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전! 여자의 아침] 추위에는 추위로 맞선다! ‘이한치한’

입력 2015.01.08 (08:24) 수정 2015.01.09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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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여름에 뜨거운 음식을 먹으면서 더위를 이겨내는 걸 '이열치열'이라고 하죠.

그런데 겨울에도 추위를 이겨내는 방법이 있습니다.

차가운 겨울 날씨를 온몸으로 받아들이면서 추위를 이겨내는 사람들 얘기인데요.

모은희 기자, 생각만 해도 오싹해지는 것 같아요.

<기자 멘트>

이렇게 추운 날에 더 추운 얘기를 해볼까 하는데요.

차가운 것으로 추위를 이긴다, 바로 '이한치한'입니다.

이가 덜덜 떨리는 칼바람에도 냉수 마찰을 하는 사람들이 있죠.

바다에 뛰어들기도 하고 여러가지 관련 행사도 많은데요.

이거 그냥 무모한 행동인지, 진짜 추위를 물리치는 효과가 있는 건지 알아볼 거고요.

먹는 것도 마찬가지예요.

냉면이 본래 겨울 음식인 거 아시나요?

왜 추운 날 냉면을 먹는 건지, 차가운 음식을 먹으면 어떤 효능이 있는 건지, 궁금점 풀어보겠습니다.

<리포트>

여기는 강원도 홍천의 한 축제장입니다.

꽁꽁 언 얼음판 위, 낚시를 하기 위해 추위와 마주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저마다 난로와 담요로 무장한 모습이 사뭇 진지한데요.

<녹취> “추워요.”

<인터뷰> 장복규(인천시 부평구) : "아깐 안 추웠는데 점점 추워져요. 발도 시리고 이제 손도 시려요."

한 손 낚시, 양 손 낚시에 이어 급기야 얼음판에 드러눕기까지! 각종 방법을 총 동원합니다.

와! 드디어 잡았네요.

커다란 송어 한 마리가 어린이들의 낚싯줄에 속속 걸려들었습니다.

<녹취> “고기 잡았어요.”

코끝이 시려도 잡은 물고기와의 인증 사진은 빼놓을 수 없죠.

<인터뷰> 박영희(서울시 양천구) : "너무 추워요. 많이 기다렸는데 잡아서 정말 기뻐요."

이렇게 추운 날도 아랑곳하지 않는 사람들, 난데없이 노출 경쟁이 일어났는데요.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녹취> “홍천강 꽁꽁 축제 출발합니다! 양손을 담가주세요. 1, 2, 3, 4, 5”

손에 물만 닿아도 벌벌 떨지만, 모두들 시작과 동시에 돌변합니다.

요리조리 피하는 송어는 내 것! 민소매 차림에 온몸을 던져 물에 뛰어드는데요.

얼음장같은 물에 저절로 떨리는 몸, 포기하고 싶지만 응원하는 가족을 위해 다시 도전해 봅니다.

드디어 잡은 송어! 짜릿한 손맛에 추위는 날아가는데요.

<녹취> “기분 좋아요.”

그것도 잠시, 짧은 기쁨 뒤에 찾아오는 건 살을 에는 고통입니다.

<녹취> “엄청 추워요.”

<녹취> “(손이) 너무 시려요.”

<녹취> “손이 찢어지는 줄 알았는데 송어 먹고 싶어서 잡았습니다.”

한겨울에 찬물에 풍덩 뛰어드는 이한치한. 보기만 해도 온몸이 오싹해요.

<녹취> “덥다. 시원하다.”

추위에 정면으로 맞서기 위해 겨울이면 바다에 몸을 던지는 사람들도 있는데요.

<녹취> “시원한데 아빠는 너무 추워해요.”

<녹취> “아주 춥지만 아주 뜨겁고 기분 좋은 것 같습니다.”

추우면 심장이 혈액을 공급하기 위해 더 많이 활동하면서, 심장이 더욱 튼튼해집니다.

추위에 내성도 생기게 됩니다.

<인터뷰> 김성각(한의사) : "겨울철 야외활동은 피부 혈관의 수축과 확장을 반복하여 혈액순환을 촉진시키고, 겨울 추위에 대한 저항력을 높이는 데 효과가 있습니다."

칼로리 소모도 높아지는데요.

