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현장] 그리스 ‘조기 대선’ 혼란…유로존 금융위기 재연될까

입력 2014.12.12 (18:03) 수정 2014.12.12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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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2010년 유럽 재정위기의 근원지였던 그리스가 또다시 국제 금융시장의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습니다.

이번주 그리스 연립정부는 구제금융 조기 졸업에 실패하면서 대선을 두 달 앞당겨 치른다는 초강수로 정국을 돌파하겠다고 선언했는데요.

문제는 의회가 대통령 선출에 실패하고 해산될 가능성이 높아 정국 혼란이 우려된다는데 있습니다.

사마라스 총리의 도박,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요?

유럽으로 갑니다.

박상용 특파원!

<질문>
최근 그리스 증시 하락세가 거의 폭락 수준 아닙니까?

요동을 거듭해온 그리스의 증권시장 상황부터 알아보고 가죠.

<답변>
그리스 증시는 현재 보합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영국과 프랑스,독일증시는 일제히 하락 출발했습니다.

따라서 범유럽지수인 스톡스600지수가 현재 0.5% 안팎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어제 7.4%가 폭락한 데 이어 정국 혼란으로 투자심리가 여전히 위축된 상태입니다.

이번주 조기 대선 방침이 발표된 후 87년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하는 등 그리스 증시는 3일 연속 12.8%, 4%. 7.4%씩 빠지는 양상인데요.

여기에 영국, 프랑스 증시 역시 약세를 보이는 등 전반적인 유럽 시장도 하락세가 이어졌습니다.

대통령 조기 선출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경제에 강한 압박을 가하고 있는데다 연내 구제금융 졸업에 대한 기대가 무산된 것이 악재로 작용한 겁니다.

<질문>
대통령 선출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지금 문제라는 것인데..

의회가 대통령을 선출하지 못하면 어떤 사태가 발생하길래 이렇게 요동을 치는 것이죠?

<답변>
네, 그 부분을 이해하려면 먼저 그리스의 독특한 대통령 선출절차에 대한 사전 이해가 필요합니다.

그리스에선 의회가 대통령을 선출하는데, 여기서 실패하면, 다시 말해 집권당이 낸 후보가 대통령에 선출되지 못할 경우 의회는 자동적으로 해산됩니다.

그리스는 대통령을 의회 간선으로 선출하는데 3번의 기회가 주어지고 1,2차에선 정원의 2/3, 3차 마지막 투표에선 3/5 이상을 득표해야 대통령으로 선출됩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이 세번의 투표에서 대통령을 선출하지 못하면 의회가 해산된다는 것입니다.

현재 그리스 국회의원은 정원 300명입니다. 따라서 1,2차에서 대통령 선출에 성공하려면 200석이 필요하고, 3차에서나마 성공하려면 180석이 필요한데, 현재 집권당 의석은 155석에 불과해 대통령 선출에 실패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그렇다면 다시 총선을 치러야 하는데 총선을 통해 정권이 바뀌고, 만약 구제 금융에 반대해 온 현재의 야당 세력이 집권할 경우 그리스 구제금융이 결국 실패하고, 이로 인해 경제적인 충격이 클 것이란 예상 때문입니다.

<질문>
그렇다면 그런 위험에도 불구하고 현 그리스 정부가 대선, 대통령 선출을 강행하는 이유는 뭡니까?

<답변>
네, 당초 그리스 연립정부는 올해 안에 구제금융을 졸업한 뒤 내년 2월 대통령을 선출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었습니다만.

대외 채권단이 아직 그리스가 구제금융을 졸업하기에 적절한 여건이 조성되지 않았다며 이를 무산시키자..

채권단과의 마지막 협상과 대선이라는 숙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 '조기 대선'이라는 승부수를 띄운 겁니다.

사마라스 총리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사마라스(그리스 총리) : "조기 대선은 정치적 불확실성을 없애고 정국의 안정을 이루기 위한 정부의 불가피한 조치였습니다"

<질문>
그렇군요.

그렇다면 현지에선 이번 대통령 선출, 또 다음 총선에 대해 어떤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까.

