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북한] 김정은 집권 3년, ‘유일 권력 강화’ 속도전
입력 2014.11.15 (08:06)
수정 2014.11.15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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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북한 내부를 심층 분석하는 클로즈업 북한입니다.
김정일 사망 3주기와 김정은 집권 3주년을 한 달 앞두고 북한이 체제 단속과 김정은 유일체제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장기간 칩거를 마친 김정은은 직접 곳곳을 현지지도하며 이를 주도하고 있는데요.
김정을 추모 분위기를 김정은 권력강화로 연결시키고 있는 북한의 움직임을 클로즈업 북한에서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화려한 꽃단장을 한 버스들이 평양 시내를 누비는 이색적인 장면이 북한 TV에 방영됐다.
알록달록한 한복을 단체로 차려입은 어린 아이들의 들뜬 표정도 눈길을 사로잡았다.
<녹취> "새집에 갑니다! 정말 좋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 7일) : "경애하는 김정은 원수님께서 두 번씩이나 뽀뽀해 주셨습니다. 부모 없는 원아들에게 제일 좋은 집을 안겨 주시기 위해 그토록 마음 쓰시던 자애로운 원수님의 사랑을 싣고 축복을 싣고……."
지난 6일, 대동강변에 새로 완공된 고아양육시설인 ‘평양육아원, 애육원’ 입주를 기념해 열린 행사의 한 장면이다.
아이들은 김정은 일가에게 깍듯하게 감사를 표했고, 노래와 연주를 하며 축하 공연도 벌였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지난 2월, 새로운 건물을 짓도록 지시를 내렸는데, 두 차례나 건설현장을 방문하며 부모 잃은 아이들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쏟았다.
40일간의 장기 칩거를 끝낸 김정은이 첫 등장한 장소도 과학자들을 위해 새로 건설된 주택단지였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 10일) : "경애하는 김정은 원수님께서는 새로 일떠선 위성과학자주택지구를 현지지도 하셨습니다."
‘위성과학자 주택지구’ 역시 김정은의 직접 지시에 따라 건설된 과학 기술자들의 복지시설로 학교와 병원 등 각종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뿐만 아니라 김정은은 4개월 만에 평안남도 연풍호에 완공된 ‘연풍 과학자 휴양소’도 시찰하며 과학자들에 대한 관심을 이어갔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 10일) : "연풍과학자휴양소는 위대한 수령님과 위대한 장군님의 숭고한 뜻을 받들어 당에서 우리의 과학자들을 위해 마련한 금방석이라고 그들이 이곳에서 마음껏 휴식하며 쌓였던 피로를 풀면서 사회주의 부귀영화를 누리게 하자고……."
<인터뷰> 남성욱(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 "매우 정돈되고 깔끔한 모습의 주택단지를 자신이 건설했다는 것을 인민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이죠. 자신은 경제를 살리는 지도자고, 인민들의 의식주, 먹고 사는 문제, 거주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 있고, 또 미래 비전도 있는 지도자라 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장기 잠행으로 북한 체제에 대한 각종 억측들이 난무하자, 이를 잠재우려는 듯 김정은은 재등장 이후, 공개 행보에 속도를 가했다.
위성과학주택지구 방문으로 시작된 현지지도는 지난 한 달 여 간 총 15회, 이틀에 한 번꼴로 이어졌고, 김정은의 시찰 장면을 담은 사진과 영상은 시시각각 방송됐다.
군사 훈련 지도에 이어 각종 대회에서 공을 세운 체육인들을 격려했고, 각 분야의 신축 건물과 의약품과 양묘장 등을 찾아 주민들의 생활에도 신경을 쓰는 모습을 연출했다.
건강 이상을 드러내지 않는 다른 독재자들과 달리 김정은은 지팡이를 짚고, 발을 저는 모습까지 서슴없이 드러냈다.
<인터뷰> 정성장(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주민들에게 김정은이 몸이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국가와 인민을 위해서 헌신을 하고 있다는 그런 이미지를 보여 주기 위한 것이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 아픈 몸, 불편한 몸에도 불구하고 각종 현지 지도를 계속하고 있는 것은 간부들에게 김정은처럼 따라 배우라는 그런 메시지를 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불편한 몸에도 공개 행보를 재개한 김정은을 주민들이 감격하며 반기고 있다고 강조하는 글이 노동신문에 실리기도 했다.
최룡해 국가체육지도원장은 최근 김정은의 15회 공개행보 가운데, 열 한차례나 동행하며 ‘항일빨치산’의 후계자로서 북한 내 입지를 과시하고 있다.
황병서가 8회에 불과한 것과는 확연한 차이가 난다.
<인터뷰> 정성장(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과거 백두혈통인 김경희가 김정은의 권력을 공고화하는 데서 핵심 역할을 했던 것처럼 지금은 항일빨치산 2세를 대표하는 최룡해가 항일빨치산 3세인 김정은을 보좌하는 그런 구도가 구축되었다라고 해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 7일) : "조국의 하늘과 땅, 바다를 철벽으로 지키고 강성 국가 건설에 주요 전구(역)마다에서 기적과 위훈을 떨쳐가고 있는 크나큰 긍지안고 대회장으로 달려온 대대장, 대대정치지도원들!"
지난 3일과 4일, 북한에서 역대 세 번째로 열린 ‘인민군 대대장, 대대정치지도원대회’엔 김정은은 지팡이를 버리고 등장했다.
최대 2만 5천 명을 수용할 수 있는 평양체육관을 꽉 채운 군인들의 모습이 압도적으로 느껴진다.
