠.

저희들이 지난 오늘까지 세 번 베이비부머 세대 한국의 어떻게 보면 전근대 사회에서 아주 발달된 고도산업사회까지 성장기 주역이었는데 이 주역들이 은퇴하고 나서 느끼는 외로움 또 앞으로 남은 길게는 한 30년 정도를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하는 말씀이 아주 중요했던 것 같습니다.

소통과 공감능력을 높이고 내가 얼마나 외롭고 힘든지 솔직하게 털어놓고 가족과 주위 사람들한테 도움을 구하면 편안한 노후를 잘 살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오늘 도움말씀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얼마 전에 일본의 자살예방 캠페인을 제가 본 적이 있습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구박당하는 신데렐라, 개구리가 된 왕자.

모든 동화의 전반부는 우울하기 짝이 없죠.

하지만 동화의 앞부분만 읽은 사람은 없습니다.

후반부에 펼쳐질 멋진 반전이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인생이 갑갑해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는 이들에게 캠페인은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인생의 멋진 일은 대부분 후반부에 일어난다 이런 얘기입니다.

오늘의 한 곡은 김동률의 출발입니다.

이 음악 들으시면서 새로운 출발을 꿈꾸시기 바랍니다.

활기찬 주말 보내시고요.

저희는 다음 주에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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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빅데이터 코리아] ‘은퇴 아빠’는 외로워…베이비부머 세대 인간관계는?
    • 입력 2014-10-10 16:38:28
    • 수정2014-10-10 17:4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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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를 통해서 대한민국을 분석해 보는 빅데이터 코리아 시간입니다.

오늘도 철학박사 탁석산 박사님 그리고 유승찬 대표님 두 분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안녕하세요.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그동안 저희들이 쭉 해 왔던 베이비부머 시리즈 마지막으로 결산을 해 볼까 하는데요.

유승찬 대표님 오늘 마지막은 어떤 주제입니까?

-오늘은 베이비부머 세대의 어떤 인간관계.

-인간관계.

-인간관계에 대해서 얘기해 볼까 하는데요.

하버드대학의 조지 베일런트 교수가 약 72년간 추적조사를 해서 행복한 노년을 만드는 가장 중요한 조건이 뭔지 찾아냈는데.

행복의 조건이란 책에 이게 나오는데.

부와 명예나 학벌이 아니라 인간관계다.

-행복은 인간관계에서 비롯되고 거기서 다 끝이 난다.

-그러니까 결혼생활, 금연과 절주, 건강상태 등도 물론 중요하지만 인간관계에 비하면 별 것 아니다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있거든요.

그래서 인간관계란 누구에게나 어려운 거죠, 중요한 만큼.

우리 베이비부머 세대를, 특히 퇴직한 이후의 인간관계는 굉장히 어렵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 먼저 인간관계 관련된 빅데이터,키워드 좀 보시면서 말씀하시죠.

인간관계를 대표하는.

-은퇴설계 이렇게 나오고.

-명예퇴직, 행복.

-쓸쓸한 단어도 많네요.

-쓸쓸.

-쓸쓸하죠.

-쓸쓸하다.

빈곤도 있고요.

이렇게 있는데.

-행복RE.

리스타트 뜻이에요.

다시 행복해지자 이런 얘기죠.

-박사님, 우리가 베이비부머 세대를 이야기하면서 인간관계를 살펴봐야 할 이유 뭐라고 보십니까?

-일이 없어지니까 외롭고 쓸쓸해진 것죠.

일이 있을 때는 외로운지 몰랐던 거죠.

때때로 외로웠던 건데 일이 없어지니까 때때로가 아니라 항상 외로운 거죠.

항상 외로우니까 주변을 둘러보게 되는데 일단 일이 없으면 주변에 보여지는 것은 자연하고 인간이잖아요.

그러니까 산에 가게 되고.

-자연하고 인간...

-산에 가게 되고 그래서 평일에도 많이 산에 가시고 그다음에 보여지는 건 인간이니까 그러면 가까이 있는 사람이 보이는 거죠.

가족이 보이는 거고.

그러니까 인간관계가 중요하구나.

눈을 떠야 되는 건데 그게 마음대로 안 되니까 문제가 되는 거죠.

-그럼 베이비부머의 노년에는 보통의 인간관계가 어떤 모습으로 나타납니까?-그건 고립이죠, 남자의 경우는.

-고립.

