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이슈] 몰디브 식수난…예견된 ‘기후 위기’

입력 2014.12.10 (18:07) 수정 2014.12.10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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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몰디브하면 아름다운 풍광이 떠오르시죠?

평화롭고 아름다워서 신혼여행지로 꾸준히 인기인데...

여기, 인도양 한 가운데 있는 섬나라죠.

그런데 정작 요즘 이곳 주민들은 식수난때문에 비상이라고 합니다.

정수 공장에 불이 나서 수돗물이 끊겼는데...

일시적인 일로 끝날 것 같지 않다고 합니다.

기후 변화로 물 부족이 심각하다고 하는데요.

국제부 서재희 기자와 알아봅니다.

<질문>
몰디브의 수도 말레, 국제선 공항이 있어서 아마 몰디브 여행 다녀오신 분들 다들 들러보셨을텐데요.

<답변>
네, 저도 신혼여행으로 몰디브 다녀왔는데, 말레는 인구 10만 명 정도되는 몰디브에선 가장 큰 도시입니다.

<질문>
이 도시의 유일한 정수 공장에 불이 났다고요?

<답변>
네, 현지시간으로 지난 4일 발생한 일입니다.

정수 공장에 불이 나자 말레섬 대부분 지역에서 수돗물 공급이 끊겼습니다.

불이 난 곳, 말레 상하수도회사의 정수 설비인데요.

불은 곧 진화됐습니다.

문제는 공장이 멈추자 수돗물 공급이 끊긴 겁니다.

정부는 곧바로 '위기 상황'을 선언하고 주민들에게 무료로 생수를 나눠줬습니다.

보시는 게 물을 배급받으려는 사람들인데요.

줄이 길죠.

여기저기서 항의도 빗발쳤습니다.

<녹취> 바들 알 나세르(말레 주민) : "10층 건물에 살고 있는데 물을 구할 수가 없어요. 심지어 씻을 수도 없고요. 배급하는 곳을 다니며 물을 모으고 있어요."

<녹취> 에이샤 아바스(말레 주민) : "물을 충분히 공급받지 못해요. 물을 모으려고 여기저기 다니고 있는데 옮기기도 어렵고요. 4층에 살고 있어서 들고 나르기 어려워요. 힘든 시기입니다."

<질문>
정수 공장 한 곳에 불이 났다고 해서 전체 도시에 수돗물이 끊겼다... 이해가 잘 안가는데요.

<답변>
말레는 지하수가 거의 없고 그나마도 오염돼 쓸 수 있는 물이 거의 없다고 합니다.

고급 리조트가 있는 다른 섬들은 자체 담수화 시설을 갖췄는데요,

말레의 경우 이 정수 공장이 도시 전체의 유일한 식수원이었던 겁니다.

<질문>
그렇다면 평소에도 물이 충분하진 않았을 것 같은데요?

<답변>
네, 몰디브 주민들은 20년 전부터 물 부족에 시달려왔습니다.

왜 그런지, 지도를 보실까요.

몰디브는 천 백 개가 넘는 산호섬으로 이뤄진 나라입니다.

그래서 해안 휴양지로 유명하죠.

그런데 단면을 보면, 대부분의 섬이 해발고도 1.8미터 이하일 정도로 지표면이 낮습니다.

해수면이 조금만 올라가도 국토 곳곳이 침식될 수 밖에 없습니다.

지난 수 십년 동안 기후 변화로 해수면이 올라가면서 국토는 침식됐고 지하수는 점점 부족해진 겁니다.

지하수조차 오염되자 정부는 빗물 수집장을 곳곳에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론 부족해서 주민들은 평소에도 마실 물 외에는 바닷물을 퍼다 쓰는 상황입니다.

<질문>
그렇다면 말레에 식수가 끊겼다고 다른 섬에서 물을 구해오기도 쉽지 않았겠는데요.

<답변>
네, 그래서 다른 국가들이 물 공급에 나서는 참 보기 드문 상황이 연출됐습니다.

이웃에 있는 인도와 스리랑카가 생수를 공급했고요.

멀리는 중국과 미국도 물을 실어 보냈습니다.

인도는 군용기와 순시함으로 물을 공급하면서 하루 200톤을 정수할 수 잇는 담수화 설비도 보냈고, 스리랑카 민항기들도 물을 공수했습니다.

또 중국 정부까지 몰디브 지원에 적극 나섰습니다.

<녹취> 홍 레이(중국 외교부 대변인) : "중국 정부는 긴급 지원금을 몰디브에 제공하고 있습니다. 신선한 물을 제공하기 위해 군함과 군용 수송기 및 상업 비행기도 파견했습니다."