김정은은 이날 공로를 세운 군인들에게 ‘노력 영웅’ 칭호와 국기훈장 1급을 수여했는데, 군의 사기를 높여 충성심을 이끌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대회가 끝나고 사흘 뒤, 군인들은 금수산태양궁전 앞에 모여 별도로 김정은에 대한 충성맹세 결의대회를 열기도 했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 8일) :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김정은 동지께 다진 맹세를 끝까지 지키자!"
군 지휘관 대회뿐만 아니라 처음으로 청년동맹대회가 개최됐고, 농민과 예술인을 비롯한 각종 기층조직대회가 김정은 집권 이후 지금까지 무려 서른 차례 넘게 열렸다.
<녹취> 현송월(모란봉악단장/지난 5월/제 9차 전국예술인대회) : "위대한 김정은 시대의 명작을 내놓을 야심과 포부를 지닌 예술가라면 우리 원수님의 이상과 열정을 닮고 우리 원수님처럼 살며 싸우는 병사가 되고 투사가 돼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북한 내부의 바닥 민심을 사로잡고 지도력을 과시하기 위해 대규모 행사를 자주 여는 것으로 보인다.
<인터뷰> 고영환(국가안보전략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사상일꾼대회도 했고, 세포비서대회도 했고, 중대장대회도 했고, 대대장대회도 했는데. 각종 대회들을 계속 하는 것은 역시 대회 참가자 들을 불러다가 한 자리에 모아놓고 잘 먹이고, 기념사진을 찍고, 자기 육성을 들려주면 아무래 도 감동을 받게 되어 있겠죠. 그러니까 세포비서를 비롯해서 각 분야의 기초적인 분야부터 장악을 하겠다는 의미가 굉장히 강한 것 같고요."
조직 단속을 강화하고 북한 내부 계층마다 충성심을 이끌어내 권력 기반의 안정화를 노린다는 분석이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 9일) : "우리 나라의 엄윤철 선수가 8일 2014년 세계력기선수권대회에서 영예의 금메달을 쟁취함으로써 2중 세계선수권을 보유했습니다."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세계신기록을 세운 엄윤철 등 북한 선수들이 최근 열린 세계역도선수권대회에서도 잇따라 금메달을 따냈다.
김정은 정권은 체육강국 건설을 모토로 집중적인 투자를 통해 선수들의 기량을 향상시켰고, 국제무대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북한은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12년 만에 10위권 진입에도 성공했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달 5일) : "자랑스러운 금메달의 주인공들, 조국과 인민이 사랑하는 낯익은 얼굴들이 승리의 희열에 넘쳐 조국 땅을 밟고 있습니다."
‘시상대 높이가 곧 국가의 높이’라고 강조하며 내부 결속과 체제 과시 수단으로 스포츠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김정은은 집권 3년 동안 마식령 스키장, 문수 물놀이장 등 대형 위락시설과 주민 편의 시설 건축에 주력하는 한편, 각종 스포츠 대회에서의 입상 성적까지도 자신의 업적으로 연결시키는 통치 행위로 적극적으로 활용해왔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해 11월) : "모두 다 최고사령관 동지의 탁월하고 세련된 령도 따라 이 땅위에 김정은백두산대국을 일떠세우기 위하여……."
<녹취> 조선중앙TV (지난 7일) : "이 땅위에 김정은백두산대국을 하루빨리 일떠세우기 위하여 힘차게 싸워 나가자고 강조했습니다."
‘김정은백두산대국’ '김정은강성조선' '김정은혁명강군'
최근 들어 북한 사회에 등장한 신조어들로 지난해 장성택 처형을 전후해 주로 군부 인사들이 언급하면서 점차 공식화되고 있는 표현들이다.
지난 12일, 노동신문엔 김정은을 칭송하는 장문의 글이 1면 전체에 실렸는데, 집권 3년간의 업적을 부각시키며 김정은을 '위대한 지도자'로 강조했다.
다음 달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3주기이자, 김정은 제1위원장이 북한의 최고지도자에 오른 지 3주년이 된다.
이에 따라, 북한 내부를 단속하고 김정은의 유일권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들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김일성 주석이 사망한 지, 3년 이후에 당 총비서에 오르며 권력 승계에 나섰지만, 김정은은 김정일이 사망한 지 불과 13일 만에 인민군 최고사령관에 올랐다.
권력을 이양받는 데 30여 년의 준비기간이 필요했던 아버지와는 달리, 김정은은 후계자 준비기간도 짧았고, 빠른 시일 내에 1인 권력을 강화하기 위해, 다방면에서 속도전을 내고 있다.
김정은의 집권 3주년은 유일권력을 공고화하는 측면에서, 중요한 고비가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인터뷰> 고영환(국가안보전략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겉으로 보면 안정이 되어 있고 지금 막 경직될 정도로 충성을 하고 있다고 표현을 할 수 있지만, 내부적으로 보면 주민들의 마음이나 당 정부 고위간부들의 마음이 떠났다. 전반적인 안정 속에서 불안 정도가 높아지고 있다."
<인터뷰> 남성욱(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 "권력을 안정시키는 5년의 골든타임에서 3년 후반기인 금년은 매우 중요한 한 해라고 볼 수 있고요. 내년, 후년에 2년 동안에 권력을 공고화시키지 못한다면 이 수면 위로 불안정 요인이 떠오르면서 권력 불안 요인이 가속화될 수 있다."
김정일 사망 3주년, 김정은 집권 3년을 앞두고, 북한은 그 어느 때보다 김씨 일가에 대한 우상화를 본격화하며 김정은 유일권력 체제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아직 수면위로 드러나지 않는 북한 내부의 움직임과 김정은 정권에 대한 평가는 앞으로의 행보에 달려있다.
