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이슈] 로제타 프로젝트

입력 2014.12.17 (18:09) 수정 2014.12.17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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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올 한해 과학계에서 가장 뜨거웠던 이슈가 바로 로제타 프로젝트죠.

지구에서 출발한 혜성탐사선이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혜성의 표면에 착륙을 했었죠.

로제타 탐사선이 혜성 표면에서 얻은 데이터들이 지구 생명체의 기원에 대해 새로운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오늘 이 문제를 짚어보겠습니다.

과학재난부 이은정 (과학전문)기자. 나와 있습니다.

<질문>
그럼..로제타 프로젝트. 먼저 알아보고 갈까요?

<답변>
이렇게 땅콩 모양으로 생긴 혜성, 화면을 통해 많이 보셨을 겁니다.

지구에서 약 5억 8천 만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 추류모프 혜성인데요.

10년 전 지구를 떠난 로제타 탐사선이 지난달 이 혜성에 도착했죠.

탐사로봇 '필래'가 혜성 표면에 내려앉는 데 성공했는데요.

얼음과 가스로 구성된 미스테리 천체인 혜성의 정체를 제대로 파악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질문>
그런데 현재 로제타 탐사선의 상황은 어떤가요? 밧데리가 방전됐다는 소식이 마지막이었던 것 같은데요.

<답변>
네. 유럽우주국이 지난달 공식 블로그를 통해 밝힌 것처럼 탐사로봇 '필래'의 배터리가 모두 방전돼 교신이 끊긴 상태입니다.

필래의 착륙 당시 모습인데요. 혜성의 표면이 예상보다 부드러워서 착륙 후 튕기면서 원래 위치보다 약간 옆에 자리를 잡게 됐습니다.

그런데 하필 그곳이 태양이 비치지않는 그늘진 곳이라 태양전지판으로 충전이 불가능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동면 상태에 들어갔는데요.

필래가 태양 가까이 가는 몇개월 후에 다시 작동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필래는 전원이 끊기기 전, 혜성의 시료를 채취했고 그 데이터를 지구로 보내왔죠.

그 의미, 함께 들어보시죠.

<녹취> 안드레아 아코마조(로제타 운영 책임자) : "이 임무는 이미 환상적입니다. 환상적이에요. 모든 것이 제대로 작동했을 경우 볼 수 있었을 것들은 생각하지 맙시다. 지금 우리가 해낸 성과를 봐야 합니다."

<질문>
로제타선이 보낸 데이터는 어떤 게 있습니까?

<답변>
먼저 혜성을 촬영한 사진들입니다.

혜성의 표면과 울퉁불퉁한 지형, 자세히 보이시죠?

또 혜성 성분을 분석해보니 물이 굉장히 특징적이었는데요.

지구의 물은 대부분 H2O, 즉 수소 2개와 산소 1개가 결합한 거죠.

그런데 67P 혜성의 물을 분석해보니 무거운 수소가 결합한 중수소 물이 많았습니다.

즉 중수의 비율이 지구보다 3~4배나 높았는데요.

이 때문에 지구의 물과 혜성의 물이 종류가 다르다고 과학자들은 보고 있습니다.

그동안 과학계에서는 지구 생명의 기원인 물이 혜성에서 왔다고 생각했는데 그 가설이 위기를 맞게 된 거죠.

<질문>
그렇다면 지구의 물이 혜성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 왔다고 봐야 하는겁니까?

<답변>
네. 현재로서는 그렇습니다.

물이 외부에서 왔다면 혜성 대신 또다른 가능성이 높은 후보는 소행성입니다.

소행성은 태양계 주변에 떠다니는 아주 작은 행성들인데요.

물이 풍부한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해 바다가 생겨났다는 가설입니다.

수증기를 뿜는 듯한 소행성의 모습을 관측한 적도 있기 때문에 이 가설도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물이 외계 우주에서 온 것이 아니라 지구 내부에서 생겼다는 주장도 있는데요.

지구의 화산 폭발로 암석 속에 있던 물이 빠져나와 수증기가 되고 이것이 비로 내리면서 바다를 만들었다는 얘깁니다.

약 100년전 나온 이론인데 이 가설 또한 유력한 후보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질문>
근본적으로 '생명의 기원이 물'이라는 데 궁금증이 생깁니다.

왜 물을 생명의 기원으로 보는 겁니까?

<답변>
지구 표면은 70%가 물입니다.

또 우리 사람을 구성하는 성분도 물이 70%를 차지합니다.

보통 세포를 생명의 가장 작은 단위로 보는데, 세포가 합성되려면 물이 있어야 합니다.

35억 년~40억 년 전, 바다 속에서 첫번째 생명체가 만들어졌다고 보는데요.

물과 여러가지 유기물이 섞여 있는 상태에서 이들을 결합시키는 결정적인 화학 반응으로 단백질이 만들어지고, 생명이 탄생됐다고 보고 있죠.

모든 생명현상의 반응과정에는 물이 촉매로 작용합니다.