-남자 인간관계가 주로 일을 중심으로 형성됐기 때문에 일이 사라지면 그에 수반됐던 인간관계가 동시에 사라진다.

그러니까 남자의 경우 어려운 거죠.

그에 반해 여자는 인간관계에 커다란 변화가 없어요.

일 중심으로 형성된 게 아니었기 때문에.

예를 들면 여자의 경우에는 요즘에는 산후조리원 동기모임도 있다는 거예요.

그건 일이 아니잖아요.

산후조리원에서 이익을 위해서 일하는 게 아니니까.

그런 관계는 평생 유지되니까 다른 것이죠.

-결국 직장에서 은퇴하고 난 이후에 특히 인간관계를 직장 위주로 맺어왔던 남자들이 완전히 변화된 환경 속에서 굉장히 뭔가 소외감, 고립감, 외로움을 느끼게 되는 거군요.

그런 어려움이 그러니까 극대화돼서 나타나는 게 인간관계인데 특히 가족 안에서도 뭔가 남자들은 변화가 나타난다 그런 거죠.

이승현 아나운서.

은퇴 이후 남자들의 또는 가족들의 풍속도 준비한 게 있다면서요.

-아마 변화된 풍속도 가장 예민하고 빠르게 반영하는 게 대중문화 속 풍경일 겁니다.

고개 숙인 남자, 왕따가 된 아버지 등등의 이야기가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대중문화 중에서도 텔레비전 속의 우리 아버지들, 가장의 모습은 어떨까요.

화면을 보시죠.

-어, 강재 지금 들어오냐?

-네.

-아이고, 너 또 밤 샌 거야?

요령껏 눈 좀 붙여가며 하랬더니.

-15시간 동안 깨우지 마세요.

-그래도 아침 먹고 자야지.

-피곤해요.

-아들, 또 추석이라고 아빠 보고 싶어서 전화했어?

강아지가 핥다가 잘못 눌렀어?

그래도 아빠는 좋다.

엄마는 어디 있어?

명절이라고 전 부치러 갔어?

골프 치러 갔어.

뭐 그럴 수 있지.

그럼 엄마 오기 전까지 아빠랑 계속 통화할까?

왜왜왜? 급한 일 있어? 개밥 주러 가야 돼?

줘야지, 그래야 개가 또 통화시켜주지.

그려, 그려.

아빠도 사랑해.

어, 아들, 아빠야.

아빠 생일?

뭐 선물로 목걸이 아빠 이름 새겨서 보내준다고?

응.

아빠 이름 뭐냐고?

아빠 이름 박영진이잖아요.

형이 아니라 영진.

팍이라고 쓰면 안 되고 그건 박이라고 써서 보내야지 그래그래.

그래, 아빠도 사랑해.

-그런데 드라마 가족끼리 왜 이래, 개그콘서트 가족의 가장자리라는 코너를 보셨는데 저번에도 갑자기 아버지에게 문자를 보내야 하는데 모르겠는 거예요.

-아버지 전화번호.

-그래서 참 죄송했던 기억도 나고.

아버지가 퇴직을 하신 이후에 어느 날 거실을 열어보면, 거실을 보면 항상 어머니 무릎을 그렇게 베고 소파에 자주 누워계시더라고요.

-아버님이?

-원래는 사이가 좋으셨지만 물론 좋으셨지만 퇴직 이후에 두 분이 가까워지신 걸 느꼈습니다.

-성공한 케이스네요.

매우 성공한 케이스네요.

-부인한테 사랑받을 수 있으면 성공한 케이스인데.

-노력하시는 것 같아요.

-우리 유 대표넘, SNS상에서 떠도는 얘기도 있다면서요.

-많이 비유가 되고 있는데 가령 삼식이는 영식님이 되기 위해 산으로 간다.

삼식이는 하루 세 끼 먹는 거고요.

영식은 하루에 밥을 한 번도 안 먹는 건데.

-그런 얘기를 많이 하죠.

-많이 하죠.

요즘 두식이도 나온다, 두 끼만 먹자 이런 얘기가.

-두 끼만 먹자.

-그런 얘기도 나오고.

은퇴 1년차는 하바드대다.

여기 나오죠.

하루종일 바쁘게는 1년차.

2년차는 하와이대다.

하루 종일 와이프 옆에 붙어 있다.

행복한 케이스죠.

3년차는 동경대.

동네 경로당을 다닌다.