북한 내부를 심층 분석하는 클로즈업 북한입니다.
김정일 사망 3주기와 김정은 집권 3주년을 한 달 앞두고 북한이 체제 단속과 김정은 유일체제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장기간 칩거를 마친 김정은은 직접 곳곳을 현지지도하며 이를 주도하고 있는데요.
김정을 추모 분위기를 김정은 권력강화로 연결시키고 있는 북한의 움직임을 클로즈업 북한에서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화려한 꽃단장을 한 버스들이 평양 시내를 누비는 이색적인 장면이 북한 TV에 방영됐다.
알록달록한 한복을 단체로 차려입은 어린 아이들의 들뜬 표정도 눈길을 사로잡았다.
<녹취> "새집에 갑니다! 정말 좋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 7일) : "경애하는 김정은 원수님께서 두 번씩이나 뽀뽀해 주셨습니다. 부모 없는 원아들에게 제일 좋은 집을 안겨 주시기 위해 그토록 마음 쓰시던 자애로운 원수님의 사랑을 싣고 축복을 싣고……."
지난 6일, 대동강변에 새로 완공된 고아양육시설인 ‘평양육아원, 애육원’ 입주를 기념해 열린 행사의 한 장면이다.
아이들은 김정은 일가에게 깍듯하게 감사를 표했고, 노래와 연주를 하며 축하 공연도 벌였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지난 2월, 새로운 건물을 짓도록 지시를 내렸는데, 두 차례나 건설현장을 방문하며 부모 잃은 아이들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쏟았다.
40일간의 장기 칩거를 끝낸 김정은이 첫 등장한 장소도 과학자들을 위해 새로 건설된 주택단지였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 10일) : "경애하는 김정은 원수님께서는 새로 일떠선 위성과학자주택지구를 현지지도 하셨습니다."
‘위성과학자 주택지구’ 역시 김정은의 직접 지시에 따라 건설된 과학 기술자들의 복지시설로 학교와 병원 등 각종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뿐만 아니라 김정은은 4개월 만에 평안남도 연풍호에 완공된 ‘연풍 과학자 휴양소’도 시찰하며 과학자들에 대한 관심을 이어갔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 10일) : "연풍과학자휴양소는 위대한 수령님과 위대한 장군님의 숭고한 뜻을 받들어 당에서 우리의 과학자들을 위해 마련한 금방석이라고 그들이 이곳에서 마음껏 휴식하며 쌓였던 피로를 풀면서 사회주의 부귀영화를 누리게 하자고……."
<인터뷰> 남성욱(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 "매우 정돈되고 깔끔한 모습의 주택단지를 자신이 건설했다는 것을 인민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이죠. 자신은 경제를 살리는 지도자고, 인민들의 의식주, 먹고 사는 문제, 거주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 있고, 또 미래 비전도 있는 지도자라 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장기 잠행으로 북한 체제에 대한 각종 억측들이 난무하자, 이를 잠재우려는 듯 김정은은 재등장 이후, 공개 행보에 속도를 가했다.
위성과학주택지구 방문으로 시작된 현지지도는 지난 한 달 여 간 총 15회, 이틀에 한 번꼴로 이어졌고, 김정은의 시찰 장면을 담은 사진과 영상은 시시각각 방송됐다.
군사 훈련 지도에 이어 각종 대회에서 공을 세운 체육인들을 격려했고, 각 분야의 신축 건물과 의약품과 양묘장 등을 찾아 주민들의 생활에도 신경을 쓰는 모습을 연출했다.
건강 이상을 드러내지 않는 다른 독재자들과 달리 김정은은 지팡이를 짚고, 발을 저는 모습까지 서슴없이 드러냈다.
<인터뷰> 정성장(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주민들에게 김정은이 몸이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국가와 인민을 위해서 헌신을 하고 있다는 그런 이미지를 보여 주기 위한 것이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 아픈 몸, 불편한 몸에도 불구하고 각종 현지 지도를 계속하고 있는 것은 간부들에게 김정은처럼 따라 배우라는 그런 메시지를 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불편한 몸에도 공개 행보를 재개한 김정은을 주민들이 감격하며 반기고 있다고 강조하는 글이 노동신문에 실리기도 했다.
최룡해 국가체육지도원장은 최근 김정은의 15회 공개행보 가운데, 열 한차례나 동행하며 ‘항일빨치산’의 후계자로서 북한 내 입지를 과시하고 있다.
황병서가 8회에 불과한 것과는 확연한 차이가 난다.
<인터뷰> 정성장(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과거 백두혈통인 김경희가 김정은의 권력을 공고화하는 데서 핵심 역할을 했던 것처럼 지금은 항일빨치산 2세를 대표하는 최룡해가 항일빨치산 3세인 김정은을 보좌하는 그런 구도가 구축되었다라고 해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 7일) : "조국의 하늘과 땅, 바다를 철벽으로 지키고 강성 국가 건설에 주요 전구(역)마다에서 기적과 위훈을 떨쳐가고 있는 크나큰 긍지안고 대회장으로 달려온 대대장, 대대정치지도원들!"
지난 3일과 4일, 북한에서 역대 세 번째로 열린 ‘인민군 대대장, 대대정치지도원대회’엔 김정은은 지팡이를 버리고 등장했다.
최대 2만 5천 명을 수용할 수 있는 평양체육관을 꽉 채운 군인들의 모습이 압도적으로 느껴진다.