그러므로 물이 없다면 오늘날과 같은 동물과 식물이 진화할 수 없었던 거죠.

이때문에 과학자들은 생명의 기원을 알기위해 최초의 물이 어떻게 생겨났는지를 계속 탐구하고 있습니다.

<질문>
과연 인류가 생명의 기원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을까요?

<답변>
글쎄. 인류의 가장 오래된 고민인데요.

세포에서 동물, 식물, 인간이 진화한 과정은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는데 첫 시작, 세포의 탄생 과정에 대해서는 아직 의문입니다.

현대 과학이 더 발전해야겠지만 당분간 풀리지않을 것 같습니다.

<질문>
인류의 우주 탐사는 계속되고 있는데요.

내년에는 또 어떤 계획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답변>
내년에는 명왕성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명왕성 탐사선 뉴 호라이즌호가 내년 1월 중순쯤 도착할 예정이거든요.

뉴 호라이즌호는 2006년에 발사됐는데.. 9년 간의 여행 끝에 명왕성에 도착하는 셈입니다.

1월 중순부터 7월까지 6개월 동안 명왕성 사진을 찍고 대기 성분을 분석하고 위성을 관측할 예정입니다.

태양계에서 가장 멀리 있는 명왕성에 대한 많은 비밀이 풀릴 것으로 보입니다.

또 화성에 대한 많은 자료가 쏟아질 것 같은데요.

인도의 화성탐사선인 망갈리안. 또 미국 나사의 메이븐이 지난 9월에 화성 궤도에 성공적으로 들어갔습니다.

이들 탐사선이 화성에 대한 새로운 데이터를 내놓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9년, 10년씩 탐사선이 우주를 여행한다는 얘기를 들으니 우주 탐사는 장비도 중요하지만 엄청난 시간이 필요한 일이네요.

그렇죠.

제가 2000년쯤 유럽우주국에 취재갔을 때 담당 과학자가 열변을 토하면서 로제타 프로그램을 설명했던 게 기억납니다.

그런데 결국 14년이 지난 올해, 이 프로젝트가 결실을 거둔 것을 보면서 오랫동안 하나의 프로젝트에 집중할 수 있는 힘이 바로 우주 개발의 원동력이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우주를 이해하는 것은 어렵고 복잡하지만 늘 우리의 꿈과 호기심을 자극하죠.

이렇게 우주 탐사를 계속하다 보면 언젠가 우리도 우주 여행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 날이 빨리 오기를 바라면서 이만 마무리하겠습니다.

이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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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이슈] 로제타 프로젝트
    • 입력 2014-12-17 19:01:57
    • 수정2014-12-17 19:20:21
    글로벌24
<앵커 멘트>

올 한해 과학계에서 가장 뜨거웠던 이슈가 바로 로제타 프로젝트죠.

지구에서 출발한 혜성탐사선이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혜성의 표면에 착륙을 했었죠.

로제타 탐사선이 혜성 표면에서 얻은 데이터들이 지구 생명체의 기원에 대해 새로운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오늘 이 문제를 짚어보겠습니다.

과학재난부 이은정 (과학전문)기자. 나와 있습니다.

<질문>
그럼..로제타 프로젝트. 먼저 알아보고 갈까요?

<답변>
이렇게 땅콩 모양으로 생긴 혜성, 화면을 통해 많이 보셨을 겁니다.

지구에서 약 5억 8천 만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 추류모프 혜성인데요.

10년 전 지구를 떠난 로제타 탐사선이 지난달 이 혜성에 도착했죠.

탐사로봇 '필래'가 혜성 표면에 내려앉는 데 성공했는데요.

얼음과 가스로 구성된 미스테리 천체인 혜성의 정체를 제대로 파악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질문>
그런데 현재 로제타 탐사선의 상황은 어떤가요? 밧데리가 방전됐다는 소식이 마지막이었던 것 같은데요.

<답변>
네. 유럽우주국이 지난달 공식 블로그를 통해 밝힌 것처럼 탐사로봇 '필래'의 배터리가 모두 방전돼 교신이 끊긴 상태입니다.

필래의 착륙 당시 모습인데요. 혜성의 표면이 예상보다 부드러워서 착륙 후 튕기면서 원래 위치보다 약간 옆에 자리를 잡게 됐습니다.

그런데 하필 그곳이 태양이 비치지않는 그늘진 곳이라 태양전지판으로 충전이 불가능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동면 상태에 들어갔는데요.

필래가 태양 가까이 가는 몇개월 후에 다시 작동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필래는 전원이 끊기기 전, 혜성의 시료를 채취했고 그 데이터를 지구로 보내왔죠.

그 의미, 함께 들어보시죠.

<녹취> 안드레아 아코마조(로제타 운영 책임자) : "이 임무는 이미 환상적입니다. 환상적이에요. 모든 것이 제대로 작동했을 경우 볼 수 있었을 것들은 생각하지 맙시다. 지금 우리가 해낸 성과를 봐야 합니다."

<질문>
로제타선이 보낸 데이터는 어떤 게 있습니까?