-경로당을 드나든다.

-방콕대는 더 이상 갈 데가 없어서 방에.

-방에 콕 박혀 있다 해서 방콕대인데.

-송호근 서울대 사회학교 교수가 베이비부머들을 인터뷰해서 책을 낸 게 있는데요.

제목이 그들은 소리내어 울지 않는다예요.

제목만 봐도 너무 참 슬프지 않습니까?

-좀 가슴이 찡하네요.

-여기서 친밀도에 따른 인간관계망을 분석을 했어요.

그래서 1번이 가족관계 그리고 2번이 친밀한 관계, 3번이 친근한 관계.

친밀한 관계는 친근한 관계보다 조금 더 속내를 털어놓을 수 있는 관계죠.

4번이 공적관계인데 이 관계를 4개로 분류를 해서 이 사람들의 통화량을 분석해 봤더니 공적관계에 70%, 특히 남자들.

-남자들 그렇죠.

-그리고 가족관계는 10% 미만이라는 거예요.

-그러네요.

저도 지금 생각을 해 보니까 전화통과가 거의 뭐 업무적인 일, 공적관계, 회사관계 그쪽에 쏠려 있어요.

-그렇죠.

그만큼 가족을 등한시하고 있다가 은퇴해서 갑자기 가족에 들어가면 가족과의 관계가 좋을 리가 없잖아요.

그전에 소홀히 했으니까.

그것이 퇴직 후에 가족관계가 급격히 외로워지는, 특히 남자들 같은 경우에 그런 경우가 나타날 수 밖에 없는.

이런 분석들을 했는데 아마도 한국에서 직장을 열심히 다닌 사람들.

급격한 이동이 있으면 마치 이민온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고 그래요.

이민은 다른 나라로 가는 거잖아요.

아는 사람도 없고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또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일을 굉장히 열심히 하신 세대잖아요.

일에 거의 모든 인생을 걸었다가 어느 날 갑자기 가족에 들어왔는데 가족과의 관계는 되게 서먹한 관계, 이런 상태로 얘기가 되는 것 같아요.

-베이비부머 주제로 해서 가슴이 서늘한 그런 느낌이 많이 드는데 특히 아까 탁 박사님 말씀하시기를 남자들이 특히 문제다,물론 직장 때문에 그런 얘기도 있지만.

한국 남자들이 특히 인간관계를 잘 맺지 못하는 것 같은 느낌을 많이 주거든요, 여자들보다.

왜 이럴까요.

-기본적으로 남자들은 인간관계를 경쟁으로 파악하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일을 중심으로 해서 인간관계를 맺게 되는데 일이라는 것이 지금 체제 하에서는 경쟁일 수밖에 없다.

그러니까 같이 회사에 들어가도 경쟁해서 살아남아야 되잖아요.

그러니까 뭘 해도 남자는 경쟁을 통해서 인간관계를 맺거든요.

그러니까 경쟁을 통해서 인간관계를 맺게 되면 일이 사라진다는 건 경쟁이 사라진다는 뜻이고 그렇다면 인간관계가 사라진다는 뜻이죠.

그러니까 제가 보기에는 아까 드라마에도 잠깐 나왔지만.

은퇴 다음에 인간관계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 사실은 처음부터 인간관계가 잘못돼 있던 거죠.

처음부터 인간관계가 거의 없었던 거예요.

그런데 그것이 일 때문에 가려져 있었던 거죠.

그런데 은퇴를 하니까 그게 보이는 거죠,원래의 모습이.

그러니까 원래 아버지는 집안에서 가족들한테 말을 건네는 존재가 아니었어요.

한마디로 은퇴 전에도 장롱이었고 은퇴 후에도 장롱인데 왜 은퇴 후에가 문제가 되냐 하면 그전에는 말 없는 장롱이었던 거예요.

그런데 은퇴를 하니까 말이 많은 장롱이 된 거죠, 말을 거는 장롱.

그러니까 가족 입장으로 보면 장롱은 장롱인데 왜 장롱이 말을 걸까, 귀찮게?-왜 말을 걸어, 귀찮게스리.

-거기에 대해서 가족들은 짜증이 나는 거죠.

그런데 아버지 입장으로는 나는 이제 수고하고 돌아와서 내가 너희들한테 말을 거는데 어떻게 안 받아줄 수가 있냐 이런 거죠.