김정은은 이날 공로를 세운 군인들에게 ‘노력 영웅’ 칭호와 국기훈장 1급을 수여했는데, 군의 사기를 높여 충성심을 이끌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대회가 끝나고 사흘 뒤, 군인들은 금수산태양궁전 앞에 모여 별도로 김정은에 대한 충성맹세 결의대회를 열기도 했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 8일) :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김정은 동지께 다진 맹세를 끝까지 지키자!"
군 지휘관 대회뿐만 아니라 처음으로 청년동맹대회가 개최됐고, 농민과 예술인을 비롯한 각종 기층조직대회가 김정은 집권 이후 지금까지 무려 서른 차례 넘게 열렸다.
<녹취> 현송월(모란봉악단장/지난 5월/제 9차 전국예술인대회) : "위대한 김정은 시대의 명작을 내놓을 야심과 포부를 지닌 예술가라면 우리 원수님의 이상과 열정을 닮고 우리 원수님처럼 살며 싸우는 병사가 되고 투사가 돼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북한 내부의 바닥 민심을 사로잡고 지도력을 과시하기 위해 대규모 행사를 자주 여는 것으로 보인다.
<인터뷰> 고영환(국가안보전략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사상일꾼대회도 했고, 세포비서대회도 했고, 중대장대회도 했고, 대대장대회도 했는데. 각종 대회들을 계속 하는 것은 역시 대회 참가자 들을 불러다가 한 자리에 모아놓고 잘 먹이고, 기념사진을 찍고, 자기 육성을 들려주면 아무래 도 감동을 받게 되어 있겠죠. 그러니까 세포비서를 비롯해서 각 분야의 기초적인 분야부터 장악을 하겠다는 의미가 굉장히 강한 것 같고요."
조직 단속을 강화하고 북한 내부 계층마다 충성심을 이끌어내 권력 기반의 안정화를 노린다는 분석이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 9일) : "우리 나라의 엄윤철 선수가 8일 2014년 세계력기선수권대회에서 영예의 금메달을 쟁취함으로써 2중 세계선수권을 보유했습니다."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세계신기록을 세운 엄윤철 등 북한 선수들이 최근 열린 세계역도선수권대회에서도 잇따라 금메달을 따냈다.
김정은 정권은 체육강국 건설을 모토로 집중적인 투자를 통해 선수들의 기량을 향상시켰고, 국제무대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북한은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12년 만에 10위권 진입에도 성공했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달 5일) : "자랑스러운 금메달의 주인공들, 조국과 인민이 사랑하는 낯익은 얼굴들이 승리의 희열에 넘쳐 조국 땅을 밟고 있습니다."
‘시상대 높이가 곧 국가의 높이’라고 강조하며 내부 결속과 체제 과시 수단으로 스포츠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김정은은 집권 3년 동안 마식령 스키장, 문수 물놀이장 등 대형 위락시설과 주민 편의 시설 건축에 주력하는 한편, 각종 스포츠 대회에서의 입상 성적까지도 자신의 업적으로 연결시키는 통치 행위로 적극적으로 활용해왔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해 11월) : "모두 다 최고사령관 동지의 탁월하고 세련된 령도 따라 이 땅위에 김정은백두산대국을 일떠세우기 위하여……."
<녹취> 조선중앙TV (지난 7일) : "이 땅위에 김정은백두산대국을 하루빨리 일떠세우기 위하여 힘차게 싸워 나가자고 강조했습니다."
‘김정은백두산대국’ '김정은강성조선' '김정은혁명강군'
최근 들어 북한 사회에 등장한 신조어들로 지난해 장성택 처형을 전후해 주로 군부 인사들이 언급하면서 점차 공식화되고 있는 표현들이다.
지난 12일, 노동신문엔 김정은을 칭송하는 장문의 글이 1면 전체에 실렸는데, 집권 3년간의 업적을 부각시키며 김정은을 '위대한 지도자'로 강조했다.
다음 달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3주기이자, 김정은 제1위원장이 북한의 최고지도자에 오른 지 3주년이 된다.
이에 따라, 북한 내부를 단속하고 김정은의 유일권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들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김일성 주석이 사망한 지, 3년 이후에 당 총비서에 오르며 권력 승계에 나섰지만, 김정은은 김정일이 사망한 지 불과 13일 만에 인민군 최고사령관에 올랐다.
권력을 이양받는 데 30여 년의 준비기간이 필요했던 아버지와는 달리, 김정은은 후계자 준비기간도 짧았고, 빠른 시일 내에 1인 권력을 강화하기 위해, 다방면에서 속도전을 내고 있다.
김정은의 집권 3주년은 유일권력을 공고화하는 측면에서, 중요한 고비가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인터뷰> 고영환(국가안보전략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겉으로 보면 안정이 되어 있고 지금 막 경직될 정도로 충성을 하고 있다고 표현을 할 수 있지만, 내부적으로 보면 주민들의 마음이나 당 정부 고위간부들의 마음이 떠났다. 전반적인 안정 속에서 불안 정도가 높아지고 있다."
<인터뷰> 남성욱(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 "권력을 안정시키는 5년의 골든타임에서 3년 후반기인 금년은 매우 중요한 한 해라고 볼 수 있고요. 내년, 후년에 2년 동안에 권력을 공고화시키지 못한다면 이 수면 위로 불안정 요인이 떠오르면서 권력 불안 요인이 가속화될 수 있다."
김정일 사망 3주년, 김정은 집권 3년을 앞두고, 북한은 그 어느 때보다 김씨 일가에 대한 우상화를 본격화하며 김정은 유일권력 체제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아직 수면위로 드러나지 않는 북한 내부의 움직임과 김정은 정권에 대한 평가는 앞으로의 행보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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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로즈업 북한] 김정은 집권 3년, ‘유일 권력 강화’ 속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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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4-11-15 08:15:14
- 수정2014-11-15 08:2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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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내부를 심층 분석하는 클로즈업 북한입니다.