하지만 조심해야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인터뷰> 정소원(교수/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가정의학과) : "갑자기 추위에 노출되면 혈관이 수축되고 혈압이 상승합니다. 따라서 고혈압, 협심증 등 심장질환자는 추운날 야외활동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겨울철 이한치한 음식도 빼좋을 수 없죠. 골목길 깊숙이 자리한 서울의 한 맛집을 찾았습니다.

빨간 게 뜨거워서 입김을 부는가 했는데, 근데 이거 얼음 아니에요?

<녹취> “차가워.”

<인터뷰> 정미정(서울시 성북구) : "얼음이 둥둥 많이 떠 있어서 먹으면 춥고 몸이 떨릴 줄 알았어요."

얼큰하고 개운한 국물과 함께 보이는 얼음. 바로, 북한에서 겨울 별미로 즐겨 먹는다는 김치말이밥입니다.

<인터뷰> 박혜숙(김치말이밥 식당 운영) : "옛날에 먹을 게 없을 때 그때 밤은 길고 겨울에 출출할 때 밥을 열시나 열한 시에 먹을 때는 밥이 다 식었잖아요. 찬밥 있는 걸로 김치 썰어서 넣고 먹던 게 김치말이밥이에요. 그때는 이불 뒤집어 쓰고 먹었어요."

칼칼한 김치 국물과 밥의 조화!

온도를 재어보니 영상 1도밖에 되지 않는데요.

이 정도면 시원하다 못해 이가 시릴 정도로 추운 김치말이밥인데, 한겨울에 먹는 이유가 궁금해지네요.

<인터뷰> 강한나(서울시 관악구) : "어휴, 아주 시원한 게 정신이 번쩍 들어요."

시원함에서 빠질 수 없는 음식이 또 있습니다.

<녹취> “블루마운틴 하나 주세요.”

<녹취> “오레오 빙수 하나 주세요.”

방금 빙수라고 한 것 맞죠?

겨울에도 빙수 먹나요?

30cm를 넘는 초대형 빙수부터, 보기만 해도 차가운 색감의 빙수 등 종류도 다양합니다.

더운 여름에는 땀을 식히려고 먹었던 빙수를 지금은 두꺼운 외투를 입은 채 먹는 게 다른 점인데요.

<인터뷰> 서덕진(서울시 영등포구) : "빙수의 빙자가 얼음 빙(氷)자잖아요. 겨울에 먹어야 하는 게 아닐까."

<인터뷰> 최지인(서울시 성북구) : "여름에 빙수를 먹으면 더위가 해소되고 좋은데, 겨울에 빙수 먹는 것도 나름대로 추위를 날려 버릴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살얼음 동동 뜬 냉면 역시 우리는 여름 음식으로 알고 먹어왔지만, 본래 냉면은 북한에서 메밀 수확 시기에 맞춰 겨울에 즐기던 음식입니다.

심장의 열을 체내에 골고루 퍼뜨려준대요.

<녹취> 조선중앙TV : "평양냉면은 시원하고 상쾌한 그 맛으로 해서 우리 인민들뿐 아니라 세계에도 널리 알려지지 않았습니까."

<인터뷰> 김성각(한의사) : "동의보감에 냉면의 주재료인 메밀과 무는 성질이 차갑지만 위장을 튼튼히 해준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냉면은) 이한치한에 훌륭한 음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찬 음식은 단순히 온도가 낮은 음식이 아니라, 성질이 찬 음식이 겨울철에 도움이 된다는 겁니다.

시원한 동치미 국물을 부어 먹는 냉면은 겨울에도 인기 만점,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계절을 잊고 즐기는데요.

국물까지 싹 들이키네요.

<인터뷰> 류지민(서울시 마포구) : "추울 때 먹으니까 추위를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아요."

<인터뷰> 이장원(서울시 서대문구) : "냉면 먹고 나니까 체온이랑 바깥 온도랑 맞춰져서 하나도 춥지 않을 것 같아요."

체내외 온도의 균형을 맞추는 효과가 있지만, 이 역시 주의해야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인터뷰> 정소원(교수/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가정의학과) : "찬 음식만 먹으면 배가 살살 아프거나 과민성 장 증후군이 있는 분들은 찬 음식을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

찬 바람에 움츠러들기 쉬운 겨울, 이한치한의 정신으로 추위를 이겨내는 건강한 겨울을 보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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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전! 여자의 아침] 추위에는 추위로 맞선다! ‘이한치한’
    • 입력 2015-01-08 08:26:15
    • 수정2015-01-09 08:49:22
    아침뉴스타임
<앵커 멘트>

여름에 뜨거운 음식을 먹으면서 더위를 이겨내는 걸 '이열치열'이라고 하죠.