<답변>
먼저 혜성을 촬영한 사진들입니다.

혜성의 표면과 울퉁불퉁한 지형, 자세히 보이시죠?

또 혜성 성분을 분석해보니 물이 굉장히 특징적이었는데요.

지구의 물은 대부분 H2O, 즉 수소 2개와 산소 1개가 결합한 거죠.

그런데 67P 혜성의 물을 분석해보니 무거운 수소가 결합한 중수소 물이 많았습니다.

즉 중수의 비율이 지구보다 3~4배나 높았는데요.

이 때문에 지구의 물과 혜성의 물이 종류가 다르다고 과학자들은 보고 있습니다.

그동안 과학계에서는 지구 생명의 기원인 물이 혜성에서 왔다고 생각했는데 그 가설이 위기를 맞게 된 거죠.

<질문>
그렇다면 지구의 물이 혜성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 왔다고 봐야 하는겁니까?

<답변>
네. 현재로서는 그렇습니다.

물이 외부에서 왔다면 혜성 대신 또다른 가능성이 높은 후보는 소행성입니다.

소행성은 태양계 주변에 떠다니는 아주 작은 행성들인데요.

물이 풍부한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해 바다가 생겨났다는 가설입니다.

수증기를 뿜는 듯한 소행성의 모습을 관측한 적도 있기 때문에 이 가설도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물이 외계 우주에서 온 것이 아니라 지구 내부에서 생겼다는 주장도 있는데요.

지구의 화산 폭발로 암석 속에 있던 물이 빠져나와 수증기가 되고 이것이 비로 내리면서 바다를 만들었다는 얘깁니다.

약 100년전 나온 이론인데 이 가설 또한 유력한 후보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질문>
근본적으로 '생명의 기원이 물'이라는 데 궁금증이 생깁니다.

왜 물을 생명의 기원으로 보는 겁니까?

<답변>
지구 표면은 70%가 물입니다.

또 우리 사람을 구성하는 성분도 물이 70%를 차지합니다.

보통 세포를 생명의 가장 작은 단위로 보는데, 세포가 합성되려면 물이 있어야 합니다.

35억 년~40억 년 전, 바다 속에서 첫번째 생명체가 만들어졌다고 보는데요.

물과 여러가지 유기물이 섞여 있는 상태에서 이들을 결합시키는 결정적인 화학 반응으로 단백질이 만들어지고, 생명이 탄생됐다고 보고 있죠.

모든 생명현상의 반응과정에는 물이 촉매로 작용합니다.

그러므로 물이 없다면 오늘날과 같은 동물과 식물이 진화할 수 없었던 거죠.

이때문에 과학자들은 생명의 기원을 알기위해 최초의 물이 어떻게 생겨났는지를 계속 탐구하고 있습니다.

<질문>
과연 인류가 생명의 기원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을까요?

<답변>
글쎄. 인류의 가장 오래된 고민인데요.

세포에서 동물, 식물, 인간이 진화한 과정은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는데 첫 시작, 세포의 탄생 과정에 대해서는 아직 의문입니다.

현대 과학이 더 발전해야겠지만 당분간 풀리지않을 것 같습니다.

<질문>
인류의 우주 탐사는 계속되고 있는데요.

내년에는 또 어떤 계획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답변>
내년에는 명왕성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명왕성 탐사선 뉴 호라이즌호가 내년 1월 중순쯤 도착할 예정이거든요.

뉴 호라이즌호는 2006년에 발사됐는데.. 9년 간의 여행 끝에 명왕성에 도착하는 셈입니다.

1월 중순부터 7월까지 6개월 동안 명왕성 사진을 찍고 대기 성분을 분석하고 위성을 관측할 예정입니다.

태양계에서 가장 멀리 있는 명왕성에 대한 많은 비밀이 풀릴 것으로 보입니다.

또 화성에 대한 많은 자료가 쏟아질 것 같은데요.

인도의 화성탐사선인 망갈리안. 또 미국 나사의 메이븐이 지난 9월에 화성 궤도에 성공적으로 들어갔습니다.

이들 탐사선이 화성에 대한 새로운 데이터를 내놓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9년, 10년씩 탐사선이 우주를 여행한다는 얘기를 들으니 우주 탐사는 장비도 중요하지만 엄청난 시간이 필요한 일이네요.

그렇죠.

제가 2000년쯤 유럽우주국에 취재갔을 때 담당 과학자가 열변을 토하면서 로제타 프로그램을 설명했던 게 기억납니다.

그런데 결국 14년이 지난 올해, 이 프로젝트가 결실을 거둔 것을 보면서 오랫동안 하나의 프로젝트에 집중할 수 있는 힘이 바로 우주 개발의 원동력이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우주를 이해하는 것은 어렵고 복잡하지만 늘 우리의 꿈과 호기심을 자극하죠.

이렇게 우주 탐사를 계속하다 보면 언젠가 우리도 우주 여행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 날이 빨리 오기를 바라면서 이만 마무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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