김정일 사망 3주기와 김정은 집권 3주년을 한 달 앞두고 북한이 체제 단속과 김정은 유일체제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장기간 칩거를 마친 김정은은 직접 곳곳을 현지지도하며 이를 주도하고 있는데요.
김정을 추모 분위기를 김정은 권력강화로 연결시키고 있는 북한의 움직임을 클로즈업 북한에서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화려한 꽃단장을 한 버스들이 평양 시내를 누비는 이색적인 장면이 북한 TV에 방영됐다.
알록달록한 한복을 단체로 차려입은 어린 아이들의 들뜬 표정도 눈길을 사로잡았다.
<녹취> "새집에 갑니다! 정말 좋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 7일) : "경애하는 김정은 원수님께서 두 번씩이나 뽀뽀해 주셨습니다. 부모 없는 원아들에게 제일 좋은 집을 안겨 주시기 위해 그토록 마음 쓰시던 자애로운 원수님의 사랑을 싣고 축복을 싣고……."
지난 6일, 대동강변에 새로 완공된 고아양육시설인 ‘평양육아원, 애육원’ 입주를 기념해 열린 행사의 한 장면이다.
아이들은 김정은 일가에게 깍듯하게 감사를 표했고, 노래와 연주를 하며 축하 공연도 벌였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지난 2월, 새로운 건물을 짓도록 지시를 내렸는데, 두 차례나 건설현장을 방문하며 부모 잃은 아이들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쏟았다.
40일간의 장기 칩거를 끝낸 김정은이 첫 등장한 장소도 과학자들을 위해 새로 건설된 주택단지였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 10일) : "경애하는 김정은 원수님께서는 새로 일떠선 위성과학자주택지구를 현지지도 하셨습니다."
‘위성과학자 주택지구’ 역시 김정은의 직접 지시에 따라 건설된 과학 기술자들의 복지시설로 학교와 병원 등 각종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뿐만 아니라 김정은은 4개월 만에 평안남도 연풍호에 완공된 ‘연풍 과학자 휴양소’도 시찰하며 과학자들에 대한 관심을 이어갔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 10일) : "연풍과학자휴양소는 위대한 수령님과 위대한 장군님의 숭고한 뜻을 받들어 당에서 우리의 과학자들을 위해 마련한 금방석이라고 그들이 이곳에서 마음껏 휴식하며 쌓였던 피로를 풀면서 사회주의 부귀영화를 누리게 하자고……."
<인터뷰> 남성욱(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 "매우 정돈되고 깔끔한 모습의 주택단지를 자신이 건설했다는 것을 인민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이죠. 자신은 경제를 살리는 지도자고, 인민들의 의식주, 먹고 사는 문제, 거주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 있고, 또 미래 비전도 있는 지도자라 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장기 잠행으로 북한 체제에 대한 각종 억측들이 난무하자, 이를 잠재우려는 듯 김정은은 재등장 이후, 공개 행보에 속도를 가했다.
위성과학주택지구 방문으로 시작된 현지지도는 지난 한 달 여 간 총 15회, 이틀에 한 번꼴로 이어졌고, 김정은의 시찰 장면을 담은 사진과 영상은 시시각각 방송됐다.
군사 훈련 지도에 이어 각종 대회에서 공을 세운 체육인들을 격려했고, 각 분야의 신축 건물과 의약품과 양묘장 등을 찾아 주민들의 생활에도 신경을 쓰는 모습을 연출했다.
건강 이상을 드러내지 않는 다른 독재자들과 달리 김정은은 지팡이를 짚고, 발을 저는 모습까지 서슴없이 드러냈다.
<인터뷰> 정성장(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주민들에게 김정은이 몸이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국가와 인민을 위해서 헌신을 하고 있다는 그런 이미지를 보여 주기 위한 것이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 아픈 몸, 불편한 몸에도 불구하고 각종 현지 지도를 계속하고 있는 것은 간부들에게 김정은처럼 따라 배우라는 그런 메시지를 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불편한 몸에도 공개 행보를 재개한 김정은을 주민들이 감격하며 반기고 있다고 강조하는 글이 노동신문에 실리기도 했다.
최룡해 국가체육지도원장은 최근 김정은의 15회 공개행보 가운데, 열 한차례나 동행하며 ‘항일빨치산’의 후계자로서 북한 내 입지를 과시하고 있다.
황병서가 8회에 불과한 것과는 확연한 차이가 난다.
<인터뷰> 정성장(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과거 백두혈통인 김경희가 김정은의 권력을 공고화하는 데서 핵심 역할을 했던 것처럼 지금은 항일빨치산 2세를 대표하는 최룡해가 항일빨치산 3세인 김정은을 보좌하는 그런 구도가 구축되었다라고 해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 7일) : "조국의 하늘과 땅, 바다를 철벽으로 지키고 강성 국가 건설에 주요 전구(역)마다에서 기적과 위훈을 떨쳐가고 있는 크나큰 긍지안고 대회장으로 달려온 대대장, 대대정치지도원들!"
지난 3일과 4일, 북한에서 역대 세 번째로 열린 ‘인민군 대대장, 대대정치지도원대회’엔 김정은은 지팡이를 버리고 등장했다.
최대 2만 5천 명을 수용할 수 있는 평양체육관을 꽉 채운 군인들의 모습이 압도적으로 느껴진다.