그러니까 아버지는 원래 장롱이었는데 그걸 뒤늦게 깨닫게 된 건데 그걸 받아들이지 못하는 상태인 거죠.

-대한민국의 수많은 아버지들이 지금 이 프로를 보고 계실 텐데 가슴이 답답하시면서 저희들이 이 토론 후반부에 그럼 어떻게 하면 잘할까 그런 얘기를 해 보겠습니다.

-한 회사에서 아버지 빅데이터 분석을 한 적이 있어요.

아버지는 왜 거실 소파에서 리모컨을 들고 누워 있는가 이런 것들.

-아까 이승현 아나운서의 그래도 어머니 무릎을 베고 누워 계시다고 하니까 정말 부러운데요.

-행복한 케이스인데요.

보통 아버지들이 퇴근해서, 은퇴를 안 했을 때도.

오랜만에 가령 일찍 들어오잖아요, 집에.

그럼 어머니하고 아들하고 딸하고 식탁에서 대화를 하고 있어요.

아버지가 들어와서 탁 던지는 말이 이번 주에 시험 잘 봤냐 이렇게 던져요.

그러면 다 사라져서 자기들 방으로 들어간답니다.

엄마는 안방으로 가고 아이들은 자기 방으로 가는데 아버지는 방이 없는 거예요.

아버지 방은 없는 거죠.

-그러니까 아버지 방은 거실이네요.

-그런데 거실에 있어야 거실에서 누군가 나오기를 기다리는 거예요.

아무도 놀아주지 않으니까.

그러니까 TV를 보고 있어야죠.

그런데 졸리니까 계속 리모콘은 어디로 도망가고 화장실 갈 때라도 거실을 지나가야 되니까.

그래서 그 거실이 그 집안의 플랫폼이라서 거기에서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TV를 보고 있다.

이런 분석을 한 경우가 있습니다.

-이승현 아나운서, 그런데 여성들은 안 그렇죠?-모임이 어마어마하죠.

아마 대표적인 모임 중에 요즘에는 산후조리원이 생기면서 가는 게 또 일상화되면 산후조리원 동기들간의 모임이 몇 년씩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가 해요.

-심지어 산후조리원 모임까지 있다.

-그리고 초등학교 들어가면 1학년 모임, 고등학교 반장 모임 해서 저희 어머니도 중고등학교 때 어머니들과 여행도 다녀오실 정도로 친하게 지내시거든요.

-같은 학부형들 모임들까지.

-그럼요.

쇼핑 모임이며 여러 가지 1 플러스 1을 사러가기 위해서 마트 모임도 생기고 저는 다미모라고 해서 다이어트를 함께하는 미녀들의 모임 이런 걸.

-이승현 씨가 다미모?-만들었는데 항상 다이어트는 못 하고 맛있는 거 먹었던 기억도 납니다.

-미인들은 맞아요.

-그것도...

-알겠습니다.

박사님.

여성들 얘기 들어보면 참 별 모임이 다 있는데 왜 남자들은 이런 모임도 못 만들었을까요.

-기본적으로 좀 다른 것 같아요.

여성들의 인간관계는 공감을 토대로 하거든요.

-공감.

-그러니까 여성들은 상대를 볼 때 그 사람과 무언을 공감할 수 있을까 먼저 생각하는 거죠.

그러니까 공감을 하고 그 공감 속에서 협력도 하고 경쟁도 하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언제나 그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요.

그러니까 어디를 가게 만드는 거죠.

-그러면 여성들이 사회적 능력이 남성보다 뛰어나네요.

-그럼요, 당연하죠.

그건 너무나 당연한 건데.

-그게 너무나 당연한 겁니까?

-왜냐하면 여성이 집안의 주인인 거예요,사실은.

그러니까 이런 거죠.

여성이 주인인데 남편이 밖에 나가서 돈을 벌어온 것뿐인데 남편은 거꾸로 생각하는 거죠.

내가 가장인데 가족들을 먹여살린다.

사실은 거꾸로 된 거거든요.

그러니까 여성들은 공감을 토대로 해서 인간관계를 형성하기 때문에 일과는 관계가 없어요.

그러니까 퇴직에 영향을 적게 받고.

그다음에 이 인간관계가 서로에게 도움이 되죠.

왜냐하면 공감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아픔을 나눌 수가 있잖아요.

기쁨도 나눌 수가 있고.

남자들은 혼자서 경쟁을 하기 때문에 나눌 대상이 없는 거죠.

