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 기사] ‘느린 학습자’를 아십니까?

입력 2014.12.21 (17:32) 수정 2014.12.21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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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자문 교수단이 선정한 주목! 이 기사입니다.

‘경계선 지능’이란 말, 들어보셨습니까?

지적 장애는 아니지만, 일반적인 기준보다 지능이 떨어진다고 해서 그런 상태에 있는 아이들을 ‘느린 학습자’라고도 합니다.

전국적으로 8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데, 교육과 복지에서 사실상 사각지대에 있다고 합니다.

<주목! 이 기사> 오늘은 경계선 지능 아이들이 처한 현실을 집중 조명한 EBS의 기사 내용과 의미를 살펴봅니다.

<리포트>

<녹취> "서울 시내 초중학교 200명의 교사들에게 경계선 지능에 대해 물었습니다....교사 10명 가운데 1명은 경계선 지능에 대해 ‘전혀 들어본 적이 없다’고 답해 교사들의 인식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선 교사들조차 생소한 개념의 경계선 지능, 취재는 우연찮게 시작됐다.

<녹취> 이상미(EBS 기자) : “제가 올해 초에 한 교원단체에서 하는 토론회를 참석했었는데 거기서 경계선 지능 학생에 대한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그 현장에 있던 선생님들도 사실 대부분 잘 모르셨어요. 그래서...이 아이들이 적절한 교육적인 지원을 받고 있지 못하고 있구나, 방치되고 있구나. 이런 생각이 들어서 최초로 취재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그러나 취재는 처음부터 쉽지 않았다.

<녹취> 이상미(EBS 기자) : “한국에서 경계선 지능 문제를 연구하시는 분들도 많지 않고 현장에서도 경계선 지능에 대해서 뭔지 잘 모르고 있고 이런 문제가 있어서 저희가 논문도 다 뒤지고 해외 논문도 찾아보고 해서 자료를 수집하는 기간만 두세 달 정도 들었죠.”

경계선 지능은 미국 정신의학회 기준으로 지능 지수가 71~84 사이인 경우를 말한다.

이런 상태에 있는 아이들이 학교에 들어가서 가장 먼저 벽에 부딪히는 것은 바로 학습이다.

<인터뷰> 최영수(가명/2학년/OO초등학교) : "(어떤 과목이 어려워진 것 같아요?) 국어, 책 읽고 쓰는 거요."

학습뿐만 아니라 또래 관계에서도 어려움을 겪으며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인터뷰> 정희정(소장/한국아동상담센터) : "유아적이고 미성숙한 정서 양상들이 또래들 입장에서 보면 굉장히 무시하기 쉽고 따돌리기 쉬운 그런 특성으로....."

그런데도 대부분의 경계선 지능 학생들은 교육적 배려와 사회적 관심을 받지 못한 채 방치돼 있다.

<인터뷰> 권정민(교수/서울교대 유아·특수교육과) : "중증장애 학생에게 줄 예산도 모자란데 그 아이들은 괜찮아 보이는데 우리가 예산을 지원해 줘야 하느냐는 것이 대부분 정책결정자들의 생각이죠."

최소한의 자존감마저 잃어버리게 되는 경계선 학생들은 우울증이나 불안감 같은 정신 질환까지 겪게 된다.

<인터뷰> 이용준(가명/경계선 지능 학생 아버지) : "집 밖으로 못 나간 지 4년 정도 됐어요. 그때 놀렸던 아이들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그런 불안감…"

견디다 못해 학교를 떠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인터뷰> 김경민(가명/경계선 지능 학생 어머니) : "그냥 공교육에서는 아니구나. 여기에 맞는 아이는 아니구나…"

경계선 지능 아이들이 건강한 사회의 구성원으로 성장하려면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

<녹취> 이상미(EBS 기자) : “지금 당장 제일 필요한 건 학교에 계신 학생들을 지도하는 선생님이 경계선 지능 학생들의 특징이나 경계선 지능 학생들을 어떻게 지도할 지 정확히 아시는 게 중요한 과제예요. 그래서 일단 선생님들에 대한 연수, 현재 교사로 활동하고 있는 선생님들에 대한 연수뿐만 아니라 실제로 사범대나 교육대학교에서 곧 선생님이 될 학생들에 대한 교육도 필요하다...”

우리 사회가 관심 갖지 않았던 문제를 공론의 장으로 이끌어낸 점, 미디어 인사이드가 이 기사를 주목한 이유이다.

<인터뷰> 양승찬(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미디어 인사이드 자문 교수) : “관심의 사각지대에 있던 경계선 지능에 관한 사회의 주목을 이끌어 냈습니다. 26회 연속 기획 보도의 의제 설정 영향력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녹취> 이상미(EBS 기자) : “이런 이야기를 최초로 함으로써 사회적인 지원이나 관심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게 저희 취지였고, 실제로 이번 방송이 장기간 나가고 거기에 따라서 많은 관심들을 받긴 했지만, 앞으로도 계속 이런 지속적인 관심이나 실질적인 지원까지 끌어내기 위해서는 계속 저희뿐만 아니라 사회적 관심이 필요한 사안 아닌가. 그렇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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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목! 이 기사] ‘느린 학습자’를 아십니까?
    • 입력 2014-12-21 18:05:39
    • 수정2014-12-21 18:11:03
    미디어 인사이드
<앵커 멘트>

자문 교수단이 선정한 주목! 이 기사입니다.