김정은은 이날 공로를 세운 군인들에게 ‘노력 영웅’ 칭호와 국기훈장 1급을 수여했는데, 군의 사기를 높여 충성심을 이끌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대회가 끝나고 사흘 뒤, 군인들은 금수산태양궁전 앞에 모여 별도로 김정은에 대한 충성맹세 결의대회를 열기도 했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 8일) :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김정은 동지께 다진 맹세를 끝까지 지키자!"
군 지휘관 대회뿐만 아니라 처음으로 청년동맹대회가 개최됐고, 농민과 예술인을 비롯한 각종 기층조직대회가 김정은 집권 이후 지금까지 무려 서른 차례 넘게 열렸다.
<녹취> 현송월(모란봉악단장/지난 5월/제 9차 전국예술인대회) : "위대한 김정은 시대의 명작을 내놓을 야심과 포부를 지닌 예술가라면 우리 원수님의 이상과 열정을 닮고 우리 원수님처럼 살며 싸우는 병사가 되고 투사가 돼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북한 내부의 바닥 민심을 사로잡고 지도력을 과시하기 위해 대규모 행사를 자주 여는 것으로 보인다.
<인터뷰> 고영환(국가안보전략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사상일꾼대회도 했고, 세포비서대회도 했고, 중대장대회도 했고, 대대장대회도 했는데. 각종 대회들을 계속 하는 것은 역시 대회 참가자 들을 불러다가 한 자리에 모아놓고 잘 먹이고, 기념사진을 찍고, 자기 육성을 들려주면 아무래 도 감동을 받게 되어 있겠죠. 그러니까 세포비서를 비롯해서 각 분야의 기초적인 분야부터 장악을 하겠다는 의미가 굉장히 강한 것 같고요."
조직 단속을 강화하고 북한 내부 계층마다 충성심을 이끌어내 권력 기반의 안정화를 노린다는 분석이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 9일) : "우리 나라의 엄윤철 선수가 8일 2014년 세계력기선수권대회에서 영예의 금메달을 쟁취함으로써 2중 세계선수권을 보유했습니다."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세계신기록을 세운 엄윤철 등 북한 선수들이 최근 열린 세계역도선수권대회에서도 잇따라 금메달을 따냈다.
김정은 정권은 체육강국 건설을 모토로 집중적인 투자를 통해 선수들의 기량을 향상시켰고, 국제무대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북한은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12년 만에 10위권 진입에도 성공했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달 5일) : "자랑스러운 금메달의 주인공들, 조국과 인민이 사랑하는 낯익은 얼굴들이 승리의 희열에 넘쳐 조국 땅을 밟고 있습니다."
‘시상대 높이가 곧 국가의 높이’라고 강조하며 내부 결속과 체제 과시 수단으로 스포츠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김정은은 집권 3년 동안 마식령 스키장, 문수 물놀이장 등 대형 위락시설과 주민 편의 시설 건축에 주력하는 한편, 각종 스포츠 대회에서의 입상 성적까지도 자신의 업적으로 연결시키는 통치 행위로 적극적으로 활용해왔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해 11월) : "모두 다 최고사령관 동지의 탁월하고 세련된 령도 따라 이 땅위에 김정은백두산대국을 일떠세우기 위하여……."
<녹취> 조선중앙TV (지난 7일) : "이 땅위에 김정은백두산대국을 하루빨리 일떠세우기 위하여 힘차게 싸워 나가자고 강조했습니다."
‘김정은백두산대국’ '김정은강성조선' '김정은혁명강군'
최근 들어 북한 사회에 등장한 신조어들로 지난해 장성택 처형을 전후해 주로 군부 인사들이 언급하면서 점차 공식화되고 있는 표현들이다.
지난 12일, 노동신문엔 김정은을 칭송하는 장문의 글이 1면 전체에 실렸는데, 집권 3년간의 업적을 부각시키며 김정은을 '위대한 지도자'로 강조했다.
다음 달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3주기이자, 김정은 제1위원장이 북한의 최고지도자에 오른 지 3주년이 된다.
이에 따라, 북한 내부를 단속하고 김정은의 유일권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들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김일성 주석이 사망한 지, 3년 이후에 당 총비서에 오르며 권력 승계에 나섰지만, 김정은은 김정일이 사망한 지 불과 13일 만에 인민군 최고사령관에 올랐다.
권력을 이양받는 데 30여 년의 준비기간이 필요했던 아버지와는 달리, 김정은은 후계자 준비기간도 짧았고, 빠른 시일 내에 1인 권력을 강화하기 위해, 다방면에서 속도전을 내고 있다.
김정은의 집권 3주년은 유일권력을 공고화하는 측면에서, 중요한 고비가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인터뷰> 고영환(국가안보전략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겉으로 보면 안정이 되어 있고 지금 막 경직될 정도로 충성을 하고 있다고 표현을 할 수 있지만, 내부적으로 보면 주민들의 마음이나 당 정부 고위간부들의 마음이 떠났다. 전반적인 안정 속에서 불안 정도가 높아지고 있다."
<인터뷰> 남성욱(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 "권력을 안정시키는 5년의 골든타임에서 3년 후반기인 금년은 매우 중요한 한 해라고 볼 수 있고요. 내년, 후년에 2년 동안에 권력을 공고화시키지 못한다면 이 수면 위로 불안정 요인이 떠오르면서 권력 불안 요인이 가속화될 수 있다."
김정일 사망 3주년, 김정은 집권 3년을 앞두고, 북한은 그 어느 때보다 김씨 일가에 대한 우상화를 본격화하며 김정은 유일권력 체제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아직 수면위로 드러나지 않는 북한 내부의 움직임과 김정은 정권에 대한 평가는 앞으로의 행보에 달려있다.
