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아서 4천 차익”…공무원 아파트 이래도 되나?

입력 2015.01.09 (21:30) 수정 2015.01.09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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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집없는 공무원에게 우선 순위로 공급해주는 공무원 아파트가 돈벌이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습니다.

일반인들에게 웃돈을 받고 넘기는 이른바 불법 전매인데요.

지방에서 이미 문제가 됐지만 이제는 수도권까지 확산됐는데요.

취재해 봤더니 근절이 안되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김준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8월 분양을 시작한 '공무원 아파트' 입니다.

최근 인기가 치솟아 순번 추첨까지 해야 했습니다.

공무원 박모 씨는 이 추첨에서 탈락한 뒤, 솔깃한 제안을 받았습니다.

<녹취> 박00(추첨 탈락 공무원) : "연락이 오더라고요. 아직도 그 쪽 아파트 생각이 있느냐. 피(웃돈)는 얼마나 생각하느냐."

당첨된 공무원들이 웃돈을 붙여 아파트를 내놓는 겁니다.

인근 부동산업체에선 이런 매물이 많다고 자랑할 정도입니다.

<녹취> △△부동산 : "공무원들 섭외를 많이 했죠. 다시 팔아달라고 연락이 오신 거고."

이달말로 예정된 입주일이 가까워지면서 웃돈도 올랐습니다.

<녹취> △△부동산 : "(웃돈이)4천 얼마 붙었죠. (앉아서 4천 버는 거네요?) 일반인이 손을 못 대니까."

원래 이런 공무원아파트는 1년에서 3년 정도 분양권 전매가 안 됩니다.

하지만, 이른바 '복등기'라는 방법으로 이 규정을 피해가는 겁니다.

당첨된 공무원 앞으로 첫 등기를 했다가, 즉시 다른 사람에게 등기를 넘기는 겁니다.

외형상 합법 매매지만, 적발되면 처벌 대상입니다.

최근 2년 동안 세종시와 6개 혁신도시에서도 공무원 9백여 명이 유사한 방법으로 차익을 누렸습니다.

<인터뷰> 박원갑(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 : "신도시 개발지구에서는 행정력을 동원한 복등기 단속이 간혹은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거의 단속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상황입니다."

전국에 분양된 공무원아파트가 3만여 가구.

전면적인 실태조사가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김준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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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앉아서 4천 차익”…공무원 아파트 이래도 되나?
    • 입력 2015-01-09 21:31:57
    • 수정2015-01-09 21: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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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집없는 공무원에게 우선 순위로 공급해주는 공무원 아파트가 돈벌이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습니다.

일반인들에게 웃돈을 받고 넘기는 이른바 불법 전매인데요.

지방에서 이미 문제가 됐지만 이제는 수도권까지 확산됐는데요.

취재해 봤더니 근절이 안되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김준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8월 분양을 시작한 '공무원 아파트' 입니다.

최근 인기가 치솟아 순번 추첨까지 해야 했습니다.

공무원 박모 씨는 이 추첨에서 탈락한 뒤, 솔깃한 제안을 받았습니다.

<녹취> 박00(추첨 탈락 공무원) : "연락이 오더라고요. 아직도 그 쪽 아파트 생각이 있느냐. 피(웃돈)는 얼마나 생각하느냐."

당첨된 공무원들이 웃돈을 붙여 아파트를 내놓는 겁니다.

인근 부동산업체에선 이런 매물이 많다고 자랑할 정도입니다.

<녹취> △△부동산 : "공무원들 섭외를 많이 했죠. 다시 팔아달라고 연락이 오신 거고."

이달말로 예정된 입주일이 가까워지면서 웃돈도 올랐습니다.

<녹취> △△부동산 : "(웃돈이)4천 얼마 붙었죠. (앉아서 4천 버는 거네요?) 일반인이 손을 못 대니까."

원래 이런 공무원아파트는 1년에서 3년 정도 분양권 전매가 안 됩니다.

하지만, 이른바 '복등기'라는 방법으로 이 규정을 피해가는 겁니다.

당첨된 공무원 앞으로 첫 등기를 했다가, 즉시 다른 사람에게 등기를 넘기는 겁니다.

외형상 합법 매매지만, 적발되면 처벌 대상입니다.

최근 2년 동안 세종시와 6개 혁신도시에서도 공무원 9백여 명이 유사한 방법으로 차익을 누렸습니다.

<인터뷰> 박원갑(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 : "신도시 개발지구에서는 행정력을 동원한 복등기 단속이 간혹은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거의 단속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상황입니다."

전국에 분양된 공무원아파트가 3만여 가구.

전면적인 실태조사가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김준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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