-그런 주변에 아버지, 베이비부머 세대인 친구들이 많으니까 얘기를 해 보면 이렇게 자녀들한테 특히 표현을 하지 못하는 이유가 아버지의 아버지, 할아버지 세대에서 그런 자상하게 대하시는 법을 배우지 못해서 오히려 저희 아버지도 어머니께는 상당히 자상하시지만 저희한테는 좀 엄격하신 편이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좀 스키즈 세대, 낀 세대가 된 것 같아서 안타까운 마음도 듭니다.

-베이비부머 세대 안타까운 측면이 많이 있죠, 그렇죠?-그렇죠.

-전통적인 유교사회고 산업사회인데 그 사이에 끼다 보니까 급격히 변한 사회 속에서.

-그것도 있고 아까 말씀하셨지만 DNA상으로도 남자들이 작은 것에서 가치를 발견하는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집니다.

작은 데서 가치를 발견하지 못하니까 그런 작은 모임들을 만들어내기가 어렵고 가령 취미생활을 해도 등산을 해도 높은 산을 정복해야 되는.

그러니까 마라톤을 하면 마라톤에 중독되고 이런 경향들.

승부욕, 경쟁사회에서 자란 승부욕 그러면서 작은 것, 사사로운 것들의 가치들을 잘 캐치하지 못하는 이런 성격들을 갖고 있는 것 같아요.

-우리 탁 박사님 얘기를 쭉 들어보면 말씀을 들어보면 최근에 많이 빚어지고 있는 황혼이혼 문제 같은 경우도 바로 그런 것들이 원인이 돼서 빚어진 게 아닌가 싶은데.

이승현 아나운서 최근에 많이 늘어난 통계 혹시 좀 있습니까?

-1993년과 2010년을 비교한 자료가 있는데요.

숫자로 한번 보시죠.

93년에는 8.

6%로 낮았어요.

-황혼이혼이.

-그런데 2010년에 27.

3%인데 이게 어느 정도냐면 혼인 지속기간이 4년 이하인 신혼 이혼의 비준을 추월한 수준입니다, 황혼이혼이.

-그러네요.

-25%가 신혼이혼이었는데 27%가 황혼이혼인 거죠.

-이제 일본의 경우에 우리가 요즘 이런 얘기 많이 씁니다.

뭐냐면 젖은 낙엽처럼 딱 붙어서 절대로 움직이지 못하게 하겠다.

우리 남자들끼리 스스로 비하해서 쓰는 얘기기도 한데.

또는 여성들이 남자들을 남편들을 가지고 대형 쓰레기다 이런 얘기도 한다고 하는데 사실은 일본에서 이런 표현이 먼저 나왔고 고령화사회를 우리보다 빨리 겪었기 때문에 일본은 그럼 이런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고 있는가 궁금한데.

-일본 같은 경우에 1953년인가.

오즈 야스지로란 영화감독이 있는데 그 감독이 동경미학이라는 유명한 영화를 만들었어요.

그 영화가 전형적인 가족드라마거든요.

그런데 그 드라마는 우리의 입장에서 보면 굉장히 충격적인데요.

부모와 자식간이 사실은 서로 다른 개인이다라는 걸 보여줘요.

그러니까 우리처럼 끈끈한 정이라든가 이런 게 전혀 없어요.

서로에게 겉으로 형식적으로는 잘 대하지만 사실은 남으로 대하는.

그런데 그 영화에서 희망이 남아 있는 건 그래도 부부간은 아주 애틋해요.

그런데 요즘에 일본사회는 어떻게 됐냐면 그것마저 깨진 거죠.

일본 사회가 황혼이혼이 엄청나게 증가하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일본도 역시 파편화된 사회로 가고 있다.

더 이상 가정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이혼도 증가하고 자기 취향도 강해지는데 그 반대 급부는 외로움이죠.

그러니까 일본도 지금 가족을 회복하기 위해서 무지하게 애쓰고 있는 단계에 있죠.

-대안을 우리가 모색, 생각을 해 봐야 될 시간인데 이승현 아나운서.

-호남대 한혜경 교수가 베이비붐 세대 은퇴자 300여 명을 인터뷰해서 책을 만들었는데요.

남자가 은퇴할 때 후회하는 25가지.

어떤 내용이 있을까요.

동료와 후배들에게 좀 더 친절했였다면.

또 스스로를 돈 버는 기계로 만들지 않았다면 이런 후회를 한다고 하네요.