그런데 겨울에도 추위를 이겨내는 방법이 있습니다.

차가운 겨울 날씨를 온몸으로 받아들이면서 추위를 이겨내는 사람들 얘기인데요.

모은희 기자, 생각만 해도 오싹해지는 것 같아요.

<기자 멘트>

이렇게 추운 날에 더 추운 얘기를 해볼까 하는데요.

차가운 것으로 추위를 이긴다, 바로 '이한치한'입니다.

이가 덜덜 떨리는 칼바람에도 냉수 마찰을 하는 사람들이 있죠.

바다에 뛰어들기도 하고 여러가지 관련 행사도 많은데요.

이거 그냥 무모한 행동인지, 진짜 추위를 물리치는 효과가 있는 건지 알아볼 거고요.

먹는 것도 마찬가지예요.

냉면이 본래 겨울 음식인 거 아시나요?

왜 추운 날 냉면을 먹는 건지, 차가운 음식을 먹으면 어떤 효능이 있는 건지, 궁금점 풀어보겠습니다.

<리포트>

여기는 강원도 홍천의 한 축제장입니다.

꽁꽁 언 얼음판 위, 낚시를 하기 위해 추위와 마주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저마다 난로와 담요로 무장한 모습이 사뭇 진지한데요.

<녹취> “추워요.”

<인터뷰> 장복규(인천시 부평구) : "아깐 안 추웠는데 점점 추워져요. 발도 시리고 이제 손도 시려요."

한 손 낚시, 양 손 낚시에 이어 급기야 얼음판에 드러눕기까지! 각종 방법을 총 동원합니다.

와! 드디어 잡았네요.

커다란 송어 한 마리가 어린이들의 낚싯줄에 속속 걸려들었습니다.

<녹취> “고기 잡았어요.”

코끝이 시려도 잡은 물고기와의 인증 사진은 빼놓을 수 없죠.

<인터뷰> 박영희(서울시 양천구) : "너무 추워요. 많이 기다렸는데 잡아서 정말 기뻐요."

이렇게 추운 날도 아랑곳하지 않는 사람들, 난데없이 노출 경쟁이 일어났는데요.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녹취> “홍천강 꽁꽁 축제 출발합니다! 양손을 담가주세요. 1, 2, 3, 4, 5”

손에 물만 닿아도 벌벌 떨지만, 모두들 시작과 동시에 돌변합니다.

요리조리 피하는 송어는 내 것! 민소매 차림에 온몸을 던져 물에 뛰어드는데요.

얼음장같은 물에 저절로 떨리는 몸, 포기하고 싶지만 응원하는 가족을 위해 다시 도전해 봅니다.

드디어 잡은 송어! 짜릿한 손맛에 추위는 날아가는데요.

<녹취> “기분 좋아요.”

그것도 잠시, 짧은 기쁨 뒤에 찾아오는 건 살을 에는 고통입니다.

<녹취> “엄청 추워요.”

<녹취> “(손이) 너무 시려요.”

<녹취> “손이 찢어지는 줄 알았는데 송어 먹고 싶어서 잡았습니다.”

한겨울에 찬물에 풍덩 뛰어드는 이한치한. 보기만 해도 온몸이 오싹해요.

<녹취> “덥다. 시원하다.”

추위에 정면으로 맞서기 위해 겨울이면 바다에 몸을 던지는 사람들도 있는데요.

<녹취> “시원한데 아빠는 너무 추워해요.”

<녹취> “아주 춥지만 아주 뜨겁고 기분 좋은 것 같습니다.”

추우면 심장이 혈액을 공급하기 위해 더 많이 활동하면서, 심장이 더욱 튼튼해집니다.

추위에 내성도 생기게 됩니다.

<인터뷰> 김성각(한의사) : "겨울철 야외활동은 피부 혈관의 수축과 확장을 반복하여 혈액순환을 촉진시키고, 겨울 추위에 대한 저항력을 높이는 데 효과가 있습니다."

칼로리 소모도 높아지는데요.