몰디브 정부는 정수 공장도 보수하고 있지만, 정상 가동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녹취> 둔야 마우문(몰디브 외교장관) : "모든 것을 복구하려면 최소 일주일이 걸릴 것 같습니다. 그보다 더 걸릴 수도 있고요."

<녹취> 무하마드 샤히드(주민) : "열흘은 너무 깁니다.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질문>
급한 불은 다른 나라 도움으로 끈다고 해도...

몰디브 식수난은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근본적으로 기후 변화 때문인데.

하루 이틀 사이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네요.

<답변>
그렇습니다.

해수면 상승 문제는 몰디브 정부의 일시적인 노력만으론 해결이 불가능합니다.

이 때문에 국제적 공조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보시는 화면, 몰디브 정부가 2009년에 바닷속에서 실시한 각료 회의 장면입니다.

국제적으로 해수면 상승의 심각성을 호소하기 위해 마련한 겁니다.

최근엔 '고육지책'도 내놓았는데요.

내년부터 관광객들에게 하루 6달러씩 '환경세'를 물리기로 했습니다

몰디브는 관광수입이 국내총생산의 30%에 이르는 관광 대국입니다.

이런 결정까지 감행한 것은 그만큼 몰디브 환경문제가 심각하다는 경고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질문>
국제사회도 해수면 상승 문제 심각히 받아들이고 있는데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고 하죠.

<답변>
네 지금까지보다 앞으로가 더 문제입니다.

지구 온난화 때문에 해수면 상승이 더 빨라질 거라고 합니다.

지난달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 IPCC 총회가 열렸는데요.

지난 133년 동안 지구 평균 온도는 0.85도 오르고, 평균 해수면은 110년 동안 19㎝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문제는, 현재와 같은 추세라면 21세기 말 지구의 평균기온은 1986~2005년에 비해 3.7℃ 오르고 해수면은 63㎝ 상승할 것이란 겁니다.

<녹취> 반기문(유엔 사무총장) : "우리가 즉시, 그리고 단호하게 행동해야 더 큰 위협으로 다가오는 재앙을 막을 수 있습니다."

<질문>
몰디브 같은 섬나라엔 위협적인 얘기네요.

<답변>
네, 몰디브는 현실적 대안으로 주민 이주지를 스리랑카에 사들이는 방법도 검토하고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남태평양 일부 섬나라에서 시행한 방안이라네요.

<앵커 멘트>

반도 국가인 우리나라도 남얘기로만 들어선 안되겠네요.

서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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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이슈] 몰디브 식수난…예견된 ‘기후 위기’
    • 입력 2014-12-10 18:09:50
    • 수정2014-12-10 18:27:38
    글로벌24
<앵커 멘트>

몰디브하면 아름다운 풍광이 떠오르시죠?

평화롭고 아름다워서 신혼여행지로 꾸준히 인기인데...

여기, 인도양 한 가운데 있는 섬나라죠.

그런데 정작 요즘 이곳 주민들은 식수난때문에 비상이라고 합니다.

정수 공장에 불이 나서 수돗물이 끊겼는데...

일시적인 일로 끝날 것 같지 않다고 합니다.

기후 변화로 물 부족이 심각하다고 하는데요.

국제부 서재희 기자와 알아봅니다.

<질문>
몰디브의 수도 말레, 국제선 공항이 있어서 아마 몰디브 여행 다녀오신 분들 다들 들러보셨을텐데요.

<답변>
네, 저도 신혼여행으로 몰디브 다녀왔는데, 말레는 인구 10만 명 정도되는 몰디브에선 가장 큰 도시입니다.

<질문>
이 도시의 유일한 정수 공장에 불이 났다고요?

<답변>
네, 현지시간으로 지난 4일 발생한 일입니다.

정수 공장에 불이 나자 말레섬 대부분 지역에서 수돗물 공급이 끊겼습니다.

불이 난 곳, 말레 상하수도회사의 정수 설비인데요.

불은 곧 진화됐습니다.

문제는 공장이 멈추자 수돗물 공급이 끊긴 겁니다.

정부는 곧바로 '위기 상황'을 선언하고 주민들에게 무료로 생수를 나눠줬습니다.

보시는 게 물을 배급받으려는 사람들인데요.

줄이 길죠.

여기저기서 항의도 빗발쳤습니다.

<녹취> 바들 알 나세르(말레 주민) : "10층 건물에 살고 있는데 물을 구할 수가 없어요. 심지어 씻을 수도 없고요. 배급하는 곳을 다니며 물을 모으고 있어요."

<녹취> 에이샤 아바스(말레 주민) : "물을 충분히 공급받지 못해요. 물을 모으려고 여기저기 다니고 있는데 옮기기도 어렵고요. 4층에 살고 있어서 들고 나르기 어려워요. 힘든 시기입니다."

<질문>
정수 공장 한 곳에 불이 났다고 해서 전체 도시에 수돗물이 끊겼다... 이해가 잘 안가는데요.