-남자들이 은퇴한 남성들이 후회하는 거 2가지 얘기해 주신 거고 또 어떤 게 있어요.

-자식에 대한 투자 상한선을 정했다면.

아내와 함께 노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면.

여자들처럼 사는 법을 배웠다면.

또 감정을 전하는 법을 미리 배웠다면.

이런 후회들을 한다고 하는데.

더 늦기 전에 이런 후회들 만들지 않는 방향으로 살아가면 더 좋겠죠.

-유 대표팀, 탁 박사님.

우리가 남자들이 후회하는 것 얘기를 들어봤는데 이런 후회하기 전에 이승현 아나운서도 있지만 후회하기 전에 어떻게 하면 이런 후회를 하지 않도록 해야 되는가 또 생각해야 되고 또 하나.

이미 이런 단계에 들어섰을 때 우리가 인간관계를 어떻게 회복을 하고 또 어떤 소외감, 고립감을 해소할 수 있게 여생을 정말 노후를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는지 한말씀씩 부탁드립니다.

-일단 베이비부머 세대뿐 아니라 현대사회의 핵심 시대정신 중 하나가 공감능력이잖아요.

공감능력을 키우지 않고는 외로워질 수밖에 없는 거죠.

-아까 여성들의 공감능력이 높다 그랬는데.

-남성들의 공감능력이 높아져야 사회 전체도 건강해지고 지금처럼 수직적인 관계가 계속 유지되기는 굉장히 어렵잖아요, 시대가.

그리고 최근 젊은이들, 베이비부머 세대 자녀들도 옛날처럼 스트롱한 그러니까 아주 강한 유대감보다는 좀 느슨한 관계들을 선호하고 있거든요.

그런 경향이 굉장히 뚜렷해요.

그래서 젊은 사람일수록 협업을 잘한다 이런 얘기를 많이 하죠.

그러니까 그런 것들.

가족관계도 너무 강하니까 깨지는 거거든요.

일상적으로 소통하면서 공감능력을 키워가면 그런 외로움도 덜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그렇군요.

-제 생각에는 은퇴하신 분들은 자기 잘못을 솔직하게 가족들한테 고백을 해요.

그게 없으면 시작이 안 되거든요.

잘못이 뭐냐하면 일이 인생의 전부인 줄 알았다.

그 일이란 건 인생의 전부일 뿐인데 내가 잘못 했다.

내 인생이 잘못됐다.

그러니까 내가 많은 잘못을 저질렀다.

-장롱으로 살아온 게 잘못이었다.

-잘못됐다.

솔직하게 그걸 가족들한테 얘기해야 돼요.

그런데 나는 그런 마음을 감추고서 얘기하지만 절대 안 먹히죠.

그러니까 일단은 잘못했다.

내가 잘못 생각한 것이다.

내 인생이 이런 면에서 잘못됐으니까 앞으로 내가 잘살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얘기를 하면 당연히 도와줄 거라고 생각해요.

-그렇죠.

가족들이 같이 나와서 그야말로 소통하고 공감하면 많이 좋아지겠죠.

저희들이 지난 오늘까지 세 번 베이비부머 세대 한국의 어떻게 보면 전근대 사회에서 아주 발달된 고도산업사회까지 성장기 주역이었는데 이 주역들이 은퇴하고 나서 느끼는 외로움 또 앞으로 남은 길게는 한 30년 정도를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하는 말씀이 아주 중요했던 것 같습니다.

소통과 공감능력을 높이고 내가 얼마나 외롭고 힘든지 솔직하게 털어놓고 가족과 주위 사람들한테 도움을 구하면 편안한 노후를 잘 살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오늘 도움말씀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얼마 전에 일본의 자살예방 캠페인을 제가 본 적이 있습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구박당하는 신데렐라, 개구리가 된 왕자.

모든 동화의 전반부는 우울하기 짝이 없죠.

하지만 동화의 앞부분만 읽은 사람은 없습니다.

후반부에 펼쳐질 멋진 반전이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인생이 갑갑해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는 이들에게 캠페인은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인생의 멋진 일은 대부분 후반부에 일어난다 이런 얘기입니다.

오늘의 한 곡은 김동률의 출발입니다.

이 음악 들으시면서 새로운 출발을 꿈꾸시기 바랍니다.

활기찬 주말 보내시고요.

저희는 다음 주에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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