‘경계선 지능’이란 말, 들어보셨습니까?

지적 장애는 아니지만, 일반적인 기준보다 지능이 떨어진다고 해서 그런 상태에 있는 아이들을 ‘느린 학습자’라고도 합니다.

전국적으로 8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데, 교육과 복지에서 사실상 사각지대에 있다고 합니다.

<주목! 이 기사> 오늘은 경계선 지능 아이들이 처한 현실을 집중 조명한 EBS의 기사 내용과 의미를 살펴봅니다.

<리포트>

<녹취> "서울 시내 초중학교 200명의 교사들에게 경계선 지능에 대해 물었습니다....교사 10명 가운데 1명은 경계선 지능에 대해 ‘전혀 들어본 적이 없다’고 답해 교사들의 인식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선 교사들조차 생소한 개념의 경계선 지능, 취재는 우연찮게 시작됐다.

<녹취> 이상미(EBS 기자) : “제가 올해 초에 한 교원단체에서 하는 토론회를 참석했었는데 거기서 경계선 지능 학생에 대한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그 현장에 있던 선생님들도 사실 대부분 잘 모르셨어요. 그래서...이 아이들이 적절한 교육적인 지원을 받고 있지 못하고 있구나, 방치되고 있구나. 이런 생각이 들어서 최초로 취재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그러나 취재는 처음부터 쉽지 않았다.

<녹취> 이상미(EBS 기자) : “한국에서 경계선 지능 문제를 연구하시는 분들도 많지 않고 현장에서도 경계선 지능에 대해서 뭔지 잘 모르고 있고 이런 문제가 있어서 저희가 논문도 다 뒤지고 해외 논문도 찾아보고 해서 자료를 수집하는 기간만 두세 달 정도 들었죠.”

경계선 지능은 미국 정신의학회 기준으로 지능 지수가 71~84 사이인 경우를 말한다.

이런 상태에 있는 아이들이 학교에 들어가서 가장 먼저 벽에 부딪히는 것은 바로 학습이다.

<인터뷰> 최영수(가명/2학년/OO초등학교) : "(어떤 과목이 어려워진 것 같아요?) 국어, 책 읽고 쓰는 거요."

학습뿐만 아니라 또래 관계에서도 어려움을 겪으며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인터뷰> 정희정(소장/한국아동상담센터) : "유아적이고 미성숙한 정서 양상들이 또래들 입장에서 보면 굉장히 무시하기 쉽고 따돌리기 쉬운 그런 특성으로....."

그런데도 대부분의 경계선 지능 학생들은 교육적 배려와 사회적 관심을 받지 못한 채 방치돼 있다.

<인터뷰> 권정민(교수/서울교대 유아·특수교육과) : "중증장애 학생에게 줄 예산도 모자란데 그 아이들은 괜찮아 보이는데 우리가 예산을 지원해 줘야 하느냐는 것이 대부분 정책결정자들의 생각이죠."

최소한의 자존감마저 잃어버리게 되는 경계선 학생들은 우울증이나 불안감 같은 정신 질환까지 겪게 된다.

<인터뷰> 이용준(가명/경계선 지능 학생 아버지) : "집 밖으로 못 나간 지 4년 정도 됐어요. 그때 놀렸던 아이들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그런 불안감…"

견디다 못해 학교를 떠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인터뷰> 김경민(가명/경계선 지능 학생 어머니) : "그냥 공교육에서는 아니구나. 여기에 맞는 아이는 아니구나…"

경계선 지능 아이들이 건강한 사회의 구성원으로 성장하려면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

<녹취> 이상미(EBS 기자) : “지금 당장 제일 필요한 건 학교에 계신 학생들을 지도하는 선생님이 경계선 지능 학생들의 특징이나 경계선 지능 학생들을 어떻게 지도할 지 정확히 아시는 게 중요한 과제예요. 그래서 일단 선생님들에 대한 연수, 현재 교사로 활동하고 있는 선생님들에 대한 연수뿐만 아니라 실제로 사범대나 교육대학교에서 곧 선생님이 될 학생들에 대한 교육도 필요하다...”

우리 사회가 관심 갖지 않았던 문제를 공론의 장으로 이끌어낸 점, 미디어 인사이드가 이 기사를 주목한 이유이다.

<인터뷰> 양승찬(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미디어 인사이드 자문 교수) : “관심의 사각지대에 있던 경계선 지능에 관한 사회의 주목을 이끌어 냈습니다. 26회 연속 기획 보도의 의제 설정 영향력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녹취> 이상미(EBS 기자) : “이런 이야기를 최초로 함으로써 사회적인 지원이나 관심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게 저희 취지였고, 실제로 이번 방송이 장기간 나가고 거기에 따라서 많은 관심들을 받긴 했지만, 앞으로도 계속 이런 지속적인 관심이나 실질적인 지원까지 끌어내기 위해서는 계속 저희뿐만 아니라 사회적 관심이 필요한 사안 아닌가. 그렇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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