<답변>
사마라스 총리의 연립여당 사회-신민주당의 뜻대로 대통령 선출에 성공할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다는게 그리스 언론들의 중론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현재 집권연정 의석은 155석 인데요.

여기에 무소속 의원 스물 네 명을 전부 설득해 여당 편으로 만든다고 해도 179석입니다.

1,2차 투표의 당선 확정표 2백 표, 또 최종 3차에서의 확정표인 180표에 미치지 못하는 겁니다.

획기적인 합종연대안을 내놓지 못하면 대통령 선출실패가 불가피합니다.

또 대통령 선출 실패 이후 총선이 치러진다 해도 현 연립여당의 재집권 가능성이 높지 않습니다.

현지 여론조사업체 알코가 어제 발표한 정당별 지지율 조사를 보면 야당인 시리자가 28%로 1위로, 현 집권당의 중심인 신민당이 23.2%, 보다 4.8%포인트 앞섰습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야당 시리자가 연정을 물리치고 내년 총선에서 제1당으로 정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시리자 당수의 말입니다.

<녹취> 치프라스(그리스 시리자(야당) 당수) : "우리는 이미 이 나라를 통치할 준비가 충분히 돼 있습니다. 우리(시리자)야말로 이 나라에 경제적인 해법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질문>
그리스 구제금융을 주도한 게 바로 유럽연합 아닙니까.

EU로서는 이런 상황이 걱정될 수 밖에 없을 것 같은데요.

<답변>
그렇습니다.

채권단에 채무 탕감을 요구하며 긴축을 반대하는 시리자와 유럽연합의 관계가 틀어진다면 최악의 경우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까지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데요.

이에 대해 파이낸셜 타임스는 앞으로 6주 정도 그리스 상황이 우크라이나 사태 이상으로 세계 시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시리자가 집권하면 유로존은 '그리스 부채를 삭감'해주거나, '유로 존에서 축출하거나'하는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한다는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파리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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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현장] 그리스 ‘조기 대선’ 혼란…유로존 금융위기 재연될까
    • 입력 2014-12-12 19:03:27
    • 수정2014-12-12 19:25:08
    글로벌24
<앵커 멘트>

2010년 유럽 재정위기의 근원지였던 그리스가 또다시 국제 금융시장의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습니다.

이번주 그리스 연립정부는 구제금융 조기 졸업에 실패하면서 대선을 두 달 앞당겨 치른다는 초강수로 정국을 돌파하겠다고 선언했는데요.

문제는 의회가 대통령 선출에 실패하고 해산될 가능성이 높아 정국 혼란이 우려된다는데 있습니다.

사마라스 총리의 도박,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요?

유럽으로 갑니다.

박상용 특파원!

<질문>
최근 그리스 증시 하락세가 거의 폭락 수준 아닙니까?

요동을 거듭해온 그리스의 증권시장 상황부터 알아보고 가죠.

<답변>
그리스 증시는 현재 보합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영국과 프랑스,독일증시는 일제히 하락 출발했습니다.

따라서 범유럽지수인 스톡스600지수가 현재 0.5% 안팎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어제 7.4%가 폭락한 데 이어 정국 혼란으로 투자심리가 여전히 위축된 상태입니다.

이번주 조기 대선 방침이 발표된 후 87년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하는 등 그리스 증시는 3일 연속 12.8%, 4%. 7.4%씩 빠지는 양상인데요.

여기에 영국, 프랑스 증시 역시 약세를 보이는 등 전반적인 유럽 시장도 하락세가 이어졌습니다.

대통령 조기 선출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경제에 강한 압박을 가하고 있는데다 연내 구제금융 졸업에 대한 기대가 무산된 것이 악재로 작용한 겁니다.

<질문>
대통령 선출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지금 문제라는 것인데..

의회가 대통령을 선출하지 못하면 어떤 사태가 발생하길래 이렇게 요동을 치는 것이죠?

<답변>
네, 그 부분을 이해하려면 먼저 그리스의 독특한 대통령 선출절차에 대한 사전 이해가 필요합니다.