북한 내부를 심층 분석하는 클로즈업 북한입니다.
김정일 사망 3주기와 김정은 집권 3주년을 한 달 앞두고 북한이 체제 단속과 김정은 유일체제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장기간 칩거를 마친 김정은은 직접 곳곳을 현지지도하며 이를 주도하고 있는데요.
김정을 추모 분위기를 김정은 권력강화로 연결시키고 있는 북한의 움직임을 클로즈업 북한에서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화려한 꽃단장을 한 버스들이 평양 시내를 누비는 이색적인 장면이 북한 TV에 방영됐다.
알록달록한 한복을 단체로 차려입은 어린 아이들의 들뜬 표정도 눈길을 사로잡았다.
<녹취> "새집에 갑니다! 정말 좋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 7일) : "경애하는 김정은 원수님께서 두 번씩이나 뽀뽀해 주셨습니다. 부모 없는 원아들에게 제일 좋은 집을 안겨 주시기 위해 그토록 마음 쓰시던 자애로운 원수님의 사랑을 싣고 축복을 싣고……."
지난 6일, 대동강변에 새로 완공된 고아양육시설인 ‘평양육아원, 애육원’ 입주를 기념해 열린 행사의 한 장면이다.
아이들은 김정은 일가에게 깍듯하게 감사를 표했고, 노래와 연주를 하며 축하 공연도 벌였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지난 2월, 새로운 건물을 짓도록 지시를 내렸는데, 두 차례나 건설현장을 방문하며 부모 잃은 아이들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쏟았다.
40일간의 장기 칩거를 끝낸 김정은이 첫 등장한 장소도 과학자들을 위해 새로 건설된 주택단지였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 10일) : "경애하는 김정은 원수님께서는 새로 일떠선 위성과학자주택지구를 현지지도 하셨습니다."
‘위성과학자 주택지구’ 역시 김정은의 직접 지시에 따라 건설된 과학 기술자들의 복지시설로 학교와 병원 등 각종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뿐만 아니라 김정은은 4개월 만에 평안남도 연풍호에 완공된 ‘연풍 과학자 휴양소’도 시찰하며 과학자들에 대한 관심을 이어갔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 10일) : "연풍과학자휴양소는 위대한 수령님과 위대한 장군님의 숭고한 뜻을 받들어 당에서 우리의 과학자들을 위해 마련한 금방석이라고 그들이 이곳에서 마음껏 휴식하며 쌓였던 피로를 풀면서 사회주의 부귀영화를 누리게 하자고……."
<인터뷰> 남성욱(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 "매우 정돈되고 깔끔한 모습의 주택단지를 자신이 건설했다는 것을 인민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이죠. 자신은 경제를 살리는 지도자고, 인민들의 의식주, 먹고 사는 문제, 거주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 있고, 또 미래 비전도 있는 지도자라 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장기 잠행으로 북한 체제에 대한 각종 억측들이 난무하자, 이를 잠재우려는 듯 김정은은 재등장 이후, 공개 행보에 속도를 가했다.
위성과학주택지구 방문으로 시작된 현지지도는 지난 한 달 여 간 총 15회, 이틀에 한 번꼴로 이어졌고, 김정은의 시찰 장면을 담은 사진과 영상은 시시각각 방송됐다.
군사 훈련 지도에 이어 각종 대회에서 공을 세운 체육인들을 격려했고, 각 분야의 신축 건물과 의약품과 양묘장 등을 찾아 주민들의 생활에도 신경을 쓰는 모습을 연출했다.
건강 이상을 드러내지 않는 다른 독재자들과 달리 김정은은 지팡이를 짚고, 발을 저는 모습까지 서슴없이 드러냈다.
<인터뷰> 정성장(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주민들에게 김정은이 몸이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국가와 인민을 위해서 헌신을 하고 있다는 그런 이미지를 보여 주기 위한 것이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 아픈 몸, 불편한 몸에도 불구하고 각종 현지 지도를 계속하고 있는 것은 간부들에게 김정은처럼 따라 배우라는 그런 메시지를 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불편한 몸에도 공개 행보를 재개한 김정은을 주민들이 감격하며 반기고 있다고 강조하는 글이 노동신문에 실리기도 했다.
최룡해 국가체육지도원장은 최근 김정은의 15회 공개행보 가운데, 열 한차례나 동행하며 ‘항일빨치산’의 후계자로서 북한 내 입지를 과시하고 있다.
황병서가 8회에 불과한 것과는 확연한 차이가 난다.
<인터뷰> 정성장(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과거 백두혈통인 김경희가 김정은의 권력을 공고화하는 데서 핵심 역할을 했던 것처럼 지금은 항일빨치산 2세를 대표하는 최룡해가 항일빨치산 3세인 김정은을 보좌하는 그런 구도가 구축되었다라고 해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 7일) : "조국의 하늘과 땅, 바다를 철벽으로 지키고 강성 국가 건설에 주요 전구(역)마다에서 기적과 위훈을 떨쳐가고 있는 크나큰 긍지안고 대회장으로 달려온 대대장, 대대정치지도원들!"
지난 3일과 4일, 북한에서 역대 세 번째로 열린 ‘인민군 대대장, 대대정치지도원대회’엔 김정은은 지팡이를 버리고 등장했다.
최대 2만 5천 명을 수용할 수 있는 평양체육관을 꽉 채운 군인들의 모습이 압도적으로 느껴진다.