<답변>
말레는 지하수가 거의 없고 그나마도 오염돼 쓸 수 있는 물이 거의 없다고 합니다.

고급 리조트가 있는 다른 섬들은 자체 담수화 시설을 갖췄는데요,

말레의 경우 이 정수 공장이 도시 전체의 유일한 식수원이었던 겁니다.

<질문>
그렇다면 평소에도 물이 충분하진 않았을 것 같은데요?

<답변>
네, 몰디브 주민들은 20년 전부터 물 부족에 시달려왔습니다.

왜 그런지, 지도를 보실까요.

몰디브는 천 백 개가 넘는 산호섬으로 이뤄진 나라입니다.

그래서 해안 휴양지로 유명하죠.

그런데 단면을 보면, 대부분의 섬이 해발고도 1.8미터 이하일 정도로 지표면이 낮습니다.

해수면이 조금만 올라가도 국토 곳곳이 침식될 수 밖에 없습니다.

지난 수 십년 동안 기후 변화로 해수면이 올라가면서 국토는 침식됐고 지하수는 점점 부족해진 겁니다.

지하수조차 오염되자 정부는 빗물 수집장을 곳곳에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론 부족해서 주민들은 평소에도 마실 물 외에는 바닷물을 퍼다 쓰는 상황입니다.

<질문>
그렇다면 말레에 식수가 끊겼다고 다른 섬에서 물을 구해오기도 쉽지 않았겠는데요.

<답변>
네, 그래서 다른 국가들이 물 공급에 나서는 참 보기 드문 상황이 연출됐습니다.

이웃에 있는 인도와 스리랑카가 생수를 공급했고요.

멀리는 중국과 미국도 물을 실어 보냈습니다.

인도는 군용기와 순시함으로 물을 공급하면서 하루 200톤을 정수할 수 잇는 담수화 설비도 보냈고, 스리랑카 민항기들도 물을 공수했습니다.

또 중국 정부까지 몰디브 지원에 적극 나섰습니다.

<녹취> 홍 레이(중국 외교부 대변인) : "중국 정부는 긴급 지원금을 몰디브에 제공하고 있습니다. 신선한 물을 제공하기 위해 군함과 군용 수송기 및 상업 비행기도 파견했습니다."

몰디브 정부는 정수 공장도 보수하고 있지만, 정상 가동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녹취> 둔야 마우문(몰디브 외교장관) : "모든 것을 복구하려면 최소 일주일이 걸릴 것 같습니다. 그보다 더 걸릴 수도 있고요."

<녹취> 무하마드 샤히드(주민) : "열흘은 너무 깁니다.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질문>
급한 불은 다른 나라 도움으로 끈다고 해도...

몰디브 식수난은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근본적으로 기후 변화 때문인데.

하루 이틀 사이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네요.

<답변>
그렇습니다.

해수면 상승 문제는 몰디브 정부의 일시적인 노력만으론 해결이 불가능합니다.

이 때문에 국제적 공조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보시는 화면, 몰디브 정부가 2009년에 바닷속에서 실시한 각료 회의 장면입니다.

국제적으로 해수면 상승의 심각성을 호소하기 위해 마련한 겁니다.

최근엔 '고육지책'도 내놓았는데요.

내년부터 관광객들에게 하루 6달러씩 '환경세'를 물리기로 했습니다

몰디브는 관광수입이 국내총생산의 30%에 이르는 관광 대국입니다.

이런 결정까지 감행한 것은 그만큼 몰디브 환경문제가 심각하다는 경고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질문>
국제사회도 해수면 상승 문제 심각히 받아들이고 있는데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고 하죠.

<답변>
네 지금까지보다 앞으로가 더 문제입니다.

지구 온난화 때문에 해수면 상승이 더 빨라질 거라고 합니다.

지난달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 IPCC 총회가 열렸는데요.

지난 133년 동안 지구 평균 온도는 0.85도 오르고, 평균 해수면은 110년 동안 19㎝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문제는, 현재와 같은 추세라면 21세기 말 지구의 평균기온은 1986~2005년에 비해 3.7℃ 오르고 해수면은 63㎝ 상승할 것이란 겁니다.

<녹취> 반기문(유엔 사무총장) : "우리가 즉시, 그리고 단호하게 행동해야 더 큰 위협으로 다가오는 재앙을 막을 수 있습니다."

<질문>
몰디브 같은 섬나라엔 위협적인 얘기네요.

<답변>
네, 몰디브는 현실적 대안으로 주민 이주지를 스리랑카에 사들이는 방법도 검토하고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남태평양 일부 섬나라에서 시행한 방안이라네요.

<앵커 멘트>

반도 국가인 우리나라도 남얘기로만 들어선 안되겠네요.

서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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