그리스에선 의회가 대통령을 선출하는데, 여기서 실패하면, 다시 말해 집권당이 낸 후보가 대통령에 선출되지 못할 경우 의회는 자동적으로 해산됩니다.

그리스는 대통령을 의회 간선으로 선출하는데 3번의 기회가 주어지고 1,2차에선 정원의 2/3, 3차 마지막 투표에선 3/5 이상을 득표해야 대통령으로 선출됩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이 세번의 투표에서 대통령을 선출하지 못하면 의회가 해산된다는 것입니다.

현재 그리스 국회의원은 정원 300명입니다. 따라서 1,2차에서 대통령 선출에 성공하려면 200석이 필요하고, 3차에서나마 성공하려면 180석이 필요한데, 현재 집권당 의석은 155석에 불과해 대통령 선출에 실패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그렇다면 다시 총선을 치러야 하는데 총선을 통해 정권이 바뀌고, 만약 구제 금융에 반대해 온 현재의 야당 세력이 집권할 경우 그리스 구제금융이 결국 실패하고, 이로 인해 경제적인 충격이 클 것이란 예상 때문입니다.

<질문>
그렇다면 그런 위험에도 불구하고 현 그리스 정부가 대선, 대통령 선출을 강행하는 이유는 뭡니까?

<답변>
네, 당초 그리스 연립정부는 올해 안에 구제금융을 졸업한 뒤 내년 2월 대통령을 선출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었습니다만.

대외 채권단이 아직 그리스가 구제금융을 졸업하기에 적절한 여건이 조성되지 않았다며 이를 무산시키자..

채권단과의 마지막 협상과 대선이라는 숙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 '조기 대선'이라는 승부수를 띄운 겁니다.

사마라스 총리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사마라스(그리스 총리) : "조기 대선은 정치적 불확실성을 없애고 정국의 안정을 이루기 위한 정부의 불가피한 조치였습니다"

<질문>
그렇군요.

그렇다면 현지에선 이번 대통령 선출, 또 다음 총선에 대해 어떤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까.

<답변>
사마라스 총리의 연립여당 사회-신민주당의 뜻대로 대통령 선출에 성공할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다는게 그리스 언론들의 중론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현재 집권연정 의석은 155석 인데요.

여기에 무소속 의원 스물 네 명을 전부 설득해 여당 편으로 만든다고 해도 179석입니다.

1,2차 투표의 당선 확정표 2백 표, 또 최종 3차에서의 확정표인 180표에 미치지 못하는 겁니다.

획기적인 합종연대안을 내놓지 못하면 대통령 선출실패가 불가피합니다.

또 대통령 선출 실패 이후 총선이 치러진다 해도 현 연립여당의 재집권 가능성이 높지 않습니다.

현지 여론조사업체 알코가 어제 발표한 정당별 지지율 조사를 보면 야당인 시리자가 28%로 1위로, 현 집권당의 중심인 신민당이 23.2%, 보다 4.8%포인트 앞섰습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야당 시리자가 연정을 물리치고 내년 총선에서 제1당으로 정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시리자 당수의 말입니다.

<녹취> 치프라스(그리스 시리자(야당) 당수) : "우리는 이미 이 나라를 통치할 준비가 충분히 돼 있습니다. 우리(시리자)야말로 이 나라에 경제적인 해법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질문>
그리스 구제금융을 주도한 게 바로 유럽연합 아닙니까.

EU로서는 이런 상황이 걱정될 수 밖에 없을 것 같은데요.

<답변>
그렇습니다.

채권단에 채무 탕감을 요구하며 긴축을 반대하는 시리자와 유럽연합의 관계가 틀어진다면 최악의 경우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까지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데요.

이에 대해 파이낸셜 타임스는 앞으로 6주 정도 그리스 상황이 우크라이나 사태 이상으로 세계 시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시리자가 집권하면 유로존은 '그리스 부채를 삭감'해주거나, '유로 존에서 축출하거나'하는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한다는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파리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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