김정은은 이날 공로를 세운 군인들에게 ‘노력 영웅’ 칭호와 국기훈장 1급을 수여했는데, 군의 사기를 높여 충성심을 이끌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대회가 끝나고 사흘 뒤, 군인들은 금수산태양궁전 앞에 모여 별도로 김정은에 대한 충성맹세 결의대회를 열기도 했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 8일) :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김정은 동지께 다진 맹세를 끝까지 지키자!"
군 지휘관 대회뿐만 아니라 처음으로 청년동맹대회가 개최됐고, 농민과 예술인을 비롯한 각종 기층조직대회가 김정은 집권 이후 지금까지 무려 서른 차례 넘게 열렸다.
<녹취> 현송월(모란봉악단장/지난 5월/제 9차 전국예술인대회) : "위대한 김정은 시대의 명작을 내놓을 야심과 포부를 지닌 예술가라면 우리 원수님의 이상과 열정을 닮고 우리 원수님처럼 살며 싸우는 병사가 되고 투사가 돼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북한 내부의 바닥 민심을 사로잡고 지도력을 과시하기 위해 대규모 행사를 자주 여는 것으로 보인다.
<인터뷰> 고영환(국가안보전략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사상일꾼대회도 했고, 세포비서대회도 했고, 중대장대회도 했고, 대대장대회도 했는데. 각종 대회들을 계속 하는 것은 역시 대회 참가자 들을 불러다가 한 자리에 모아놓고 잘 먹이고, 기념사진을 찍고, 자기 육성을 들려주면 아무래 도 감동을 받게 되어 있겠죠. 그러니까 세포비서를 비롯해서 각 분야의 기초적인 분야부터 장악을 하겠다는 의미가 굉장히 강한 것 같고요."
조직 단속을 강화하고 북한 내부 계층마다 충성심을 이끌어내 권력 기반의 안정화를 노린다는 분석이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 9일) : "우리 나라의 엄윤철 선수가 8일 2014년 세계력기선수권대회에서 영예의 금메달을 쟁취함으로써 2중 세계선수권을 보유했습니다."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세계신기록을 세운 엄윤철 등 북한 선수들이 최근 열린 세계역도선수권대회에서도 잇따라 금메달을 따냈다.
김정은 정권은 체육강국 건설을 모토로 집중적인 투자를 통해 선수들의 기량을 향상시켰고, 국제무대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북한은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12년 만에 10위권 진입에도 성공했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달 5일) : "자랑스러운 금메달의 주인공들, 조국과 인민이 사랑하는 낯익은 얼굴들이 승리의 희열에 넘쳐 조국 땅을 밟고 있습니다."
‘시상대 높이가 곧 국가의 높이’라고 강조하며 내부 결속과 체제 과시 수단으로 스포츠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김정은은 집권 3년 동안 마식령 스키장, 문수 물놀이장 등 대형 위락시설과 주민 편의 시설 건축에 주력하는 한편, 각종 스포츠 대회에서의 입상 성적까지도 자신의 업적으로 연결시키는 통치 행위로 적극적으로 활용해왔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해 11월) : "모두 다 최고사령관 동지의 탁월하고 세련된 령도 따라 이 땅위에 김정은백두산대국을 일떠세우기 위하여……."
<녹취> 조선중앙TV (지난 7일) : "이 땅위에 김정은백두산대국을 하루빨리 일떠세우기 위하여 힘차게 싸워 나가자고 강조했습니다."
‘김정은백두산대국’ '김정은강성조선' '김정은혁명강군'
최근 들어 북한 사회에 등장한 신조어들로 지난해 장성택 처형을 전후해 주로 군부 인사들이 언급하면서 점차 공식화되고 있는 표현들이다.
지난 12일, 노동신문엔 김정은을 칭송하는 장문의 글이 1면 전체에 실렸는데, 집권 3년간의 업적을 부각시키며 김정은을 '위대한 지도자'로 강조했다.
다음 달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3주기이자, 김정은 제1위원장이 북한의 최고지도자에 오른 지 3주년이 된다.
이에 따라, 북한 내부를 단속하고 김정은의 유일권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들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김일성 주석이 사망한 지, 3년 이후에 당 총비서에 오르며 권력 승계에 나섰지만, 김정은은 김정일이 사망한 지 불과 13일 만에 인민군 최고사령관에 올랐다.
권력을 이양받는 데 30여 년의 준비기간이 필요했던 아버지와는 달리, 김정은은 후계자 준비기간도 짧았고, 빠른 시일 내에 1인 권력을 강화하기 위해, 다방면에서 속도전을 내고 있다.
김정은의 집권 3주년은 유일권력을 공고화하는 측면에서, 중요한 고비가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인터뷰> 고영환(국가안보전략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겉으로 보면 안정이 되어 있고 지금 막 경직될 정도로 충성을 하고 있다고 표현을 할 수 있지만, 내부적으로 보면 주민들의 마음이나 당 정부 고위간부들의 마음이 떠났다. 전반적인 안정 속에서 불안 정도가 높아지고 있다."
<인터뷰> 남성욱(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 "권력을 안정시키는 5년의 골든타임에서 3년 후반기인 금년은 매우 중요한 한 해라고 볼 수 있고요. 내년, 후년에 2년 동안에 권력을 공고화시키지 못한다면 이 수면 위로 불안정 요인이 떠오르면서 권력 불안 요인이 가속화될 수 있다."
김정일 사망 3주년, 김정은 집권 3년을 앞두고, 북한은 그 어느 때보다 김씨 일가에 대한 우상화를 본격화하며 김정은 유일권력 체제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아직 수면위로 드러나지 않는 북한 내부의 움직임과 김정은 정권에 대한 평가는 앞으로의 행보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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