하지만 조심해야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인터뷰> 정소원(교수/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가정의학과) : "갑자기 추위에 노출되면 혈관이 수축되고 혈압이 상승합니다. 따라서 고혈압, 협심증 등 심장질환자는 추운날 야외활동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겨울철 이한치한 음식도 빼좋을 수 없죠. 골목길 깊숙이 자리한 서울의 한 맛집을 찾았습니다.

빨간 게 뜨거워서 입김을 부는가 했는데, 근데 이거 얼음 아니에요?

<녹취> “차가워.”

<인터뷰> 정미정(서울시 성북구) : "얼음이 둥둥 많이 떠 있어서 먹으면 춥고 몸이 떨릴 줄 알았어요."

얼큰하고 개운한 국물과 함께 보이는 얼음. 바로, 북한에서 겨울 별미로 즐겨 먹는다는 김치말이밥입니다.

<인터뷰> 박혜숙(김치말이밥 식당 운영) : "옛날에 먹을 게 없을 때 그때 밤은 길고 겨울에 출출할 때 밥을 열시나 열한 시에 먹을 때는 밥이 다 식었잖아요. 찬밥 있는 걸로 김치 썰어서 넣고 먹던 게 김치말이밥이에요. 그때는 이불 뒤집어 쓰고 먹었어요."

칼칼한 김치 국물과 밥의 조화!

온도를 재어보니 영상 1도밖에 되지 않는데요.

이 정도면 시원하다 못해 이가 시릴 정도로 추운 김치말이밥인데, 한겨울에 먹는 이유가 궁금해지네요.

<인터뷰> 강한나(서울시 관악구) : "어휴, 아주 시원한 게 정신이 번쩍 들어요."

시원함에서 빠질 수 없는 음식이 또 있습니다.

<녹취> “블루마운틴 하나 주세요.”

<녹취> “오레오 빙수 하나 주세요.”

방금 빙수라고 한 것 맞죠?

겨울에도 빙수 먹나요?

30cm를 넘는 초대형 빙수부터, 보기만 해도 차가운 색감의 빙수 등 종류도 다양합니다.

더운 여름에는 땀을 식히려고 먹었던 빙수를 지금은 두꺼운 외투를 입은 채 먹는 게 다른 점인데요.

<인터뷰> 서덕진(서울시 영등포구) : "빙수의 빙자가 얼음 빙(氷)자잖아요. 겨울에 먹어야 하는 게 아닐까."

<인터뷰> 최지인(서울시 성북구) : "여름에 빙수를 먹으면 더위가 해소되고 좋은데, 겨울에 빙수 먹는 것도 나름대로 추위를 날려 버릴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살얼음 동동 뜬 냉면 역시 우리는 여름 음식으로 알고 먹어왔지만, 본래 냉면은 북한에서 메밀 수확 시기에 맞춰 겨울에 즐기던 음식입니다.

심장의 열을 체내에 골고루 퍼뜨려준대요.

<녹취> 조선중앙TV : "평양냉면은 시원하고 상쾌한 그 맛으로 해서 우리 인민들뿐 아니라 세계에도 널리 알려지지 않았습니까."

<인터뷰> 김성각(한의사) : "동의보감에 냉면의 주재료인 메밀과 무는 성질이 차갑지만 위장을 튼튼히 해준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냉면은) 이한치한에 훌륭한 음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찬 음식은 단순히 온도가 낮은 음식이 아니라, 성질이 찬 음식이 겨울철에 도움이 된다는 겁니다.

시원한 동치미 국물을 부어 먹는 냉면은 겨울에도 인기 만점,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계절을 잊고 즐기는데요.

국물까지 싹 들이키네요.

<인터뷰> 류지민(서울시 마포구) : "추울 때 먹으니까 추위를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아요."

<인터뷰> 이장원(서울시 서대문구) : "냉면 먹고 나니까 체온이랑 바깥 온도랑 맞춰져서 하나도 춥지 않을 것 같아요."

체내외 온도의 균형을 맞추는 효과가 있지만, 이 역시 주의해야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인터뷰> 정소원(교수/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가정의학과) : "찬 음식만 먹으면 배가 살살 아프거나 과민성 장 증후군이 있는 분들은 찬 음식을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

찬 바람에 움츠러들기 쉬운 겨울, 이한치한의 정신으로 추위를 이겨내는 건강한 겨울을 보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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